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만난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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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만난 마드리드

계절감이 물씬 묻어나는 광고부터 전 세계 서민들의 꿈인 당첨금에 관한 광고,
재기발랄한 라디오 채널의 광고까지, 각양각색 스페인 봄 광고를 살펴보자.

장인주 이노션 월드와이드 스페인 법인장  ijchang@innocean.com
금강기획, 이노션 월드와이드 해외광고팀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이노션 스페인 법인을 책임지고 있다. 이노션의 전략과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확보해 현대·기아차가 스페인 일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이케아(IKEA) ‘중재인’
새봄을 맞이하는 설렘의 반대편에 봄을 맞아 우리가 치러야 하는 일들이 있다. 바로 겨울옷을 정리하는 일. 막상 옷을 정리하다 보면 수납공간은 부족하고 정리할 물건은 참 많다. 유난히 애처가가 많은 스페인인 터라 가정 내 대부분의 의사 결정은 여자가 내리게 마련이다. 특히, 수납, 패션에 관해서라면 여자들이 절대적인 권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가끔은 집마다 작은 전쟁을 치르기도 한다. 광고에는 상담실로 보이는 방이 등장한다.
그 안에 서로의 두 손을 꼭 잡은, 꽤 사이좋아 보이는 젊은 부부가 지난 한 주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벽장 안에 가득한 옷과 액세서리, 그리고 미처 다 정리하지 못한 옷들을 앞에 두고 말싸움하는 그들. 이때 해결사가 방문한다. 바로 전직 노동사회부장관. 고용주, 근로자, 정부, 누구 하나 쉽게 만족하기 힘든 노사문제를 담당했던 장관이라고 하니 이 전쟁을 중재할 적임자임에는 분명하지만, 해결이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양쪽 모두 만족하는 결론을 내기 위해 두 사람의 의견을 모두 충분히 들어줘야 하는 중재인은 무척 곤혹스러워한다. 봄을 맞아 이런 문제가 생긴 커플은 이들뿐이 아니다. 많은 커플이 물건들을 들고 상담실로 몰려든다. 골치 아파하는 중재인. 무언가 해결책을 만들기 위해 벽 한쪽을 자료들로 가득 채우고 고민한다. 그리고 이케아 특유의 ‘ㄹ’자 드라이버로 무언가를 만드는 손이 등장한다. 마침내 등장한 중재인은 만족한 표정으로  ‘ㄹ’자 드라이버를 주인공 남자에게 전한다.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오다가 놀라는 부부. 벽장 공간 곳곳에 물건들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봄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가정을 더 똑똑한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이케아 벽장의 마술. 완벽한 수납과 함께 전쟁은 끝나고 커플들에게도 진짜 봄이 왔다.


온쎄(ONCE) ‘대박을 축하하는 240가지 방법’
복권으로 대박을 누리는 환상은 국적을 불문한다. 이 시대를 사는 모든 평범한 서민의 꿈이다. 온쎄는 1938년에 설립한 시각 장애인 복지사업을 위한 스페인 복권회사다. 스페인의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온쎄의 부스를 볼 수 있으며, 이외 사람 많은 곳에서도 어깨에 큰 판매대를 메고 다니는 이동식 온쎄 복권 판매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온쎄의 한 번에 큰 금액을 지급하는 추첨식 복권과 함께 일정 기간 고정금액을 매달 지급하는 즉석 복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온쎄는 이 복권을 ‘대박을 축하하는 240가지 방법’ 캠페인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슈퍼에서 장을 보던 남자에게 문자가 도착한다.
‘온쎄가 드리는 평생 월급을 축하하는 240가지 방법. 온쎄에서 월급 3천 유로 입금. 84번째 방법 애호박 록스타’. 애호박을 집어 든 남자는 이를 마이크로 삼아 마치 유명 록스타가 된 듯 노래를 부르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한다. 다른 광고에서도 역시 같은 남자가 등장한다. ‘온쎄가 드리는 평생 월급을 축하하는 240가지 방법’. ‘온쎄에서 월급 3천 유로 입금. 14번째 방법 정글의 왕’. ‘아아아아아~~~’ 거리를 걷던 남자는 갑자기 가로수를 붙잡고 타잔이 된 듯 괴성을 지른다. 대박을 축하하는 240가지 방법 캠페인은 이 밖에도 ‘버스 정거장의 올림픽 메달리스트’, ‘지하철에서 말춤 추기’, ‘병원 대기실에서 러시아 민속 무용 추기’ 등 20년 동안 매달 고정금액이 들어오는 복권의 특징을 240가지 방법으로 표현한다. 매달 고정금액이 지급되는 즉석 복권은 20년 동안 지속해서 기쁨을 전달함을 강조한다. 엉뚱한 상황 설정과 이에 놀라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흥미롭다.


