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세대 끝판왕 김세중 젤리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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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세대 끝판왕 김세중 젤리버스 대표

사실 이 코너의 의도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진언을 주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번달 만큼은 그렇지 않다. 김세중 대표를 닮으면 안 된다. 닮고 싶다고 닮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사업가 기질로 봤을 때 김 대표는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면 저 멀리 벌써 달아나고 있을 정도로 완벽하다. 자, 이것을 보는 학생들은 그를 배우려고 하지말고 그냥 느껴보자.

글. 이종철 기자 jude@websmedia.co.kr
사진. 조현아 기자 narb@websmedia.co.kr 젤리버스 제공





벤처 버블 마지막 세대

백댄서, 대학생, CRM(고객자원관리) 솔루션 업체 창업자, 클럽 대표. 이는 3~4년 내 한 인물에 벌어졌던 일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공돌이에다 토론을 좋아하는 섞어찌개 같은 연세대 김세중 학생의 이력은 한 발표수업에서 시작됐다. 활발한 공대생은 ‘연애하고 싶어서’ 교양과목을 전공보다 더 열심히 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도 그랬다. 500명이 듣는 수업에서 조장을 맡아 발표를 했고, 이를 눈여겨본 타과 공대 선배들이 창업을 제안했다. “대표를 시켜주면 한다”고 호기롭게 말했던 학생은 결국 CRM 아이템으로 대표로 데뷔했는데, 이는 1999~2000년. 즉, 벤처 버블의 마지막 시기였다. 이때는 지금에 비하면 수익구조가 턱없이 부족한 벤처들도 정부지원을 받을 만큼 호황기였다. 대학생 대표지만 정부 어디서든 반겨줄 정도. 이후 따뜻한 6개월이 지나고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자사 기술을 정부에 판매한다.
이후의 아이템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선택했다. 음악과 사람, 춤을 좋아한 김 대표는 클럽 인수를 목표로 했다. 당시만 해도 ‘죽음의 땅’ 혹은 그저 일반 대학가일 뿐이었던 홍대 앞은 클럽이 몇 개 정도 위치해 있었다(실제로 홍대 앞은 2002, 2006 두 번의 월드컵 이후 상종가로 돌아섰다). ‘수요일 크리’라고 부르는 가장 장사가 안되는 수요일, 거기에 비까지 오는 날 가장 허름한 클럽을 찾아가 낙담해 있던 사장님을 설득하고 싼 값으로 클럽을 인수했다. 이후 김 대표는 홍대만의 클럽 문화인 ‘클럽데이(입장료 한 번으로 여러 클럽을 입장하는 날)’의 전신인 클럽 페스티벌을 조직하는 등 성공적으로 클럽을 운영한 뒤 1억여 원의 차익을 낸 후 자신의 사업장을 재판매한다.



창업 천재 직장 생활을 시작하다

이후 보석 채굴권 사업에 손댄 후 횡령과 제도상 문제 등으로 1억 8천만 원을 빚지게 된다. 꿈은 고스란히 부채로 남았다. 다시 일어나기 위해 NHN과 넥슨 등에서 4년여 근무하며 병역과 금전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졸업 후 혹은 학생 시절 바로 창업하는 요즘 트렌드와 달리 김 대표는 창업과 직장 생활을 20대에 전부 겪은 것이다. 이 직장 생활은 창업에 어떤 도움을 줬을까?
“굉장히 많이 배운 시기였어요. 이때는 정말 보통 사람 수준이 아니라 인생을 걸고 일했습니다. 배운다라는 개념에서 보면 직장이 학교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자신이 하고싶은 것이 일반 기업에 있다면 취직을 하는 것도, 없다면 창업을 하는 것도 좋다는 이야기다. 다만 취업 여부나 범위 혹은 크기는 자신이 직접 정해야 한다.



포토 앱으로 산뜻하게 시작

비즈니스에 대한 개념을 직장 생활에서 일깨운 김세중 대표는 박준원 부대표를 만나 젤리버스를 창업한다. 젤리버스는 초기부터 지금까지 사진 보정 앱만을 출시하고 있다. 젤리버스 창업(2009년) 전부터도 필터나 보정 앱은 많았다. 그런데 왜 사진 앱을 선택했을까. 이는 김 대표 개인의 비전에서 출발한다. 김 대표 개인이 보기에는 가치가 구매를 결정한다. 레드오션이나 니치 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이유는 없다. 예를 들어 김치는 예전부터 있었고, 대기업이 좋은 가격에 김치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데 더 맛있는 김치가 나오면 바람처럼 사람의 입을 타고 새 김치가 팔리게 된다. 마케팅 없이도 말이다. 바이럴은 전통적이면서 현재까지도 가장 강력한 효과를 가진 마케팅 방법이다. 그런 바이럴의 원천은 돈을 들이는 마케팅이 아닌 좋은 제품이다. 인스타그램이 있다고 해서 한국에서 보정 앱을 만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가만, 이는 돈을 벌지 못하고 투자로 먹고사는 스타트업이 주로 하는 ‘가치를 창출한다’ 식의 이야기가 아닌가? “그럼 돈은요?” 까칠하게 되물었다. 예상했다는 듯 능구렁이처럼 김 대표가 대답한다.

