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로 말(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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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馬)로 말(言)하다



말(馬)로 말(言)하다   서양 속담 중 ‘말 편자를 발견하면 행운이 온다’는 속담이 있다. 그 정도로 말은 서양에서 행운의 상징이자 친근한 존재로 그들의 삶 속에 깊숙히 자리 잡아왔다. 여기에 과거 서양의 부유층이 즐기던 스포츠 ‘폴로’, ‘승마’ 등의 이미지가 중첩되며 말은 고급스럽고 귀족적인 이미지의 상징으로 인식됐다. 그래서일까? 세계적으로 널리 이름을 알린 많은 브랜드는 ‘말’을 브랜드 상징으로 삼는다. 브랜드 상징으로써 ‘말’이 가진 잠재력은 어디까지인지, 말과 함께한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 들여다보자.



롱샴(LONGCHAMP)



프랑스 브랜드 ‘롱샴’은 브랜드 이름도, 로고도 경마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주마와 기수의 유연하고 날렵한 곡선을 표현해 브랜드 로고로 삼았고, 브랜드 이름 또한 ‘롱샴’ 경마장에서 차용했다. 롱샴 경마장은 과거 경마를 즐기는 장소이자 파리의 유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패션의 경합장소였다. 그 당시 사교의 장이기도 했던 롱샴 경마장은 새로운 유행을 선도할 특별한 드레스와 모자, 그리고 진귀한 소품 등을 뽐내는 패션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는데, 이 경마장 이름을 따 현재의 롱샴이 탄생했다. 이렇게 시작한 롱샴은 실용적인 소재와 치밀한 수작업 공정으로 많은 이에게 지속해서 사랑받고 있다.


구찌(GUCCI)



‘구찌’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그린, 레드, 그린의 삼색 선은 말 안장 끈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고, 로고는 말 재갈 문양을 혼합한 것이다. 1881년 마구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구찌오 구찌는 열여섯 살이 되던 해, 당대 유럽 재력가가 사교모임을 주로 열던 런던 사보이 호텔의 짐꾼으로 취직했다. 구찌는 마구업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손님의 가죽가방에 많은 관심을 뒀고, 호텔 지배인 자리에 올라서며 국제적인 정보와 상류층의 감각을 키웠다. 하지만 구찌는 승마에 필요한 가죽 제품을 생산하면서 상류 사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2차 세계대전 발발로 가죽제품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구찌는 위기를 맞게 되는데 이때 GG를 새긴 캔버스 천을 이용한 제품을 제작하는 기지를 발휘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페라리(Ferrari)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페라리’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엠블럼 ‘도약하는 말’은 앞다리를 들고 기립하는 역동적인 형상을 띠고 있다. 프랜싱 홀스(Pranc ing Horse)라 불리는 이 말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의 전쟁 영웅으로 불리던 조종사 프란체스코 바라카의 전투기에 새겨져 있던 흑마 카발리노다. 이 문양은 1923년 당시 레이서로 활약하던 엔초 페라리가 레이스에서 첫 승을 거뒀을 때, 그의 경주를 좋아하던 프란체스코의 부모님이 카발리노의 그림을 페라리의 차에 붙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한 이야기에서 발전해 현재에 이르렀다.

이를 받아들인 엔초 페라리는 말과 방패 모양을 결합한 후 자신이 이끌던 페라리 경주 팀의 연고지 모데나를 상징하는 노란색 바탕을 추가해 엠블럼을 완성했다. 이후 이 문양은 팀 로고로 사용하다가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하며 사각형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도 바라카의 말은 그대로 유지돼 지금까지 페라리를 상징하는 로고로 자리 잡게 됐다.



리바이스(LEVI’S)



리바이스 청바지는 버려진 천막 천으로 만든 투박한 바지로부터 시작됐다. 쉽게 찢어지거나 해지지 않는 이 새로운 형태의 소재는 광부들 사이에서 금세 입소문을 타 유명해졌다. 이때 바지를 만들어 판매한 사람이 리바이였고 그의 이름을 고유명사화해 현재의 리바이스가 탄생했다. 리바이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찢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자신감을 허리 뒤쪽 주머니 위에 박음질한 가죽 로고에 표현했다.
 
