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아닌 예술 도구, HY고딕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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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아닌 예술 도구, HY고딕 A1



  어쩌면 한국은 디자이너가 살기에 지옥인지도 모르겠다. 플라스틱 덩어리 간판이나, 안 받으면 섭섭한 전단지 속 근본 없는 서체는 한국 국적의 디자이너가 견뎌야 할 성인식이 아닌가. 다행인 것은 웹·앱 디자이너들만큼은 옷을 입듯 서체를 단장하는 좋은 습관이 있다는 것. 다만, 한글은 조형적으로 쓰기 위한 글이라기보다 보이기 위한 글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통증을 참아 왔다.

글. 이종철 편집장 jude@websmedia.co.kr 
사진. 김초롱 기자 cho612@websmedia.co.kr

한양정보통신은 1990년 설립된 회사로 윈도우, 맥, 리눅스, LG 모바일 등 다양한 OS와 모바일 단말기의 기본 폰트를 제작해 온 전문 서체 회사.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우리 대부분은 한양정보통신의 서체를 쓰고 있는 셈이다. 전자출판, 웹폰트 등 최근 추세를 반영한 다양한 폰트 역시 초창기부터 제작하고 있다. HY고딕 A1 99종을 포함한 폰트 300여 종은 폰트바다(www.fontbada.co.kr)에서 일반인 및 학생에 한해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99단계 두께
웹, 모바일, 인쇄물의 가독성은 다르다. 그런 우리에게 ‘인디자인’은 신이 준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두께를 섬세하게 조절한다는 것은, 상업 디자인을 구사하는 모든 디자이너에게 지나친 예술성의 강조를 요구하는 것일 수도 있다. 최근 한양정보통신에서 출시한 ‘HY고딕 A1’을 설치해보자. 기본 설정에서만 무려 99단계의 두께를 지원한다. 이 중 원하는 두께를 미리 적어놓고 적용하면 디자이너들의 골치가 한 단계 줄어드는 느낌이다. 두께 설정을 달리하면 자폭 역시 자동으로 조정돼 가독성을 높이는 효과를 얻는다.


통일과 변주 1: 언더라인
타이포그라피 원칙을 최소한으로 줄이면 ‘통일’과 ‘변주’만이 남을 것이다. 서체의 줄은 통일해야 하고, 다른 그래픽 요소에 의해 방해받으면 안 된다. 그리고 강조하고 싶은 몇 가지는 전체 텍스트 박스 안에서 그 자신들만 다른 모습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쓰는 폰트를 돌아보자. 과연, 당신의 폰트들은 언더라인을 제대로 지키고는 있나? 불규칙한 언더라인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디자인으로 조절하는 방법이 있다. 만약 폰트 자체에서 조형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언더라인을 유지한다면 디자이너의 작업은 한결 쉬워진다.


통일과 변주 2: 자간과 글줄
디자이너는 숫자와 수학 기호 등을 쓸 때 한글 서체 그대로를 사용하기보다 조형미가 뛰어난 영문 폰트를 가져와 합성 글꼴을 만들어 쓸 때가 많다. 그러나 합성 글꼴을 제작한다 해도 클라이언트가 원치 않는 폰트라면 매 작업 마다 합성 글꼴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한글 폰트의 한계였다. HY고딕 A1의 경우 기본 설정부터 섬세한 폭 조정으로 자간과 글꼴의 흐트러짐이 없는 것을 장점으로 삼고 있다.


통일과 변주 3: 특수문자의 두께
폰트 두께에 따라 특수문자 두께도 조절할 수 있다는 건 양날의 검인지도 모른다. 통일성을 유지해 문단 자체의 조형성을 높일 수 있지만 가독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조소 예술가에게 3D 프린터가 있듯, HY고딕 A1에는 섬세한 두께 설정이 있으니, 쉬운 조절로 잊었던 화가의 꿈을 꺼내보는 것도 좋겠다.