“가치가 우선이라는 거지 매출을 등한시하라는 게 아닙니다. 좋은 물건은 팔리기 마련이죠.”

현재 젤리버스의 매출은 연 10억 원대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는 상당히 좋은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단순 금액보다 매출이 ‘점점 성장 중’이라는 것이 포인트. 예를 들면 회사 대표 앱인 ‘픽스플레이’는 앱 내 구매 항목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며, 업데이트할 때마다 매출이 발생한다. 다소 짧은 수명주기를 가진 모바일 앱으로도 꾸준히 성장하는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다. 언젠가는 픽스플레이를 대체할 다른 앱을 젤리버스에서 출시할 수도 있지만, 기기 속성(휴대성, 풀스크린 등)이 특별하게 변하지 않는다면 픽스플레이는 주기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영생의 동물과 같은 특이한 수명 주기를 갖는다. 게다가 새로 태어난 몰디브 안드로이드는 파죽지세로 해당 분야를 점령하고 있다. 이 앱들의 특징은 무료로도 충분히 강력하며, 취향에 맞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움직임에는 UX 설계에 대한 젤리버스 나름의 철학이 숨어있다.




일하는 척하는 김 대표와 젤리버스와 세상에서 제일 깨끗한 개발자들




진짜 UX 기업

인스타그램 정도를 제외하곤 필터 앱이 크게 사용자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다수 필터는 기능을 강조하되 타깃팅에 따른 UX가 없다. 안드로이드부터 개발을 시도한 젤리버스는 iOS 특유의 가이드라인과 효과를 줄 수 없어 보정 엔진을 직접 개발했는데, 이 생고생이 현재의 기술력을 만들어 냈고, 이는 다른 보정 앱과의 확실한 차별성을 제공한다. 쉽게 말하면 보정이 정말 빠르다. 그런데 상세한 타깃팅에 따라 이 효과는 달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픽스플레이’를 쓰는 남성 사용자는 1초 내의 빠른 보정 효과를 원한다. ‘셀카의 여신’은 여성이 좋아하는 보정 툴을 섬세한 터치로 구현했고(여성들은 여기에 굉장히 심혈을 기울인다), 1초 이내에도 가능한 보정 효과를 3초로 설정했다. 별다른 앱이 없기도 하지만 다른 보정 앱에 익숙한 여성 사용자는 3초만에 보정이 완료돼도 ‘빠르다’고 느끼기 때문. 이것이 젤리버스의 ‘완성형’ 혹은 ‘성장형’UX다. 달변에 사람의 마음을 잘 꿰뚫어보는 김세중 대표는 다른 앱이 캐치하지 못하는 이런 소비자 특성을 빠르게 파악하고 다양한 앱에 나눠 담았다. 이론뿐인 경험이 아닌 계속 개선되는 알짜배기 UX는 사람을 잘 다루는 김 대표의 특성에 의해 지금도 발전하고 있다.



화성에 스타트업 세우기

이렇게 빈틈이 없는 김 대표의 꿈은 무엇일까. 화성에 스타트업을 세우는 것이다. 사실은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을 에둘러 표현하는 말이다. 사업도, 인재발굴도 본인의 감을 믿는다. 이 타고난 기질을 지키며 사는 게 꿈이다. 열일곱 살에 적어놓은 일기처럼, 남들의 눈에 보이는 자신이 멋있어 보이도록, 그런데 그 모습이 자신이 꿈꾸던 것 그대로 사랑받길 바라는 어려운 꿈을 꾸고 있다. 그런데 이미 반 이상 이룬 것 같은 느낌은 무엇일까?
김치는 예전부터 있었고, 대기업이 좋은 가격에 김치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데 더 맛있는 김치가 나오면 바람처럼 사람의 입을 타고 새 김치가 팔리게 된다.
마케팅 없이도 말이다. 바이럴은 전통적이면서 현재까지도 가장 강력한 효과를 가진 마케팅 방법이다.



this time kim se joong

baton touch!

next time kim young ho
next fellow 김세중 대표가 이어주는 다음 호 주자는?

캐릭터 중심 모바일 비즈니스로 중국에 진출한 말랑스튜디오 김영호 대표가 다음 주자. 캐릭터를 활용한 ‘알람’, ‘건강 체크’ 등 언뜻 생각하면 중국과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으로 창업 초기부터 중국에 진출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보자.  

tags 픽스플레이 , 몰디브 , 사진 앱 , 스타트업 , 벤처 , 닮고 싶은 창업가 2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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