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무한도전, IT 강화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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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무한도전, IT 강화도 여행기




  자동차 없이 모든 정보를 스마트하게 얻어 떠나는 여행이 가능할까? 서울 가까이 자리 잡은 강화도로 무작정 떠나보자. 




조현아 기자의 로드무비

사용 기기: 갤럭시 S3
사용 지도: 티맵(Tmap)


내 탓 아니에요, 티맵 때문이에요

약속한 출발 시각, 티맵으로 경로를 검색했다. ‘대중교통 길 안내를 벗어난 지역이거나 경로가 없습니다’. 해당 앱만 사용하기로 약속했기에 일단 ‘신촌에 강화도행 버스가 있다’는 기억에 의지해 신촌으로 향했다. 도착지를 신촌으로 변경하니 티맵은 얄밉게도 활발히 작동했다.가면서 미션 물품, 미션지를 정했다. 운이 좋았다. 물품은 밀가루, 젓갈, 마늘 등 구하기 쉬운 것으로 정해졌다.

‘카카오톡’ 공유 기능을 보곤 기자들에게 결과를 공유했는데 “미션은 비공개가 제맛”이라며 이종철 기자에게 욕을 된통 먹었다. 몰랐다. 나쁜 기자 ㅅㄲ! 여기서라도 한풀이한다. 미션 장소는 초지진으로 정해졌다.순조롭게 신촌에 도착했다. 위치 공유 서비스 Lif e360을 확인하니 3등이다. 아직 초반이니 여유가 있다. 장시간 버스를 탈 것을 우려해 화장실에 들렀다.



시간 단축을 위해 이동하면서 복불복 사다리로 미션 물품, 미션지를 결정했다.


버스를 탔을 때 밀릴 것을 염려해 지하철(6호선 돌곶이 ▶ 2호선 신당 환승 ▶ 신촌. 총 53분)만 타기로 했다.


숙소에 가기 전 들러야 할 미션지는 초지진. 어디든 고생하기는 비슷할 것 같아 감흥은 없었다.



내 탓 아니에요2, 신촌 때문이에요

신촌역 화장실 첫 번째 칸은 유아용과 성인용 변기가 한 칸 안에 있다. 엄마와 아이를 배려한 공간이다. 평소 공중화장실 변기 사용 전 화장지로 앉을 곳을 깨끗이 닦는 편이라 휴지를 뜯었다. 귀여운 유아용 변기를 쳐다보며…. ‘풍덩’. 스마트폰을 빠뜨렸다. 오른손 세 손가락으로 폰과 수첩을 쥐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변기를 닦은 게 화근이다. 아니, 변기를 제대로 보기만 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유아용 변기가 귀여워 눈을 뗄 수 없던 것이 문제였다. 눈앞이 캄캄했다. 수리비보다 ‘스마트폰으로 여행하기’ 콘셉트 진행 자체가 불가능해 걱정이었다. 굳은 표정의 악마 편집장이 머릿속에 스친다. 하얀 화장실벽은 곰팡이 같은 어둠으로 가득 찼다.더러운 게 문제가 아니다. 화장실 물에 스마트폰을 ‘콱!’ 집어 빼고 핸드드라이어로 향했다. 케이스를 열어 배터리를 꺼냈다. 막 접은 우산마냥 물이 뚝뚝 떨어졌다. 왠지 똥 냄새가 나는 듯했지만 말려야 했다.

아침에 머리도 말리지 않는 내가 무엇을 그리 정성껏 말렸던 적이 있었던가. 내 몸도 어딘가에 빠져있는 듯했다.잡을 수 있는 지푸라기는 이뿐이다. 손이 쪼그라드는 것도 모른 채 20여 분 스마트폰을 말렸다. 피데기같던 표면이 마른 오징어처럼 바짝 말랐을 즈음 전원을 켰다. 녀석에겐 반응이 없었다. 침을 조심스럽게 삼키며 전원 버튼을 다시 눌렀다. 검은 화면에 ‘Samsung GALAXY S3’ 문구가 떴다. 살았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처마로


그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

이미 이종철 기자와 김초롱 기자는 강화도 입성 직전에 있어 우승은 포기해야 했다. 꼴찌는 내 몫이다. 평소 때려죽이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이 기자의 조롱을 상상하며 정류장을 찾았다. 도중 기자들과 각자 지도 앱을 사용하되, 가는 방법은 포털로 검색하는 걸 허용키로 합의했다. 네이버에 정류장 위치를 검색했다. 위치는 신촌역 4번 출구. 그런데 막상 나가보니 없다? 한바탕 땀을 뺐더니 할머니 같은 몸이 오작동하기 시작했다.
 
핸드폰보단 내가 충전이 필요했다. 나를 채워줄 배터리로 샌드위치와 바닐라 라떼를 선택,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오니 타야 할 3100번 버스가 지나갔다. 놓친 버스는 아쉽지만 잘된 일이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서둘러 버스가 온 방향을 거슬러 올라갔다. 3000/ 3100번 버스정류장이 보였다. 강화도로 가려는 다른 누군가 그 옆에 서 있었다. 섹시한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송여진 기자였다.

