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지 회색지대를 밝히는 불빛 장혜정 디코리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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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복지 회색지대를 밝히는 불빛 장혜정 디코리아 사무총장

‘고기능 자폐인’은 아이큐가 70~100 정도로 지능면에서 일반인과 다를 게 없지만 소통 능력이 다소 부족한 이들로, 장애인으로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회색지대에 있는 3급 장애인이다. 어디에서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도착했다. 고기능 자폐인의 사회 진출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 ‘오티즘@워크’가 국내에 론칭한 것. 월간 웹 6월의 리얼무버는 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재단법인 디코리아의 장혜정 사무총장이다.

글. 이창민 기자 whale@websmedia.co.kr
사진. 김지혜 기자 window28@websmedia.co.kr



인터뷰에 한송이 SAP코리아 이사와 서민원 디코리아 사업추진본부장이 함께 했습니다.






장혜정 사무총장님, 안녕하세요! 월간 웹 독자에게 D-Korea(이하 디코리아)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장혜정 안녕하세요. 디코리아는 2014년 SAP코리아와 단국대학교 후원을 받아 경기도 산하 조직으로 발족한 비영리 재단법인이에요.


SAP 코리아와 함께 ‘고기능 자폐인’에게 사회 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글로벌 직업 훈련 프로그램 ‘오티즘@워크(Autism@Work)’를 도입하신다고요. 프로그램에 대한 보충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장혜정 오티즘@워크는 ‘사회에서의 자폐인, 자폐인이 일한다’는 의미를 담은 명칭으로 회색 지대에 있는 고기능 자폐인들이 사회로 진출해 의미 있는 삶을 살 기회를 제공하고자, 직업 훈련과 사회 적응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정상인과 지속해서 일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고 할까요? 신청 후 적성검사를 통해 고기능 자폐인 여부를 판단하고 6주간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는데요. 크게 소셜 스킬, 셀프 헬프, 컴퓨터 기술에 관한 교육을 진행해요.


이를 위해서는 국내 고기능 자폐인 현황을 잘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고기능 자폐인이 국내에 정확히 얼마나 있는지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라면서요?      
장혜정 네, 집계가 어려워요. 한국자폐인사랑인협회의 2014년도 자료가 가장 최근 자료인데요. 국내에 4~5만 명 있을 거라는 추정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더 많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한송이 추정치로 환산하면 국내 자폐인은 37명 중 한 명꼴로 있다는 거에요. 우리보다 먼저 오티즘@워크를 시작한 다른 국가는 평균적으로 국민 60명 중  한 명꼴이니, 우리나라는 매우 많은 편이에요. 고기능 자폐인 소외 문제는 심각합니다. 고기능 자폐인은 3급 장애인으로 분류해요. 등록하더라도 복지 혜택은 없고 오히려 ‘장애인’이라는 낙인 효과로 사회생활에 제약이 생기죠. 장애인을 향한 시선이 곱지 못한 우리나라의 문화 탓에 3급 장애인으로 분류되는 분들은 일부러 등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집계가 잘 안될 수밖에 없어요.
서민원 안타까운 일이죠. 시스템이나 집계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 이유가 있으니까요. 통계나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 기반의 문제에요. 자폐인을 아스피 혹은 아스퍼거라고 부르기도 하던데요. 용어 정리 좀 해주세요.     
장혜정 아스퍼거는 자폐아를 뜻해요. 아스피는 속칭, 혹은 줄임말이랄까요? 어떤 분들은 이들을 한통속으로 묶어서 모두 발달장애로 치부하는데, 자폐인과 발달장애는 달라요. 자폐성 장애인은 타인과의 의사소통 스킬이 다소 부족할 뿐 지능이 떨어지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아스퍼거 안에 ‘고기능 자폐인’이 속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스퍼거가 좀 더 큰 개념이죠. 장애인의 또 다른 특징은 그 특성을 몇 가지로 유형화하기에는 스펙트럼이 굉장히 방대하다는 거에요. 그래서 이들을 ASD(Autism Spectrum Disorder)라고 불러요. 그렇다 보니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1:1 멘토링 등 개인화 교육이 필요해요.


지금까지 회색 지대에 있던 고기능 자폐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오티즘@워크가 처음이에요. 프로그램을 한국화하는 작업에서 이슈가 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서민원 한국화 과정은 5월 말에 마무리됩니다. 레퍼런스로 삼은 건 인도의 오티즘@워크 프로그램이에요. 인도의 프로그램 중 국내 실정에 맞는 걸 선택하는 작업에서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에 주력했어요. 이후 인도의 교육 내용을 토대로 국내 전용 교재를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어휘나 오브젝트 같은 게 인도 현지와 달라 교정 과정을 거쳐요.


