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세상을 연결할 텐가 페이스북은 조지 오웰의 [1984]를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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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세상을 연결할 텐가 페이스북은 조지 오웰의 [1984]를 기억하라

트렌드, 그 쓸쓸함에 대하여 사라진 것들은 유구무언. 입은 있지만 할 수 없었다. 말하는 걸 잊은 듯 입술을 꼭 다물었지만 상처를 감춰둔 헐렁한 옷에도 피는 짙어 배어 나왔다. 그러나 역사는 성공보다 실패로 빛난다. 잠시간 빛을 내기 위해 퀴퀴한 침묵의 먼지를 거둬내 다시 한번 말하게 하려 한다. 광폭한 트렌드란 소용돌이에 ‘눈’을 깨 차지 못하고 가장자리로 내몰렸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들. 그들의 끝을 구태여 말한다. 그리고 경계한다. 트렌드로 뜨거워진 것들의 차갑게 식을 미래를.

진행. 서종원 기자 seo@websmedia.co.kr, 이창민 기자 whale@websmedia.co.kr, 이태연 기자 tyl@websmedia.co.kr
#1 세상에서 가장 훌륭했던 실패, 비운의 명기들
#2 모바일 OS의 이유 ‘있는’ 몰락
#3 페이스북은 조지 오웰의 <1984>를 기억하라
#4 스마트워치는 개구리다?


내가 뭐라고 페이스북의 미래를 걱정할까. 그러나 이미 메가트렌드 소셜미디어로 자리잡은 페이스북의 감춰진 내면을 짚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무리한 광고 수익 모델 창출, 개인정보 유출 및 오남용 등 걱정되는 게 이만저만 아니다. 앞으로 페이스북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 글. 서종원 기자 seo@websmedia.co.kr

해커 웨이: 도전과 변화
2004년, 어수룩한 청년과 그 친구들은 하버드대학교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작해 대박을 친다. 지금 세계 약 13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 이야기다. 동문인 윙클보스 형제의 ‘커넥트유(ConnectU)’라는 서비스를 모방했다는 이유로 7년간 법정 공방에 시달렸던 페이스북은 주춤했던 그 시절을 잊은 듯 이후 탄탄대로를 달렸다.
2012년 5월 18일 페이스북은 122조 원(1,048억 달러)이란 엄청난 금액으로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 이후 ‘세상을 연결한다’는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창립 기조처럼 현재 이 서비스는 세상 구석구석에서 ‘좋아요’를 모은다. 이전 유행했던 소셜미디어들이 몰락했던 전철은 기우인 양 우습게 넘기면서 말이다.
페이스북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은 ‘해커 웨이The Hacker Way)’라는 그들만의 진취적인 경영 방식에 있다고 한다. 본사 입구에 쓰여 있기도 한 ‘해커 웨이’란 용어는 2012년 2월 한창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때 저커버그가 투자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롯한 표현이다. 그가 편지에서 말한 해커 웨이는 도전과 변화를 핵심으로 한다. 여기서 말하는 해커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뭔가 재빨리 만들거나,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커버그는 편지에서 해커는 어떤 것도 완벽하지 않기에 어떤 것이든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면 다양한 시도를 거듭했고, 서비스 측면에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해커 웨이 방식으로 말이다.

▲ 페이스북 광고의 유혹

이렇게 ‘세상을 연결’할지는 몰랐다
페이스북은 PC에서 모바일로의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소셜미디어로 거듭난다. 사용자 확보뿐 아니라 수익 면에서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해커 웨이 정신을 제대로 이어가고 있는지, 요샌 그게 좀 의심스럽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사용자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페이스북의 관리 소홀 때문이다. 그들의 해커 웨이 방식은 제 방향을 찾아가고 있는 것일까?