단위 폰트 개선
국내를 대표하는 한 고딕 폰트는 늘 합성 서체의 대상이 된다. 'kg', 'km' 등의 단위 폰트가 문제기 때문이었다. 사각형으로 모아진 상태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전개하는 한글에서 갑자기 푹 꺼진 부분이 등장하는 이유가 단위 때문이다. HY고딕 A1의 단위는 자폭과 높이를 일정부분 조정해 통일성과 심미성에 끼치는 해악을 걷어냈다.


다국어 지원 및 통일성
HY고딕 A1의 가장 큰 특성은 글로벌 언어 지원이 아닐까 한다. 헬베티카나 산 세리프 서체를 쓸 때 한글과 통일성을 부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애플의 폰트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글과 유사한 조형성을 유지하며 70여 개 이상의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언어팩을 지원한다면 글로벌 진출 시 발생하는 서체의 문제점을 말끔하게 씻어준다.


공간배분, 균일한 회색도
모인 글자 한글은 영어에 비해 균일성을 유지하기 쉽지는 않다. 단적인 예로 영어는 종횡의 두께가 달라도 통일성이 쉽게 유지된다. HY고딕 A1은 <글리프를 이용해 폰트를 생성하는 폰트 생성 장치 및 방법>이라는 특허로 만들어 획 사이의 공간 배분을 미세하게 달리했고, 사용자가 눈으로 볼 때 고른 두께로 보이도록 했다.


“디자이너에게 편리한 작업”
전종현(디자인 저널리스트, 한국 타이포그라피학회 회원, 월간 디자인 객원기자, www.huffingtonpost.kr/news/jeon-jong-hyeon)
폰트는 하나지만 폰트를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많다. 워드프로세서, 일러스트레이터나 포토샵, 전문가는 인디자인 툴을 사용해 섬세한 조절이 가능하다. 다만 디자이너가 귀찮음을 감수하고 하나하나 조절해야 하는 두께 부분이 자동 조절된다면 디자이너와 일반인 모두에게 편리한 작업이 된다.




mini interview. 강경수 한양정보통신 대표이사


무료 폰트로 생각하기엔 폰트 완성도가 상당한데요. 대표님 역시 여러 폰트를 사용하는지요.
물론 저도 여러 서체 회사들의 폰트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웹이나 앱에서는 현재 일반적인 폰트의 3~9단계 웨이트(Weight)가 아쉬웠습니다. 얇게 만들면 갈라지고, 두껍게 만들면 답답해 보이죠. 그래서 전문가들이 편하게 쓸 수 있도록 99단계 두께 조절을 만들었습니다. 이외의 특징은 제가 편집물들을 직접 읽으며 생각했던 것들인데요. 영문과 한글을 혼용할 때 영문의 자간과 한글의 자간이 달라서 조형적으로 예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밸런스를 맞췄고, 만약 부족하다면 두께를 10이나 20 정도 내리면 말 그대로 ‘아름다운 글자’가 됩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HY고딕 A1 서체의 최고 장점은 무엇인가요?
구석구석 탄탄한 것입니다. 특히 네모꼴을 이루는 한글의 중앙 부분이 서로 맞지 않아 가독성에 문제가 생기는 걸 해결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시령’이라는 글자를 썼을 때 미와 시 사이 간격이 넓어 ‘미 시령’으로 읽히곤 했죠. 이런 종합적인 부분들을 전반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업그레이드되면 새로운 폰트가 되는 것이 아닌지요.
HY고딕 A1은 예술 작품이 아닌 여러분의 결과물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소프트웨어입니다. 그래서 폰트바다 사이트를 만들었고, 매니저를 설치해 놓는다면 알림으로 서체 업그레이드 의사를 묻습니다. 이후 사용자의 HY고딕은 사용자와 함께 점점 성장하는 폰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부디 폰트바다 사이트 게시판에서 여러분이 원하는 점들을 많이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tags 이종철 편집장 , HY고딕 , HY고딕 A1 , 한양정보통신 , 서체 , 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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