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텍스트의 중요성: Web이 묻고 실무자가 답하다, ‘가상’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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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텍스트의 중요성: Web이 묻고 실무자가 답하다, ‘가상’ 좌담회

Text Gravity
웹사이트 텍스트의 중요성

플랫, 머티리얼을 위시한 모더니즘으로의 회귀. 최근 웹디자인의 경향이다. 그러나 사이트의 목적을 거드는 디자인은 서로 유사해 사용자의 기억에 잔상을 남길 수 없다. 동적 효과를 제외하면 껍데기가 벗겨진 웹사이트에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 그중에서도 다시 ‘텍스트’가 중요하다. 이 현상은 더욱 심화해 현재의 윈도우 8 UI에서 모든 비주얼이 사라지고 위젯만을 남긴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해법은 무엇일까. 텍스트에 답이 있다. 결과적으로 플랫 디자인에서 시각 콘텐츠는 정보의 색인 역할을 분담한다면, 정보의 맥락과 소비자의 기억은 텍스트를 통해 완성된다. 월간 웹 6월호 특집에서 올바르지 못한 텍스트와 그 해결법을 제시한다. 

진행. 월간 w.e.b. 편집국

1. [설문] 웹사이트 텍스트의 중요성
2. 웹디자인 트렌드 변화와 텍스트의 중요성
3. 웹 텍스트의 중요성 : Web이 묻고 실무자가 답하다, ‘가상’ 좌담회
4.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 원페이지 웹사이트에서의 스토리텔링
5. 메뉴명의 중요성 : 메뉴 상자는 어떤 텍스트로 채워야 할까?
6. 전문가에게 물어본 올바른 메뉴명 작성법
7. 웹사이트 텍스트 교정을 위한 아주 사소한 몇 가지 법칙


실무자에게 직접 ‘웹 텍스트의 중요성’에 대해 물었다. 
웹사이트 운영 및 기획 실무자, 웹디자이너, 그리고 SNS 마케팅 기획자가 그 주인공이다. 
월간 웹은 현 시점의 웹 텍스트의 중요성을 드러내는 좋은 사례(Good Thing)와 나쁜 사례(Bad Thing)를 선정했고, 
 그들을 향해 웹 텍스트 중요성에 대한 질문으로 화두를 던졌다. 그리고 답했다. 아래는 그렇게 받은 질의서를 토대로 구성한 ‘가상좌담회’다. 

글. 이창민 기자 whale@websmedia.co.kr 


텍스트가 갖는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 하지만 이 시대는 그 무거운 부담감에 잘 하기까지의 진입장벽이 높아진다는 이유만으로 온라인 대응을 포기하기에는 잃는 게 너무 많다. 마케팅과 홍보, PR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업무와 소통까지도 이 가상의 공간 속에서 하고 있는 우리다. 파편화에 따른 어려움도 있다. 웹디자인 산업 붐이 일던 1990년대 후반 황금기는 웹사이트 하나면 모든 게 만사형통이었다. 허나 지금은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도 별도의 마이크로사이트 구축과 SNS 콘텐츠 제작 및 운용을 함께 해야 한다.
웹 트렌드 변화로 각 플랫폼의 영향력은 늘 엎지락뒷치락이지만, 어떤 그릇에도 반드시 담길 게 있다면 그건 텍스트다. 그렇다면 지금, 국내 웹 관련 실무자들은 텍스트의 중요도가 급부상하는 이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며 행동하고 있을까. 디자인 트렌드 변화니, 앱의 종말이니, SEO 강화니, 글쟁이들이 아무리 중요해진다고 떠들어봤자 실무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 전망은 틀린 것. 지금은 실무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때다.





최성용 에덴레드코리아 전 디자인팀 과장



김혜경 그린피스 커뮤니케이션 담당 선임



김하나 아이파트너즈 온라인광고부문 대리




웹, 기획자, 디자이너, 그리고 마케터


반갑다. 가상의 만남이지만 월간 웹 독자를 위해서라도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최성용 에덴레드코리아 전 디자인팀 과장(이하 최성용)  반갑다. 얼마전까지 에덴레드코리아의 디자인팀 과장이었던 최성용이다. 지금은 다른 기업에서 인하우스로 브랜딩 디자인 관련 일을 한다.