왜 다른 선진국이 아닌 인도의 프로그램을 레퍼런스로 삼는 거죠? 언뜻 생각할 때 인도는 우리나라보다 복지나 문화적인 인식 분야가 낙후됐을 것 같아서요.        
장혜정 많은 분이 그렇게 생각해요. 한송이 이사님이 프로그램 한국화 작업을 위해 인도에 다녀왔는데, 오히려 인도의 NGO는 국내보다 훨씬 선진적이라고 하더군요. 문화적 인식도 마찬가지고요. 오티즘@워크 프로그램을 가장 먼저 시작한 국가도 미국이 아니라 인도에요. 인도가 2011년, 미국이 2013년이죠. 지역적으로 한국과 좀 더 가까웠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겠죠.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은 따로 있어요. 인도와 미국의 오티즘@워크는 타깃이 서로 달라요. 미국은 적어도 석사 이상 학력을 갖춘 고학력 고기능 자폐인을 대상으로 해요. 미국은 천재성을 갖춘 분들이 자신이 자폐임을 당당히 드러내는 경우가 꽤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그런 분들을 타깃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더라고요. 반대로 인도의 경우는 좀 더 일반적이고 광범위해요. 관련 프로그램 자체가 전혀 없었던 국내 실정에는 인도 프로그램이 훨씬 잘 맞았던 거죠.
서민원 그렇다고 오해해서는 안 돼요. 국내에도 여러 민간단체가 자폐아 복지를 위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거든요. 관련 활동이 전혀 없을 때 오티즘@워크가 시작한 건 아니에요. 디코리아와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자폐인 사랑협회’와 재단법인 ‘서플러스글로벌’도 익히 관련 활동을 해온 단체이고요.


그럼 해외에서 먼저 시작한 본 프로그램의 우수사례가 궁금해지는데요?     
한송이 오티즘@워크 출신으로 현재 인도의 SAP 사무실에서 문서 오류를 발견하는 업무를 하는 고기능 자폐인을 만났어요. 그 직원은 사람 눈을 못 마주쳐요. 저랑 이야기할 때도 딴 곳을 보고 있었죠. 그런데 그분은 자신이 겪은 모든 걸 다 기억할 수 있는 ‘직관적 기억능력’을 가졌어요. 사람들과의 대화 내용을 한 마디 빠짐없이 그대로 기억할 수 있어요. 다만 사람 얼굴을 보지 못하니 그게 누가 한 말인지는 몰라요. 그래도 이건 엄청난 능력이잖아요? 좋은 능력이 있음에도 취직에 어려움을 겪는 거죠. 그러다 오티즘@워크를 통해 직무 적성을 발견했고, 사람과 대면하지 않고 사건·사고만 기억해서 입력하는 일을 하니 매우 좋다고 직접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이 사람이 대단한 천재거나 고학력인 건 아니에요. 우리나라에서도 보편적인 대졸 수준이었어요.
장혜정 이런 사례도 가정할 수 있어요. 모든 기업은 회계팀에서 월말, 연말 정산 작업을 하잖아요? 전산 처리를 한 뒤에 다시 한 번 영수증과 통계표를 대조하는 거죠. 일반인은 하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오차가 발생할 여지도 많아요. 고기능 자폐아의 경우 이와 같은 임무에 굉장한 집중력을 발휘한다고 하네요. 또 정산 과정에서 청구할 수 없는 영수증을 끼워 넣는 등 비윤리적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데, 고기능 자폐아의 경우 이 부분은 굉장히 철두철미 합니다.


국내에도 다양한 직군에 진출할 수 있겠군요?   
장혜정 네, 고기능 자폐인은 일반인보다 패턴 인식 능력과 집중력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IT 강국에 게임 산업이 발달했잖아요? 이 분야 직무능력을 길러 사회진출을 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도 좋을 거에요. 서로 ‘윈-윈’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부디 널리 홍보가 됐으면 좋겠네요. 오티즘@워크는 비영리재단인 디코리아에서 운영하니까, 이 분야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메카’에요. 여기에 어떤 기업이 진출해도 문제가 될 게 없어요. 기업에서 관심을 두고 접근한다면 사회적으로 굉장한 움직임이 일 것으로 생각해요. 저희도 열심히 홍보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티즘@워크에 대해 더 강조할 점 있나요?    
장혜정 오티즘@워크는 이미 재능을 갖춘 고기능 자폐인을 사회로 끌어내는 게 목표에요. 그들에게 모든 기초 능력을 길러주는 게 아니라는 게 중요합니다.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소외된 고기능 자폐인에게 손을 뻗어 그들이 뭘 잘하는지 발견하는 거죠. 그리고 부족한 사회 능력을 키워서 일할 수 있는 터널을 열어줍니다. 치료가 아닌 교육이라는 점을 강요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어요. 어쩌면 우리는 헤드헌터와 트레이너 역할을 동시에 하는 거죠. 중요한 점은 언제든 열려있다는 겁니다. 지금은 서울 내에서만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수요에 따라 범위를 점차 늘려갈 거니까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미국의 오티즘@워크 우수사례



인도의 오티즘@워크 우수사례



함께해요 오티즘@워크 홍보 영상 





오티즘@워크 모집공고

tags 이창민 기자 , 장혜정 , 디코리아 , SAP 코리아 , 오티즘@워크 , 고기능 자폐인 , 3급 장애 , 직업 교육 , 사회 적응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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