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접근성, 공감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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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접근성, 공감이 필요한 때






2003년 시작된 웹 접근성 제고에 시장이 실질적으로 움직인 것은 2013년 4월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후 ‘진정’과 ‘제소’가 가능해진 시점이다. 웹 접근성의 적극적인 적용으로 이어질지, 소극적인 방어차원의 덧붙임이 될지 판가름 나는 분기점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은 “아무 일 없네?”의 반응. 관심을 끌었던 지난해 9월 ‘웹 접근성을 준수하지 않은 대한항공 웹사이트’에 대한 민사 손해배상 판결은 손해배상 없이 나중에 고치는 것으로 합의하며 싱겁게 일단락됐다. 물론, 그럼에도 웹 접근성의 가치는 분명하고 지속적이다.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화 등에 따른 잠재적인 장애를 앞둔 ‘나’를 포함,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용자경험(UX)과 어우러져 더 좋은 편의를 만들 감초와 같은 요소로 발전 중이다. 이제 냉정하게 현실을 재평가하고, 따뜻한 미래를 준비할 때다.


국내 웹 접근성은 시기상으로는 중기로 접어들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기 단계에 가깝다. 먼저, 아직도 많은 담당자와 개발자가 접근성을 모르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 접근성 기술을 필수로 인정하지 않거나 귀찮게 생각하기에 이들을 설득하는 노력은 자연스럽게 ‘법’이 됐고, 규제 일변도 설명은 부정적인 마음으로 깃든다. 제도적 측면에서 다양한 교육, 컨설팅 지원, 품질인증 등 뼈대는 잘 구성한 반면 뼈대에 붙는 살, 즉 지침이나 정책은 다소 미흡했다. 지침의 구체성, 신속성 등은 떨어지는데,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와 민간 교류도 부족하다. 기술 면에서는 ‘지적’은 가능하지만, ‘개선’은 잘 모르는 형편이다. 특히 웹이 아닌 모바일 기술로 넘어오면 이는 더 극명하게 드러나며, 너무 오래 웹에 머물고 있다. 모바일 앱에 대한 고시가 있지만 내용이 불충분하고, 모바일 웹(하이브리드 방식 포함)은 어디에 붙어야 할지 모르는 깍두기 신세다. 지침 2.1 개정작업으로 모바일을 고려했다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또한 앱을 만드는 다양한 프레임워크 중 무엇을 써야 접근성을 준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개발 방법론도 없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정보화진흥원 웹 표준 담당 재직 시절 얻은 교훈이 있다. 2009년 정부는 3년간 150억 원을 투입해 야심 차게 공공분야에 ‘웹 표준’을 밀어붙였지만, 지지부진한 웹 표준 개선을 이끈 것은 정부가 아니라 ‘아이폰’이었다. 가장 중요한 모멘텀은 ‘시장(Market)을 이끄는 공감대’였다. 접근성 제고는 ‘실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을 높이는’ 방향이어야 한다.


인증만 부각돼 웹 접근성을 굴절되게 보는 부작용도 있었다. 전문가 심사는 숨겨진 기준을 꺼내 납득하게 하고, 사용자 심사처럼 정해진 시간 안에 과업을 수행하는 것 외 별다른 평가 규정도 없이 합격, 불합격의 열쇠를 쥐여줄 것이 아니라 공감 가능한 객관성을 담보해야 한다. 모호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알려줘야 실력 증진과 공감을 얻는다. 형식적인 교육, 컨설팅을 벗어나 사이트 개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제시했으면 한다.


모두가 필요하다고 느껴야 한다. ‘지켰다, 안 지켰다’ 하는 흑백논리와 규제를 넘어 생활 속 깊이 침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장애인 그룹 인터뷰에서 직접 들었던 이야기는 생활에서 정말 쓰이려면 정보를 손에 들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버스 번호와 오는 시각을 알려줘도 바로 내 앞에 멈춘 버스 번호를 알아야 탈 수 있다. 내 앞에 멈춘 버스가 몇 번인지 알려주는 모바일 센서처럼 지침을 넘어서는 접근성 기술 연구가 필요하다. 접근성이 적용된 웹사이트가 시원스럽고 오류 수정도 쉬우며 이해가 빠르다면, 고객은 그것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인식할 것이다. 2014년, ‘접근성’이라는 미래 가치에 대해 시장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하다.


tags 헤더스 , 장애인차별금지법 , 한국형 웹 콘텐츠 지침 , 웹 표준 , KWC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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