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스터의 소셜 네트워크 엘로

상세페이지

  • HOME > 월드리포트

힙스터의 소셜 네트워크 엘로

지난 9~10월, 페이스북 타임라인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페이스북의 대안이라는 소셜 미디어 소식이 등장하곤 했다. 캐치프레이즈는 광고 없는, 아름다운, 개인정보로 장난하지 않는다는 것. 그 실체가 궁금해 베타 테스터에 신청했고 운 좋게도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베타를 시작하게 됐다. 아직 그리 유명하지는 않은 엘로(Ello)는 과연 페이스북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글. 이종철 편집장 jude@websemedia.co.kr 


hipster's Social Network
힙스터의 소셜 네트워크, 엘로

 
● Simple, beautiful and ad-free
엘로는 위의 세 가지 캐치프레이즈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에는 광고를 영원히 탑재하지 않을 것, 사용자 데이터를 영원히 판매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자신들은 사용자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공공이익회사(Public Benefit Corporation)라고까지 자신 있게 설명한다. 공공이익회사는 ‘이윤창출기업(for-profit company)의 새로운 개념이며, 이윤창출기업은 사회 전체가 아닌 투자자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존재라고 말하며. 동시에 은유적으로 페이스북을 비판한다. “광고에 의존해 돈을 벌기 위한 일부 테크 엘리트들은 더 나은 길이 있다는 걸 알지 못한다(With virtually everybody else relying on ads to make money, some members of the tech elite are finding it hard to imagine there is a better way)”며 말이다.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이것은 분명 허황된 논리일 수 있다. 페이스북은 혁신 기업이지만 태어난 지 이미 10년이나 지났고, 광고와 상장 등 돈을 버는 방법만은 비인터넷 기업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엘로가 어떤 수익모델을 갖고 있는지, 갖고 있기나 한 건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그들이 수익 모델에서도 혁신을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알 일이 아닐까.


● UI 및 서비스 구성:
페이스북+트위터+핀터레스트+비핸스+텀블러+인스타그램
아직은 프라이빗 서비스에 가까운 이들은 다수 사용자를 확보한 소셜 미디어의 장점을 모두 긁어모은 뒤, 좋은 점과 나쁜 점의 밸런스를 조그셔틀 돌리듯 섬세하게 조정하고 있는 듯하다. 가입 계정은 페이스북처럼 이메일로, 내부 사용 계정은 실명이 아닌 트위터의 엣(@) 계정을 쓴다. 실명이나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는 현재 요구하지 않고 있다. 핵심 콘텐츠는 사용자들이 올린 이미지와 텍스트뿐이다. 다른 사용자의 콘텐츠를 보려면 계정을 눌러 들어가면 되는데, 편하게 소식을 타임라인에서 보거나 친구의 페이지에서 보려면 트위터처럼 ‘Follow’를 누르면 된다. 현재 맞팔률은 상당히 떨어진다(아무도 나를 팔로우하지 않고 있다). 팔로우, 업데이트 등의 소식은 메일로 받을 수 있다고 하나 실제로는 거의 메일도 오지 않았다.

좌측은 페이스북처럼 사용자 조정 영역(메뉴), 우측은 콘텐츠 영역으로 구성돼 있는데, 기본 접속 화면에서 콘텐츠 영역은 타임라인 혹은 담벼락이 된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올리려면 콘텐츠 영역 위의 옴니바(Omnibar)에 커서를 올리면 활성화된다. 바를 클릭하면 입력창이 확대되는 모습이 텀블러의 옴니박스와 유사하다. 입력 시 텍스트와 이미지의 구분은 입력창을 누르고 나서 결정한다. 이미지는 드래그앤드롭으로도 올릴 수 있으며, 텍스트엔 마크다운(Markdown) 언어가 포함된다. 예를 들어 이탤릭체를 설정하고 싶다면 글자 앞뒤로 ‘*’을 올리면 된다. *이탤릭*을 입력하면 이탤릭으로 표시되는 방식. 물론 드래그로 조정할 수도 있다. 모바일 웹에서 기본 화면은 타임라인이며, 왼쪽으로 스와이프(오른쪽으로 쓸어넘김)는 친구 목록, 오른쪽으로 스와이프(왼쪽으로 쓸어넘김)하면 옴니바와 같은 입력창이 나타난다.

