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 1 삼성전자에게 분명히 기회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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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X 1 삼성전자에게 분명히 기회는 있었다

S&X 1 - 삼성전자에게 분명히 기회는 있었다
S&X 2 - 아마 좀 무서울 아마존이라는 이름
S&X 3 - 저가 정책에 가려진 무서운 저력
S&X 4 - 샤오미가 만든 또 다른 생태계
S&X 5 - 삼성은 왜 샤오미가 될 수 없는가?

삼성은 콧대 높은 애플과 구글, 그리고 아마존까지 상대할 수 있는 非 미국 기업이었다. 대한민국의 기업이기 때문에 애국심을 담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숫자가 말했다. 매출이 이야기했고, 판매량이 증명했다. 애플과 구글을 넘어서서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기회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혁신을 내세우는 선두 주자와 달리, 혁신으로 착각하고  마이웨이를 고집한 삼성은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주춤하기 시작했다. 선두와의 격차는 벌어지기 시작했고, 후발 주자와의 거리는 좁혀졌다. 특히, 중국에서 불어오는 샤오미 바람은 거셌다. 삼성은 앞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뒤를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어야 한다. 이제는 샤오미가 삼성을 넘어설 수도 있음이 현실적으로 보이니까.  진행. 월간 w.e.b. 편집국




▶▶ 삼성에게 찾아온 세상을 바꿀 두 번의 기회. 그러나 삼성은 시도하지 않았다.
글. No Modem 피오니북스 에디터, 슬로우뉴스 편집위원 nomodem@naver.com

  스스로 기계공을 자처한 글로벌 제조사

2010년 6월, 삼성전자는 3년 동안 내놓았던 MS 윈도 모바일 6 스마트폰에서 벗어나며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한 스마트폰 갤럭시 S를 야심 차게 출시했다. 두 번째 갤럭시 제품이자 전작 갤럭시 A가 느리고 불편하고 비싸다는 혹독한 평가를 받던 중 출시한 갤럭시 S는 애플 아이폰 3GS 와 동일한 엑시노스3 AP를 채택하는 등 만족스러운 사양으로 출시됐다. 전화위복이랄까. 갤럭시 A와 달리 갤럭시 S는 엄청난 호평과 함께 해외 각국 초도물량 매진사례를 시작으로 3년간 2,500만 대를 판매하는 진기록을 달성하며 세계적 스마트폰으로 발돋움했다.

이후 갤럭시 S 시리즈는 제품이 나올 때마다 하드웨어와 통신방식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발전이 얼마나 구매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홍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2014년 8월 기준 갤럭시 제품은 카메라와 시계를 포함해 111개 제품을 출시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갤럭시’ 브랜드의 신제품이 출시될 것이다. 이렇게 삼성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모바일 하드웨어 기업이 된 반면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으로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을 제품명으로 내놓은 이래(*본래 스마트폰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터치가 불가능한 ‘포켓피씨2002’ OS를 내놓으며 붙인 이름이었다) 스마트폰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하드웨어 기능을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제어하고 활용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운영체제 기반으로 제공한다는 데 있다.

그런데 갤럭시의 OS인 리눅스 기반 오픈소스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는 2003년 등장 이후 10년 동안 열아홉번의 버전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그러나 삼성은 안드로이드에 대해 독자성을 구축하기보다 기존 터치폰 사용자들이 혼란 없이 쓸 수 있도록 ‘터치위즈’ UI를 그대로 갖고 왔으며, 외관 역시 애플 iOS와 유사하게 구현하는 것 외 차별점이 전무했다.



삼성에게도 기회가 있었다

사실 삼성이 스마트 기기 소프트웨어 개발 노력을 게을리 한 것은 아니었다. 2009년 10월 발표한 ‘바다’ OS는 리눅스 기반 오픈소스 운영체제로, 5년 동안 꾸준히 개발했지만 점유율 문제로 실패했고, 2011년 9월 리눅스 그래픽 라이브러리 환경을 개발한 수석 개발자를 영입해 타이젠 OS를 만드는 등 삼성만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그 노력에 비해 갤럭시 제품의 터치위즈는 외관 변화만 주면서 안드로이드 런처 이상의 역할은 한 적이 없다.