직전까지 꼴찌였던 송 기자는 “왜 아직 신촌에 있냐”며, 손에 쥔 샌드위치와 커피를 보고 “이런 거 사니 따라 잡힌 거 아니냐”며 나를 타박했다(주: 조현아 기자가 선배). 차마 변기에 손 넣은 이야길 할 수 없었다. 체력과 감정이 소모된 상태로 사람이 그리웠던 터라 송 기자의 야단도 음악으로 들렸다. 버스에 탑승하고 강화 종합터미널에서 초지진까지의 경로를 찾았다.보안을 위해 007 작전을 불사하며 송 기자와 다른 자리에 앉았다.

다 우승하자고 하는 거니 샌드위치도 나눠 먹지 않았는데 군것질을 좋아하는 송 기자의 가방에서 한 달 재난에 대비할 정도의 음식이 쏟아지는 걸 보고 후회하며 터미널에 도착했다. 미션 장소가 멀다며 분노가 폭발하던 송 기자는 화장실을 들른 찰나 배신하듯 사라졌다. 눈앞에 들어온 터미널 상가를 보고 있노라니 다시 우승 욕심이 돌았다. “오늘 내가 다 죽인다.”

초지진 근처에는 물품을 살만한 곳이 없을 것 같아 터미널 근처 마트에서 밀가루, 젓갈, 마늘을 샀다. 엇!? 좋은 미션 처리다. 어쩌면 정말로 우승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문제는 오만방자하지만 빠른 이 기자. 강화도 언저리에 있는 세 기자와 달리 이 기자는 미션까지 완료한 상태였다. 서둘러 계산원 아주머니에 ‘초지진 가는 버스’를 물었다. 혹 티맵보다 빠른 경로를 지역 사람은 알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택시 타면 15분밖에 안 걸려요.”. 네네….



이상하게 터미널에서 초지진까지의 경로는 검색이 가능했다.

터미널에서 물품을 구매



그녀를 만나기 전, 100미터 전2

티맵 경로대로 터미널 앞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교통안내 전광판은 초지진으로 가는 버스가 1시간 45분 뒤 올 예정이라고 했다. 갑갑했다.
한참 기다리던 중 건너편 버스정류장이 보였다. 불안했다. 터미널 상가 주인에 “초지진행 버스 정류장이 어디냐”고 물었다. 건너편이다. ^^ 길을 건너니 버스가 곧 도착한다는 표시가 떴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멍하니 전광판을 바라보는데 “조 기자님”이라는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오전에 선두를 달리던 김 기자다.

그러면 안 되는데 승리감에 웃음이 터졌다. 적어도 2등은 내 차지였다. 송 기자는 미션지가 멀고, 김 기자는 버스를 놓쳐 미션지로 가는 버스를 무한 대기 중이었다. 그것도 벌써 한 시간 넘게. 아쉽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700번 버스와 김 기자가 탈 버스가 왔다(제길). 그래도 김 기자 미션지는 숙소에서 멀었다. 덕분에 긴장이 조금 풀렸다.



기다리다가 지친다(feat.2PM)

터미널에서 초지진은 한 시간 정도로 먼 편. 미션은 인증샷을 페이스북에 올려 ‘좋아요’ 세 개를 받는 것이다. 서둘러 인증샷을 찍으려는데 지나가던 관광버스의 모든 승객이 셀카 찍는 나를 본다. ‘저 꼴에 된장 짓 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주: 패션포비아 조 기자는 출근용 파워숄더 차림에 야구모자를 쓰고 왔다). 아무렴 어때. 다만 괴물이 된 얼굴로 인증을 하면 악플이 달릴 게 뻔했다. ‘좋아요’ 구걸을 위해 모자와 배경만 찍었고 고맙게도 좋아요 세 개를 금방 받았다. 10분 정도 초지진을 구경하며 숙소로 향하는 길을 찾아, 건너편 정류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악마의 얼굴은 인증 못함



끝난 줄 알았는데….

한참을 기다렸지만 버스가 오질 않는다. 지겨운 마음에 정거장을 거슬러 올랐다. 건너편 버스 노선 확인차 길을 건넜는데 반대편에서 목적지행 2번 버스가 왔다. 길을 건널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손을 크게 흔들었으나 버스는 ‘쌩’하고 지나쳤다. 짜증이 솟구쳤다. 30분을 더 기다린 후 버스를 탔다. 이대로 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넋 놓고 창 밖을 봤다. 아까 그 섹시한 여자가 다시 등장했다. 송 기자다. 두 시간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송 기자는 10년은 늙은 나를 보고 다소 놀란 눈치였다. 반가운 마음에 수다를 토하듯 떨었다. 내릴 곳을 지나쳤다…. 아우, 멍청해! 둘이서 말 없이 30분을 기다린 후 되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내 탓이오

‘고난의 원인은 티맵 때문이다’라고, 야밤에 통탄할 목적으로 증거 확보를 위해 티맵에 ‘초지진’을 입력했다. 맙소사. 상세한 경로가 나왔다. 왜 무작정 떠날 생각만 했을까? 미션지를 검색해볼 생각은 왜 하지 못했나. 덕분에 7,583보를 걷고 빅워크로 무려 1,066눈을 기부했다. 변기 사건으로 폰이 꺼졌던 걸 감안하면 더 걸었음이 분명하다. IT 여행도 사용자가 누구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해진다. 나는 바보였다. 2013년의 칠월 칠석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냄새나고 덥고 춥고 축축한 추억이 쌓였다.



