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1장: 뉴로 마케팅,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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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 1장: 뉴로 마케팅, 바로 알기



2막 1장: 뉴로 마케팅, 바로 알기


뇌 과학이 부상함에 따라 ‘뉴로(Neuro)’라는 접두어가 붙은 용어들도 여러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마케터들에게는 ‘뉴로 마케팅’이 최근 트렌드를 선도하는 키워드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정작 “뉴로 마케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마케터가 몇 사람이나 있을까? 뉴로 마케팅의 학술적 정의는 ‘뇌의 활동을 유추할 수 있는 생체반응을 분석하는, 뇌 과학의 연구기법을 활용하는 마케팅 및 연구’다. 그런데 학술적 정의는 무시하고 트렌디하게 들리는 이름만 활용해 마케터들을 현혹하는 움직임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뉴로 마케팅을 펼치며

뉴로 마케팅은 뇌 과학의 연구방법론(정신생리학)을 사용한 마케팅, 또는 마케팅의 연구다. 뇌 과학 연구와 소비자 심리학 양쪽을 모두 공부해야 하다 보니 진입 장벽이 높아 국내 학계에서 뉴로 마케팅을 연구한다고 인정받는 학자가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전문가 부족의 틈을 타 국내 한 대형 광고업체는 생체반응 분석이 아닌 일반심리학을 토대로 뉴로 마케팅에 관한 보고서를 내부적으로 만들었다고 언론에 홍보한 다음 교육사업을 전개해 마케터들을 현혹하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뉴로 마케팅 관련 서적 중에는 생체반응 분석에 대한 진지한 내용 없이 컨설팅 업체 사장인 저자가 개발했다는 모델만 언급하는 홍보물 같은 것도 있다. 본 칼럼의 목적은 뉴로 마케팅에 관해 밝히고 활용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마케터들이 최신 트렌드를 이해함과 동시에 그릇된 정보에 현혹되는 일이 없도록 돕는 것이다.뉴로 마케팅이 기존 마케팅 조사방법과 다른 점은 생체반응을 측정한다는 데 있다.

좁게는 마케팅 활동에 대한 반응이, 넓게는 상품이나 기업 관련 정보에 대한 반응이 분석 대상이다. 장점으로는 수백 수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설문과 달리 생체반응을 비교할 경우는 대개 수십 명으로 충분해 비용 및 시간이 절약된다는 점, 상황에 따라 설문에서는 응답자가 솔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생체반응은 속일 수 없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림 1-1] 스즈키 광고 생체반응 조사


[그림 1-2] 기아차 광고 생체반응 조사



연구사례로 확인하는 뉴로 마케팅 효용성

2012년 2월 5일, 미식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슈퍼볼 경기의 TV 중계는 1억 6천만 명에 달하는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기아자동차와 스즈키의 광고가 방영됐는데, 당시 여러 광고평가업체는 기아차 광고가 스즈키보다 훨씬 좋았다고 평가했다.그런데 한 조사업체가 기아차와 스즈키의 광고를 두고 40명을 대상으로 생체반응을 분석한 결과는 달랐다. 뇌파를 중심으로 수집된 생체반응에 따르면, 스즈키의 광고는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자의 감정적인 반응이 커졌고 광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감정적 밀착도가 최고점에 다다랐을 때 자동차 로고가 노출됐다([그림 1-1] 참고).

반면 기아차의 광고는 전반적으로 감정적인 반응의 강도가 약했으며, 특히 로고가 노출되는 끝의 2초간은 감정적으로 거의 외면당했다([그림 1-2] 참고). 실제 판매량 변화를 보면 원화 약세로 저렴해진 한국차가 워낙 잘 팔리는 상황이었음에도 기아차의 ‘옵티마’는 광고 캠페인 시작 후 판매율이 6%밖에 상승하지 않았던 반면, 스즈키의 ‘키자시’는 광고 캠페인이 진행됐던 2월 동안 150%의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시장은 광고평가업체가 아니라 시청자의 생체반응을 따라간 것이다.

다른 사례로는 사람의 행동에 변화가 있을 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 전전두엽의 MPFC가 미국정부의 금연 전화 소개 광고 세 개에 각각 어떻게 반응했는가를 측정해 이를 일반 설문 결과와 비교한 미국 UCLA의 연구가 있다([그림 2] 참고). 설문에서는 B > A > C 순서로 광고 효과가 평가됐지만, 뇌의 반응을 조사한 뉴로 마케팅 기법은 C > B > A 순서로 효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당시 정부가 운영하는 금연 전화에 걸려온 전화 건수는 C > B > A 순으로 많아 뉴로 마케팅의 조사결과가 정확했음을 입증했다.



[그림 2] 미국정부의 금연 전화 소개 광고 세 개에 대한 광고효과 비교 출처: UCLA


뉴로 마케팅의 다양한 연구기법

어떤 이들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이나 뇌파(EEG) 같은 전문용어를 사용해가며 뇌 활동을 직접 조사하는 것만이 뉴로 마케팅이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뇌의 어느 부위에 혈액이 얼마나 흐르고 있는가를 촬영하는 fMRI는 비디오가 아닌 사진으로, 시간에 따른 변화까지는 볼 수 없다. 즉 인쇄광고나 로고에 대한 반응을 볼 수는 있어도, 30초짜리 TV 광고 시청 중 집중도 변화나 수입할 와인을 마신 처음 10초간의 감정 변화 등은 확인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다.
 
EEG는 연속적으로 뇌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를 측정·기록할 수 있으나 두개골을 뚫고 나오는 신호가 워낙 약해 정확하게 뇌의 어느 부위가 반응하는 것인지까지는 알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연결된 다른 신체기관들의 동작 특성을 이용해 연구가 이뤄진다. 감정적 반응은 얼굴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근전도(EMG)로 측정한다든지, 주의/집중도는 심장박동속도의 변화로, 긴장/흥분은 땀 분비량의 변화로 측정하는 것이 대표 예다.

시선추적기(Eye Tracker)는 최근 가격이 저렴해지고 사용법도 쉬워져 학계와 산업계에서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화면 또는 매장, 운전석 등 주어진 환경에서 어디를 보고 있는가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기능이 각광받고 있는데, 본격적인 뉴로 마케팅 연구를 위해서는 동공 확장이라든가 안구의 고속이동 등까지 포괄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뉴로 마케팅의 한계

뉴로 마케팅은 기존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가 의식적으로 허위 내용을 보고하는 경우, 또는 응답자 자신도 제 생각을 잘 모르는 경우, 나아가서는 응답자들이 기존의 사회적 통념 등에 사로잡혀 판단을 잘못하는 경우 등에 있어 상황을 직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뉴로 마케팅을 통해 조사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가령, 뉴로 마케팅을 통해 주의(Attention)를 볼 수 있지만 기억(Memory)은 볼 수 없다. 뉴로 마케팅은 다른 연구기법들과 적절하게 조합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보여주는, 마케터들의 수많은 도구 중 하나라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박병호
삼성전자 홍보실 근무 후 인디애나 대학(Indiana University at Bloomington)에서 뉴로 마케팅과 광고·미디어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2008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부임했다.

tags 월간 IM , 박태연 기자 , 뉴로 마케팅 , 트렌드 , 뇌 과학 , 정신생리학 , 연구 , 박병호 , 카이스트 , 자기공명영상 , 뇌파 , 시선추적기 , 옵티마 , 스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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