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즘 아티스트 최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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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즘 아티스트 최상현

20살에 멋모르고 시작한 그림. 사키루 작가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림으로 생각을 전달하고 이야기했다. 그가 그린 그림에는 웃음과 따뜻함이 함께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사키루 작가의 그림에는 늘 사람이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정리 이예근 편집장 yekn@websmedia.co.kr
사진 박태연 기자 kite@websmedia.co.kr


사키루(최상현)
사키루픽쳐스 아트디렉터
2003~2007년에 SK Communications 상품기획팀에서 싸이월드 스킨과 미니룸 상품기획을 했고,
현재는 사키루픽쳐스에서 아트디렉팅을 하고 있다. 현재는 글로벌을 지향하며 미국, 캐나다, 프랑스, 영국, 호주, 러시아 클라이언트와 비지니스를 진행 중이고 내년에는 미국 전시와 멕시코 국제 컨퍼런스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1. Canon 350D Digital Camera
어떤 사진작가가 사진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진이란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자신이 원하는 오브제를 배치하고 구도를 잡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저도 사진을 찍을 때마다 다양한 앵글과 질감, 컬러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안정적인 레이아웃 안에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사진 작업을 하면서 제 작업을 할 때도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2. 토리야마 아키라
초등학교 시절 제게 그림에 대한 꿈을 꾸게 한 책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만화책인 ‘드래곤볼’과 ‘닥터 슬럼프’였습니다. 두 작품 모두 진지하면서도 유머가 있고,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사는 세상이 그 안에 있었습니다. 어찌 됐든 이 두 작품을 그린 작가는 한 사람입니다. 그가 바로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입니다.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자란 저는 그 영향을 지금까지도 받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림 그릴 때마다 익살스러운 상황이나 캐릭터를 즐겨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매번 인터뷰할 때마다 제게 영감을 주는 작가를 뽑으라면 항상 토리야마 아키라를 말하곤 합니다. 그의 일러스트 집과 만화책은 여전히 제게 소중한 교과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여행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회사에 다니다가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면서 느낀 것은 작가로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은 경험과 지식이라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지식을 다양한 책을 통해서 얻었고 경험은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쌓았습니다.
저는 인간이 동굴에서만 지내다가 밖으로 나와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동굴 안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과 밖에서 해결함에 있어 환경과 생각의 차이로 얼마나 다르게 발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을 여행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최대한 다양한 문화를 지닌 나라를 여행하며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것에 도전을 꿈꿉니다. 여행은 저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데 밑거름이 됐습니다.


4. 인간
제게 영감을 주는 가장 큰 부분은 인문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것은 제가 죽기 전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게 하는 힘이기도 합니다.
제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인간에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고대 때부터 생각한 것과 이뤄온 모든 것을 학습하고 체험하고 표현하는 과정 자체에서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의 주체인 인간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 마음 혹은 인체의 신비부터 사회 문화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적응했고, 발전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은 제게 중요한 물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인스턴트 커피
커피는 늘 저와 함께하는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한 잔의 커피는 제 몸의 모든 신경이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제게 커피는 집중력을 배가해줍니다.
저는 예민한 상태로 미세한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순간에 접어들게끔 하는 이 커피를 과하지 않는 선에서는 늘 함께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6. 가네샤-힌두교
여행으로 경험을 쌓는 저한테 캄보디아는 책에서만 읽던 힌두교를 체험하러 간 목적이 컸습니다. 실제 그곳에 가보니 책에서 읽던 것과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글이 아닌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역시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가네샤는 ‘군중의 지배자’란 뜻으로 힌두교 신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힌두고 신 중 하나입니다. 저는 캄보디아 여행을 통해 보고 듣고 떠오른 영감들을 항상 되새기고 느끼고자 가네샤 조각상을 구입했습니다. 동·서양과 다른 또 하나의 운명을 체험하고 그 곳에서 받은 감동이 사라질까 두려워서 그랬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합니다.