나스닥 상장으로 쏘아 올린 축포가 사그라지기도 무섭게 2012년 이후 페이스북은 몇 차례 개인정보 유출 이슈로 사람들에게 못매를 맞는다. 긍정의 불꽃을 부정으로 바꾼 건 독일에 사는 막스 슈렘스(Max Sherems)라는 청년 때문이다. 법대에서 대학 생활을 하던 그는 페이스북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대한 의심을 갖는다. 그리곤 페이스북이 사용자에게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얼마나 끔찍이 여기는지 사람들에게 알리기 시작한다. 유럽은 미국과 달리 고객이 기업에게 어떠한 개인 정보를 수집했는지를 요청하면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법제화된 의무 사항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미국이 아닌 유럽에서 설립한 회사기에, 고객이 원한다면 당연히 관련 자료를 요청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슈렘스는 페이스북 유럽 지사에 자신의 개인정보가 얼마나 수집됐는지를 요청했고, 페이스북으로부터 약 1,200 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전달받는다. 그가 페이스북을 사용한 기간이 채 3년 안됐는데도 말이다. 개인정보 수집 동의에 대한 대가였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모든 사용자는 페이스북 가입 시 개인정보 수집에 대해 승인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쌓인 정보들은 개인 맞춤형 광고를 노출하는 데 사용한다. 그렇다면 수집된 개인정보 승인은 우리의 탓이 맞다. 그럼 관리는 페이스북이 잘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이후에도 페이스북은 잊힐 만 하면 개인정보 관리 소홀로 메스컴에 오르내린다. 두 사건에서 보여준 페이스북의 대처엔 아쉬움이 남는다. 페이스북을 믿고 개인정보보호 수집을 동의한 사용자들에게 어떠한 보상도 없이 이를 알리기에만 급급했다. 그 후, 2014년 페이스북의 안일한 개인정보 정책은 또 한 번 도마에 오른다. 이번엔 더 심각하다. 사용자 계정을 활용해 비밀리에 실험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명확한 개인정보 악용 사례다.



▲ '뉴'빅브라더 이즈 왓칭 유


메가트렌드급 ‘빅브라더’ 페이스북
조지 오웰은 소설 <1984>를 통해 인간을 통제하는 ‘빅브라더’ 등장을 경계했다. 페이스북의 사용자 데이터 활용을 보면 ‘빅브라더’는 먼 미래가 아님을 실감한다.
나는 ‘빅브라더’가 돼 가는 페이스북의 두 가지를 우려한다. 하나는 중립성 왜곡이다. 이미 세계 10분지 1 사용자를 확보해 어느 정도 공공성을 띄고 있는 페이스북이 ‘감정 전이 실험’ 등으로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한다면 어떻게 될까? 흔히 우리가 말하는 ‘선동’이 될 수 있다. 세계 2차 대전 시 히틀러는 국민을 선동하기 위해 문화 콘텐츠, 그중 영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페이스북 또한 삶과 가장 밀접하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히틀러의 영화와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다음은 사용자 이탈이다. 이미 미국 10~20대 사이에선 폐쇄적인 SNS인 ‘스냅챗(Snapchat)’이나 ‘킥(Kik)’으로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프랜크앤매지드협회(Frank N. Magid Associates)는 2014년 12월 기준으로 미국 13~17세 인구 가운데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인구는 88%로 94%인 전년에 비해 점차 줄고 있다. 또한, 스냅챗과 킥은 37세 사용자 점유율이 각각 86%, 83%지만, 페이스북은 55%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유인즉슨, SNS는 매우 사적인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선생님, 부모님 등과 친구를 맺어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하게 된 탓이다. 페이스북은 유난히 사용자 실명제를 강조하기에 더 그렇다. 10~20대 입장에선 이런 관계가 충분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마치 ‘감시’당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이런 기우들로 페이스북은 한순간에 무너질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개인 맞춤형 광고로 돈을 쓸어 모으고 있고, 페이스북이 원한다면 그 돈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 합병해 ‘해커 웨이’ 식 경영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 사용자가 좋아했던 페이스북의 모습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SNS는 일터도, 감시받아야 할 광장도, 사찰당해야 할 공간도 아니다. 사용자는 단지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고, 광고가 아닌 재미있는 정보를 받아 보고 싶을 뿐이다. 페이스북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던 그 시절처럼 말이다.

tags 서종원 기자 , 페이스북 , 메가트렌드 , 소셜미디어 , SNS , 해커 웨이 , 커넥트 유 , 막스 슈렘스 , 감정 전이 실험 , 빅브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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