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TV IoT 시장의 허브인가? 국내 기업들의 스마트 TV 플랫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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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TV IoT 시장의 허브인가? 국내 기업들의 스마트 TV 플랫폼 경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칼을 빼 들었다.
이렇다 할 스마트폰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해 굴욕을 겪었던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서다.
두 기업의 칼끝은 IoT 시장을 겨누고 있었다.
그들은 자사의 무기인 ‘스마트 TV’를 통해 IoT 플랫폼의 허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글. 서종원 기자 seo@websmedia.co.kr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했던 CES 2015에선 ‘탈가전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수년 전부터 스마트 TV만이 가전 행사의 명맥을 이어왔다. 특히, 고화질 경쟁에 심취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퀀텀닷’ 기술을 접목한 SUHD TV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선보였다.
두 스마트 TV는 4K 화질 경쟁의 본격적인 경쟁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았다. 그러나 이미 2K 이상의 화질은 인간 시각의 영역을 넘어서 너무 선명해 되려 이질감을 주는 디스플레이 경쟁에 돌입한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두 기업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던 건 분명 IoT 플랫폼 선점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기 위함이다. 4K 이상의 화질은 현재 가장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한 40~50인치의 화면보다 더 큰 대형 디스플레이에나 어울리는 기술이니 적정 시청 거리를 고려했을 때 궁전만큼 커다란 집이 아니고서야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기술은 아니다. 주목할 건 화질이 아닌 더 큰 ‘무언가’다. 이를 증명하듯 CES 행사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스마트 TV 운영체제인 ‘타이젠’과 ‘웹 OS 2.0’을 필두로 IoT 플랫폼 선점의 포부를 밝혔다.




왜 플랫폼인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 TV 플랫폼에 집중하는 건, 모바일 시장에서 자체 소프트웨어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기마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사용자 습관을 파악했을 때 사용자에게 익숙한 플랫폼 없이 하드웨어만으론 사용자를 충성 고객으로 붙들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이미 익숙해진 환경에서 크게 벗어나려는 마음이 없으니까. 그렇다 보니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가로막혀 두 기업은 확고한 기반을 다지지 못했고, 하다못해 안드로이드 OS를 커스터마이징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자체 OS인 ‘타이젠’을 개발하며 기회를 엿봤지만, 완성도가 떨어져 저가 스마트폰에만 태우고 있는 현실이다. 반대로 말하면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시리즈에 타이젠을 태우지 않으니 그만큼 완성도 측면에서 불안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최근 2014년 인도에서 발매한 타이젠을 탑재한 저가형 스마트폰 ‘Z1’에 대한 주목도가 그리 높지 않았음이 이를 증명한다. 후발 주자 샤오미가 AOSP(Android Open Source Platform)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MiUI’를 이용해 중국을 기점으로 점유율을 야금야금 쓸어 담고 있을 때 두 기업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아마 그 지점에서 두 기업은 플랫폼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고 아직 초기 시장인 IoT 분야를 선점하려고 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SUHD TV(OS 타이젠)




LG전자의 OLED TV(OS 웹 OS 2.0)





왜 TV인가
CES 2015가 끝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 TV를 중심으로 한 자사의 IoT 플랫폼 전략을 밝히는 데 여념이 없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겸 사장은 2월 5일 삼성전자 2015 TV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향후 스마트 TV가 IoT의 허브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그 중심에 ‘타이젠’이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LG전자도 2월 4~5 양일간 열린 ‘LG 이노페스트’ 행사에서 “LG전자는 ‘홈챗’과 ‘웹 OS 2.0’으로 IoT 생태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제품보다 OS를 내세운 건 분명 플랫폼에 대한 중요성과 향후의 기대감 때문이다. 두 회사의 의견을 종합하면, 향후 폭발적으로 증가할 IoT 시장에서 스마트폰에서 확보하지 못했던 OS와 스마트 TV로 패권을 쥐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삐딱하게 보면 스마트폰 OS를 점유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IoT 분야에서 풀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과연 스마트 TV는 IoT 시장의 ‘허브’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도달한다. TV의 강점은 가정 내 보급률이 가장 높고, 항상 전원에 연결돼 있으며, 큰 디스플레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가전제품들이 모두 온라인(Connected) 상태라면, 사용자는 TV를 통해 모든 제품의 전원일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원한다면 모니터링을 통해 잘 작동이 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그리는 ‘스마트홈’의 청사진처럼 말이다.