이미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청바지를 가운데 놓고 양쪽에서 두 마리의 말이 서로 당기는 형상을 하고 있다. 카우보이가 채찍질하고 말이 양쪽에서 리바이스의 청바지를 잡아당겨도 찢어지지 않는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이미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찢어지지 않는 튼튼함과 내구성을 강조하는 리바이스의 자신감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폴로 랄프 로렌’ 역시 말을 탄 선수가 스틱을 들고 있는 역동적인 로고로 대중과 친숙한 브랜드다. ‘Polo’라는 이름은 사실 유럽 상류층에서 즐기던 스포츠인 폴로경기에서 유래했다. 랄프 로렌이 당시 폴로에 매료돼 자신의 브랜드에 폴로라는 이름을 도입한 것이다. ‘폴로 패션(Polo fashions)’의 브랜드명을 지닌 넥타이 사업으로 패션 업계에 뛰어든 랄프 로렌은 이후 남성복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포함하는 친근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는 평일에는 우아하면서 편안한 정장을 즐기고, 주말에는 캐쥬얼한 차림으로 별장에서 자연을 즐기는 상류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미국인에게 과거로의 동경과 서부 대초원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현재까지 발전했다.


에르메스(HERMES)



에르메스는 1837년 파리에서 경마 기수복 등 마구 용품을 제작하는 티에리 에르메스에 의해 창립됐다. 에르메스는 그 당시 탁월한 솜씨로 전 세계 왕실과 귀족에게 마구 용품을 납품하며 시대의 호황을 마음껏 누렸다. 하지만, 자동차가 탄생하며 쇠퇴와 발전의 갈림길에 섰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티에리 에르메스의 손자 에밀 모리스 에르메스가 안장 스티치 기법을 이용한 가죽제품과 여행용 제품을 출시했다.

이후 파파라치의 출연에 임신한 배를 에르메스의 백으로 가린 그레이스 켈리 모나코 왕비의 모습이 우연히 잡지 표지로 실리며 에르메스의 켈리백은 일약 왕비 백으로 거듭났고, 에르메스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재도약했다. 여기에 에르메스가 모나코 왕실의 허락을 얻어 켈리백이라는 정식 명칭이 붙게 됐다. 이 백도 켈리백이라는 명칭을 얻기 전에는 사냥할 때 기수가 사용하는 새들 캐리어(Saddle Carrier)로 불렸다는 뒷 이야기가 있다.


버버리(Burberry)



“영국이 낳은 것은 의회 민주주의와 스카치 위스키, 그리고 버버리 코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버버리’는 영국인의 멋과 실용성을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다. 영국의 토마스 버버리가 1856년 설립한 버버리는 1차 대전 당시 영국군 장교의 외투인 방수포로 제작한 트렌치 코트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1901년, 버버리는 말을 탄 기사의 모습을 로고로 만들어 현재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구축했다. 갑옷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기사는 ‘명예로운 거래’를 상징하고 있으며, 버버리의 정신인 프로섬(Prosum)은 라틴어로 ‘전진’을 뜻하는 말로, 말을 타고 힘차게 나아가는 기사처럼 낡은 이미지에서 새롭게 도약하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고다이바(GODIVA)



벨기에 브뤼셀의 작은 초콜릿 가게에서 시작해 현재는 최상급 초콜릿 브랜드로 알려진 ‘고다이바’는 ‘말을 탄 여인’의 이미지를 브랜드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일명 ‘레이디 고다이바’로 불리는 이 여인의 이야기는 고다이바의 브랜드 콘셉트를 완성했다. 11세기 영국 코펜트리 지방을 다스리는 영주의 부인 ‘고다이바’가 주민의 세금이 과중한 부분을 안타까워하며 남편에게 세금을 감면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그녀의 남편은 요구를 거부하기 위해 알몸으로 말을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운다.
 
고다이바 부인은 결국 알몸으로 말을 타고 거리에 나서 시민의 세금을 감면하는 데 성공했는데, 그녀가 말을 타고 돌 때 주민이 그녀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커튼을 치고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바로 그것. 고다이바는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씨와 감성을 담아 브랜드 네이밍과 로고를 구성했다.



아이그너(Aigner)



예로부터 서양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불려온 말 편자 모양을 차용한 독일 수공예 가죽 브랜드 ‘아이그너’는 말발굽 모양을 그대로 본 따 브랜드 로고를 대문자 ‘A’모양으로 만들었다. 에띠엔느 아이그너(Etienne Aigner)가 만든 아이그너는 마구 브랜드로 시작해 1950년 첫 컬렉션을 가진 이래로 현재까지 사랑받는 브랜드로 전 세계 130여 개 부티크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아이그너 시계는 행운을 상징하는 그 의미를 살려 말발굽 모양을 기본으로 하며, 현대적인 디자인에 전통을 재해석한 제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포르쉐(PORSCHE)



포르쉐는 폭스바겐 최고 히트작 ‘비틀’을 제작한 페르디난드 포르쉐 박사가 1931년 설립한 자동차 회사다. 설립 후 21년 동안 로고 없이 자동차를 출시하던 포르쉐는 1952년 포르쉐 자동차를 미국 내 처음으로 수입한 맥스 호프만으로부터 ‘포르쉐만의 로고를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로고 제작을 부탁받은 포르쉐 박사는 테이블에 있던 휴지 위에 로고를 그리기 시작했고 이것이 포르쉐 말 문양의 시초가 됐다고 전해진다.

