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칠 수 없는 순간 영화, 스마트폰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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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칠 수 없는 순간 영화, 스마트폰에 빠지다



‘올레국제스마트폰영화제’ 집행위원이자 올레미디어스튜디오에서 운영하는 ‘스마트폰영상아카데미’ 강사 이호재 감독과 올레국제스마트폰영화제 담당자 송아미 매니저를 함께 만났다. 누구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영화 제작에 가까이에서 힘을 싣고 있는 이들에게 막연한 가능성보다 현실적인 영화 제작, 소비에 대해 물었다.

글 · 사진. 송여진 기자 song@websmedia.co.kr




★ 올레국제스마트폰영화제
올해 4회를 맞는 올레국제스마트폰영화제는 일반인이 주인공인 영화제로, 세대와 국경을 넘어 스마트폰으로 영화감독의 꿈을 이룰 기회를 넓히고자 한다. 2011년 첫 회부터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준익 감독을 필두로 영화인들이 주도적으로 영화제를 이끌고 있다.

★ 스마트폰영상아카데미
올레미디어스튜디오에서 스마트폰 영상제작의 활성화를 위해 영화, 방송 전문가로부터 촬영, 조명, 편집 등의 기본적인 개념을 교육받을 수 있다. 강의는 일반인을 위한 기초반과 전문가들을 위한 고급반 및 특강으로 나뉘며, 누구나 수강 가능하고 참가 비용은 무료다.



이호재 영화 <작전>, <세로본능> 감독

수상내역
2010년 제4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감독상
2009년 제46회 대종상영화제 신인감독상
송아미 KT 마케팅본부 IMC 담당 프로모션팀 매니저





영화, 당신도 만들 수 있다

올레국제스마트폰영화제는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송아미★  아이폰4가 처음 출시됐을 때는 ‘KT=아이폰'이었거든요. 아이폰 화질이 워낙 좋다 보니 영화 감독님들 사이에서 “이걸로 영화도 찍을 수 있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고, 제작사와 함께 팀을 구성해 저희랑 ‘아이폰4 필름  페스티벌’을 개최하게 됐어요. 그게 예상외로 굉장히 성공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는 분도 있고 의견이 분분했거든요. 당시 감독님들이 일반인에게도 가능한 비용으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게 정말 굉장한 일이에요. 스마트폰으로 인해 영화 제작이 일반인도 가까이할 수 있는 문화 영역이 된 거죠. 이후로 영화제를 통해 영화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장을 만들어줄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어요. 지난 3회에 걸쳐 영화제를 진행하며 감독님들이 주옥같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주셨고, 큰 발전이 있었어요. 어감을 잘 들으셔야 해요. ‘지옥’이 아니라…(웃음).


도대체 어떤 조언과 발전이 있었던 건가요?

이호재★  일단, 출품작이 회마다 늘고 있어요. 특히 청소년 참가자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3회부터는 인터내셔널 섹션이라고 해서 외국 작품도 출품을 받고 있어요. 계속 성장하고 있죠. 만드시는 분들도 점점 더 다양한 장르와 시도를 보여주고 계세요. 이전엔 스마트폰을 카메라로서만 썼다면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익숙해질수록 스마트폰을 ‘스마트폰답게’ 이용해 만드는 영화로 점점 진화하는 추세죠. 스마트폰이니까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아요. 컨버전된 기계잖아요. 상영을 독특하게 할 수도 있고, GPS를 이용해 그 자리에서 바로 연작을 만든다거나 단순히 출품해서 상영하는 것 이상의 뭔가를 할 수 있어요.

송아미★  재미있는 게 1, 2, 3회 기획이 다 달라요. 사람들이 늘 들고 있는 디바이스 안의 콘텐츠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거잖아요. 전송 속도도 어마어마해졌고, 소셜의 영향력까지 더해져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어요. 1회 때는 스마트폰 영화를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화제였다면, 3회에서는 앱에서의 편집만으로도 수준 높은 영상 효과를 줄 수 있다는 데 놀랐어요. 4, 5, 6회는 또 어떻게 변할지….

이호재★  기본적으로 영화제가 영화제다우려면 10년은 가야 하거든요. 시행착오는 있겠죠. 저희가 좀더 예뻐지고 향기를 풍기게 되면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을 거예요. 아무래도 영화제는 주기적으로 정례화된 이벤트기 때문에 영화제 자체로 자생력을 가지지 않으면 항상 부족함에 시달릴 수밖에 없어요. 아직은 성장해야 하는 영화제예요.








HOW TO 스마트폰 영화

스마트폰 아카데미에서 강의하며 겪었던 어려움이 있다면요?

이호재★  제가 봤을 때 스마트폰 영화는 일반인의 영역이에요. 기계가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상업영화 찍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이걸로 영화 찍자고 하는 세상이 오지는 않을 거 같아요. 각자 영역이 있으니까요. 아카데미의 취지도 일반인의 영상 제작을 좀더 활성화하려는 의도예요. 그런데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다고 ‘썰’을 푸는 건 좋지만,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카데미잖아요. 특히 스마트폰을 카메라로 사용하는 것 이상이 되려면 앱이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안에서 동영상 편집할 때 쓰라고 추천할 만한 앱이 제 기준에서는 아직 없어요. 대단한 앱 하나 발견해서 이거 죽인다고 소개하다가 안드로이드에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면 수강생 70%가 고개를 푹 숙이죠. 솔직히 아쉬워요.

영상 제작에는 안드로이드보다 아이폰이 좋다는 건가요?

