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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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



새로운 한 해를 또 맞이하다 보니 미래를 전망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 어쩌다가 미래에 대한 스토리 전달 역할을 맡게 된 후, 연말이면 다양한 분야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듣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고, 그들 나름대로 답도 만들어서 가지고 싶은 듯하다. 그래서인지 각종 ‘트렌드’나 ‘10대 기술’ 등의 이름으로 랭킹을 매기기도 하고, 유명한 연구소에서 관련 발표들이 수도 없이 나온다.


월간 웹에서 2014년 ‘웹의 미래’와 관련한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다른 연구소 등에서 발표하는 것처럼 몇 대 기술이나 트렌드로 정리해볼까 하다가,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시각의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한 마디로 “~의 시대”는 가고 “~의 시대가 온다”는 이야기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생각처럼 무슨 시대가 가고 무슨 시대가 오지는 않는다. 라디오가 큰 인기를 끌다가 TV가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절, 많은 미디어와 관련 리포트는 기술적으로나 몰입의 정도 측면에서 라디오와 비교가 되지 않는 TV의 우월성을 들어 이제 ‘라디오의 시대는 끝났다’고 예측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현실은 어떤가? 물론 과거처럼 라디오를 많이 듣지는 않지만, 라디오는 여전히 건재하다. TV도 물론 약진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말이다. 이처럼 어떤 시대는 갑자기 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사람들이 그런 말을 믿고 싶어 할 뿐이다.


웹의 미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2년 정도의 기간은 소위 미디어 태블릿이 약진했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이라는 양대 디바이스의 급격한 확산으로 모바일의 시대가 왔다고들 말한다. 그리고 2014년은 스마트 시계를 시작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확산하고, 저렴하게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각종 오픈 하드웨어 기술 보급에 힘입어 다양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실제 웹의 미래는 그렇게 단순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디어 발전의 역사에서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혁명 이후 책이 저렴하게 보급되고, 신문과 잡지의 시대를 거쳐 라디오와 TV 그리고 온라인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백 년 동안 등장한 기술들과 다양한 미디어 형태들이 새롭게 소개됐지만, 많은 사람이 말했던 것처럼 기존 기술이나 미디어가 대부분 사라지지는 않았다. 다만 종류가 많아지고 이들 간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생겼으며, 각 산업의 규모는 해가 가면서 약간의 조정을 거친 것뿐이다. 웹의 미래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1990년대 초반 팀 버너스-리가 HTML을 발표하고 1994년 W3C를 설립한 이래, 웹은 지난 20년간 정말 대단한 발전을 해왔다. 그러던 중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자 ‘웹이냐 앱이냐’ 등과 같은 모바일 혁명 패러다임이 퍼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 등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상대적으로 웹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이를 개방된 표준 형식으로 저장하고 조작하며, 보여줄 수 있는 웹의 범용성은 이런 새로운 변화의 바람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새롭고 다양한 기술들이 웹과 엮이기 시작한 것일 뿐이다.


결국, 미래의 웹은 다양성을 지원하는 매개체 역할을 맡으면서 더욱 발전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웹에 대한 선입견도 버려야 하며, 모바일이나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웹에 좀더 관심을 두고 웹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웹의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있다. 다만 널리 확산되지 않았을 뿐이다.”

글.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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