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안 좋은 집 스마트워치는 개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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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안 좋은 집 스마트워치는 개구리다?

트렌드, 그 쓸쓸함에 대하여 사라진 것들은 유구무언. 입은 있지만 할 수 없었다. 말하는 걸 잊은 듯 입술을 꼭 다물었지만 상처를 감춰둔 헐렁한 옷에도 피는 짙어 배어 나왔다. 그러나 역사는 성공보다 실패로 빛난다. 잠시간 빛을 내기 위해 퀴퀴한 침묵의 먼지를 거둬내 다시 한번 말하게 하려 한다. 광폭한 트렌드란 소용돌이에 ‘눈’을 깨 차지 못하고 가장자리로 내몰렸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들. 그들의 끝을 구태여 말한다. 그리고 경계한다. 트렌드로 뜨거워진 것들의 차갑게 식을 미래를.

진행. 서종원 기자 seo@websmedia.co.kr, 이창민 기자 whale@websmedia.co.kr, 이태연 기자 tyl@websmedia.co.kr
#1 세상에서 가장 훌륭했던 실패, 비운의 명기들
#2 모바일 OS의 이유 ‘있는’ 몰락
#3 페이스북은 조지 오웰의 <1984>를 기억하라
#4 스마트워치는 개구리다?


스마트워치의 기대는 하늘을 찌르고, 스마트폰 다음의 메가트렌드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의문이다. 스마트폰도, 시계도 아닌 이 모호한 제품의 전망이 정말 밝은 걸까? 선천적으로 스마트폰을 의지하면서 태어난 스마트워치에 대한 의문은 계속된다. 이 트렌드 난 반댈세.

글. 서종원 기자 seo@websmedia.co.kr
스마트워치 필요한가?
스마트워치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리는 듯하다. 그러나 여자 친구 팔짱 대신 손목에 전기를 채우고 싶어하는 친구에게 ‘그래서 살 거냐’고 물으면 ‘흥미는 있지만, 사진 않겠다’는 반응을 듣기 일쑤였다. 질문에서 비꼬는 뉘앙스로 유추해볼 수 있듯, 나는 스마트워치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스마트폰이 있는데, 왜 굳이 스마트워치를 사야 하는지 확신이 안 서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편은 아니지만, 20~30만 원이나 되는 돈을 주고 사야 할 만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마땅한 ‘킬러 콘텐츠’도 없는 데다 시계나 스마트폰을 대체할 명확한 명분도 없다.


▲ 말끔하게 차려입은 수트 소매 사이에서 스마트워치가 나온다면?


스마트폰과 시계 사이
‘스마트워치’의 암울함은 스마트워치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데서 시작한다. ‘스마트워치’라는 제품군은 경쟁 제품에 대해 고민케 하는 모호한 네이밍이다. 일단, 손목에 차는 스마트 기기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소비자 관점에서 이걸 시계로 사용해야 할지, 아니면 스마트폰의 보완재로 사용해야 할지 여전히 헷갈린다. 스마트폰의 경우, ‘스마트한 휴대폰’이란 명확한 가치가 나타나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스마트폰과 시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이 손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는 그저 IoT의 하부 카테고리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워치는 무언가를 대체하지 못하고 공존한다. 스마트폰에 밀렸지만 여전히 사용되는 피처폰처럼 말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기능보단 취향의 문제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이 또한 좋은 ‘가치’를 가진 제품에 한해서다. 예를 들어 모토로라의 ‘스타텍’이 스마트폰이 만연한 요즘에도 비싼 중고가로 거래되고 있는 것처럼 특별한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 그 가치는 대체로 디자인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며, 스마트워치가 아무리 패션 액세서리로 그 갈피를 잡는다고 해도 프리미엄 제품 급의 가치를 줄진 여전히 의문이다. 파이팅 넘치는 애플이 1,900만 원대의 프리미엄급 스마트워치 라인업을 공개했지만, 이때 많은 사람은 속으로 ‘그 값이면 롤렉스’를 외쳤을지도 모른다.