김혜경 그린피스 선임 커뮤니케이션 담당(이하 김혜경)  난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에서 웹과 IT 관련 캠페인 등 트렌디 영역 업무를 담당하는 김혜경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김혜경 선임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웹 에이전시에서 웹사이트나 SNS마케팅을 전담하는 웹 기획자는 아니다. 김혜경  그렇다. 내가 주로 하는 업무는 그린피스가 진행하는 IT 관련 캠페인에서 전반적인 기획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드는 역할이다. 여기에 그린피스코리아의 공식 웹사이트 콘텐츠 관리도 한다. 그린피스코리아에서 캠페인을 위해 자체 제작하는 독립 웹사이트, 예컨데 월간 웹 5월호 ‘Project Best’ 코너에서 다뤘던 ‘나쁜 원전 이야기(greenpeacekorea.org/nonuke)’ 기획에도 함께 참여했다. 클라이언트 측의 기획이 인력이었던 것. 가상좌담회를 진행하면서 편의상 ‘기획자’라고 표기한 거라고 이해한다.

김하나 아이파트너즈 온라인광고부문 대리(이하 김하나)  그럼 나도 편의상 ‘마케터’로 부르는 건가? 반갑다. 아이파트너즈에서 SNS 마케팅을 위한 콘텐츠 기획을 담당하는 김하나다. 다들 알고 있듯이 주로 기업 SNS 채널을 운영한다. SNS 기획 전체가 다 그렇다고 말할 순 없지만,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 SNS 콘텐츠 기획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텍스트까지 전반적인 영역을 포괄한다. 아무래도 SNS 콘텐츠 부문에서 ‘텍스트의 중요성’에 관련 이야기를 듣고 싶어 마케터로 표현한 것 같다. 참고로 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대기업 브랜드 SNS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도 SEO 할 때

본격적인 좌담회를 진행하겠다. 서면질의서를 통해 디자인 트렌드의 변화로 인해 점점 더 웹 텍스트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은 이미 알고 있을 거다. 덧대서 검색 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 이하 SEO)’ 관련 이슈도 있다. 석인혁 검색품질전문가는 “검색엔진을 무시하거나 신경을 쓰지 않는 건 마치 광고를 찍어두고 어디에도 보여주지 않는 행동과 비슷하다”고 말할 정도. 다만 국내의 네이버 중심 검색엔진 환경에서는 잘 와닿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 중 네이버의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 브라우저 주소창에 직접 검색하는 방법이 습관화 됐다. 크롬(Chorme)은 구글 검색엔진을 이용하고, IE는 빙(Bing) 엔진을 쓰니 주소창에 검색하면 그쪽으로 자동 연결된다. 이 현상은 PC보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하는 비중이 더 늘어나면서 가속화됐다. 네이버는 모바일 전용 자체 브라우저 점유율 올리기에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최성용  동감한다. 구글이 사용자가 직접 움직이며 원하는 정보를 찾는 방식을 지향하다면, 네이버는 자기가 직접 소비자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정보를 미리 선정해 쫙 깔아서 예쁘게 전시하는 백화점 방식이다. 그 방식이 이제 깨지고 있다.




그런데 그게 네이버가 지금까지의 방식을 버린다는 게 아니고 사용자들이 더 이상 백화점식으로 제공되는 정보를 이용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국내 검색시장의 투톱은 구글과 네이버가 아닌 구글과 페이스북의 경쟁이 될 것. 페이스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다시 돌아가서, 국내에서도 앞으로 SEO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기존에 론칭한 웹사이트의 수정 필요하지만, 새롭게 론칭할 웹사이트는 애초에 이점을 고려해 제작해야 한다. 게다가 앞으로 사람이 기기에 접근하는 방식, 다시 말해 ‘인터페이스’도 점차 변하게 될 것이다. ‘마우스 ▶ 터치 ▶ 음성’과 같은 순서로 말이다. 이제는 나열된 정보를 살펴본 뒤 나에게 맞는 콘텐츠를 ‘클릭’해 접속하는 일이 사라질 거다. 찾고자 하는 정보에 대한 키워드를 말하는 음성인식이 원하는 정보에 훨씬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될 테니까. 아이폰의 ‘시리(Siri)’와 구글의 ‘Ok Google’이 그렇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얼마 전에 발표한 ‘코타나(Cortana)’의 경우는 단순 인터페이스가 아닌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다. 학습하며 점점 고도화되는 것. 마치 아이언맨 영화 속 ‘자비스’처럼.

