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te 3. DESIGN: 카피는 디자인하기 나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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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3. DESIGN: 카피는 디자인하기 나름이에요

Taste 01. 시장 경제의 빛과 소금, 광고 그리고 카피
Taste 02-1. IDEA: 카피를 반짝이게 하는 아이디어
Taste 02-2. 광고 카피 아이디어 뽑아내는 꿀 TIP!
Taste 03. DESIGN: 카피는 디자인하기 나름이에요
Taste 04. 사람을 살피는 카피라이터, 정철
Taste 05. 일반 소비자들에게 광고 카피는 얼마나 중요할까?

니들이 카피 맛을 알아? [tasty copy]
우리는 제품을, 광고를, 브랜드를 카피로 기억하곤 한다. 백 마디 말보다 정확한 테스트! ‘사나이를 울리는 매운맛!’,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아버님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부자 되세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이 여섯 가지 카피에서 절반 이상은 브랜드를 쉽게 떠올렸을 터. 세상이 디지털화해도, 디지털 광고 카피는 휘발성이 강하다고 해도, 결국 광고는 사람을 향하기 때문에 카피는 여전히 전통매체를 중심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가 카피를 더욱 강렬하게 하는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살펴보고, 카피라이터를 만나 카피를 탐구하고, 카피에 대해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Taste 03.  case Design: 카피는 디자인하기 나름이에요
‘카피’는 읽히는 걸까, 보고 느끼는 걸까.
과거 소비자는 기능과 정보에 의해 제품을 소비했지만, 제품 평준화가 이뤄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오늘날 소비자는 제품이 지닌 감성과 문화를 소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피’는 메시지나 정보를 전달하는 문구로 읽히는 기능보다는, 감성적으로 메시지를 보고 느끼게 하는 시각적 기능이 강화됐다.
이는 ‘카피 디자인’의 중요도를 높였고, 카피의 감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감성을 움직이는 ‘캘리그래피’와
소비자와 일관성 있게 소통하는 ‘브랜드 전용 서체’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글. 박태연 기자 kite@websmedia.co.kr




CALLIGRAPHY
카피, 사람의 체온으로 다시 태어나다 좋은 아이디어를 녹인 카피만큼 잘 디자인된 카피가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감성이 스토리텔링의 주요 요소로 자리 잡은 시대에, 시각적으로 민감해진 소비자의 눈에, 광고 홍수와 함께 밀려오는 무수한 카피 속에서 좀 더 독창적인 메시지 전달법에 대한 고민이 깊다. 이에 브랜드 콘셉트나 메시지를 적절하게 담은 카피를 캘리그래피로 형상화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case 1 ‘술’은 감성을 담는다 
‘주류업계’는 브랜드 로고뿐 아니라 카피에서도 캘리그래피를 활발하게 사용한다.
2012년 참이슬은 천연원료를 사용한 자연주의 콘셉트의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면서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하는 ‘소주는 깨끗함이다 소주는 이슬이다’는 슬로건을 캘리그래피로 형상화했다. 산뜻한 캘리그래피는 참이슬이 추구하는 깨끗함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동시에 젊은 층에 어필했다. 또한, 헤드 카피는 캘리그래피로, 바디카피(우측 하단)는 컴퓨터 폰트로 나타냄으로써 각 문구에 대한 가시성을 높였다. 특히 ‘깨끗함’에서 ‘끗’의 ‘ㅅ’이 ‘이슬’의 ‘ㅅ’과 맞물리는데, 이는 컴퓨터 폰트로는 느낄 수 없는 재치다. ‘처음처럼’의 카피 ‘HAPPY SHAKE! 즐거운 날이 올 거야!’는 발랄하고 젊은 감각의 손 글씨로 친근감을 형성하며 모델이 위로를 건네는 느낌을 준다. 이는 지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위축된 소비자에게 함께 행복해지자는 힐링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카피의 의도를 더욱 명확하게, 효과적으로 전한다.




case 2   화자의 손으로 말을 건네다 
양방향 소통이 자리 잡은 요즘 시대에 브랜드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함축해서 담은 ‘카피’는 소비자와 브랜드 간 소통의 핵심인 만큼, 컴퓨터에서 제공되는 차가운 느낌의 폰트보다는 광고의 화자인 모델의 손으로 따뜻하게 전해질 때 더욱 높은 친밀도, 주목도를 확보할 수 있다. 2013년 배우 하정우가 모델로 등장한 ‘SK텔레콤 LTE-A’ 광고에서는 SK텔레콤이 LTE-A에 이어 광대역 서비스까지 더하며 어디서나 두 배 빠른 속도를 누리게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넓고 빠른 LTE-A’라는 카피를 활용했다. 메시지를 간결하게, 직관적으로 담은 이 카피는 하정우가 직접 캘리그래피로 힘을 보태며 주목도뿐 아니라 신뢰도까지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넓고’는 널찍하게, ‘빠른’은 속도감이 느껴지게끔 형상화한 하정우의 캘리그래피는 LTE-A와 광대역이라는 두 서비스의 특징을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이어 또 다른 스타 전지현의 캘리그래피가 광고에 등장했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SK텔레콤의 캠페인이었다. ‘잘 생겼다’라는 카피는 ‘넓고 빠른’과 마찬가지로 간결하다. 과연 이 카피는 어떻게 탄생했고, 전지현은 어떻게 카피를 적게 됐을까?
case-2 mini interview:
권오성 SK플래닛 M&C부문 CP3팀 팀장