▲ 스마트워치는 ‘죽은 개구리’다

스마트워치는 ‘죽은 개구리’다
스마트워치를 떠올리면, ‘죽은 개구리’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죽은 개구리’라는 표현은 미국 록 밴드 마룬5의 프론트맨인 ‘애덤 리바인’은 러시아의 테니스 선수 ‘마리아 샤라포바’와의 성행위를 빗대어 ‘죽은 개구리와 하는 기분이었다’고 표현한 뒤 널리 사용하기 시작했다. 후에 루머라고 밝혀졌지만, 단어 사용의 맥락은 특정 행위 중 리액션 없는 상대방에 대한 표현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가 ‘죽은 개구리’가 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스마트워치는 매 순간 살아있지 않다. 아날로그 시계를 애용하는 사람은 안다. 조용한 공간에서 일정한 리듬으로 틱틱 돌아가는 초심의 독특한 안정감을. 그에 반해 스마트워치는 그런 정서도 없고 사용 외의 시간엔 대체로 죽어 있다. 확인하고 싶을 때 팔을 쓱 들어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아날로그 시계와 달리 스마트워치는 시간 확인을 위해 별도의 제스처를 요구한다. 기본적으로 시계로서의 사용성이 떨어지고, 많은 시간 검은 디스플레이만 노출하는 것도 심미성을 저해한다. 계속 켜놓을 수도 있지만, 현재 배터리 성능으론 여유가 없다. 배터리 성능이 개선되면 손목으로 제품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테지만, 결국 아날로그 시계와 경쟁해야 하는 제품임에도 아날로그 시계의 인터페이스를 조악하게 차용한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둘째, 배터리가 적다. 현재 스마트워치 제조사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배터리일 것이다. 최소 몇 년은 끄떡없는 쿼츠 시계, 기계식 시계보다 많은 일을 수행하는 스마트워치의 평균 배터리 방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2014년 기준 가장 많은 판매고(120만 대)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의 경우 3~4일 사용 후 배터리를 충전해야 한다. 3~4일이라는 기준 또한 사용자의 이용 습관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반드시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사용해야 하는 스마트워치의 선천적 의존성은 자신과 함께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함께 끌고 내려간다는 동반 하락 문제를 떠안고 있다. 배터리 기술이 얼마나 빨리 개선될진 모르겠지만, 스마트워치에 비해 내부 공간이 넓은 스마트폰의 배터리 성능 개선도 더딘 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면 스마트워치 배터리 또한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될 거 같지 않다. 그리고 배터리가 개선돼야 스마트워치의 두께와 크기 또한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셋째, 전자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은 짧다. 특히, 성능 개선이 가열화하는 초기 시장의 제품들은 그 주기가 더욱 짧을 것이다. 국내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15.6개월로 보는데, 스마트워치의 경우 디자인 개선이 빠르게 진행할수록 소비자의 제품 교체 욕구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는 아날로그 시계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배터리와 부품 교체만으로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아날로그 시계에 비해 수명은 너무 짧다. 짧은 교체 주기로 인한 또 다른 문제는 스마트폰을 변경하게 되면 같은 OS를 공유했던 스마트워치를 교체해야 할 가능성도 생긴다. 페블이 현재 시도 중인 것처럼 스마트폰에 귀속되지 않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않는 이상 스마트워치의 성능과 디자인이 안정세에 접어든다고 해도 어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스마트워치 선택의 범위가 좁아질 수 있다. 물론, 스마트워치 OS가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기존 안드로이드 웨어를 OS로 채택하던 LG와 삼성이 각각 LG G워치R과 삼성 기어S에 LG 워치 플랫폼과 타이젠을 실험하는 것도 이런 이유처럼 보인다.


▲ 아직 너무 큰 당신

결국은 스마트폰 점유율
그렇다면 왜 제조사들은 스마트워치 제작에 열을 올릴까? 앞서 말했듯, 이는 아마 자사의 생태 확장에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같은 OS를 공유해야 더 좋은 확장성을 발휘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로 새로운 부가 가치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기술의 혁신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자사의 플랫폼으로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매력적인 스마트워치를 제조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이는 어려워 보이지만, 애플워치는 이 명제를 어느 정도 입증해가고 있다.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의 시장분석기관 입소스(Ipsos)가 1,229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인용해 13%의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가 애플워치를 사용하기 위해 아이폰을 구매할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물론, 한정된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라 그 수치는 매우 적지만 스마트워치를 통해 사용자 뺏어 오기에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또 다른 이유는 그 플랫폼을 활용해 IoT(사물인터넷)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것이다.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208조 원으로 평가받은 사물인터넷 시장은 2022년 1,225조 원으로 성장할 거로 내다봤다. 그만큼 스마트워치의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사물인터넷을 제어하기 위해 스마트워치가 꼭 필요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머리에서 떨쳐내기 쉽지 않다.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데, 사람들은 스마트워치를 구매할까? 결국, 스마트워치는 독립적인 제품 라인업이기 보단 스마트폰의 보완재 성격을 띠는 기호품이 될 공산이 크다.

tags 서종원 기자 , 스마트워치 , 시계 , 트렌드 , 실패 , 스마트폰 , 배터리 성능 ,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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