멍청이 인증      

김초롱 기자의 로드무비

사용 기기: 아이폰4, 뉴 아이패드
사용 지도: 다음 지도  

음식 미션 재료 선정 결과. 그 와중에도 기자들의 카톡은 계속됐다   목적지가 발표된 순간의 단체 카톡방


8월호 특집이 IT 여행으로 정해지자 승부욕이 발동했다. 문제는 기자가 답이 없는 길치·방향치라는 사실. 출발 시각인 10시에 가까워지자 10초마다 시간을 확인했다. 나만 초조한 게 아닌지 카톡 메시지가 쇄도한다. 복불복 사다리 앱 결과를 공개한 조현아 기자의 메시지를 보고 서둘러 식재료 미션을 위한 사다리 타기를 진행했다. 결과는 김치와 감자. 음식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마냥 기뻤다. 10시 정각, 이예근 편집장이 단체 카톡으로 펜션 이름을 공개하자 머리가 하얘졌다. 우선 공동으로 실행하기로 한 Life360, 빅워크, 무브(Move s) 앱을 켰다. 레이스가 시작됐다.

무작정 집을 나섰다. 15km 이상 속도를 내면 눈(noon) 기부를 하지 못하는 빅워크를 고려해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아이폰 배터리와 화면 크기를 해결키 위해 아이패드까지 대동했다. 걸으며 다음 지도를 켜고, 일단 ‘사가정역’에서 ‘농부의 아침 펜션’ 경로를 검색했다. ‘대중교통 경로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라니! 앱이 안내해 줄 만한 키워드를 생각해봤다.



서울 외 지역 검색에 소심해지는 다음 지도


겨우 얻어낸 다음 지도의 길 찾기 안내

 
‘강화도’, ‘흥왕리’ 키워드 이후 ‘강화 터미널’을 입력하자 대중교통 안내가 시작됐다. 시외버스 터미널이니 버스 대부분이 경유할 것이라는 판단에 방향을 터미널로 잡았다.다음 지도 앱이 알려준 최소시간 경로는 7호선 사가정역에서 군자역으로 이동, 5호선 공덕역에서 공항선으로 환승해 검암역에서 내린 후 검암중학교에서 터미널로 가는 90번 버스를 타는 것이다.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고 10시 반이 돼서야 지하철을 탔다. 생각해보니 명소 미션지를 정하지 않았다! 미션지에 따라 경로가 달라질 수 있음을 간과했다. 서둘러 사다리 앱을 켰다.

고인돌, 덕진진, 초지진, 마니산 중에 덕진진 당첨! ‘고인돌’이 선택되지 않음에 안도하며 특산물 미션 선택을 진행했고 강화도 특산물인 속 노란 고구마가 당첨됐다.미션지 덕진진이 어떤 곳인지 알기 위해 포털 검색을 했다. 덕진진은 병자호란 뒤 방비책으로 설치한 강화 12진보 중 하나이며, 조선 시대 강화해협을 지키는 요충지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찾아가는 방법도 나와 있다. 신촌과 영등포에서 터미널로 가는 버스까지만. 터미널에서 덕진진까지의 경로는 없다. 일단 터미널로 가야 한다.

명소가 정해졌으니 지도 검색을 다시 해봤다. 출발지를 사가정역, 도착지를 덕진진으로 검색했다. 또 대중교통 경로를 탐색하지 못했다. 방금 터미널까지 직행버스 있는 거 보고 왔는데…. 찜찜한 기분이 들었지만 기획단계에서 ‘무조건 지도 앱이 알려준 경로’로 이동하도록 정했기에 순순히 다음 지도 앱의 말을 듣기로 했다. 이번엔 출발지를 강화터미널, 도착지를 덕진진으로 검색했다. 터미널에서 2번 버스를 타란다. 덕진진에서 ‘농부의 아침’ 펜션으로 가는 길도 검색해두었다. 다음 지도 앱에서 길찾기에 실패하면 경로를 나눠서 검색하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레카!
 


경로를 나눠서 다음 지도 검색


11시 반이 되어서야 검암역에 도착했다. 습관적으로 Life360을 실행해 다른 기자의 위치를 살핀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선두였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다음 지도상에서는 역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질 않았다. 아이패드를 꺼내 검암중학교를 검색했다. 아무리 봐도 버스가 다닐 만한 곳이 아니었다! 고민 끝에 편의점 직원에게 물으니 직원은 ‘위로 올라가라’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11:45 그대는 하늘나라로’. 멍한 얼굴로 직원을 바라보니 친절함을 가장한 비웃음으로 무장한 직원은 ‘엘리베이터를 타라’고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천교 위에 올라가자 정말 정류장이 떡하니 있다. 하늘에서 버스를 타는 인천 시민은 대단한 분들이다. 실제로도 민원이 많은 부분이란다. 드디어 하늘에서 90번 버스를 타고 후다닥 교통카드를 찍었더니 갑자기 버스가 내달린다. 쾌속에 억 소리가 절로 난다.  1시간 후 강화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주변에 강화 인삼, 약쑥 등 특산물 판매장이 눈에 띈다. 덕진진행 2번 버스를 놓쳤지만 그래도 땅에서 버스를 타니 괜찮다. 경로를 확인하며 버스를 기다리는데, 반가운 이가 찾아왔다.

