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방, 잘 쓰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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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 잘 쓰고 있습니까?

‘짤방’. ‘잘림 방지’로 사용했던 말은 DSLR 커뮤니티인 ‘DC 인사이드’에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디바이스가 흘러 넘치니, 스크린 화면에서 긴말 쓰는 게 영 불편했던 게 사실.
그 시점에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게 오늘의 ‘짤’이다. 한두 개 털어 넣으면 소통에 도움이 된다니 효율 면에서 이만한 게 또 없다.
이제는 그 쓰임도 다양해져 뉴스룸에 나타나기도 한다. 텍스트의 바이트(Byte)보다 쿨한 짤의 매력을 무엇일까.
이제는 권력으로 자리 잡은 짤에 대해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알아본다. 물론, 저작권 이슈도 빠질 수 없다.
짤 커뮤니케이션

우리는 언제부터 짤을 쓰기 시작했지
짤방, 잘 쓰고 있습니까?
짤은 계속해서 만들어진다
“경찰서인데요. 어젯밤 페북에 짤 올리셨죠?”


바야흐로 ‘짤로 대화하는 시대’다. 짤방 혹은 이미지를 주로 사용하는 직업군들에게 짤방의 효과와 기원, 사용법 등에 대해 물어봤다.

진행. 이종철 편집장 jude@websmedia.co.kr
사진. 서종원 기자 seo@websmedia.co.kr
정리. 이창민 기자 whale@websmedia.co.kr






참여자
이승환 PPSS 대표/월간 웹 기획위원
이준행 일간 워스트 커뮤니티 운영자 /월간 웹 기획위원
최용식 아웃스탠딩 기자/대표
박태연 월간 IM 편집장
김지혜 월간 웹 기자




짤 커뮤니케이션 시대의 짧은 배경

모바일 시대의 도래로 인해 텍스트 입력이 점차 어려워진 후 라인과 카카오톡은 현명하게도 ‘스티커’를 출시했다. 각종 감정을 나타내는 스티커는 발화자의 감정을 말하기에 효과적이다. 서양 사례로는 이모지(Emoji)나 페이스북 스티커 등이 있다. 이 현상은 단순히 모바일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다. 예전부터 오늘의유머 등의 커뮤니티에서는 감정을 쉽게 드러나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기도 했다. 문화와 기기트렌드가 동반 영향을 주고받는 것에 가깝다. 목적은 대부분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있다.


짤방, 얼마나 쓰십니까

이종철   오늘 참여해주신 여러분 감사드린다. 이 특집을 기획한 배경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 월간 웹에서는 커뮤니케이션 툴로 카카오톡을 쓰는데, 대학을 갓 졸업한 김지혜 기자 입사 이후 김 기자가 스티커로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니 이제는 모두 짤방으로 대화한다. 소셜 미디어를 봐도 소비자간 대화법에서는 짤방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소비자 화법을 따라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이를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 여러분의 직업에서는 이 짤방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듣고 싶다.

이승환   일단 이미지를 써야 페이스북이나 기사에서 크게 뜨게 된다. 모든 콘텐츠가 사용자의 주목을 받아야 하는 점에서 사용을 안 할 수가 없다고 본다.

이종철   이 중 나이가 가장 어린 김지혜 기자는 어떤가? 친구들과 이미지로 대화를 많이 하나?

김지혜   동년배의 친구들끼리는 스티커로만 이야기해도 대화가 될 정도다. 스마트폰 내 갤러리에 몇 백 장씩 저장해놓는 사람도 많다. 비슷한 이유로 요즘에는 인터넷에서 글을 읽어도 그림이 없으면 잘 보지 않는다. 짤이 꼭 있어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시대다.

박태연   우리(20대 후반)는 10대 때 주로 문자로 대화했다. 지금도 짤방으로만 대화를 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종철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어떤가.

이준행   미디어 사이트나 메신저와 똑같다. 차이점이 있다면 ‘즉시성’이 있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나중에 읽는 시간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을 나중에 읽는 시간이 더 길다. 나중에 글을 읽는 사람에게는 이미지가 더 중요하다. 작성하는 글이나 댓글에 짤방을 넣으면 훨씬 많이 주목받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도 사람들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종철   댓글에 짤방 업로드 기능을 넣으면 사이트가 무거워지지 않나?

