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러, 정상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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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정상수 교수



  스토리텔러, 정상수 교수


다른 어떤 수식어 대신 그에게는 단 한마디면 충분하다. 스토리텔러, 정상수.




정상수 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로 평생교육원장도 맡고 있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와 대학원에서 연극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국내 최초의 광고대행사 오리콤에서 TV 광고 프로듀서를 시작으로 오길비앤드매더, 금강오길비그룹의 부사장을 역임했다. 뉴욕페스티벌, AME 어워즈, 부산국제광고제 등의 심사위원을 맡은 바 있으며, 전 한국광고PR실학회 회장, 광고학회, 디자인문화학회, 콘텐츠학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IM]의 인기코너 ‘IM PSY’의 필자로 활약 중이며 또 다른 전성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상수 교수가 바쁘다. 인터뷰를 시작해야 하는데 여기저기서 축하인사를 받느라 그의 휴대폰이 끊임없이 울린다. 그의 사이버 강좌인 ‘광고로 배우는 아이디어 발상법’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개최한 1회 교양기초교육 우수 콘텐츠 콘테스트에서 우수 콘텐츠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별거 아닌데 어떻게 다들 알고 축하전화를 주네요”라고 쑥스러운 듯 말하지만 얼굴은 싱글벙글이다. 원래도 개구진 얼굴인데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으니 표정이 더욱 익살스러워졌다. 폭주하는 전화 때문에 비록 그와의 인터뷰는 애당초 예정했던 시간보다는 지연됐지만 축하 인사로 한바탕 들썩인 탓일까. 그 어떤 인터뷰보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했고 여자친구들과 떠드는 것처럼 수다스러웠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야기꾼

정상수 교수는 본능적으로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야기를 듣는 것도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그와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인터뷰의 시작도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광고와 마케팅의 기본은 아이디어고 훌륭한 아이디어맨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능수능란한 이야기꾼 기질을 갖춰야 해요. 왜 재미있게 말 잘하는 사람이 분위기를 유도하기 마련이잖아요”.

정상수 교수는 아는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다. 그가 아는 많은 것은 기자가 상상했던 이상으로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한 것이었고, 그저 아직도 궁금하고 경험하고 싶은 것이 많다는 대답에서는 지치지 않는 그의 열정과 에너지에 탄복할 뿐이었다. 먼저 그는 1970~80년대를 주름 잡은 아역배우였다. 온 국민의 심금을 울렸던 전설적인 드라마 <여로>에 출연했었고, 재능을 살려 연출영화학과에 입학, 극단 ‘전원’의 창단 멤버로 다양한 작품을 연출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아역배우 시절의 경험은 그에게 사람들 앞에서 거리낌없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배짱을 키워줬고 연극과 영화연출 경험은 그를 당당한 프레젠터이자 부드러운 설득가로 만들어줬다. “이야기를 잘하려면 머릿속에 엄청난 콘텐츠가 들어있어야 해요. 하지만 뭐든지 경험한다고 해서 다 내 머릿속의 콘텐츠가 되는 것은 아니죠. 저는 가능한 기록하고 뭐든지 정상수화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래야 필요할 때마다 반사적으로 꺼내 쓸 수 있으니까”.



잘 풀리지 않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상수 교수는 “문제가 안 풀릴 때는 과감히 접고 머리를 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비눗방울 터트리듯 아이디어를 터트리고 문제를 잊자. 전 교수는 ‘한참 있다 바라보면 문제를 보는 눈이 바뀔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이디어 때문에 오늘도 밤잠을 설치다

그의 연출능력을 눈여겨 봤던 선배의 권유로 20대 후반 그는 대한민국 최초 광고대행사인 오리콤에서 프로듀서를 맡았고, 그 후 세계적인 광고대행사 오길비앤매더코리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다. 대한민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1호였다. “운이 좋았어요.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했던 번역 일들이 도움이 됐는지 영어 구사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덕분에 해외클라이언트와 미팅 및 PT를 진행할 기회가 많았고 또 그들로부터 많은 시스템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죠.

또 오랫동안 광고대행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다 보니 아이디어 내기를 좋아합니다. 아이디어 내는 일은 힘들지만 늘 쾌감이 따르거든요. 별것 아닌데 칭찬까지 받으면 더욱 잘해보려고 밤늦도록 집에 가지 않은 날도 부지기수죠.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지어내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거든요”. 하지만 정 교수도 때로는 아이디어가 주는 ‘엄숙함’때문에 긴장이 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아마도 지난 20여 년 동안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단어 때문에 무수히 많은 밤을 한숨과 함께 지새웠던 기억 때문이리라.

누구보다 즐겁게 일에 임하고 자유롭게 생각을 이야기하는 그였지만 유쾌함 뒤에 감춰진 아이디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그를 늘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자양분이 됐고 대한민국 광고계에 크리에이티브를 수놓는 데 일조했다. 현재 그의 직업은 크리에이티브한 제자를 양성하고 작품을 심사하는 교수이지만, 여전히 ‘아이디어’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그는 광고와 마케팅을 공부하는 학생과 다르지 않았다. “아이디어는 계량화할 수 없습니다. 아이디어는 딱 두 가지 ‘좋은 아이디어’와 ‘나쁜 아이디어’로 나눌 수 있죠.

좋은 아이디어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쭈?’하게 만드는 것이고 나쁜 아이디어는 ‘애를 쓰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하죠. 최근 광고계가 발전함에 따라 대한민국 광고대행사의 인지도는 상승했고 네트워킹도 발달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첨단기술이 발달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 법이죠. 우리 자랑스런 후배들이 스토리텔링에 좀 더 집중해 앞으로도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상수 교수의 오피스는 다양한 국적의 엽서와 사진들로 벽면과 창문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혹은 인테리어를 위해 꾸몄나 물었더니 ‘단지 창문 건너 갈라진 벽이 보기 싫어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유년시절,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등 작품에 출연하고 대학시절 작품을 연출했던 정 교수의 흔적은 그의 오피스에서도 고스란히 발견됐다.



수첩에 빼곡히 적힌 정상수 교수의 스케줄은 가히 살인적이었다. 게다가 매일같이 청주에서 집까지 통학을 한다니. 체력 또한 뒷받침돼야 할 터. 과연 그는 ‘IM PSY’ 원고는 언제 쓰는 걸까. 정상수 교수의 하루 일과를 [IM]이 함께했다.  

tags 월간 IM. 황유진 기자 , 정상수 , 청주대학교 , 스토리텔러 , 이야기꾼 , 여로 , 아역 , 광고 ,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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