바로 조 기자다! ‘잡지는 사랑을 싣고’ 마냥 반가워서 소리를 지르자 강화 주민들이 훈훈하게 웃었다. 마주치는 순간을 동영상으로 남기는 조 기자에게 S라인 모델이 되어준 후 오는 동안 있었던 깨알 같은 에피소드를 풀어놓았다. 조 기자는 지옥을 노닐고 있었다. 해후도 잠시, 각자 타야 할 버스가 도착했고, 서로의 안녕을 바라며 헤어졌다. 사실 버스를 타지 못했다. 아니, 버스가 정차하지 않았다. 무단횡단을 감행하며 버스를 쫓아갔다. 버스 기사는 터미널에서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시내버스는 당연히 터미널 밖에서 탈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시간표를 확인하니, 한 시간이나 남았다. 일단 식재료 미션을 위해 터미널을 나섰다. 터미널 옆 강화풍물시장 간판이 보였고, 마침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다. 특산물 미션인 고구마는 없었다. 물어보니 지금은 고구마가 작고 영글지 않아 고구마 순이 많이 나온다고 했다. 이런! 아주머니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고구마를 판다고 했다. 여행을 편하고 재밌게 하려면 최신 기기를 갖추는 것보다 낯선 사람에게 넉살을 키우는 것이 훨씬 도움될 듯싶다. 미션 재료를 모두 구매하면 덕진진까지 가는 길이 무거울 것 같아 일단 고구마만 구매했다.



                                        3천 원짜리 고구마의 위엄          진짜 바람이 나오는 바람떡


터미널로 돌아가는 길에 배가 고파 바람떡을 구매했다. 떡은 팥 30%, 바람 70%로 만들어져 있었다. 한 잎 기분 좋은 바람이 솔솔 빠져나온다. 좋은 식감이다. 2번 버스는 시간표보다 10분 먼저 와서 5분도 안 돼 떠났다. 미리오지 않았으면 또 기다릴 뻔했다!30분쯤 달리자 덕진진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지나가시던 할머니에게 덕진진 방향과 소요시간을 물으니, 혼자 왔느냐는 비웃음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 “일행이 있어요”라는 걸 굳이 강조하며 웃어 보였다. 덕진진으로 가는 길은 한가한 시골 길이었다. 산책이 아니라 경쟁이므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반가운 덕진진 표지판!                                                  덕진진 가는 길에 만난 솟대


5분 정도 걷자 매표소와 덕진진 입구가 나왔다. 명소 미션은 입구만 찍어도 인정이었지만 생명이 위태로운 아이폰 충전을 부탁하기 위해 700원을 내고 입장권을 끊었다. 성문인 공조루를 지나자 바다가 눈앞에 ‘촤악’ 펼쳐졌다. 날이 흐려 선명하진 않지만 찰각찰각 소리만으로 아름답다. 공조루에서 이어진 성곽이 바다 앞을 견고하게 둘러싼 모습을 보고서야 이곳이 진(鎭)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간단한 관광을 마치고 매표소로 돌아와 2번 버스 시간을 물었다. 이때 관광안내소 직원이 덕진진에 오면 경고비는 꼭 보고 가야 한다며 한 바퀴 돌 것을 권했다.



덕진진 성문 ‘공조루’


성문을 지나면 보이는 바다                             덕진진 성곽


팔랑 귀인 기자는 이왕 온 덕진진을 다 보고 가야겠다며 경고비로 향했다.미국 아세아함대와 맹렬한 포격전을 전개했던 남장포대, 돌계단을 올라 만난 덕진돈대 터를 거쳐 경고비에 도착했다. 경고비에는 ‘타국선은 어떠한 경우라도 함부로 이곳을 통과할 수 없다’는 비문이 적혀 있었다. 무섭지만 든든한 비문이다.덕진진을 마스터했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으로 매표소로 돌아가 휴대폰을 챙겼다.



남장포대                                                                      경고비. 한문이다.