이준행   그렇긴 한데 심각할 정도로 퍼포먼스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앞으로 점점 더 느려질 것 같다.

이종철   이미지 댓글이 활발한 ‘오늘의 유머’는 이미 많이 느려졌을 것 같다.

이준행   커뮤니티가 안고 갈 문제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짤방 기능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런데 사용자 입장에서도 사이트가 무거워지는 건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다. 사이트가 뜨는 게 느려지니까 그렇다. 각종 커뮤니티가 ‘댓글 더 보기’ 기능으로 댓글을 100개씩 자르는 건 어찌 보면 고육지책이다.

이승환   짤방이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건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다. 그들만이 사용하는 짤방들이 있다. 사회적으론 쓸모없는 것인지도 모르는데 그들은 그 짤방으로 동질감이나 연대감을 느끼고. 잠시만 내가 들어가 볼게.

이종철   즐겨찾기에 있어.

이준행   (서종원 기자에게)이거 사진 찍으세요!
주. 이승환 대표는 일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실은 본인만이 안다.

이종철   그런데 커뮤니티는 연령이나 취미 등으로 구분되지 않나. 일베에서 주로 쓰는 짤방이 있는 것처럼 연령별로 짤방 쓰는 종류가 다른가?

김지혜   그런 편이다. 내 나이(20대 초중반) 여성들은 주로 병맛보다는 귀엽거나 아기 사진 등을 주로 활용한다. 내가 가는 카페에는 짤 게시판이 따로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트렌디한 이미지가 있다고 하면 그 위에 그림을 그려 사용하고, 창작 짤방이 유명해지면 그 패러디에 패러디가 계속 등장하는 식이다. 





■■■ 진실은 본인만이




짤방의 저작권 문제, 얼마나 허용해야 하나


이종철   커뮤니티에서 댓글로 짤방을 쓰면 저작권에 위배될까?

이준행   댓글에 써도 걸린다. 업로드니까. 법원에서 그걸 판정할 때는 서버에 탑재했나 혹은 발행했나 하는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이종철   커뮤니티 운영자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도 있겠다. 만약 그러면 댓글 기능을 가진 모든 미디어 사이트가 위험한 거 아닌가?

이승환   조선일보나 연합뉴스가 나서면 다 죽는다. 게티이미지가 시비 걸기 시작해도 아마 다 죽을 거다.

이종철   아웃스탠딩은 그래서 짤방 만들어서 쓴다고 들었다.

최용식   아웃스탠딩 창업 시기부터 외주를 줘서 제작했다. 주로 제작한 짤방들만 쓰려고 한다.

이종철   제작한 짤방만으로는 대화하기 어렵지 않나?

최용식   나중에는 아마 그럴 것이다. 현재의 아웃스탠딩에는 큰 무리는 없다.

이종철   그런데 짤방의 저작권이 애매하다. 짤방은 그래픽도 있고 움짤(움직이는 짤방의 준말, 주로 GIF 파일을 사용한다)도 있고 방송 스크린샷도 있다. 이 출처를 밝히면 어떻게 되나?

이승환   출처를 밝힌 것보다는 허가를 받았는지가 중요하다.

이종철   피키캐스트처럼 거의 짤방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이트는 저작권자가 신고하면 내리지 않나?

이준행   지금까지는 사과도 없이 조용히 내리는 식으로 피했다
주. 관련 기사 - ‘벌써 일 년, 피키캐스트 1년 전 인터뷰(slownews.kr/39415)’

이종철   그럼 저작권자가 캡처해서 신고하면 되는 거 아닌가. 조선일보 등 큰 회사에서는 비용을 충분히 담당할 수 있지 않나. 특히 일러스트레이터 보유 회사 말이다.

이준행   그걸로 경제적인 실익이 크다면 하겠지만 법무사나 변호사 거치는 비용 떼면 거의 남는 게 없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피키가 크롤링(수집)이 가능한 사이트로 구성됐다면 고소당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다 막아버렸다. 하나하나 손으로 캡처해야 하는 건데, 고소하는 사람 노력도 상당히 들어간다.