네스카페(Nescafe) ‘네스카페가 주는 평생월급’
이야기하는 것이 삶의 큰 즐거움인 스페인 사람들에게 바에서 즐기는 커피는 단순한 커피 이상이다. 바로 내려 마시는 커피는 물론 고급 캡슐 커피도 대중화된 스페인에서 인스턴트 커피의 대표 브랜드인 네스카페는 ‘간편하면서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 브랜드’로 자리 잡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수년 동안 동일한 경품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서민적인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매년 커피 병의 상표 스티커를 보낸 소비자 중 추첨을 통해 평생 2천 유로를 지급하고, 당첨자를 찾아가는 과정과 당첨자의 사연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것. ‘협박(El chendaje)’. 편안해 보이는 거실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자막과 할머니와 젊은 부부가 등장한다. 이들은 할머니에게 네스카페 커피를 대접한 듯하다. 할머니는 손수 만든 음식을 계속해서 내놓고, 젊은 부부는 감탄한다. 할머니가 만든 크로켓을 보며 부부는 ‘할머니 크로켓은 도저히 값을 매길 수 없지’라 말한다. 이에 할머니는 ‘값을 매길 수 없다니 무슨 말이야. 한 달에 2천 유로야’라며 이내 ‘커피 스티커 내놔’라고 말한다. 젊은 부부는 뺏길 수 없다는 듯 커피 병을 집어 들며 사실 크로켓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어지는 할머니의 말. ‘이런 못된 놈’. 곧 등장하는 자막, ‘모든 것은 네스카페와 함께 시작됩니다. 네스카페에서 드리는 월급’. 광고는 할머니의 손자에 대한 사랑과 평생 월급 2천 유로를 비틀어서 대비함으로써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꼬페(COPE) ‘당신은 참 못 생겼습니다’
엘 끌라시꼬(El Classico,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경기)가 열리는 날. 스페인 동료들에게 엘 끌라시꼬에 관해 물으니 그 친구들은 엘 끌라시꼬라고 하지 않고 엘 파르띠도(El Partido 경기)로 불렀다. 이들은 경기란 일반명사를 고유명사로 부를 정도로 스페인 축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요즘 UEFA 챔피언스리그의 스페인 팀들 활약상을 보면 금방 이해가 된다. 꼬페는 보수 성향의 라디오 채널로 이 안의 스포츠 전문 프로그램이 꽤 유명하다. 스포츠 전문 채널 경쟁이 너무도 치열한 스페인에서 캠페인 속 꼬페의 접근법은 아주 단순하며, 그래서 더 강렬하다. 골이 터지는 그 순간, 아나운서, 라디오 청취자 모두 하나가 되는 그 순간의 솔직하고 적나라한 얼굴을 담는다. 스페인 축구 중계 특유의 외침. ‘골! 골! 골! 골! 골! 골!’이 울려 퍼지면서 라디오 하나가 자막과 함께 화면에 등장한다. ‘주말이 시작됩니다. 못생긴 얼굴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주방에서 파자마 바람으로 요리하던 남자도, 침대에서 이어폰으로 중계를 듣던 사람도 마치 염소나 낙타 얼굴을 보는 듯한 괴상한 얼굴을 보여준다. ‘당신은 정말 못생겼어요’. 광고는 배경 노래 가사처럼 득점을 기록하는 절정의 순간을 함께하는 괴상망측한 얼굴들을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줌으로써 꼬페 채널이 전해주는 감동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어 등장하는 축구 전문가들의 적나라한 표정. ‘모든 감정, 모든 스포츠,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표정에 축구 전문가들이 함께합니다’. 득점이 터지는 짜릿한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을 내 표정을 상상하면, 자동으로 감정 이입이 된다. 그리고 금세 이 채널에 귀 기울이고 싶어진다.




이케아 ‘중재인’
출처: www.youtube.com/watch?v=NH-IWV5NKcw 







온쎄 ‘대박을 축하하는 240가지 방법’: 애호박 록스타
출처: www.youtube.com/watch?v=jqOD8zR30qY 






온쎄 ‘대박을 축하하는 240가지 방법’: 타잔
출처: www.youtube.com/watch?v=zrR8w4lVu-o 







네스카페 ‘네스카페가 주는 평생월급’
출처: www.youtube.com/watch?v=tt4Hss55GPM






꼬페 ‘당신은 참 못생겼습니다’
출처: www.youtube.com/watch?v=vCChf815Jug  

tags 월간 IM , 장인주 , 이노션 , innocean , 이케아 , IKEA , 온쎄 , ONCE , 네스카페 , Nescafe , 꼬페 , COPE ,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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