최성용  “자비스, 네이버 메인에 들어가서 좌상단부터 우하단까지 쫙 읊어봐. 어떤 콘텐츠를 읽을지는 다 들어보고 내가 선택할게” 확실히 이상하긴 하다.

김하나  그런데 SEO가 강화될 것이란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못하겠다. 내가 조금 뒤쳐진 걸지도 모르겠는데, 적어도 SNS 콘텐츠 분야에서는 크게 고려할 부분은 아니다. 아직까지도 페이스북은 콘텐츠 검색을 위한 채널이 아니다. 오히려 1차적으로 콘텐츠를 접한 대중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 좀더 폭넓은 노출을 유도할 수 있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할 때는 검색 대응보다는 이미지 등 비주얼 요소를 더 고려하는 편이다.




맞다. 페이스북은 아직 검색방식을 도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전 언론의 뉴스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페이스북의 포부를 생각하면, 검색엔진까지 끌어들이는 통합 웹 플랫폼으로의 야망은 먼 미래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다. 만약 페이스북이 검색 시스템을 전세계적으로 도입한다면, 앞으로는 SNS 마케터도 SEO를 전략을 취해야 할지 모른다. 검색에 걸리기 위해 카피와 텍스트를 따로 구분해야 할 거고, 카드 슬라이드형 콘텐츠의 이미지 속 텍스트를 어떻게 키워드화해서 검색에 걸릴 수 있게 만들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하나  갑자기 머리가 아파진다. 맞다, 난 다만 현재에 좀 더 초점을 두고 했던 이야기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아닌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이라면 답변이 달랐을 것이다. 특히, 최근 주요 SNS로 대두되는 인스타그램은 해시태그를 통한 고객의 접근이 굉장히 많다. 인스타그램 전용 콘텐츠 작성 시에도 이점을 고려해서 해시태그를 사용한다.




최근 네이버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관심기반 SNS ‘폴라(Pholar)’ 역시 해시태그를 통한 접근이 용이하다. 다음의 ‘플레인(Plain)’도 그렇다. 결국 흐름은 다시 텍스트를 매개로 양질의 콘텐츠에 접근하는 것. 음성 인식도 기계가 음성을 듣고 다시 문자화 하는 것이다보니, 엄밀히 말해서 음성인식은 텍스트를 다른 방식으로 입력하는 것일 뿐이다.
기획자에게 묻겠다. 글로벌 웹사이트 디자인 틀에 텍스트만 한국어로 바꾼 그린피스코리아 웹사이트의 경우는 어떤가? 해외의 경우 웹 텍스트나 개별 콘텐츠 내부 텍스트 모두 SEO를 고려해 만들 텐데. 그걸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윤문이나 SEO 대응 등의 이슈가 좀 있을 것 같다.

김혜경  그린피스코리아는 글로벌 웹사이트의 콘텐츠를 국내 웹사이트에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프리랜서 번역가 인력 풀이 있다. 그린피스 글로벌이 제작한 콘텐츠는 이들이 1차 번역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번역’이지 ‘완역’이 아니다. 이후 나와 같은 내부 담당자가 여러 차례 윤문 과정을 거친다. 팀이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이 윤문 과정에서 짧은 문장, 외래어나 어려운 한자어, 번역체 등을 자연스러운 우리말 문장으로 고친다. 이 자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과거에 전문적으로 글을 써온 기자나 기업 홍보담당자, 프리랜서 작가 등의 경력을 가진 이들이 많다.
또한, 그린피스 웹사이트는 ‘플래닛3(Planet3)’라는 이름의 CMS(Contents Management)를 통해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플래닛3를 이용해 타이틀, 키워드, 태그 삽입 등의 방식으로 SEO에 대응한다. 물론 이 모든 작업은 구글 검색을 위한 대응이지, 네이버를 주로 이용하는 국내 검색엔진 환경에 최적화한 콘텐츠를 만드는 건 여전히 힘든 일이다. 이건 기술의 문제라기 보다는 국내 온라인 환경의 특징인 것 같다.