국내 언론들이 삼성의 라이벌로 대서특필한 샤오미(Xiaomi)의 경우 ‘MIUI'라는 커스터마이징 안드로이드를 호평 속 꾸준히 선보이며, 그들의 모바일 제품군 내 자사의 독립적인 소프트웨어 시장을 열어가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매우 초라한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삼성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있었다. MIUI보다 훨씬 일찍부터 해커 진영에서 커스텀 안드로이드 OS 로 주목받아온 사이아노젠 모드(Cyanogen MOD)를 껴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말은 이렇다. 구글이 새로운 안드로이드 버전을 발표할 때마다 발표된 OS를 수준 높은 완성도와 안정성을 갖춰 내놓았던 CM 롬 진영의 수장 개발자 스티브 콘딕이 갤럭시 S2 출시 후인 2011년 아예 삼성에 영입된 전례가 있다. 이후 출시된 갤럭시 노트, 갤럭시 S3가 유연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함께 이전 제품들보다 더 안정적이고 빠른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이와 연관성이 깊다.
그러나 스티브 콘딕이 2013년 삼성을 조용히 떠나게 되기까지 갤럭시의 안드로이드에는 획기적인 변화가 없었다. 그 즈음 가장 활발한 안드로이드 온라인 해커 포럼 XDA에서는 “왜 샤오미 같은 기업도 미유아이로 승승장구하는데 CM 롬을 활용하는 다른 기업은 나오지 않는가”, “삼성 실망이다”라는 식의 불만이 빈번하게 등장하곤 했다.

2014년 초반, CM 롬을 본격 채택한 안드로이드폰 원플러스 원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 삼성은 런처 수준인 터치위즈 UI 이외의 획기적인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타이젠에 관해서는 좋지 않은 소식만 들려오고 있다.

물론 삼성이 안드로이드를 마음대로 뜯어고치기 어려웠던 이유가 따로 있긴 하다. 구글 주도 안드로이드 협력단체인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pen Handset Alliance, OHA) 가입 기업들은 구글이 내놓는 안드로이드 OS 외 커스터마이징 안드로이드, 즉 구글의 인증이 없는 OS 를 자사 통신기기 제품으로 내놓을 수 없도록 가입규약에 묶여 있는데, 가입 기업인 삼성 역시 이 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 결과 시간과 비용을 다른 곳에다 쓴 결과는 좋지 않았고, 삼성은 많은 기회를 스스로 놓친 것이나 다름없다.

해결책은 OHA가 제한하는 ‘구글 비인증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판매 금지’를 역이용하면 되는 것이었다. 구글 인증 안드로이드와 삼성이 만든 변형 안드로이드를 따로 만든 후, 갤럭시폰 구매자가 기기 구매 후 설치 교체할 수 있게끔 내놓는 방법도 있었다. 게다가 갤럭시 브랜드는 태블릿 기기 24개와 PMP 일곱 개, 심지어 카메라 네 개도 있다. 이들은 모두 구글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제품이다. 이런 제품들에 삼성만의 커스텀 안드로이드를 실험해볼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삼성은 통합형 UI 런처의 느슨한 개발 및 우수한 인재의 방치 등으로 소프트웨어 자체 보유에 실패했다. 그들의 실패는 갤럭시 시리즈로 통산 1억 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승승장구했던 것이 그저 행운이 아니었나 하는 느낌에 빠지게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샤오미 같은 OHA 비가입 제조사가 짧은 시간 동안 삼성의 라이벌로 떠오른 것이 예견된 수순이라고 해야 할까. 비단 샤오미뿐 아니라 해외의 수많은 IT 기업에 비해, 삼성은 ‘해커문화의 부재’의 단점을 갖고 있다. 애초에 국내 재벌 계열사가 소유하기 어려운 해커 문화는 단순히 몇 인재를 모셔온다고 해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같은 절차를 밟거나 파악도 못할 LG전자도 있다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 LG전자가 내놓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G 시리즈의 OS는 베트남 등지에서 기가 막힌 수준으로 수정 및 배포되고 있고, 이 개발자들은 국내·외 해커진영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스티브 콘딕 사례를 볼 때 LG전자에게 사람을 보는 눈이 있다면 그 인재들에게 손을 내밀어 자사 소프트웨어를 더 나은 방향으로 강화시키는 방법을 써볼 만하다. 다만 해당 기업은 아마 삼성이 스티브 콘딕을 불러서 뭔가를 시도했다는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냥 그런 일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 채 지나갈 것 같아 보이는 작금의 상황을 살펴본다면.
그나마 삼성이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소프트웨어로 뭔가를 꾸준히 해보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 벌어지기 어려운 사고와 모험이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아쉬움은 나 같은 개인 소비자만의 것이 아니라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이 내쉬는 오늘의 거대한 한숨 소리와 다를 바 없으리라.
 

tags 삼성 , 삼성전자 , 모바일 소프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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