그 새 다른 기자들이 내 생존을 궁금해했다. 그러나 갑자기 인증샷을 찍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서둘러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는데, 급한 마음에 오타가 난무했다. 사진을 올리고, 일단 정류장에 가서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다. 덕진진을 떠나려는데 매표소 직원이 ‘잠깐만’이라고 외쳤다. 길가의 나무에서 살구를 따다가 손에 쥐여줬다. 덕진진보다 그곳에서 만난 인연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정류장에 도착하자 2번 버스가 지나갔다. 정류장도 잘못 서 있었다. 꼴찌라고 생각하니 여유로워졌다. 미뤄뒀던 미션 식재료 감자와 김치가 떠올랐다. 펜션 주변에서 사면된다고 생각했는데, 이 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펜션 주변은 황무지란다. 시간이 많으니 인가 쪽으로 내려갔다. 인근 구멍가게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감자나 김장 김치 파는 곳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필요하면 직접 재배한 것을 팔겠다고 하시는 게 아닌가! 넙죽 그러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에 미션을 완료한 기쁨에 가격이 비싼지 싼지도 생각 안 하고 각각 오천 원을 냈다. 손은 무겁지만 이제 펜션에만 가면 된다!다시 정류장에 도착하니 ‘좋아요’ 세 개가 완성돼 있다. 5분 정도가 지나자 버스가 왔다. 이번에도 버스는 빛의 속도로 달렸다. 잠을 청했으나 해안도로 풍경이 좋아 한참을 바라봤다. 30분 정도 달려 간촌 정류장에서 하차하자 바로 앞에 ‘농부의 아침 펜션’의 간판이 보였다. 송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고, 마중 나온 송 기자를 보자 무사히 도착했음에 안도했다.

8월호 특집 미션 꼴등은 나였다. 의욕은 넘쳤고 가장 먼저 움직였는데 문제가 뭐였을까, 돌아와 생각해보니 IT 서비스를 스마트하게 이용하지 못하고 끌려다닌 것. 그래도 이번 여행을 하면서 짧은 다리 탓에 빅워크 기부를 많이 했고, 버스를 오래 기다린 탓에 오일장도 가고 덕진진도 자세히 둘러볼 수 있었으니 만족했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여행이 스마트하면 재미가 없다.

집 떠나면 고생은 당연하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 호기심과 설렘이 앞서야 진짜 그곳에 가봤다고, 여행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 다음 날 강화도에는 폭우가 쏟아져 서울에 도착하니 엄청난 몰골이 됐다. 우산이 아닌 우의를 선택한 두 기자는 진정으로 거지 같았다. 다행이다. 역시 여행은 혼자보다는 여럿이서 가야….


최종 미션 결과와 하루 행적




펜션을 떠나며

 

송여진 기자의 로드무비

사용 기기: 베가 아이언
사용 지도: 네이버 지도  
고인돌이 부른다

10시 공지로 숙소를 확인하고 네이버 지도로 검색하니 숙소 위치는 마니산 언저리. 이제 승패는 미션 장소에 달렸다. 미션 장소는 기획 시 서로 견제하느라 강화도의 기본 정보를 찾는 것마저 금한 채 오로지 상식에 의지하고 정한 곳들이었다. 숙소 위치를 고려하면 마니산에 가는 것이 가장 유리했다. 이기고 싶다. 숨을 가다듬고 사다리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인돌이 나왔다.내가 고른 지도 앱은 네이버다. 경로를 선택하면 버스 도착 시간까지 제공한다. 강화 고인돌을 검색했으나 대중교통 길 찾기 결과가 없다는 사실에 잠시 멍해졌다.정신을 수습하고 강화도에 고인돌이 어느 지점에 위치하는지 경로를 얻을 수 있었다. 이기고 싶어 몰래 사다리를 한 번 더 돌렸으나 두 번째 사다리도 내가 고인돌에 가길 원했다.



고인돌 위치 파악 후 경로 검색


무조건 버스다

여행 중 기본 미션으로 빅워크 앱을 실행한 채 다니기로 했다. 기부하자는 취지는 좋았으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이동 속도가 15km/h를 넘어갈 때마다 빅워크 앱이 스마트폰을 진동케 했던 것. 버스가 가다 서기를 반복하니 진동도 끊임없이 계속돼 배터리 소모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결국 대중교통 이용 시 앱을 꺼야 했다. 진동 알람을 끌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

중간 경유지인 신촌역까지는 버스 말고도 갈 방법이 많지만 룰에 따라 버스를 타기로 했다. 네이버 지도는 현재 교통 상황까지 고려해서 빠른 루트를 추천해주지만 평소 경험상으론 지하철이 빨랐기에 172번 버스만 타라는 네이버 지도가 원망스러웠다. 신촌역 버스정류장에서 초반 나를 앞질러 가던 조현아 기자를 만났고 희망을 봤다. 이 가시나 고인돌 가시나? 왠지 어울린다.


버스정류장은 어디에

어쩌면 조 기자보다 빨리 갈 수도 있었다. 네이버 지도가 알려준 버스정류장이 잘못 나와 있어 버스 한 대를 놓친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네이버 지도에 나온 3000번 버스 정류장과 실제 정류장은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조 기자와는 미션 장소와 정보를 들키지 않기 위해 버스 안에서도 내외했다. 우리는 강화터미널에서 내렸고, 각자의 길을 찾아 헤어졌다. 다시 버스를 타기 위해 네이버 지도 앱을 활용했으며, 거리뷰를 보고 어렵지 않게 정류장이 있다는 곳에 다다랐다. 그리고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공황 상태로 한 시간가량을 터미널 근처에서 헤매고 나서야 행인에게 물어봤고, 모든 버스가 강화터미널에서 모인다는 정보를 얻었다. 강화터미널 안내소 직원은 강화대산리고인돌에 가는 버스가 두 시간 후에 출발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대산리를 포기하고 ‘고인돌 공원’으로 행선지를 변경했다.터미널 직원 안내에 따라 버스를 타고 고인돌 공원에 도착했다. 교과서에서만 봤던 고인돌이 눈앞에 서 있었다.
 