그린피스코리아 웹사이트



Problem 1. 단순 맞춤법 오류

SEO 대응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단순 맞춤법 문제다. 요즘 검색엔진이 오타나 단순 맞춤법이 살짝 어긋나는 걸 어느 정도 보완해준다고 하더라도, 표준 문법을 지켜야 한다는 건 필수 항목이다. 이는 SEO를 떠나서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접속했을 때 신뢰성을 상실하게끔 만드는 요소가 된다. 그러니까 단순 맞춤법은 검색에 잘 걸리지도 않고 혹시나 접속했더라도 단번에 신뢰성을 잃고는 망설임 없이 창을 닫아버리게 만드는 요소인 것이다.
뭐랄까. 요즘과 같이 정보가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특정 웹사이트를 방문한다는 건, 어쩌면 앞으로의 꾸준한 이용을 위한 맛보기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 연애를 시작하기 전 몇 번 만나면서 사귀었을 때는 어떨지 간을 보는 소위 말해 ‘썸타는 관계’랄까. 이용자가 웹사이트에 접속해 썸타고 있을 땐 그 웹사이트의 정수리부터 발뒷꿈치까지 찬찬히 훑어볼 것이다. 이때 “오스트리아 시드니 여행차 공황의 왔더니 적응이 않된다. 어떻하지?”라는 식의 텍스트를 본다면 어떨까. 그 자리에서 썸은 끝이다. 최성용  백번 동의한다. 하지만 위 문제에 대한 대상을 좁힐 필요성은 있다. 위 요소가 특히나 치명적인 경우로 말이다. 예를 들어, 브랜드 웹사이트의 경우 이미지와 디자인 등 시각적인 요소로 임팩트를 팍 주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브랜드 웹사이트는 ‘카피’가 좀 더 중요한 것 같다. 물론 약간의 텍스트 오류만으로도 신뢰도를 깎아먹을 순 있지만 그렇다고 그게 1차 고려대상은 아니다. 오히려 뒤에서 받쳐주는 요소랄까. 그런데 공공기관 및 공기업, 그리고 금융권 웹사이트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해당 웹사이트는 고객의 ‘신뢰’가 기반이 돼야 이용 가능하다. 능력을 믿을 수 없는데 어떻게 이용할 수 있겠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에 초점을 두면 좋겠다.





그린피스코리아 웹사이트


여성 의류 쇼핑몰 갠소(www.gaenso.com) 공지사항



단순 맞춤법 관련해서는 사례를 좀처럼 찾기 힘들 것 같았는데, 의외로 금방 찾을 수 있더라.

최성용  그만큼 단순 맞춤법 관련 실수는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웹사이트 론칭 시 맞춤법을 틀린 텍스트가 적어도 하나씩은 다 있다. 고객들로부터 문의가 들어오니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만약 클라이언트로부터 이런 단순 맞춤법 문제로 클레임이 들어오는 경우라면 상상도 하기 싫다.





