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케팅, 생각하기: 마케팅 없는 영화가 과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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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케팅, 생각하기: 마케팅 없는 영화가 과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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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영화 마케팅 실무자 인터뷰와 관객들의 마음을 담은 설문 등 다양한 영화 마케팅 이야기를 읽었다. 마지막으로, 20여 년 동안 ‘영화 옆에서’ 영화산업을 지켜봐 온 전직 영화 마케터이자 『마케팅 없는 영화는 없다』의 저자인 김혜원 동국대학교 영상문화콘텐츠연구원 전임연구원을 만나 영화 마케팅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종합해보자.
박태연 기자 kite@websmedia.co.kr

# SCENE. 06

영화 마케팅, 생각하기 : 마케팅 없는 영화가 과연 있을까?

INTERVIEWEE PROFILE
김혜원 동국대학교 영상문화콘텐츠연구원 전임연구원
前 영화홍보마케팅사 아트로드, 에이엠시네마 대표, 前 청운대학교 영화학과 전임교수.
現 동국대 영상문화콘텐츠연구원 전임연구원, 여성영화인모임 이사,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외래교수.
저서로는 『마케팅 없는 영화는 없다』, 『영화로 소통하기, 영화처럼 글쓰기』 등이 있다.  

 영화와 마케팅을 어떻게 봐야 할까.

김혜원  영화와 마케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지금은 작품 자체가 곧 마케팅인 시대다. 싸이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흥했던 이유는 마케팅 전략이 훌륭했기 때문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가 지닌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능력이 구전돼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것처럼 영화 마케팅도 기획이 잘 이뤄지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콘텐츠가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지 못하면 어떠한 프로모션을 펼쳐도 사실상 흥행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영화와 마케팅의 관계는 불가분의 관계고 영화가 흥행하기 위해서 마케팅은 필요충분조건이다.

 콘텐츠가 영화 마케팅의 중점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김혜원  요즘은 SNS와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입소문이 빠르고 넓게 확산한다. 20년 전에는 영화 관람 후 관객이 ‘저 영화 형편없다’고 욕하면 그 입소문이 일반 관객들에게 한 바퀴 도는 데 한 달이 걸렸다. 그때쯤 영화는 극장에서 내릴 테고 입소문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예전에는 포장을 과하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시사회 한 번만 해도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소문과 평가가 퍼진다. 관객을 더는 속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콘텐츠가 어느 정도 기본을 갖춰주지 않으면 어떠한 옷을 입혀도 흥행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완성도가 미흡한 영화임에도 마케팅으로 관객 흥미를 유발하고 흥행에 성공한 경우도 있지 않은가.

김혜원  있기는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디 워>는 영화 자체 퀄리티보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애국심을 자극하고 CG 같은 기술 부분이 주목받으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사실상 작품 자체가 8백만 스코어를 달성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이처럼 여러 가지 흐름을 타고 성공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모든 여건이 맞아떨어져야 가능하므로 쉬운 일은 아니다.
반면 규모가 작은 영화 중 완성도를 높게 평가받음에도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이 이유를 마케팅에서 찾을 수 있을까.

김혜원  복합적인 문제다. 단순히 영화가 좋은데 마케팅이 안 돼서 흥행하지 않았다는 측면으로 이야기하기엔 다른 측면의 문제들을 안고 있다. 저예산 영화들은 배급 문제로 들어가야 한다. 얼마 전, <터치>의 민병훈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스스로 조기종영했다.

출발선이 같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저예산 영화들은 상업영화의 제작 규모나 방식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상업성이 떨어지고 그 이유로 많은 일반 극장에서 외면한다. 그러니 자연히 많은 관객을 소화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작품성이 좋지만 마케팅이 미흡해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것과는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
마케팅에 성공한 저예산 영화도 있지 않나.

김혜원  <워낭소리>. 제작비 1억과 P&A(Print and Advertisement) 비용 1억, 총 2억 원을 들여 300만 명 가까이 관객을 모았다. 이는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다. 저예산 영화들은 제작비가 적기 때문에 P&A비를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고,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후반 P&A비를 많이 투입해 성공한 저예산 영화는 꽤 있다. 디지털로 촬영해 저예산으로 제작한 <달콤살벌한 연인>은 ‘대중성’이 있다고 판단해 제작비와 비슷한 금액을 P&A비로 투입해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는 영화다>도 마찬가지고.



상업영화 중 작품 완성도에 비해 마케팅이 아쉬웠던 영화가 있다면.

