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스포츠 브랜드의 42.195 ‘모두가 즐기는 축제’ 동부생명 천사랑마라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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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스포츠 브랜드의 42.195 ‘모두가 즐기는 축제’ 동부생명 천사랑마라톤대회

START 왜 소비자는 마라톤 마케팅에 열광할까
START 왜 기업은 마라톤 마케팅에 열광할까
COURSE 1 질주하는 ‘위런서울’, 위너 나이키!
COURSE 2 ‘모두가 즐기는 축제’ 동부생명 천사랑마라톤대회
COURSE 3 마케터는 달린다
COURSE 4 케이스 스터디:키워드로 보는 브랜드 마라톤
FINISH 땀은 브랜드를 기억할까?

삶의 질이 평준화하면서 웰빙을 넘어선 힐링 열풍으로 사회에는 ‘건강한’ 신체적 활동에 대한 욕구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대중의 욕망은 시대를 형성하고, 시장은 시대를 따라가는 법. 자연스레 아웃도어 시장이 급성장했고, 스포츠 브랜드들은 제품 디자인, 기능을 넘어 소비자를 끌어들일 만한 ‘무언가’를 고심해야 했다. 이와 함께 정보와 광고의 홍수 속에 자극에 무뎌진 소비자들을 현혹하기 위한 돌파구로 ‘체험’이 마케팅에서 필수 요소가 됐다. 이러한 시대적·사회적 변화에 따라 ‘마라톤’, ‘달리기’, ‘걷기’, ‘트레킹’ 등에 기반을 둔 일명 ‘42.195 마케팅’은 후원을 넘어 직접 기업이 주최하는 마케팅 활동으로 확장하고 발전했다. 과거에는 스포츠 브랜드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마라톤, 달리기, 걷기 등의 신체적 활동이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밀접해진 만큼 이제는 어느 업계 브랜드나 주목하는 중요한 마케팅 기법이 된 것. ‘42.195 마케팅’, 그 뜨거운 레이스를 지금 달려보자.



마라톤 대회는 분야가 직접 맞닿아 있는 스포츠 브랜드에서 벌이는 경우가 대부분. 동부생명 천사랑마라톤대회는 그와 달리 보험금융회사인 동부생명과 차런캠프, 한국심장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행사로, 벌써 12회째다. 비 스포츠 브랜드의 마라톤 대회는 스포츠 브랜드의 그것과 얼마나 다르고, 어떻게 운영될까.

글·사진. 조현아 기자 narb@websmedia.co.kr




interviewee. 차한식 차런캠프 감독, 진창경 동부생명 총무파트 파트장

IM 동부생명 천사랑마라톤대회(이하 천사랑마라톤대회)의 시작이 궁금하다.
진창경 동부생명 총무파트 파트장(이하 진창경) 사내 천사랑이란 동호회가 있었는데 참여 직원이 하나, 둘 늘며 봉사단 규모로 발전했다. 여기서 가족까지 불러 다 함께 모금 목적의 정기적인 행사를 벌여보는 게 어떨까 고민하던 찰나 당시 명칭이 마이런마라톤대회였던 천사랑마라톤대회를 알게 됐다. 한국심장재단과 차한식 감독이 ‘심장병 어린이 돕기’란 좋은 취지로 마라톤 대회를 열고 있단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생각했던 행사 취지와 잘 맞았고,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대회가 이미 7회까지 이어진 상태였으므로 8회부터 함께 대회를 열었다. 명칭도 논의 끝에 천사랑마라톤대회로 바꿨다.
차한식 차런캠프 감독(이하 차한식)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에서 은퇴한 이후, 사람들에게 마라톤을 가르쳤다. 한국심장재단 사무국장도 내게 마라톤을 배웠고. 생각해보니 내가 하는 달리기와 사무국장이 관련해서 일하는 심장병은 불가분의 관계더라. ‘마라톤을 우리만 할 게 아니라 심장병 행사와 연결해보는 게 어떨까’란 의견이 나왔다. 후원 하나 없이 한국심장재단과 차런캠프에서 순수 참가비만으로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한 어린이 수술 비용을 모으는 게 쉽지 않았다. 당시 참가비가 천 원에 불과했으니 더더욱. 수술 한 번에 적게는 몇백만 원, 많게는 5천만 원까지 드는데 말이다. 어쩔 수 없이 사비로 후원을 했다. 이걸 지속하니 부담이 됐고, 행사를 중단할지 심각히 고민했다. 이때 동부생명과 연결됐다. 동부생명이 천사랑마라톤대회의 구세주인 셈이다.


IM 처음부터 마케팅이 목적이었다기보단 ‘심장병 어린이 돕기’란 취지가 바탕이 된 것 같다. 스포츠 브랜드에서도 마라톤 대회를 많이 열지 않나. 동부생명과 연결되기 전에 스포츠 브랜드에 공동주최나 후원 제안을 했을 법도 한데.
차한식 당연히 접촉했다. 이전까지 스포츠 브랜드 A, N의 육상, 트레이닝 교실도 했었다. 그만큼 스포츠 브랜드와 가까웠다. 안타깝게 의견이 잘 안 맞았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목적으로 마라톤 대회를 연 것은 국내에서 천사랑마라톤대회가 처음이었고, 수익이 목적이 아닌 대회를 함께 운영하자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 ‘OOO 돕기’ 마라톤 대회가 아직 어색한 시기였달까. 당장 운영이 어렵더라도 천사랑마라톤대회는 꼭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다는 취지를 이루는 것이 중요했고, 어쩔 수 없이 우리끼리 대회를 이어나갔다.