남성 쇼핑몰 붐스타일의 Q&A 페이지




인텔코리아 웹사이트의 어색한 번역체 문장



얼마 전 월간 웹의 SNS 카드 슬라이드 콘텐츠에서도
차우진 웨이브 ‘전’ 편집장의 직책 표기 오류로 콘텐츠를 재발행했다




HDR-Net 웹사이트 내 페이지 오타문제
현재는 수정한 상태다





Problem 2. 엎질러진 오탈자 이슈 대응

그래서인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웹사이트 경우는 론칭 후 ‘오타찾기’ 이벤트를 여는 경우도 종종 있더라. 작년 이맘때 ‘레츠코레일(Let’s Korail)’ 웹사이트 론칭 때 실제로 관련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용 시 버그나 오타를 찾아 댓글을 남기면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언뜻 기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잘 생각해보면 좀 이상하다. 보물찾기 게임도 아니고. 애초에 버그나 오타 없이 깨끗한 웹사이트를 오픈하는 게 최고의 이벤트라는 생각은 못하는 걸까?
그린피스의 경우는 어떤가? 아무래도 단체의 성격 상 메뉴나 캐치프레이즈, 슬로건 등 디자인 요소에 포함된 텍스트와 콘텐츠 하나하나의 텍스트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할 텐데.

김혜경  물론이다. 특히나 캠페인에 사용할 단어와 슬로건, 카피는 해당 캠페인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그린피스의 정체성을 좌우한다. 그 중요성에 따라 팀 전체가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거쳐 정하는 경우도 있다. 맞춤법 실수나 오타라니. 실수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최성용  그린피스코리아는 텍스트 고도화를 위해 꼼꼼하게 신경을 쓰는 편인 것 같다. 나는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프로모션 웹사이트 디자인을 하는 작업이 많았다. 제작 시 글로벌 브랜드가 제공하는 디자인 가이드를 참고하거나 국내에 론칭한 글로벌 웹사이트를 참고할 때도 많다.



그런데 그런 글로벌 브랜드 웹사이트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조악한 경우가 많다. 디자인은 그대로 가져다 쓰고 텍스트는 기획자나 텍스트 담당자의 윤문 과정 없이 번역기를 돌린 걸 그대로 붙여 넣는 식이다. 그렇게 번역한 문장은 읽기에도 부자연스럽고 가독성도 떨어진다. 그런데 글로벌 브랜드는 이를 문제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요즘 같은 시대는 그게 다 서비스고 브랜드 가치인데.

김하나  위에서 디자이너가 웹사이트는 론칭 때 텍스트 관련 실수가 왕왕 있다는데 SNS 콘텐츠 경우는 좀 다르다. 내게 콘텐츠 업로드 시 고객들로부터 ‘텍스트의 오탈자, 문법 및 맞춤법’ 관련해서 클레임이 들어온 경우가 있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No’다. 아직까지는 그런 일이 없었다. 이는 프로젝트 기간이 적어도 한 달 이상인 웹사이트와 달라서인지, 콘텐츠 발행 직전까지 클라이언트와 함께 철저한 확인을 하기 쉬운 구조라서 그럴 지 모른다.
다만 고객사에게서 전달 받은 인터뷰이의 이름 한 글자를 잘못 표기한 걸 그대로 발행한 경우는 있다. 하지만 해당 콘텐츠는 이미 많은 사람이 공유했고 페이스북 광고도 진행 중이었다. 그러니 수정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댓글을 통해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를 남기는 선에서 대응했다.

그런 경우 오히려 더 큰 일일 것 같다. 뭐 컵에 담긴 물도 아니면서 한 번 발행한 콘텐츠를 되돌릴 수 없다니. 글을 내리고 새로 발행하는 방법 밖에는 없지 않나? 이미 광고 집행에 들어갔다면 금전적인 손해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루이비통 공식 웹사이트의 메뉴 텍스트 줄바꿈 오류




Problem 3. 가독성 고려 않는 문장 줄바꿈

그런가 하면 최근 모바일 대응을 위해 반응형 웹을 구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지는 비율에 맞춰 크기를 줄였다 키웠다 하면 되지만, 텍스트는 가독성 탓에 크기 변형에 그다지 유동적이지 못하다. 해결방법은 가로 텍스트 창을 줄여서 글을 아래로 길게 늘이는 것. 그럼 특정의도를 위해 텍스트 줄바꿈을 했을 경우는 그 의미가 왜곡될 여지도 있다. 최성용  여기에는 디자이너로서 할 말이 많다. 텍스트를 디자인의 하위 요소쯤으로 생각하는 실무자가 종종 있다. 그렇다보니 글자 모양은 보기에 균형이 맞으면 됐지, 잘못된 줄바꿈으로 발생하는 가독성 저하 문제는 신경 쓰지 않는다. 텍스트의 중요성, 혹은 텍스트 고도화를 위한 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웹 기획자에게 가장 요구되는 능력이 무엇인 줄 아나? 바로 ‘영업력’이다. 클라이언트에게 자사의 웹사이트 기획을 제안하는 것. 돈 버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 다음이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 및 협상 능력. 그 다음은 내부 인력 관리 능력이다. 텍스트는 하나의 모티브처럼 작업 도구나 부수적인 스킬로 치부한다.