김혜원  마케팅에 아쉬움이 있더라도 작품이 좋으면 요새는 입소문이 돌아 후반에 관객을 모을 수 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좋은 사례다. 이 영화엔 흥행할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없다. 상업영화에선 배우가 굉장히 중요한데, 노년의 탤런트, 연극배우가 주연이기 때문에 젊은 층의 흥미를 끌 수 없었다.

이 영화의 장점은 보고 싶은 마음은 안 들지만 보고 나면 눈물과 감동이 일어나서 추천도가 높다는 것이었다. 개봉 2주차, 박스오피스 10위까지 하락했던 이 영화는 드라마 작가 김수현, 연예인 하하, 김제동 등이 자신의 트위터에 추천하면서 백오십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SPECIAL THEME   〉〉  FILM MARKETING    영화 마케팅, 생각하기: 마케팅 없는 영화가 과연 있을까? 
   보도자료, 포스터, 시사회 및 이벤트 등 다양한 영화 마케팅 방식이 있다. 이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무엇인가.

김혜원  작품에 따라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 달라진다. 국내 관객들이 선호하는 장르는 남녀, 헤비유저 모두 합쳐도 ‘액션’이라고 한다. 대중이 선호하는 장르라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파이가 큰 것이다. 이처럼 타깃이 넓고 목표관객이 높은 영화들은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활용한다. 그만큼의 관객들을 흡수할 여건이 되고 그래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으니까. <타워>, <해운대>, <괴물> 같은 재난영화들도 마찬가지다. 

*손익분기점(BEP, Break-Even Point) 비용과 이익(매출)이 일치하는 시점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본전을 찾는다’는 의미다.
  "영화 마케팅도 기획이 잘 이뤄지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콘텐츠가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지 못하면 어떠한 프로모션을 펼쳐도 사실상 흥행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영화와 마케팅의 관계는 불가분의 관계고 영화가 흥행하기 위해서 마케팅은 필요충분조건이다."
   타깃 설정은 기획 단계부터 마케팅 단계까지 일관되게 적용하나.

김혜원  기획 단계에 타깃층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제작 규모와 배우 등을 선정한다. 기획 단계의 타깃 설정은 마케팅 단계까지 거의 비슷하게 적용되고 기획 단계에서 이미 마케팅 포인트를 고려해야 한다. 예전에는 기획 단계를 흐지부지하게 해서 영화 제작 후 등급 판정 시 내용을 삭제하는 바람에 스토리가 엉성해지고 흥행에 참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지금은 모든 작품이 마케팅 포인트를 생각하면서 영화를 기획한다.
마케팅 포인트를 설명할 사례가 있다면.

김혜원  <도가니>는 쉽게 영화화할 성질의 작품은 아니었다. 이러한 내용을 마음 편히 볼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책을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 쉽게 투자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경우, 기획 단계에서 이 영화는 이러한 문제가 있지만 개봉 전 어떤 부분들이 사회 이슈화되고 주목받을 것이라는 마케팅 포인트를 기획했기 때문에 영화화가 가능했다.

 예전보다 기획·개발, 프리 프로덕션 단계가 탄탄해진 것 같다. 그래서 한국영화 흥행률이 높아진 것일까.

김혜원  그렇다. 대강 영화를 만들기만 해도 돈을 벌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너도나도 만들었다. <아유레디>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이거 아닌데’라는 것을 알면서 만든 영화다. 이러한 행태가 연이어지자 관객들은 한국영화에 실망하게 됐고 2007, 2008년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면서 거품이 빠지고 기획부터 내실을 다지게 됐다. 그 다음에 매체가 많이 변화하고 다양해졌다.
 온라인 영화 마케팅을 시작하던 당시엔 어땠나.

김혜원  PC 통신 관련 영화 마케팅이 있었던 시절, 초창기 온라인 영화 마케팅 회사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초기에는 지금처럼 인터넷 사용자가 많지 않았고 영화가 흥행에서 참패하면 온라인 광고비를 지불하지 않았다. 그렇게 온라인 마케팅 회사들은 한 차례 위기를 겪었다. 그 후, 점차 유료화하고 인터넷 사용자가 증가하고 PC 보급이 대중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온라인 마케팅을 배제하고 마케팅을 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온라인 영화 마케팅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했나.

