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 시각으로 보는 빅데이터의 부작용과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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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 시각으로 보는 빅데이터의 부작용과 문제점



지금까지 빅데이터 활용과 진흥에 관한 논의는 활발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관심은 낮았다.
『개인정보 보호법』 등 관련 법률 상충에 관한 논의 또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은 백악관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진흥과 발전에 잰걸음을 보이지만 한국은 ‘데이터 생산대국’임에도 그 활용이 미흡하다.
IT 분야에서 선두를 놓치면 선도국가나 기업을 따라잡는 일이 매우 어려워진다.
빅데이터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극복하고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 구태언 테크앤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구태언
고려대학교 법학사·정보보호대학원 정보보호학과 석사를 지내고,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검사, 김앤장법률사무소 정
보보호/부정조사 팀장을 거쳐 현재 테크앤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로 재직하고 있다.


빅데이터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야 할 시점

흔히 2012년을 빅데이터 시대의 원년이라고 말한다. 다보스포럼 산하 전문가 그룹인 ‘미래기술 글로벌 어젠다카운슬’은 ‘2012년 세상을 바꿀 10대 신기술’ 1위로 빅데이터 처리의 핵심기술인 ‘인포매틱스(Informatics)’를 꼽았고, 시장분석 전문업체인 가트너는 빅데이터를 ‘21세기의 원유(原油)’로 불렀다.① 이로부터 약 2년 여가 지난 오늘, 우리나라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개인별 데이터 생산국이지만 빅데이터 산업 발전은 기대와 달리 더디기만 하다. 여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겠으나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원인이 바로 ‘개인정보보호’ 문제다. 이와 관련해본 칼럼을 통해 개인정보보호 관점에서 바라본 빅데이터의 문제점과 부작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칼럼은 단순히 빅데이터의 문제점과 부작용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데이터의 적법한 축적,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과 가치 있는 정보 도출 및 관련 기술 산업의 성숙, 데이터 축적’이라는 선순환 구조 마련을 위한 단초로 삼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빅데이터와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의 갈등관계

최근 발생한 카드사와 이동통신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국민적 관심사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 반작용으로 작년부터 정부가 차세대 먹거리로 야심차게 추진하던 빅데이터 산업 진흥이 힘을 잃으며 빅데이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또한 쉽게 형성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배경에는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불안, 데이터를 수집·이용하는 정부와 기업에 대한 불신 등이 자리잡고 있다. 전략적인 빅데이터 사용은 크게 네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과거 데이터로부터 규칙성을 분석해 미래의 수요 및 리스크를 측정하는 것, 두 번째는 고객의 무의식적 니즈에 대한 발견이다. 세 번째로는 고도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있고 마지막은 비용절감이다.② 위 네 요소의 공통점은 모두 ‘인간’ 관련 정보 분석이 전제돼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상권이나 트렌드 분석을 넘어 ‘맞춤형 마케팅’에 빅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개인의 정보자기 결정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례로 미국의 대형 소매 유통업체인 ‘타겟(TARGET)’은 어떤 고객이 임산부가 주로 구매하는 품목을 구매했다는 정보를 분석해, 여고생 고객의 임신 사실 및 개월 수를 파악하고 임산부를 위한 할인쿠폰을 발송해 여고생의 아버지로부터 항의를 받았던 사건이 있었다. 국내에는 아직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없으나 ‘주민등록번호’라는 개인식별정보체계가 구축돼 있고, 날로 발전하는 데이터 마이닝 기술을 고려할 때 기업의 의도에 관계없이 일정량 이상의 데이터가 축적되면 정보주체가 동의 수준을 넘어 ‘개인’을 식별하고 특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령과의 충돌 문제

앞서 본 가정적 위험과는 별개로 국내 빅데이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현행 법률과의 충돌을 들 수 있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법률(이하 ‘위치정보법’)』은 ① ‘개인(위치)정보’를 매우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고 ③, ② 개인정보 수집을 위해 원칙적으로 ‘(명시적)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③ 법령 위반시 무거운 처벌④을 내리고 있다. 현행법상 ‘사람과 관련한 정보 = 개인정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빅데이터의 핵심인 ‘데이터 수집’에 있어 정보주체로부터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 될 수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내부 정보나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는 단계를 넘어 다른 정보와 결합해 제3의 기관에 제공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률을 전제로 사업자들이 공개한 개인정보 등 각종 정보를 분석해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는 빅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도록 법률 해석 기준 마련을 위해 ‘빅데이터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카드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해 지난 2월 13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개인정보보호 입법청문회에서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공개된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사용하도록 규정한 위 가이드라인이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 등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원안을 수정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바 있다. 이러한 법적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정보생산대국으로의 대한민국과 빅데이터산업 후발주자로서의 괴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를 흔히 ‘21세기의 원유’라고 부른다. 처음 석유를 세탁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정제해 휘발유를 만들었을 때도 종종 폭발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이가 휘발유를 조심스럽게 세탁용으로만 사용할 때, 누군가는 그 폭발력을 보고 내연기관에 적용할 것을 생각했다. 빅데이터가 지닌 사회적이고 산업적인 폭발력은 이미 입증된 상태다.

미국은 백악관을 중심으로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거액을 투자해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발전하고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빅데이터가 모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 열쇠라는 환상도 버려야겠으나, 빅데이터 진흥을 인정보보호의 후퇴라고 평가할 것도 아니다. 문제점과 부작용을 정확히 파악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법·제도를 구비하고 개인정보보호 문화를 정착시키는 선순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① Gartner, Hype Cycle for Analytic Applications, 2011. ② 조하현, 빅데이터의 활용 현황, 문제점과 대책, ③ 대표적으로 개인정보 보호법은 제2조 제1호에서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정보통신망법이나 위치정보법 역시 이와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다. ④ 대표적으로 정보통신망법은 동의 없는 수집시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동의 없는 제3자 제공시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모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법인은 양벌규정으로 처벌).

tags 월간 IM , 박서영 기자 , 구태언 , 테크앤로 법률사무소 , 변호사 , 빅데이터 , 문제점 , 인포매틱스 , 개인정보 보호법 , 빅데이터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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