미션 인증 페이스북 포스팅 후 ‘좋아요’ 세 개가 눌리기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에 ‘무비밥(Muvibob)’ 앱을 활용해 로드무비를 찍었다. 이때 걸음 수를 측정하는 ‘눔워크(Noom Walk)’ 수치가 많이 올라갔으리라. 내 몰골이 페이스북 친구들의 동정심을 자극했는지 빠르게 좋아요 세 개를 받았다. 이제 또 다른 미션인 강화도 특산물만 구해 숙소에 도착하면 끝이다. 숙소 가는 길에 버스 환승지 강화터미널에서 Life360을 확인했다. 이때만 해도 내가 꼴등임이 자명해 보였다.


숨은 정류장 찾기                                        정류장이 도로 위?


목적지를 저만큼이나 벗어나서야 지나쳤다는 걸 깨달았다



다시 만나다

강화터미널에서 3번 버스로 갈아탔다. 3번 버스는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강화도 버스는 1~5번까지 주요 노선이 설정돼 있었고, 기사님들이 운전을 아주 호쾌하게 한다. 속도감을 즐기며 한창 달리는데, 일찌감치 숙소에 도착해 있던 이종철 기자에게 연락이 왔다.
“숙소 근처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먹을거리 사려면 숙소 도착 전에 사오세요.”

황급히 중간에 내려 저녁 재료와 특산물 미션으로 사다리 앱이 점지한 ‘삼겹살’, ‘마늘’, ‘순무 김치’를 사기 위해 동막 해변을 헤맸다. 순무 김치가 없었다. 결국 정육점 주인에게 지금 순무 김치 철이 아니라 구하기 어렵고, 지금 파는 것들은 모두 팔고 남은 찌꺼기니 사지 말라는 당부를 듣는다. 변명거리를 준비한 채 허탈하게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그리고 올라탄 버스에서 또다시 조 기자를 만났다.

한참 앞서 가던 조 기자가 나를 만난 이유는 강화도 버스 배차간격 때문이다. 내가 3번 버스를 타고 고인돌 공원에서 해변까지 내려오는 내내 조 기자는 버스를 기다린 것이다. 강화도 버스는 당일 비가 많이 와서인지 배차간격이 기본 30분이었다. 이제 승패를 떠나 어찌 되든 숙소에 빨리 가자는 데 마음을 모았고, 또 마냥 반가웠다. 너무 기뻐서였을까, 우리는 숙소를 지나치는 우를 범한다.
 
‘진강횟집’이라는 정류장에 내려 다시 30분간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렸고, 또다시 30분을 되돌아가야 했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시간은 오후 6시에 가까워 있었다. 심지어 김초롱 기자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었다.이번 특집은 모바일과 앱으로 얼마나 즐거운 여행이 가능한지 보여주자는 의도였다. 서울을 벗어나자 지도 앱이 알려주는 정보는 틀리기 일쑤였고, 네이버 지도보다 사람이 친절했다. 지도 앱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목적지에 도달하지도 못하는 건 아니었을까 하는 강한 의구심도 든다.


섬모기

야외 테라스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고, 모기는 내 피를 먹었다. 저녁 먹는 새 다리에만 열 군데 이상을 물어 뜯겼다. 숙소 문을 열어 놓은 채 고기를 구워 실내까지 모기가 잔뜩 들어온 상황이다. 모기들은 거의 뷔페 온 기분으로 천장에 붙어 있었다. 우리는 요리사에 의해 잡히기 직전인 수족관의 다금바리 같은 존재다. ‘모기 퇴치’ 앱을 시험해 볼 절호의 기회.

사용한 모기퇴치 앱은 두 가지 종류지만 앱 이름은 ‘모기 퇴치’로 동일하다. 두 앱 모두 고주파를 통해 모기를 쫓는 방식이며, 앱을 작동시킨 후 스피커에 귀를 가까이 가져다 대면 형용할 수 없는 소리가 들린다. 함께 갔던 늙은이 이 기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했는데, 고주파 영역은 연령 또는 청력에 따라 들리거나 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 이 고주파는 수컷 모기의 날갯짓을 모방한 것이며, 피를 빠는 암모기는 알을 밴 후 숫모기를 피해 다니는 것을 이용한 원리다. 모기퇴치 앱 데이터 사용량은 하룻밤 켜놓은 상태로 잤을 때 ‘은서아빠’의 앱은 210KB,

‘KHTSXR’의 모기 퇴치 앱은 99.13KB로 앱마다 차이가 있다. 효과는 개인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린 부위가 주먹만 한 크기로 붉게 번지며 극심한 가려움을 동반하는 섬모기의 위력을 체험한 후 모기 퇴치 앱 두 개를 모두 킨 채 잠들었다. 내 경우엔 다음 날 아침 더 물린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다른 기자들은 원래 안 물리고 있었다. 끝으로 이날 하루 동안 적립한 ‘눈(n oon)’은 938눈으로 938원의 금액을 기부했으며, 총 5,701번의 걸음을 기록했다.