IM  SK텔레콤의 ‘잘 생겼다’ 카피는 숱한 화제를 모았다. 내포된 의미와 탄생한 배경이 궁금하다.
권오성  ‘잘 생겼다’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편의를 제공하는 잘 만들어진, 잘 탄생한 LTE-A 서비스’를 의미하며, 화제를 불러오면서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을 찾던 중 ‘잘 생겼다’가 탄생했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통신업계의 ‘속도 경쟁’에서 벗어나 소비자 입장에서 정말 듣고 싶고 필요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 것이 ‘잘 생겼다’ 캠페인을 기획한 배경이다. 이에 맞춰 어려운 통신기술 용어, 마케팅 관점의 카피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상황과 표현을 통해 소비자가 친근감 있게 SK텔레콤 LTE-A 서비스에 다가오게끔 했다.
 
IM  본 카피는 모델인 전지현이 직접 캘리그래피로 풀어내 더욱 주목받았다.
권오성  슬로건을 ‘잘 생겼다’로 확정한 직후 타이포그래피 작업에 착수했다. 몇 차례 디자인 작업을 거쳤으나, 대중에게 친근감 있고 따듯한 이미지를 주는 측면에서 효과적인 안이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제작 회의를 하다 대중에게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다가가기 위해 전지현 씨의 손 글씨를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마침 전지현 씨가 손 글씨를 잘 쓰는 것으로 파악돼 요청하게 됐다. ‘잘 생겼다’라는 단어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그 의미가 파격적이었던 것처럼 전지현 씨의 캘리그래피 역시 일반적인 광고에 등장하는 캘리그래피처럼 규격에 맞는, 정돈된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캘리그래피에 전지현 씨의 유쾌하고 밝은 성격이 잘 드러났고, 이것이 캠페인 이미지와도 적절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주목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case 3   그 카피에, 그 캘리그래피 
지난 4월 한국광고학회 주관 ‘제21회 올해의 광고상’ 인쇄부문을 수상한 대한항공의 ‘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 캠페인은 직관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카피에 시너지 효과를 더한 캘리그래피가 눈길을 끌었다.
과연 스리랑카의 이국적인 풍경과 어우러진 이 캘리그래피는 누구의 손에서 탄생했을까? 수소문 끝에 그 주인공을 찾았다.

case-3 mini interview:
임학수 HSAd CR팀 아트디렉터

IM  ‘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를 캘리그래피로 형상화할 때, 어떤 콘셉트를 바탕으로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했나?
임학수  대한항공 취항지 광고들을 보면 광고마다 그 콘셉트에 가장 어울리는 방법으로 카피를 표현한다. ‘인도양 편’ 역시 인도양의 느낌이 잘 드러나는 캘리그래피를 원했고, ‘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라는 카피만으로도 그곳을 느끼게 할 방법이 없을까를 고심했다. 그러다 인도어가 가진 특이한 느낌들을 한글에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전반적인 글씨의 느낌을 인도어와 비슷하게 표현하려 했고, 획의 모양도 인도어와 흡사하게 썼다.

IM  ‘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 캠페인 외에 많은 캠페인에서 캘리그래피를 맡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나.
임학수  대부분 한글을 많이 쓰는데, 유일하게 LG생활건강의 ‘오휘’ 색조 포스터들은 영문 손 글씨로 작업한다. 시즌별로 메이크업 컬렉션 네임에 캘리그래피를 적용하는 작업인데, 매 시즌 모델인 김태희 씨와 제품의 느낌이 글씨에서도 느껴지게끔 노력한다. 또 LG전자 ‘휘센’은 에어컨이니까 바람이 부는 느낌을 표현한 손 글씨를 썼었다. 이처럼 어떤 프로젝트든, 카피나 전체적인 분위기의 느낌을 손 글씨에 담으려 한다. 캘리그래피로 형상화한 카피만으로도 브랜드나 프로젝트가 떠오르게끔.

IM  인상 깊었던 ‘캘리그래피로 된 카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임학수  베가 아이언 시그니처 갤러리 ‘세상에 너를 각인시켜라’라는 카피가 생각난다. 카피의 손 글씨 느낌으로 스마트폰 옆면에 캘리그래피를 새겨주는 이벤트여서 더 기억에 남는다. 내가 좋아하는 캘리그래퍼 ‘다자란소년’이 참여하기도 했고.

