철강왕? 난 미래 ‘쓰레기왕’ 핵폐기물보다 강력한 청춘,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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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왕? 난 미래 ‘쓰레기왕’ 핵폐기물보다 강력한 청춘,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

이제서야 밝히는 말이지만 지난 호 주자 장대규 BCNX 대표는 여러분이 그렇게 반대하는 청와대 웹사이트를 만든 장본인이다.
당분간은 장 대표보다 강력한 커리어를 가진 사람을 만나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철강왕이나 선박왕처럼 미래 ‘쓰레기왕’ 혹은 ‘왕쓰레기’가 될 청춘을 맞이했다. 권순범 대표의 쓰레기 같은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종철 기자 jude@websmedia.co.kr




나를 위한 삶을 살자

권순범 대표는 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한 창창한 청년. 조금 과장하면 솜털이 남아있을 정도의 앳된 그는 연세대 휴학 후 창업시장에 뛰어든 특이한 케이스의 인물이다. 창업 계기 역시 남다르다. 2학년 과정을 수료 후 병역특례를 마친 권 대표는 자신의 꿈이던 컨설팅 업체에서 인턴생활을 하게 된다. 현재 사단법인이 된 해당 컨설팅 업체는 변호사, 회계사 등이 중소기업에 법률이나 회계 이슈를 상담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컨설턴트의 본업이 있기 때문에 직원이 필요한데, 남부러울 것 없는 스펙의 직원들이 잠을 줄여가며 ‘남의 일’을 하는 모습은 못내 충격이었다. 씀씀이가 크지도 않고, 자기만족을 위해 살고 싶은 권순범 대표는 연봉이 4천이 되든 6천이 되든 결국 본인이 누릴 수 있는 부분은 비슷할 것이며, 그 후의 만족감은 ‘남의 일’에서 오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행히 당시 함께 인턴생활을 하던 친구들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현재 공동창업자로 함께하고 있다.


쓰레기 라이프

권 대표는 유흥가에서 쓰레기통이 터질 듯이 넘쳐나는 것과, 캔을 발로 밟아 버리는 것에 착안, 폐기물을 압축해주는 쓰레기통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아주 단순하게 태양광을 사용하자고 결정했다. 당시 설계도를 그릴 수 있는 멤버는 전무한 상황. 업체를 수소문해 설계도를 부탁할 때 마다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될 뿐이었다.
“이 로직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이 아이디어를 못 냈을지도 몰라요.”
그렇다. 저 아이디어가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창업자 넷은 태양광과 압축에 대한 기본원리도 모른 채로 제품을 설계하고, 발품을 팔아 산 태양광 모듈을 쇳덩어리에 억지로 붙여보기 시작했다. 더 심각한 것은 ‘멘토가 아예 없는’ 상황이다.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적이 없으니 관련 제품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참으며 용접과 설계를 거듭했지만 해답이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에 여러 콘테스트에 참가해보기로 했다. 아이디어가 좋아 쉽게 창업자금을 모금했을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권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죽도록 모은 건데요.”
말끝에서 절실함이 느껴졌다. 그들은 당시 경쟁 PT와 제안서 작성을 무한 반복했는데, 준비를 워낙 많이 하다 보니 실제 콘테스트와 경쟁 PT에서는 돌발 질문이 아예 없었을 정도. 이 중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승하며 현재의 사무실을 얻었고,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전문 설계사와 생산업체를 만날 수 있었다. 설계사가 해당 아이템을 훔치는 것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으로는 아무 것도 못한다. 아이디어는 실행해야 제품이 된다. 남이 베끼면 왠지 기분 좋을 것 같다”며 쿨하게 대답하는 권순범 대표에게서 대인배의 기운이 느껴졌다.





쓰레기통이 스마트하다?