소기의 성과를 보여준 ‘모기 퇴치’ 앱
좌:은서아빠의 모기 퇴치, 우: KHTSXR의 모기 퇴치


만 보 걷기 어려움을 실감한 순간  


 
이종철 기자의 로드무비

사용 기기: 아이폰5(iOS7 베타),  아이패드2
사용 지도: 구글 지도     나홀로 다큐 찍기

우선 이 글을 읽을 독자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을 전한다. 다른 기자들에 비해 우여곡절이 적었던 터라 원치 않는다면 이 글을 읽지 않고 다음으로 넘어가도 좋다.특집을 기획하고 미션이 차곡차곡 쌓여갈 때도 내 입장을 적극 반영하지 않기로 노력했다. 특집에 동행할 네 명 중 유일한 남자이자 책에서 테크놀로지 부분(하드웨어/소프트웨어 리뷰)을 맡고 있던 터라 어떻게 해도 유리할 게 뻔하다.

‘집이 인천과 가까우니 30분 뒤에 출발하라’는 의견도 그래서 받아들였다. 사실 인천과는 가깝고 강화도에선 별로 가깝지 않지만 승부욕에 불타는 여기자들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뻔했다. 미션 수행이나 우승은 하면 본전 아니면 욕먹는 상황. 모든 상황에 초연해지자고 생각했지만 의미 없는 고생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예능에서도 다큐하는 인물이 있는 법이니까.

뚜껑을 열게 된 당일 열시, 미션 장소를 받고 30분 남은 출발 전 사다리를 실행했다. 신은 나에게 다큐를 원하는 듯 했다. 미션지는 초지대교만 건너면 있는 초지진이었고, 미션 음식은 고구마, 사야할 식재료도 생물 오징어와 밀가루로 간단했다. 성급하지 말자. 나에겐 그들에게 없는 검색력과 운동능력이 있으니까. 내가 꼴찌를 해야 재밌겠지만 그들에 맞춰서 꼴찌를 하자면 난 적어도 네다섯 시간 동안 허송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았다.



초지진까지의 경로도 척척 알려주는 구글 지도, 상세 정보는 알 수 없다.


꿀 미션



악마 혹은 조연

출발 시간이 됐다. 눈을 감으니 김초롱 기자가 쫄랑하게 걷고, 조현아 기자가 좌우 흔들림이 심한 멀미나는 걸음으로 허둥지둥 움직이는 것이 선하다. 송여진 기자는 두 기자보다 운동능력이 뛰어나지만 무의미한 에너지를 많이 쓴다. 이들보다 단점이 없어야 한다.구글 지도 앱에서 ‘초지진’을 검색하자 합정역을 통한 경로가 나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세 기자는 모두 강화대교를 선택했다. 강화도로 가는 두 다리 중 비교적 최근에 생긴 초지대교는 검색 경로에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구글 지도는 그 경로도 검색해서 보여줬다.
 
실제로 미션지 세 군데(덕진진, 초지진, 마니산)는 초지대교에 더 가깝다. 식재료를 동네 마트에서 사고 합정으로 향했다. 도중에 대중교통 경로를 각자의 앱에서 확인하지 못한 여기자들은 내 동의를 받지 않고 ‘미션지로 가는 길은 인터넷 검색도 사용하자’고 합의했다. 올레! 나는 날개를 단 상황이다. 경로를 ‘강화도’, ‘터미널’ 등 크게 잡지 않고 미션지부터 검색했던 터라 경로는 이미 나와 있었지만 검색을 통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게다가 초지진은 초지대교를 건너면 걸어갈 정도로 가깝다.

즉, 나는 미션지를 가는 길과 강화도를 가는 길이 동일하다. 모바일 검색에서도 네이버나 구글은 and, or, +, - 등의 조건 검색을 동시 실행할 수 있다. 기자들에게 굳이 이런 방법을 말해주진 않았다. 주인공은 내가 아닌 그들이 돼야 하니까.합정역에 도착해 구글 지도가 추천하는 버스 외에 다른 경로를 찾았고, 김포를 통해 가는 방법을 찾아 버스에 올랐다. 간간히 조 기자가 똥물에 손을 집어넣었다는 소리에 비웃으며 김포에 금새 도착했고, 김포에서 초지대교행 버스로 환승했다. 김포에서 화장실이 가고 싶었지만 한창 토지 개발 중이라 자연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평소 좋은 음식을 많이 먹으니 나무에도 좋은 에너지원이 됐을 것이라 확신한다.도중에 Life360을 확인하자 선두였던 김초롱 기자는 강화도가 아닌 영종도 앞에 있었다. 강화도까지 헬기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고 중국을 갈 기세였다. 좋은 패기다.조 기자와 송 기자는 아직 서울 한중간에 있었다. 평소 시체 수준의 체력을 갖고 있는 조 기자는 나머지 세 명이 찍은 강력한 꼴찌 후보였고, 송 기자는 ‘정류장에만 도착하면 탈 버스가 지나가는’ 마법을 갖고 있다.