김혜원  초창기인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는 영화 공식 웹사이트가 마케팅의 거점이었다. 게시판에 영화를 욕하기도 하고, 추천하기도 하고, 서로 댓글도 남기고. 그 후 싸이월드 미니홈피로 옮겨졌다.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미니홈피 스킨으로 하루에 십만 명 접속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어 블로그. <워낭소리>가 블로그로 구전을 유발한 대표작품이다. 이 과정을 거쳐 지금의 마이크로블로깅 시대가 됐고 구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SNS가 마케팅 도구로 활성화했다. 배너 광고는 여전한 온라인 영화 마케팅의 강자다.

 영화 마케팅에서 SNS가 주요 매체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김혜원  SNS처럼 사용자가 많다는 것은 타깃층에 노출할 수 있는 면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영화 마케팅 회사들은 SNS를 활용한 입소문으로 흥행에 가열하게 불길을 당긴다. SNS에서 형성한 영화에 대한 여론은 다시 대중매체로 흘러가서 언론에 보도되고 그것이 다시 SNS로 옮겨지면서 *스노우볼 효과(Snow Ball)를 가져온다.

*스노우볼 효과  눈뭉치가 굴러가서 뭉치가 되는 것처럼 작은 규모에서 시작해 커다란 규모가 되는 것을 뜻한다.

 SNS 여론은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어서 제약이 많을 것 같다.

김혜원  SNS 여론은 관리할 수 없는 대상이지만 어느 정도 방향을 세우고 좋은 흐름을 잡아 몰이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 흐름이 쉽게 잡히지는 않지만, 개봉 초반에 분위기를 잡으려 하는 것이다. 개봉하는 순간부터 마케팅은 영화를 직접 본 관객들의 수와 진정성의 힘을 따라갈 수 없다.

그렇다고 아예 손을 놓는 것은 아니다. 매일 스코어를 확인해서 조금만 마케팅하면 2, 300만 올라갈 것 같다는 작품들에는 끊임없이 MPR(Marketi ng PR)요소를 더한다. 사실 SNS 여론에 부정적인 흐름이 있을 때는 손을 쓸 수가 없다. 하지만 좋은 아이템이 있다면 이것을 확산하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매체다.

트위터랑 페이스북 중 영화 마케팅에 효과적인 SNS는 무엇일까.

김혜원  두 곳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 트위터는 단순한 몇 마디를 주고받는 것이고 페이스북은 트위터보다 정보가 많다. 그렇기에 <브레이킹 던> 같이 영화 정보를 많이 전달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을 활용한다. 트위터로는 짧은 시간에 영화 관람평 등을 전달하기 수월하다. 마케터들은 어떤 것을 목적으로 마케팅할 것이냐에 따라서 SNS 채널을 선택할 것이다.



SNS를 마케팅에 활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김혜원  근본적으로는 SNS만으로 영화를 마케팅할 수는 없다. 이것은 하나의 방법이고 다른 것들이 갖춰진 상태에서 함께하는 마케팅 채널이지 다른 것은 필요 없고 SNS만 있으면 된다는 관점은 곤란하다. 또한 SNS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자칫 광고·홍보성 의도를 띄면 바로 블로킹 당하기 때문에 노골적인 마케팅을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
뉴미디어,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한 영화 마케팅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혜원  매체가 늘면서 광고 혼잡도가 높아졌다. 영화 마케터들은 끊임없이 어느 매체가 기발하고, 효과적일지를 연구하고 분석해야 한다. 예전에 ‘어떤 것이 저렴한 가격에 많은 접촉을 유발할 수 있을까’라는 궁리를 하다가 시작한 것이 버스광고였다. 당시에는 ‘버스광고’가 지금처럼 하나의 옥외광고 도구로써 빼놓을 수 없는 광고 매체가 될 줄 몰랐다.

이처럼 ‘새로운 매체’를 찾는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초창기에는 뉴미디어나 디지털 사이니지를 공동 프로모션에서 활용했다. 이처럼 뉴미디어나 디지털 사이니지 마케팅만으로 관객이 영화를 선택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영향력이 크지도 않다. 다만 통합 마케팅으로 볼 때 이것들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므로 계속 확산할 것이다. 결국 이 영역 자체가 중요하진 않아도 관객들의 일상에 최대한 많이 노출해야 하는 마케팅 특성상 통합 마케팅의 한 요소로 크게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영화 마케팅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했으면 좋겠나.

김혜원  영화는 하나의 문화다. 영화는 즐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미친다. 그러므로 영화를 기획·마케팅하는 사람들이 책임의식을 지니고 흥행을 위해서 자극적인 것을 부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화하기를 희망한다.

 

tags 월간 IM , 박태연 기자 , 김혜원 교수 , 영화 마케팅 , 아유레디 , 온라인 , 오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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