7. 연습장
아무런 꿈도 없던 20살. 다니던 회사에서 처음으로 캐릭터 디자인을 접하게 됐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을 하면서 전에는 느낄 수 없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꾸준히 스케치를 했습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어찌나 매력적이었는지 결국, 12년이 지난 지금도 책상에 앉아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금도 제 생각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날카로운 연필을 깎듯이 꾸준히 스케치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쌓여가는 연습장만큼 제 표현의 폭과 깊이는 넓고 깊어질 테니까요.
많은 사람은 영어를 세계공통어라고 하지만, 제가 볼 때는 그림과 음악이야말로 진정한 세계공통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8. 게임
어떤 사람들은 술 마시고 담배를 피우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합니다. 두 가지 모두를 하지 않는 저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바로 게임입니다. 게임을 하면서 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계에서 활동하는 순간만큼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카타르시스를 통해 높은 집중력과 에너지를 받기 때문입니다.
게임에 미쳐서는 절대 안 되겠지만, 매일 1~2시간씩 게임을 즐기는 동안은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9. 스테들러 펜(STAEDLTLER PEN)
저는 0.05mm에서 0.8mm 사이의 두께를 이용한 펜 작업을 좋아합니다. 흰 종이에 펜의 먹이 닿는 순간 쾌감을 느낀다고나 할까요. 그 펜 중에서도 전 스테들러 브랜드만 사용합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제가 주로 사용하는 펜은 부족했던 세세한 표현에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연필이 스케치를 한다면, 펜은 더욱 확신을 갖고 획을 긋는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삶 또한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케치가 다양한 선택이 주는 기회비용을 따져보는 작업이라면 진한 검은 선을 긋는 펜은 선택에 관한 결정과 그 결정에 후회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10. 축구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고 자주 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대표선수로 뛴 적도 있고, 대학교 때도 늘 축구를 했습니다. 저의 축구 사랑은 사회생활에서도 이어졌고요. 또한 선수들이 입던 유니폼을 수집했고, 그 유니폼을 입고 마치 내가 선수인마냥 운동장을 휘젓고 다녔습니다.
축구를 무척 좋아하고 즐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수들을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을 표현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직접 뛰는 시간이 많이 줄었으나, 그 대신에 그림으로 축구 하는 중입니다.




ESPN MAGAZINE 이 작업은 세계적인 스포츠 전문지인 ESPN Magazine에서 의뢰가 들어와 작업했던 일러스트입니다. 농구, 미식축구, 야구 등 유명 스포츠 선수들의 캐릭터를 그리는 작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캐릭터를 모두 그렸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처음부터 그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덕분인지 한 선수만 수정이 있었고, 모두 한 번에 통과했었습니다. 현지 아트디렉터가 캐릭터의 세세한 수정사항을 이야기할 때 공식적인 스포츠 잡지로 선수들을 표현할 때 얼마나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접근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해외 작업에 자신감을 준 프로젝트로 이후로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영국, 호주, 미국의 클라이언트들과 작업을 하며 더 넓은 시장에서 활동할 기회를 준 프로젝트입니다.





Nature

10년 넘게 캐릭터 디자인을 하면서 언젠가 “사람하고 동물이 아니면 그리지 못하니?”라고 제게 물었습니다.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캐릭터 디자인이 단점이 되면서 스스로 한계점을 만들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자연에 관심을 두고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날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해 줄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했습니다. 첫 작업은 심장이었습니다. 새로운 스타일과 색감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그렸지만 실패했습니다. 두 번째로 그린 것이 뇌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뇌를 표현한 것으로 2012년 개인적으로 최고의 작품이자 제게 전환기를 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그림입니다. 에너지와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인지라 많이 그리진 못했지만 꾸준히 작업하면서 한계를 벗어나 보려고 합니다.

tags 월간 IM , 이예근 편집장 , 최상현 , 사키루 , 캐릭터 디자인 , , 인문학 , 아티스트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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