 또 다른 장점은 사용자의 TV 체류 시간이 다른 가전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모바일, PC, TV로 대변되는 ‘3 스크린’ 시대에서 TV는 이미 PC의 체류 시간을 제쳤다(표 참고). 인터넷를 사용하는 기기가 PC에서 모바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발생한 결과다. TV의 주사용 시간이 오후 9~11시라는 점을 들면, 직장인 기준으로 퇴근 후부터 자기 전까지 대부분 시간을 TV 앞에서 머무는 셈이다. 이때, 사용자는 TV에 탑재된 IoT 플랫폼을 활용해 여가를 즐김과 동시에 집안 모든 가전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모바일 대신 TV 체류 시간이 높다는 점을 들면 어쩌면, 정말 어쩌면 모바일보다 더 많은 연령층을 포섭한 플랫폼으로 성장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사 플랫폼의 넷플릭스와 아마존 콘텐츠 제휴를 맺으려는 데 혈안이 된 것도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문제도 많다. 외출 시엔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으로 가정 내 IoT를 제어해야 한다는 점이다. TV 시청 시에도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굳이 스마트 TV로 주변 가전을 콘트롤해야 할 필요가 없다. 다른 문제는 일단 사람들에게 스마트 TV를 구매하게 설득하는 것이다. TV 보급률과 스마트 TV 보급률엔 상관관계가 적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어떻게 살아남을까
만약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립 IoT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고 싶다면, 구글의 ‘웍스 위드 네스트(Works With Nest)’ 사례를 참고할 수도 있다. 웍스 위드 네스트는 구글을 주축으로 다양한 서드 파티와 손잡고 IoT 플랫폼을 확장하려는 프로젝트다. 물론, 애플 또한 ‘홈킷’으로 IoT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지만, 구글이 애플과 다른 점은 플랫폼의 허브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홈킷은 구글과는 다르게 IoT와 제어 장치를 iOS가 깔린 하드웨어(아이폰 혹은 아이패드)로 두고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Siri)를 이용해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처럼 해당 플랫폼에 입점한 애플리케이션만 사용 가능하다는 제약이 생긴다.
반대로 구글은 네스트의 중추 제어 장치를 온도조절장치인 ‘서모스탯(Thermostat)’과 화제경보기로 사용하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모든 IoT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이를 API를 통해 윈도우 OS나 iOS에 태우면 멀티플랫폼 전략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것들 대신 스마트 TV를 플랫폼 허브로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례처럼 더욱 현실적인 방법도 있다. ‘Follower’의 위치를 인정하고 구글이나 애플, 혹은 다른 기업들과 연합하는 것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작년 웍스 위드 네스트에 합류했다. 또한, 삼성전자 또한 구글을 중심으로 한 상호호환이 가능한 IoT 구현 표준 연합체 ‘스레드’에 참여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014년 인수한 스마트싱즈(SmartThings)로 계속해서 오픈 플랫폼을 제작하는 것, LG전자는 MS, 퀄컴과  IoT 연합 단체 ‘올신얼라이언스(AllSeen Alliance)에 합류해 오픈소스 기반의 IoT 플랫폼인 ‘올조인(AllJoyn)’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독립 플랫폼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은 듯하다.  










구글의 ‘웍스 위드 네스트(Works with Nest)’  

tags 서종원 기자 , 스마트 TV , Iot , 커넥티드 , 사물인터넷 , 플랫폼 , 소프트웨어 , 디지털 기기 체류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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