IM 동부생명도 물론 ‘심장병 어린이 돕기’란 취지가 좋아 봉사 성격으로 참여를 시작했지만, 결국엔 많은 돈을 투자하는 기업의 입장이다. 대회 개최에 브랜딩 효과가 따라야 한단 점도 무시할 수 없지 않나.
진창경 물론 기업이다 보니 홍보나 브랜딩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천사랑이란 것 자체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형성한 조직이다. 천사랑마라톤대회 운영을 시작한 계기도 동부생명 직원뿐 아니라 이들의 가족까지 모두 좋은 일 하며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찾던 거였다. 회사에서도 이 때문에 지원을 결정한 거다. 애초에 홍보나 브랜딩이 주목적이 아니었다. 운영에도 한국심장재단, 차런캠프와 우선 심장병 어린이를 후원하자는 의지가 맞아떨어졌던 덕분에 참여할 수 있었다.
천사랑마라톤대회는 마라톤하고, 1, 2, 3등을 딱, 딱 메기는 ‘대회’라기보다 오히려 ‘축제’ 같다. 동부생명 직원도 현장에서 다른 브랜드 마라톤 대회처럼 회사 홍보에 여념 없기보다는 모두 즐기는 분위기다. 장소도 마라톤 대회 치고는 작은 규모인 과천 서울대공원이다(최대 10km 구간). 마라톤 외에 바자회, 게임 행사도 연다. 참여자 대부분이 가족, 연인, 친구끼리 손 잡고 와서 달리고, 달리는 게 힘들면 걸으며 ‘하하 호호’ 즐기고 간다. 좋은 분위기의 축제를 매해 여니 자연스레 동부생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하는 면이 있겠다.


IM 지금까지 후원한 아동은 몇 명인가.
진창경 매해 대회 때마다 모은 돈으로 후원했으므로 총 열한 명이다. 동부생명 천사랑 봉사단에서 따로 한국심장재단과 연계해 매달 심장병 환자 수술 지원을 하는 것까지 합치면 66명의 수술을 지원했다.


IM 참여도는 얼마나 되나. 12회(올 11월 개최)까지 이어온 데는 꾸준한 참여가 바탕이 됐으리라 본다.
차한식 사실 처음, 1회 때 참여자가 지금보다 좀 더 많았다. 마라톤 대회 붐이 막 일어나는 시기였으니까.  브랜드 끼고 그런 걸 떠나서 순수 마라톤 대회 자체가 인기가 좋았다. 게다가 우리는 국내 첫 ‘돕기’ 위한 행사였으므로 굉장히 호응도가 높았다.
꾸준히 반응을 끌어냈지만, 아까 말했다시피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워 점차 규모를 줄였다. 나중엔 참여자 300명까지 줄였다. 동부생명과 다시 시작하고 운영이 수월해지며 다시 인원수를 늘렸고, 작년에는 1,500명 정도가 참여했다.


IM 스포츠 브랜드 대회는 자사 브랜드의 운동화, 의복 등을 증정하며 참여를 장려한다. 이는 실제 참여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천사랑마라톤대회는 어떤 식으로 사람들의 참여를 도모하고, 홍보하는가.
차한식 딱히 화려할 건 없다. (웃음) 대회 참가자는 모두 과천 서울대공원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참가 이후 서울대공원 곳곳에서 더 놀다 가도 된다. 홍보는 웹사이트와 마라톤 동호회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부생명이 들어온 후 여러 기업에 우리 마라톤 대회 취지가 알려지면서 기업들의 단체 참여가 늘었다. 예전엔 참가자 60~70%가 개인이었다면, 지금은 단체가 그 정도 비율을 차지한다. 후원 행사이다 보니 큰 홍보 활동 없이 취지만 알렸음에도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IM 스포츠 브랜드 마라톤대회와 성격이 명확히 갈리는 것 같다. 비 스포츠 브랜드 마라톤대회 대부분이 이와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스포츠 브랜드의 42.195의 취지가 ‘마케팅’이라면 비 스포츠 브랜드의 취지는 ‘후원’과 ‘계몽’ 정도가 되겠다. 개인적으로 취지를 잘 살린 행사를 알게 돼 기쁘다.
차한식 가짜 후원 행사를 열고 문제가 된 경우가 몇 번 있어서 후원 행사에 안 좋은 인식이 있는 사람도 더러 있다. 이게 정말 안타깝다. 순수한 목적으로 마라톤 대회를 여는 곳이 많은데, 이 행사들이 좋은 취지를 잘 알려 지속해서 대회를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마라톤 대회로서 주의해야 할 점도 잘 인지해야 한다. 사실 동부생명이 참여하기 전인 우리 7회 대회 때 케냐 신부님 한 명이 돌아가셨다. 심장병 어린이 돕기 행산데 아이러니하게도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셨다. 등수와 기록에 자기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욕심을 낸 거다. 주최 측은 대회 참여자들이 취지를 잘 인지하게 하고,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안전조치도 잘 마련해둬야 한다. 많은 사람이 마라톤하며 건강해지고, 행복해지고, 더불어 좋은 일도 할 기회를 맘껏 누려봤으면 한다.  

tags 월간 IM , 조현아 기자 , 차런캠프 , 한국심장재단 , 후원 마라톤 , 마이런마라톤대회 , 브랜드 마라톤 , 마라톤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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