박태연 월간 IM 편집장
“기업 입장에서 소통하자고 이미지와 맞지 않는 짤방을 쓰기는 어렵다”





이승환 PPSS 대표/월간 웹 기획위원
“콘텐츠의 속성은 널리 퍼지는 것이다. 그런데 가벼운 이미지가 무조건 퍼지는 건 아니다”





짤방을 쓰는 이유는 공감 때문인가


이종철   그럼 법적인 것 말고 활용성에 대해 논해보자. 피키캐스트 타깃은 주로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짤방을 좋아하고 잘 쓰는’ 사람들이다. 여러분의 사이트는 어떤가?

이승환   누구나 짤방을 좋아한다.

최용식   아웃스탠딩 타깃은 20대 후반부터 그 이상이다. 즉, 한참 활동하고 있는 직장인들도 짤방을 좋아하고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박태연   나이가 있는 사람에게 쓰는 짤방이 따로 있다. 브랜드마다 소셜 계정에서 구사하는 이미지가 다르다.

이종철   생각해보면 짤방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것 같다. 원시시대에서도 동굴에 그림을 그렸던 건 예술혼을 제외하면 대화를 위해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부인에게 나 지금 사냥 갔다고 전달하는 것처럼. 그렇게 생각해보면 짤방은 텍스트보다 직관적인 건데, 반대로 직관성이 너무 강해지면 오해의 소지도 커지지 않나. 텍스트처럼 정교하게 의미를 반복적으로 전할 수도 없고. 그럼 여전히 텍스트가 더 중요한 거 아닐까.

이승환   짤방은 전달보다 공감하는 용도로 쓰는 것이다 보니 텍스트가 더 정확하긴 하다.

박태연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 있음에도 의미전달의 짤방은 많이 못봤다. 정확한 전달보다 교묘하게 계산해 쓰는 짤방이 많다. 글을 적게 쓰고 짤방을 추가해서 클릭을 유도한다거나, 제목에 ‘사진 有’라고 달면 조회 수가 더 높다. 게시판이나 뉴스 사이트 모두에서 사람들이 은근히 자기 글을 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승환   그런 오묘한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 서양 사람들은 짤방에 위아래로 텍스트를 넣어서 의미전달을 뚜렷하게 한다.

이준행   그건 짤방이라기보다 밈(meme)으로 부르지 않나.

이종철   짤방을 영어로 번역하려면 그래도 밈 밖에 없다. 밈과 짤이 많이 다른가?

이준행   텍스트나 워터마크가 있으면 밈이라고 본다. 예전에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마지막 장면처럼 카페베네 워터마크를 찍어주는 ‘꾸주워마이걸’ 앱이 있지 않았나. 인간극장이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텍스트 넣는 것도 비슷했다.

이승환   서양 사람 입장에서는 이미지(짤)와 텍스트를 넣은 밈이 구분되긴 한데 결국 텍스트 넣은 것들만 잘 퍼지니까 크게 구분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종철   다른 나라는 어떤가?

이준행   우습게도 일본에서는 짤방이 많지 않다. 아스키(ASCII) 텍스트로 그림 만드는 아트가 가장 흔하다. 카타카나로 그림 만드는 이모티콘이 점점 발전한 형태다.

이승환   그 중 ‘두둠칫 두둠칫’이 최고다.

모두   맞다(전원 웃음)





■■■ ‘두둠칫 두둠칫’ 짤방. 일본인들은 이걸 텍스트로 그리는 장인정신을 발휘했다




기업은 과연 짤방을 도입해야 하는가

이종철   짤방이 대세가 된 것을 뼈저리게 느낀 것이 지난 설날이다. 캐릭터가 복주머니를 수줍게 ‘툭’ 던지는 스케치 짤방이 등장하니, 곧 그것이 카카오톡 캐릭터인 ‘네오’로 패러디됐고, 복주머니 수가 점점 늘어나더니 우주를 뒤덮을 때까지 패러디됐다. 이때 앞으로의 명절인사 패러다임도 크게 변했음을 느꼈다.

김지혜   그때 학생들은 그 이미지를 수집하는 게 거의 경쟁이었다.

최용식   그런데 그 짤방을 며칠 있다가 보니 우리 부모님도 쓰더라, 그 짤방이 귀여웠기 때문 아닐까 싶다.