왼쪽의 메뉴는 친구추천(Discover), 초대(Invite), 설정 등 콘텐츠와 무관한 영역을 제외하면 친구(Friends), 노이즈(Noise), 활동 로그()로 단출하다. 각 버튼을 누르면 오른쪽 콘텐츠 영역의 콘텐츠 구성이 변화한다. 친구(Friends)는 원형 프로필 사진과 타임라인으로 구성됐는데 페이스북과 유사하다. 노이즈(Noise) 버튼은 역시 팔로우하는 계정의 게시물을 볼 수 있는 기능이다. 두 기능의 차이는 페이스북에서 ‘친한 친구’와 ‘친구’ 정도의 차이. 친구(Friend)에서는 원본 크기의 이미지를 타임라인으로, 노이즈(Noise)에서는 잘 재단된 핀터레스트 형식의 반응형 그리드 뷰(Fluid Grid View)로 콘텐츠를 노출한다. 더 고화질로 보거나 좋아하는 친구는 ‘Friend’에, 그저 그런 친구지만 늘어놓고 볼 콘텐츠가 있다면 ‘Noise’에 추가 후 관람할 수 있다. 그런데 두 레이아웃이 불편하다면 Shift+5 키로 타임라인/플루이드 그리드 보기로 각각 전환 가능하다. 각 게시물에는 공유 버튼이 달려있지만 트위터의 RT나 페이스북의 Share 혹은 Like, 핀터레스트의 Pin 개념이 아닌 ‘오로지 외부 소셜 미디어’로의 공유만 가능하다. 기능이야 언제든 변할 수 있다. 하지만 Like나 Pin it 기능이 없다는 것은 유저 데이터를 그만큼 덜 확보하거나, 적어도 다른 미디어와는 다른 행보로 갈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 Too less flat design
전반적인 활용도에서 오는 불편은 ➊ 사용자가 없는 것과 ➋ 플랫디자인 때문에 발생한다. 사용자가 적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예상할 수도 있지만 사용자가 곧 콘텐츠인 소셜 미디어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단순히 사용자가 적어서가 아니라 다른 소셜 미디어의 체류시간을 뺏어올 만한 큰 무기가 없다는 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➋ 분명히 아름답다. 그러나 이 정도의 플랫디자인은 불편하다. 전체를 블랙&화이트로 구성한 UI에서 좌측(메뉴)과 우측(콘텐츠) 영역을 분리하는 건 가느다란 스크롤 바 하나밖에 없다. 클릭 오류가 발생할 정도는 아니지만 콘텐츠를 보기에 아주 편리한 디자인은 아니다. 해결법으로 메뉴 영역에 햄버거 메뉴 버튼()을 달아놓았고, 누르면 메뉴 영역은 숨겨지고 콘텐츠 영역이 확대된다. ➊과 다르게 ➋의 경우 계속 업그레이드될 것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로 본다. 예전의 페이스북이 얼마나 불편했는지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 모바일의 경우 스와이프로 제어하는 3단 영역 구분 덕에 사용하기 매우 편리하다. 사이트를 단순히 즐겨찾기에만 넣어놓아도 웹 앱 수준으로 작동한다. 이는 애초에 PC 웹보다 모바일 웹에서의 활용성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 힙스터의 놀이터
친구가 충분히 확보됐다면 엘로는 인스타그램이 된다. 각지에서 친구들이 올리는 아름다운 아트웍이나 사진을 구경하면 된다. 친구가 없다면 ‘친구 추천’ 항목을 사용해 친구를 확보해야 한다. 주로 사이트의 개발자 및 엘로 공식 계정(@ello)이 추천해주는 게시물이 뛰어난 편이다. @ello가 추천해주는 이미지는 거의 모두 크리에이터들의 것인데 특별한 기준이 보이지 않는다. 각 이미지 아래에 조회수가 표기돼 있는데 조회수 순은 아니며, 공식 계정의 어떠한 언급도 없다. 이 팀의 개발력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알고리즘이 아닌 수작업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다만 이 영역을 유심히 지켜보면 그들이 핵심으로 밀어붙일 사용자 콘텐츠가 이미지 위주이며, 사진이 아닌 아트웍에 가깝다는 결론이 나온다. 비핸스와 인스타그램의 중간에서 약간 비핸스에 더 치우친 느낌. 페이스북에 없는 GIF 애니메이션을 지원하며(정말 아름답다), 곧 유튜브, 비메오 등 타 사이트 영상도 제공한다고 한다. 만약 이것이 아트웍 포트폴리오 소셜 미디어가 된다면 힙스터의 놀이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들은 블루보틀 맥주를 마시고 치렁치렁한 장발에 수염을 마구 기른 채로 뉴욕 밤거리 어디메를 전전하다 집에 들어와 어젯밤 찍은 사진을 누르고 @ello가 선택해주길 간절히 기다리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엘로는 페이스북의 대안임을 은연중 내세우는 미디어지만 사용자가 업로드하는 건 불법이든 성인용이든 크게 제한을 걸지 않는 페이스북에 비해 QC가 엄격하고, 그만큼 수준 높은 이미지들을 감상할 수 있다. 텍스트 콘텐츠의 경우 폰트 처리가 그림처럼 아름다워 한글을 지원할 때쯤이면 볼만한 것이 늘어날 전망이다. 여러모로 개발력과 디자인 능력이 뛰어난, 그러나 적응하기는 불편한 엘로가 페이스북을 대체할 것이란 느낌은 당장 들지 않지만 우리의 놀이터 중 하나가 될 것은 확실하다.



 



모바일 사용 시나리오 좌에서 우로 스와이프-메인화면-우에서 좌로 스와이프

Shift_5를 눌러 반응형 그리드를 활성화한 Friend 메뉴



햄버거 메뉴로 콘텐츠 영역을 활성화한 모습

이미지 위주로 큐레이션하는 공식 계정 @ello, 이제 머리를 기르고 사진을 찍고 블루보틀을 마시고 덥스텝을 듣자




Emoji를 지원하는 아름다운 텍스트 콘텐츠 

tags 이종철 편집장 , 엘로 , 힙스터 , 대안 SNS , 페이스북 , 핀터레스트 , 인스타그램

저작권자 © 웹스미디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URL 복사 출력하기 목록보기 스크랩하기

관련기사


정기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