포르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이 지역은 10세기 기마병대를 위해 말을 키우고 관리했던 장소다. 포르쉐 박사는 이 지방 문장(Caoat of Arms)의 말 그림에 슈투트가르트를 수도로 삼았던 뷔르템베르크 왕국(Weuttemberg)의 문장을 인용해 로고를 완성했다. 로고에서 말을 중심으로 배경이 되는 적·흑색 줄무늬와 사슴뿔은 뷔르템베르크 지방의 역사와 특색을 상징하고 있다.


셀린느(CELINE)



프랑스 대표 브랜드로 손꼽히는 ‘셀린느’는 창업주인 셀린느 비피아나의 이름을 딴 부티크에서 시작했다. 셀린느 부부의 ‘고품질의 편안한 구두’라는 철학에서 탄생한 본 브랜드는 어린이 구두를 취급하는 부티크에서 여성 구두로 라인을 확장해갔다. 셀린느가 결정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잉카 로퍼’를 출시한 이후다. 신발 코 앞에 말 재갈 무늬를 장식한 낮은 굽으로 디자인한 이 로퍼로 셀린느는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셀린느는 지속해서 브랜드 제품에 ‘말을 끄는 마차 모양’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버클이 포인트인 포니 백, 마구의 쇠 장식을 모티브로 한 모카신 등을 선보이며 현재의 명성을 얻었다.




라빠레뜨 제품 화보를 촬영한 배우 고준희 (Ceci 12월호 화보)  


국내에서도 ‘말’을 모티브로 한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랑스러운 콘셉트로 젊은 여성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브랜드 ‘라빠레뜨’가 그 중 하나. 재기발랄하고 독특한 말 디자인이 인상적인 ‘라빠레뜨’의 말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자.



IM |  라빠레뜨 소개와 콘셉트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김은정 라빠레뜨 홍보실 대리(이하 김은정) |  라빠레뜨의 콘셉트는 ‘아티스틱 컨템포러리 셀렉샵’, ‘빈티지 팝 컬러의 유머러스한 브리티쉬 스타일’, 이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이 두 키워드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유니크하게 ‘말’을 표현해 여러 제품을 선보이며 2009년도 론칭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론칭 초기부터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말 가방’ 하면 ‘라빠레뜨’가 연상될 정도로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IM |  라빠레뜨는 ‘말’을 모티브로 한 제품을 많이 출시한다. ‘말’을 모티브로 사용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김은정 |  말은 강인하고 신뢰도가 높은 동물의 이미지를 지녔다. 때로는 ‘승마’라는 스포츠로 빠르고 와일드한 느낌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람에게 잘 길드는 순하고 친근감 있는 동물이다. 이러한 다채로운 말의 이미지가 라빠레뜨만의 특별함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라빠레뜨는 이러한 말의 모습을 독특한 디자인으로 해석해 여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라빠레뜨 웹사이트 메인(좌)
라빠레뜨 모델 강승현이 2014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MOST by lapalette X D.GNAK (우)


IM |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 말은 와일드하고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동물이다. 이러한 이미지를 상쇄하고 사랑스러운 소녀 감성이 담긴 라빠레뜨의 브랜드의 이미지에 부합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했을 것 같다.

김은정 |  제품 디자인 과정에서, 말의 모양이 거칠게 표현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라인만으로 말을 표현하기도, 대표 모티브만으로 그려내기도 하며, 끊임없이 디자인한다. 또한, 제품 전체를 밝은 색상으로 구성해 제품 자체에도 감성을 담았다. 이를 토대로 시즌 광고 비주얼이나 잡지 화보 등에도 매장 장식에도 사랑스러운 소녀의 감성을 담아 통일감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IM |  ‘cupcake’ 상품으로 이슈화가 됐다고 하던데, 그 시기가 언제인지 궁금하다. 이외에 인기 있는 상품 라인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

김은정 |  ‘cupcake’ 라인의 상품들은 론칭 직후부터 유명인과 일반 소비자의 사랑을 꾸준히 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외에도 PB라인인 ‘lucky horse’라인, 프리미엄 라인인 ‘MOST by lapalette’ 등이 골고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라빠레뜨 브랜드 이미지


라빠레뜨 ‘cupcake’ 라인
            

tags 월간 IM , 박서영 기자 , 롱샴 , 구찌 , 페라리 , 리바이스 , 폴로 랄프 로렌 , 에르메스 , 버버리 , 고디바 , 아이그너 , 포르쉐 , 셀린느 , 라빠레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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