초지진 광속 도착

이미 내 승리였다. 구글에서 상세한 정류장을 검색할 순 없지만 실제 정류장은 초지진 코앞이었다. 미션을 위해 인증샷을 올렸고, 광속으로 좋아요 세 개를 받았다. 일요일 점심 이른 시간이었지만 할일 없는 페친들은 좋아요 누르기 경쟁하는 느낌.구글 지도로 펜션 주소를 검색하니 강화도 교통의 허브인 ‘온수리’에서 환승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안내소에 온수리행 버스를 물었더니 친절하게 안내해줬고 내린 곳에서 다시 버스를 탄다. 초지진에서 소요한 시간이 채 20분이 되지 않았다.

유일한 문제는 이때 시작된다. 구글 지도로 경로를 검색하면 도내 버스인 3번 버스를 타라고 하지만 3번 버스는 기점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미션 음식을 위해 온수리를 한 바퀴 돌며 제철이 아닌 고구마를 돈 내면서 구걸하듯 구매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3번을 기다렸지만 전광판 출발 시간은 이유 없이 계속 늦어지기만 한다. 얼마 전 iOS7 베타를 깔았던 탓에 배터리도 광탈된 상황이라 쉬었다 가기로 한다.
 
미션까지 모두 완료했지만 기자들은 겨우 강화대교를 건넌 상황이었다. 적어도 두세 시간의 여유는 있다. LTE를 끈 상태에서 공용 화장실에서 충전하며 3번 버스를 기다렸지만 계속 연착될 뿐. 경로가 비슷한 2번 버스가 도착했을 때 목적지인 ‘간촌’ 정류장에 가냐고 물었더니 기사분은 ‘안 간다’고 했다. 이곳에선 정확한 정류장 이름보단 동네 이름으로 물어야 한다. 결국 다음 2번 버스를 타고 근처에 내려서 뛰어가자고 결심했다.





초지진 좋아요!



싱거운 승부 끝

해안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는 버스에서 기자들의 위치와 페이스북 포스팅을 확인했지만 미션 포스팅은 올라오지 않고 있다. 싱거운 승부가 된 것 같아 독자 여러분께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문제의 ‘간촌’ 정류장에 도착하자 펜션이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다. 2번 버스와 3번 버스의 경로는 동일했다. 구글 지도가 몰랐던 것뿐. 시원한 시골 바람을 맞고 기자들의 동태를 구경하며 연락을 돌렸다. 애초부터 그들은 2위 싸움이 목적인 듯하다. 송 기자가 가장 먼 곳에 있었지만 유일한 경로인 2번 버스의 출발점에 있었다. 긴박하다. 예상대로 송 기자가 치고 나온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Life360으로 위치를 확인했는데 송 기자가 펜션을 지나치고 있었다. 지도의 오류겠거니 했는데 실제로 지나친 것이었다. 인간미 있는 웹 기자 여러분이 참 좋다.마지막으로 도착한 김 기자는 힘든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덜 더러워지고 폭우가 오는 와중에도 관광객 같은 모습을 유지하며 도착했다. 식재료를 모아 지친 그들에게 오징어 김치전을 내밀었으나 “개나 줘” 판정을 받고 오징어 부분을 골라 모여든 동물들에게 나눠줬다.

공동 미션인 빅워크와 무브(Moves)의 경우 iOS7 베타에선 튕김 현상으로 모두 실패했다. 빅워크로 큰 금액을 기부한 기자들에 비해 초라한 금액(24noon)을 기록했고, 걸음 수도 200 수준이다. 만보계가 정확하다면 나는 날아서 온 것이 된다.앞선 기자들에 비해 차분하게 검색했던 것이 빠르게 온 원인이었다. 구글 지도도 처음부터 펜션을 검색하면 경로 검색이 불가능하다. 결국은 모든 지도가 경로를 쪼개 검색하면 검색이 가능했다. 대중교통 검색을 이용할 때는 목적지를 쪼개서 검색하는 것이 확실히 좋다.

운이 좋아 1등을 하긴 했지만 꼭 ‘운빨’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 기자들은 무슨 사건이 생길 때마다 ‘내가 꼴찌다’라고 포기하곤 했다. 대중교통 여행은 체력과 끈기를 요하며, 스마트 여행은 특히 끈기 있는 검색이 필요함을 모두가 깨달은 순간이다.개인적으로는, 꼴찌를 했지만 낭만과 풍류를 느낀, 여행지를 충분히 즐기고 깨끗한 몰골로 도착한 김초롱 기자에게 1위를 양보하고 싶다. 나는 ‘레이스’에 목을 맸고 관광은 없었다. 그래도 내기했던 만 원들은 입금하길 바란다. 1등으로 깨끗하고 편하게 도착한 입장으로 독자 여러분께 스마트한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포기하지 말고, 차분하게 검색하면 된다. 하루 만에 일주일치의 추억을 쌓는 데 충분한 여행이 될 것이다.



온수리에 도착했으나 기자들은 이제 강화도에 입성 중 / 우에서 좌로 가는 경로, 송 기자가 내 위치(펜션)를 지나쳤다.
 

tags 갤럭시S , 아이폰 , 지도 , 차똥녀 , 강화도 펜션 , 스마트 트래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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