이호재★  색감 같은 경우엔 개인차라고 생각해요. 시작은 아이폰으로 했지만, 화소 수로 치면 현재 안드로이드 계열에 화소가 더 높은 카메라들도 많아요. 갤럭시는 ‘갤럭시 줌’이라고 아예 사진, 영상 찍기에 특화한 제품들도 나와 있죠. 하드웨어로서는 어떤 게 더 낫다고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없지만, 앱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앱의 다양성이라든지 퀄리티가 안드로이드보다 아이폰이 ‘훨씬’이라고 해도 될 만큼 우월해요. 그건 아이폰이 우월한 게 아니고 그쪽 생태계가 더 발전한 거죠. 저희는 IT 분야는 잘 모르지만 영상은 잘 아는 사람들이고, 앱 개발자들은 영상 쪽은 잘 모를 테니 함께 논의해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흔들림을 막거나 촬영 보조 장비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이호재★  장비들이 저가부터 고가까지 있긴 해요.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는 것 자체가 ‘가벼움’을 추구하는 거잖아요. 기동성도 그렇고, 예산적인 측면에서도요. 스마트폰으로 찍으면서 보조 장비에 십만 원 이십만 원 들인다. 뭐하러 그래요? DSLR로 찍지. 저는 아이디어를 내서 실생활에서 쓰는 물건을 활용하는 것처럼 다양한 시도가 있으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저렴한 장비들도 있고요. 스마트폰 거치대는 4천 원 정도면 살 수 있고, 물병 뚜껑으로 장착하면 즉석에서 삼각대를 대신할 수 있는 연결 고리도 있습니다. 또, 스마트폰은 화각이 하나다 보니 렌즈에 관심을 갖는 분도 계신 데요, 광학 장비라 그런지 국내 저가 제품은 퀄리티가 떨어지더라고요. 액세서리 시장이 좀더 활성화되면 질 높은 제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스마트폰 영화가 UCC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개념이 모호해요.

이호재★  저는 다르다고 생각 안 해요. 영화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무게를 덜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스마트폰 ‘영화’ 아카데미가 아니라 ‘영상’ 아카데미라고 한 이유입니다. ‘영화’라고 하면 극장에서 틀어주는 두 시간짜리 스토리라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에 매여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UCC나 ‘움짤’도 충분히 영화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예전엔 그게 무슨 영화냐고 했겠지만, 사실은 이미 실험영화 쪽에서 초단편은 자주 해왔던 시도예요.


감독이 생각하시는 완성도 높은 스마트폰 영화의 기준이 있다면요?

이호재★  저는 완성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에요. 얼마나 새로운 시도를 했고, 자기를 솔직하게 표현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페셔널 버금가는 완성도도 좋지만, 아무래도 ‘날 것’이라고 하는 자기만의 것이 보이는 작품이 예쁘죠. 그래서 저도 아카데미에서 교육이라기보다 ‘놀이’의 개념으로 강의해요. 그냥 가지고 놀다 보면 재기발랄한 것들이 툭 튀어나오거든요. 편집이라는 것도 기술적인 걸 배우는 건 한나절이면 되지만, 그 기술을 가지고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문제는 평생을 배워도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답이 있는 게 아니라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자연스럽게 배워가는 겁니다.






앞으로 만들어갈 이야기

앞으로 올레국제스마트폰영화제는 어떤 영화제가 되길 바라세요?

이호재★  저야 뭐, 집행위원 복지후생에 힘쓰는 영화제….

송아미★  답변이 너무 날 것입니다, 감독님(웃음).

이호재★  움짤도 영화인지, 영화의 본질은 무엇인지, 그게 과연 누구에게 필요한 것인지 우리 스스로도 영화라는 걸 재정립해야 하죠. 영상 생산과 소비를 같은 기기에서 하게 되는 변화에 영화제도 적응해 나가야 할 겁니다. 다만 저는 이 영화제가 단순히 출품, 경쟁하고 상주는 영화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페스티벌’이 되길 바라요.


스마트폰 영화만이 가지는 장점이 뭘까요?

송아미★  최근 최초로 스마트폰 장편영화를 개봉한 민병우 감독이 영화 주인공인 개랑 고양이가 자다가 막 일어났을 때나 방에서 나올 때 그 찰나의 장면들을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찰나의 순간을 영화에 넣을 수 있는 즉시성, 기동성이 정말 좋았다고요.

이호재★  스마트폰 카메라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늘 몸에 소유하고 일상을 함께하는 물건이거든요. 자기를 기록하고 나누는 일은 사실 많은 분이 SNS 등을 통해서 이미 하고 있잖아요. 예전엔 소통 방식이 텍스트, 이미지 중심이었다면 이제 무빙이미지로 넘어가는 상황 속에서 스마트폰 영화는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거 같아요. 아직까지는 조금 설익었지만.


스마트폰 영화를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송아미★  감독님들이 해준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게 시나리오든 뭐든 네 이야기를 날 것으로 보여주라는 말이에요. 제 폰 안에는 온갖 동영상이 잠들어 있어요. 이거 나중에 고장 나면 버리거나 사라지거든요. 스마트폰 영화가 숨어있던 내 이야기들을 SNS, 유튜브 등으로 끄집어내는 작용을 할 수 있는 매개인 것 같아요. 훌륭한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갖춰져 있는데 아깝잖아요.

이호재★  데이터 소비에는 동영상이 짱이죠(웃음). 전 그냥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항상 ‘해볼까?’ 하다가 안 하거든요. ‘해볼까’와 ‘해보고 나서’는 정말 다른 세상입니다. 못 만들어도 돼요. 첫 작품부터 잘 만들 수는 없잖아요. 잘 만들 거라는 기대를 갖지 말고, 첫 실패작을 만드세요. 그 선만 넘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tags 송여진 기자 , 스마트폰 영화제 , 올레 스마트폰 영화제 , KT 스마트폰 영화제 , 이호재 감독 , 이호재 ,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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