그런데 어떤 경우는 글로벌 브랜드 웹사이트의 내용을 그대로 번역해 옮겨 넣는 작업에서 텍스트 상자보다 글자수가 많아져서 몇 자가 넘쳐 자동으로 줄바꿈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가독성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 만족감을 주기도 힘들다. 겉보기에도 아름다운 웹사이트가 사용하기에도 좋은 법인데. 하여튼 뭐든 현지화가 가장 문제다.

김하나  디자이너가 웹사이트 프로젝트 진행 시 텍스트를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것 역시 웹사이트에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닌 것 같다. 이는 SNS 마케팅 시에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설명하겠다. 페이스북에서 제공 가능한 콘텐츠의 종류는 이미지, 영상, 링크, 텍스트 크게 총 네 가지다. 최근 유행하는 카드 슬라이드형 콘텐츠는 이중 ‘이미지’에 포함된다. 한때는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페이스북의 ‘엣지링크(Edge Link)’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가급적이면 노출이 잘 되는 형태의 콘텐츠를 기획했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은 그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대중에게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이때 이미지 중심의 카드 슬라이드형 콘텐츠가 딱 대중의 입맛에 맞다. SNS는 다른 웹 환경보다도 읽고, 듣는 게 아닌 ‘보는 것’에 좀 더 익숙한 매체다. 최근 페이스북이 동영상 콘텐츠에 관한 정책을 강화하는 등 움직임이 있지만, 여전히 이미지 형식의 콘텐츠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SNS 마케팅 시 텍스트는 이 이미지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카드 슬라이드형 콘텐츠는 보여줘야 할 이미지가 많으므로 자연스럽게 텍스트의 비중은 떨어진다는 말인가? 아까부터 하는 말을 들어보니 SNS, 특히 페이스북을 이용한 마케팅 시에는 텍스트가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닌 것 같다. 어떤가?

김하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난 현재 상황에 대해 말한 것이다. 다만 한가지 변화가 있다면 요즘은 카드슬라이드형 콘텐츠 뿐만 아니라 단컷 이미지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때는 직관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도록 텍스트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인텔코리아 웹사이트
메인 페이지 상 줄바꿈 오류



슬로우뉴스 페이스북의 단컷
이미지 콘텐츠





해결방법


그렇다면 실무진에서도 텍스트가 중요하다는 점을, 지금은 꼭 그렇지 않더라도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을 공감하고 있다는 말인데. 그럼에도 아직도 텍스트 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밖에서 관찰하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텍스트 고도화를 위한 방법을 찾는다면 뭐가 있을까. 쉽게 생각해보자면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는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노력을 하거나, 혹은 외부의 힘을 빌릴 수도 있겠다. 즉, 한정된 자금으로 자신의 무기를 업그레이드할 지 vs. 병력을 한 명 더 뽑을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김혜경  둘 중 하나를 굳이 택하라면 전자다. 우리는 자체적으로 텍스트 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나쁜 원전 이야기 웹사이트의 카피 문구나 텍스트는 내부 캠페이너와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그리고 디지털전략 담당자가 협력해서 아이디어를 짜낸 결과물인걸? 단, 나쁜 원전 이야기 웹사이트 구축 시에는 ‘원전’이라는 특수 분야에 대한 이해가 있는 외부 필자가 필요했다. 해당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대중과 소통하는 글을 써본 경험이 풍부한 분들을 섭외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특수한 경우다. 그럴 때가 아니라면 되도록 내부 인력만으로 진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린피스가 국제 환경 단체라는 점도 하나의 요인일 것 같은데? 김혜경  맞다. 아까도 말했듯이 그린피스코리아의 텍스트 관련 업무는 과거 기자나 작가로 활동했다는 경험이 있다. 이는 그린피스코리아 직원의 자신감이기도 하다. 누가 뭐래도 그린피스 캠페인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해당 분야 전문성을 갖춘 바로 우리 내부 직원들이다. 텍스트를 전문 외주 업체에 맡긴다면 문장 자체는 깔끔해질 수 있지만 내용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오류가 생길 수 있다. 대중을 상대로 캠페인 홍보 및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이 주된 콘텐츠라서 그런 부분이 까다롭다. 따라서 그린피스의 웹 텍스트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텍스트 담당자를 위한 교육이 더욱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김하나  내가 근무하는 기업에서는 이미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때 단골주제로 등장하는 게 바로 ‘글쓰기’다. 이러한 현상이 텍스트 작성이 그만큼 중요하고, 기획자 역시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교육 내용이 어떤가?