이종철   이렇게 몇백년된 설날 풍습까지 바꿀 정도로 짤은 파괴적이다. 그런데 여기 모인 여러분들 외에 이 짤방을 잘 쓰는 기업 브랜드 담당자는 생각보다 없는 것 같다.
주. 이승환 대표, 이준행 운영자, 최용식 기자는 짤 기능인이자 짤방 구사의 달인이다

박태연   기업의 마케팅 자료나 디자인이 설날처럼 짤로 퍼지면 좋을 텐데 없었다.

이준행   모든 커뮤니티의 모태에 해당하는 DC인사이드에서 ‘빠삐코’가 난데없이 퍼졌던 사례는 있다.

박태연   그건 기업의 마케팅이 아니라 우연이었지 않나.

이승환   보통 퍼진 것들은 의도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얻어걸린 것이다.

이준행   콘돔 브랜드 듀렉스가 요즘 짤 확산을 목적으로 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거의 태동기인 상태다. 그것도 듀렉스가 직접 제작한 것만 아니라 의뢰를 받은 계정이 듀렉스 자료를 갖고 연성(페이지 성격에 맞게 변환)해서 사용한다.

이종철   다른 기업에서는 왜 안 하는 건가?

박태연   소셜 채널에서 이제 이미지 없이는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이미지들이 잘 안 퍼지니까 ‘짤’로 불리지 못하는 거다. 페이스북을 채널 예로 들면 이미지 외 텍스트는 두 줄 이상 노출시켜주지 않고, 두 줄이 넘어가면 ‘더 보기’ 버튼이 나타나는데 버튼이 있으면 클릭률이 현저히 낮아진다.
기업에서 만드는 홍보 이미지는 기업 스타일에 맞추는데, 가공이나 도용을 한다면 기업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짤’은 패러디와 재가공을 통한 확산이 중요하지 않나. 애초에 기업 홍보 이미지와 짤방의 속성이 대치되는 것이다.

이종철   듀렉스는 그러면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박태연   듀렉스는 애초에 소셜 이미지를 ‘병맛’으로 잡은 경향이 있다. 정말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그런데 그런 캐릭터가 없는 기업은 그냥 ‘게시’하는 수밖에 없다. 그냥 걸어두는 거다.

이준행   소셜을 잘하는 인력들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이들이 회사에 입사하면 ‘부장님’ 선에서 진중하지 못하다며 잘리기도 한다.

이종철   그럼 ‘배달의민족’처럼 애초에 키치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기업만 할 수 있는 것인가?

박태연   아무래도 그렇다. 유한양행이 ‘배달의민족’처럼 짤을 쓰면 몇십년 간 쌓아온 이미지가 무너지는 일이라 생각할 거다.

이승환   어려운 일이다. 가볍게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가볍다고 무조건 퍼지는 것도 아니니까.

박태연   애초에 목적 자체가 사람들이 브랜드를 기억하는 용도가 남아있긴 하다. 이건 병맛이 아니라도 가능하다. 지마켓이 귀여운 초코모양 배게 등 아기자기한 이미지를 올리는데, 지마켓 접속 빈도수에 영향을 주긴 한다. 궁극적인 목적은 판매니까 제품을 희화할 순 없다.

이종철   ㅍㅍㅅㅅ 같은 사이트는 가능할 것 같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ㅍㅍㅅㅅ 공식 계정은 구경만 하고 똑 같은 내용으로 이승환 대표 페이스북에만 웃긴 댓글을 다는지 모르겠다.

이승환   사람이 만만하니까 ㅠㅠ 그만좀 놀려라 이것들아.

이종철   그런가하면 사람 이미지가 기업이미지와 거의 일치하는 최용식 기자와 아웃스탠딩 같은 회사들도 있긴 하다.

최용식   개인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거의 업무 목적으로 쓰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웃스탠딩 계정도 인간 최용식처럼 빠르게 댓글 달고, 먼저 인사한다.

이종철   사람들이 그러면 아웃스탠딩과 최용식/최준호 기자를 같은 것으로 보나?

최용식   적어도 다른 기업 계정보다는 편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짤방처럼 엄청나게 확산될만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없지만, 짤방처럼 올린 이미지가 아웃스탠딩의 친절하고 유능한 이미지를 타고 확산될 수 있다.