IM  몇 년 사이에 캘리그래피로 카피를 형상화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캘리그래피로 카피를 표현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 및 장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임학수  월드컵 광고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대한민국 힘내라!’라는 응원 메시지에 일반 폰트를 적용한 광고와 붓의 질감이 느껴지는 힘 있고 굵은 손 글씨를 적용한 광고, 둘 중 어떤 광고가 임팩트 있을까. 답은 후자라는 것을 금방 알 것이다. 이것이 손 글씨를 쓰는 이유고 효과다. 폰트가 대중적이라면 손 글씨는 개성이 강하고 감정이 담겨있다. 만약 사랑의 설렘을 이야기한다면 손 글씨 안에 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ㅇ’을 하트로 표현한다거나 획들을 부드럽고 둥실둥실 떠 있는 모습으로 표현한다든가. 이렇게 카피를 캘리그래피로 쓰면 작가가 의도한 감정에 소비자가 쉽게 다가오도록 할 수 있다.

IM  아트디렉터로서 프로젝트 진행 시 카피와의 조화를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임학수  분명한 하나의 콘셉트를 보여주기 위한 그림과 카피의 조화는 필요하다. 광고는 카피만으로, 그림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 그래서 한 컷의 그림을 만들면서도 그 속에 담긴 숨은 카피를 생각한다. 단순히 멋진 그림이 아니라 콘셉트에 맞는 이야기가 담긴 한 컷 한 컷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이 손 글씨, 일러스트, 아이콘 같은 장치들로 나타난다. 카피가 자막으로 쓰이는 순간부터는 그림의 요소가 되니 이 역시 하나의 장치고. 이는 TV 광고뿐 아니라 모든 광고매체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BRAND TYPEFACE
카피, 브랜딩을 입다 카피를 디자인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브랜드 전용 서체(기업 서체)를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은 더욱 친밀한 소비자와의 소통을 위해 기업 아이덴티티를 담은 전용 서체를 곳곳에 활용하고 있다. 전 마케팅 영역에서 일관성 있게 브랜드 전용 서체를 선보이며 브랜드를 소비자 뇌리에 깊숙이 각인하는 것. 캘리그래피가 카피 안에 내재한 감정에 더욱 가깝게 소비자를 끌어당기고 소비자의 감성을 동하게 한다면, 브랜드 전용 서체는 소비자와 깊이 있게 소통하며 신뢰를 쌓고 브랜딩을 강화한다.





mini interview:
권경석 산돌커뮤니케이션 타이포랩 이사

IM  ‘폰트’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그러다 보니 카피를 표현할 때 어떤 폰트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상당히 다르다. 
권경석  카피가 ‘언어’라면 폰트는 ‘말소리’다. 마치 얼굴의 표정과 같다. 읽기도 전에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다. 정중한 말투인지, 친근한 어투인지를 소리와 표정에서 판단하듯 폰트의 이미지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큰 역할을 한다.

IM  요즘 여러 기업에서 브랜드 전용 서체를 제작하면서 카피를 브랜드 전용 서체로 표현하는 경우가 늘었다. 카피에 일반적인 폰트가 아닌 브랜드 전용 서체를 사용했을 때 갖는 이점이 큰 것 같은데. 
권경석  브랜드 전용 서체로 카피를 표현하는 것은 브랜딩 강화에 크게 공헌한다. 브랜드는 소비자 머리에 각인해야 한다는 목적이 있는데, 브랜드 전용 서체로 일관성 있게 커뮤니케이션하면 서체에서 나타나는 아이덴티티가 소비자에게 무의식적으로 각인되고 적극적 이미지와 변별력을 갖게 된다. 서체는 로고나 마크처럼 직접적이고 강제적으로 브랜드를 표현하지 않고 메시지 속에 녹아 간접적이면서 아무런 저항 없이 브랜드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IM  카피를 브랜드 전용 서체로 표현할 때 중점 둬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권경석  카피의 내용을 담는 그릇인 타이포그래피가 중요하다. 서체의 외관 못지않게 카피를 캐치하는 방식, 글이 놓인 상태도 매우 큰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기업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이미지를 담은 서체가 있다면 지면이나 화면에 카피가 잘 읽힐 수 있도록, 아니면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잘 짜여 있어야 한다. 브랜드 전용 서체를 쓰는 데 있어 중점은 타이포그래피다.
 
IM  마지막으로 브랜드 전용 서체로 잘 표현한 대표적인 카피를 꼽는다면.
권경석  현대해상 광고의 ‘마음이 합니다’. 밝고 순수한 마음과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제작한 서체에 담긴 카피 ‘마음이 합니다’는 기존의 딱딱하고 사무적인 기업로고와 어우러지며 더욱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tags 월간 IM , 박태연 기자 , 디자인 , 카피 , 캘리그래피 , SK플래닛 , 잘 생겼다 , 참이슬 , HSAd CR팀 , 대한항공 , 브랜딩 , 산돌커뮤니케이션 , 타이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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