김하나  교육자료나 세부 내용을 말하기는 조금 곤란하니 강의 소개만 짧게 하겠다. 최근 진행했던 관련 교육은 세 번 정도 있었다. 첫째는 ‘포인트 라이팅과 비즈니스 글쓰기(핵심을 잡는 전략적 글쓰기 기법)’, 두번째는 ‘실전 카피라이팅 스킬 업 특강’이었으며, 마지막은 ‘웹카피라이팅 실전 스킬업 과정’이었다. 모두 실무자의 글쓰기 능력 증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성용  나 역시 기획자와 마케터의 답변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텍스트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점에 그걸 인지하지 못하거나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는 웹 기획자의 평균 연령이 지나치게 낮고 텍스트 관련 능력 함양의 정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에이전시의 웹 기획자는 위에서 기본적인 문제로 언급했던 맞춤법이나 줄바꿈 등 이슈에 대한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 차원에서는 맞춤법 관련 능력에 대해서는 ‘기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 과연 그런가? 결국 제작자의 텍스트 관련 역량 부족 문제인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지는 실무자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구조적 요인이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형 프로젝트인 경우, 클라이언트 측에서 에이전시에게 카피라이터나 텍스트 전문 담당자 인력을 충원하길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클라이언트 측도 기존 인력으로는 텍스트 고도화에 한계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 외부 인사에 대한 요구가 점차 늘어나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텍스트 고도화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인력이 필요한 시점일지도 모른다. 없을 경우에는 외주를 맡기는 방법으로. 에이전시에서 디자인을 다른 업체에 외주로 넘기는 게 자연스럽듯, 텍스트 업무를 텍스트 전문 업체에 외주로 넘기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작은 웹 에이전시도 텍스트 전문 업체와 계약을 맺어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도 쉬울 거라고 생각한다. 실무자로부터 직접 들으니 지금껏 인지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생생하게 알 수 있어 참 좋았다. 혹자는 나중에는 새롭게 제작한 웹사이트의 주소만 입력하면 텍스트를 추출해내 오류 가능성 여부를 테스트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이제는 기사도 컴퓨터가 대신 써주는 세상이니 뭔들 못 할까.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미 계산기와 스프레드시트로 완벽히 끝낸 기업의 월말, 연말 정산을 다시 한 번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지 않나. 소프트웨어 검수 역시 전문 인력이 배치돼 사람이 다시 테스트를 진행한다. 바로 이 지점이 중요하다. 기계는 인력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순 있지만 완벽하게 대체하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텍스트 역시 마찬가지. 지금은 완벽히 대체될 수 없는 텍스트에 좀 더 주목할 시점이다. 앞으로도 실무 전선에서 좀 더 텍스트의 중압감을 알고 있는 디자이너, 기획자, 그리고 마케터가 되길 바란다.

고맙다!





나쁜 원전 이야기 웹사이트
 

tags 이창민 기자 , 웹사이트 , 텍스트 , 오타 , 맞춤법 , 기획자 , 디자이너 , 마케터 , 실무자 , 글쓰기 교육 , 에이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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