그렇게 완성된 제품은 태양광을 이용해 폐기물을 압축하는 주요 기능 외에도 여러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구글 지도를 연동해 쓰레기통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제공한다. 그린/옐로우/레드로 심플하게 구분한 폐기물 축적 상태를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어 필요할 때 차량으로 수거하면 되는 방식이다. 쓰레기를 압축하므로 일정 시간에 수거하는 비효율적 방식을 해결할 수 있고, 쓰레기 축적량을 알 수 있으니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경우도 없다. 통신방식은 와이파이와 3G를 사용하는데, 주 타깃인 해외에 맞춰 GSM/CDMA 혹은 근거리통신망 모듈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쌓인 정보는 서버에 차곡차곡 저장돼 유의미한 통계 수치로 사용 가능하다. 어느 지역 쓰레기통이 잘 넘치는지, 어느 지역 쓰레기통이 잘 차지 않는지, 어느 지자체 구역이 쓰레기가 많은지 등의 통계를 사용하면 쓰레기통 설치와 수거에 효율적이다. 이큐브랩은 이를 통해 ‘통합 폐기술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본적으로는 스마트빈 가격에 솔루션 가격이 포함되고, 2년간 기본 운영 및 유지/보수를 제공하며, 이후 연장하거나 서버를 이전할 수 있는 등 모든 선택권을 보장한다고 한다. 수익모델인 동시에 순환모델이기도 한 셈이다.
현재 스마트빈은 연세대와 고려대에 설치되고 해외 판매도 발생하는 등 순항 중인데, 구매나 투자에 관심있는 지자체나 교육기관은 이큐브랩의 문을 두드리면 친절한 쓰레기왕이 솜털 가득한 얼굴로 맞이할 것이다.


생계를 걱정하지 않는 30대

이러한 솔루션과 제품으로 승승장구 중인 권순범 대표는 서른 살까지만 생계를 걱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건방진 화두가 아닌 절실함으로 해석해야 한다. 절대 ‘자신으로’ 살고 싶은 욕망의 직언이다. 자신으로 살기 위해 이큐브랩 전원은 창업 후 현재까지,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도 아주 자유롭게 일하고 있다. 아니, 휴일 없이 매일 일하고 있다. 업무량은 대기업 직원의 그것보다 적지 않다. 훨씬 많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매일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기 때문. 이렇게 절실하게 달리면 서른 살 이전 생계를 안정화하고, 그 다음부터 하고 싶은 사업을 하며 지내고 싶다고 하는데, 대학에 들어가며 모두가 잃어버린 그 꿈과 비슷하다. 재벌, 졸부 따위의 배경이 없이도 말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창업은 성향이니 무작정 도전하지는 말자. 준비를 철저히 하되 엄청난 업무량은 감내하자. 믿고 일할 수 있는 파트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학력이나 배경이 없어도 걱정하지 마라.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을 약하게 만든다.’ 이렇게 뒤돌아볼 새 없이 환경과 자신에게 일조해온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쓰레기왕으로 ‘진짜 권순범’이 될 날을 기다려본다.

말끝에서 절실함이 느껴졌다. 그들은 당시 경쟁 PT와 제안서 작성을 무한 반복했는데, 준비를 워낙 많이 하다 보니 실제 콘테스트와 경쟁PT에서는 돌발 질문이 아예 없었을 정도. 이 중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승하며 현재의 사무실을 얻었고,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전문 설계사와 생산업체를 만날 수 있었다.



next fellow...

권순범 대표가 이어주는 다음 호 주자는?
LS네트웍스, 만도마이스터 등 대기업과 ‘기술력으로 승부한다’는 조범동 브이엠 대표가 다음 주자. 조 대표는 “그냥 자전거보다 전기 자전거가 더 친환경적이다”는 발언과, 타 업체에 비해 뛰어난 에너지 효율의 전기 자전거를 만들기로 유명하다. 에너지를 사용하는 전기자전거가 왜 일반 자전거보다 친환경적인지 12월호에서 확인하자.

tags 스마트빈 , 이큐브랩 , 스마트 쓰레기통 , 스타트업 , 벤처 , 기술벤처 ,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 권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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