최용식
“짤 시대에도 텍스트 콘텐츠가 주효하다”




텍스트는 사라질 것인가


이종철   피키캐스트에 연재하는 아웃스탠딩은 누구보다 짤방을 많이 써봤을 것이다. 앞으로 텍스트의 시대는 사라질까?

최용식   그렇지 않다. 적어도 난 텍스트를 선호하고 신뢰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글 공유를 했을 때 텍스트 완성도가 높을 때랑 이미지를 붙였을 때를 비교해 보면 이미지가 트래픽을 꼭 크게 유발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피키캐스트 연재도 텍스트가 반이 넘는다. 텍스트를 많이 쓰는 게 공유수나 조회 수가 더 높다.

이종철   피키캐스트의 다른 에디터들은 거의 이미지 하나에 글 한 줄 정도씩 쓰는 수준이다.

최용식   그만의 효용이 있는데 그만큼 한계도 있다.

이종철   그래서 앞으로의 텍스트와 이미지 비중은 어떨 것 같나.

최용식   각자의 길이 있을 것이다. 이미지는 당연히 더 고도화 될 거다. 인스타그램 같은 미디어를 보면 텍스트 활용이 쉽지 않다.

이승환   텍스트의 영역은 분명히 더 줄 것이다. 없애기는 힘들지만.

최용식   정보성 전달 영역에서 짤은 한계가 있다. 정보성과 감성을 다루는 데 있어서 이미지는 딱 스낵 수준이다. 그 순간 즐겁고 마는 것이다.

이준행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어떻게 바뀔 지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텍스트를 대체할 건 나올 것 같다. 김지혜 기자보다 더 어린 10대들 카톡방은 짤도 없고 텍스트도 없다. 심지어 음성메모로만 대화한다. 짤도 결국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박태연   텍스트는 줄어도 남아있을 것이고, 점차 짤은 영상과의 대결이 있을 것 같다. 내가 들어가는 커뮤니티에선 방송사들이 저작권 문제로 유튜브에 영상 업로드를 금지하기 시작하자 카페 회원들이 그걸 캡처해서 올리기 시작했다.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인데도 다 캡처하는데, 그걸 보면 영상을 본 착각이 들면서도 시간은 1/10밖에 들지 않는다. 영상을 짤이 대체한 것이다.

이종철   트위터가 론칭한 바인의 6초 영상은 일종의 짤방 아닌가.

이준행   영상의 문법의 차이가 짤방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듯하다. 뉴스타파도 45분짜리 비디오로 뉴스를 전하곤 했는데, 세월호 사건 때 직접 캡처로 만들었더니 활용도가 훨씬 좋아졌다. 자막도 넣고 많이 자른다. 결국 짤방과 영상도 서로 경험을 주고받는 것이다.

이종철   방송사들은 왜 잘 시도를 안 하는 것일까?

이승환   장기적 수익을 줄 것인가가 문제다. 당장은 수익을 만들기 어렵다. 다만 방송도 캡처 이미지(짤)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 짤방을 만들기 좋은 자극적인 프로들이 많아지는 거다. 서바이벌 프로들이 그래서 많아진 거고, 비주얼이 좋은 요리 방송 같은 게 많아지는 이유기도 한 것 같다.

이종철   정리하자면 텍스트의 역할은 이미 짤방을 통해 많이 줄어들었고, 심지어 앞으로는 영상도 짤방의 영향을 받는다는 의견인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텍스트는 고유의 독자적인 길로 가기 위해서는 고품질과 보기 편한 형태를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기업은 이제 아예 짤방을 주로 하는 이미지를 내세울 때도 됐다고 본다. 모두 동의하나?

모두   동의한다. 다만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종철   그 말씀에 절절히 동의한다. 다만 확신할 수 있는 건 지금 커뮤니티에서는 짤방의 시대가 왔다는 것이고, 짤방이 대화방식을 어떻게 바꿔놓는가에 주목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같다. 오늘 모두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김지혜 월간 웹 기자
“20대 초반은 짤로만 대화할 수 있을 수준이다. 짤이 없으면 글을 잘 읽지 않는다”





이준행 일간 워스트 커뮤니티 운영자 /월간 웹 기획위원
“시간이 지났을 때 사람들이 게시물을 본다면 짤방으로 그때 그 감정을 보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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