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인데요, 어젯밤 페북에 짤 올리셨죠?” 저작권법 괴담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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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인데요, 어젯밤 페북에 짤 올리셨죠?” 저작권법 괴담과 진실

‘짤방’. ‘잘림 방지’로 사용했던 말은 DSLR 커뮤니티인 ‘DC 인사이드’에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디바이스가 흘러 넘치니, 스크린 화면에서 긴말 쓰는 게 영 불편했던 게 사실.
그 시점에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게 오늘의 ‘짤’이다. 한두 개 털어 넣으면 소통에 도움이 된다니 효율 면에서 이만한 게 또 없다.
이제는 그 쓰임도 다양해져 뉴스룸에 나타나기도 한다. 텍스트의 바이트(Byte)보다 쿨한 짤의 매력을 무엇일까.
이제는 권력으로 자리 잡은 짤에 대해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알아본다. 물론, 저작권 이슈도 빠질 수 없다.
짤 커뮤니케이션

우리는 언제부터 짤을 쓰기 시작했지
짤방, 잘 쓰고 있습니까?
짤은 계속해서 만들어진다
“경찰서인데요. 어젯밤 페북에 짤 올리셨죠?”


우리는 어릴 적 허락도 안 받고 남의 물건을 함부로 쓰면 혼난다고 배웠다. 문득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짤이 떠오른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 깨알 같이 박힌 텍스트보다 선 굵은 이미지 한 장이 보기도 편하고 재미있어 자주 올리던 터.
그 짤, 누가 만든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인터넷에 떠돌던 걸 주웠을 뿐인걸.
가만, 어젯밤엔 마리텔 캡처해서 손수 한 땀 한 땀 장인 마냥 정성껏 짤 만들어 올렸는데? 나 경찰에 잡혀가는 거 아닐까?

글. 이창민 whale@websmedia.co.kr


★ 본 기사는 오병일 정보공유연대 대표, 서희암 세븐데이즈 대표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너와 나, 우리 모두 저작권자

누구나 소셜미디어나 블로그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지금, 온라인 공간은 모두가 작가이자 독자인 프로슈머(Prosumer)의 장이다. 바른 콘텐츠 공유 문화를 위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reative Commons License, 이하 CCL)’의 창시자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는 이 시대를 창작자와 수용자의 경계가 사라진 ‘Read-Write’ 시대라 정의하기도.
과거 콘텐츠 제작의 특권을 누리던 소수의 창작물을 수용할 뿐이었음에 답답했던 단방향 구조가 자유롭고 유동적인 양방향 구조로 바뀌어 좋은 건 맞는데, 그만큼 피곤한 일도 많아졌다. 프로 창작자 정도는 아니더라도 지켜야 할 까다로운 조건이 붙게 되니까. 사람의 손을 거쳐 나온 모든 게 재산이고 권리인 이 세상에서 창작자는 저작권자로, 콘텐츠는 저작물로 불린다. 새롭게 뭔가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는 그 순간 너와 나, 우리 모두 저작권자다.



얇은 콘텍스트에 속이 꽉 찬 콘텐츠

인터넷, 온라인 공간의 역사는 콘텐츠와 콘텍스트 결합의 서사로 이뤄졌다. 인터넷 초창기, 재미 삼아 올리는 간단한 글에도 HTML을 구현할 복잡한 기술과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게으른 우리 인간들은 자동으로 웹사이트를 꾸밀 수 있는 프리셋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윽고 꾸밈을 최소화해 글과 사진만 딱 첨부해 올리기 쉬운 블로그를 만들었고, 더 쉽게 쓰고 올리며 실시간 소통을 가능케 한 소셜 미디어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까지 등장했다.
콘텐츠를 감싸던 두꺼운 콘텍스트의 껍질은 시간이 지나며 깎이고 닳아 얇은 막만 남았다. 콘텍스트의 화려한 장막을 걷어낸 콘텐츠의 민낯은 담백하고 수수하지만 튀질 않으니 이전만큼 눈길이 가지 않는다. 흘러넘치는 타임 라인 강에서 핏덩이 마냥 소중한 콘텐츠의 탄생을 그나마 알릴 방법은 등짝에 이미지를 쫙 붙이는 것이다. 달랑 하나. 그것도 요만한 화면에. 다시 봐도 재미있고 메시지 전달도 확실한 짤의 발전은 지극히 당연했다.



짤을 둘러싼 저작권법 괴담

그런데 이 짤, 믿고 써도 안전한 걸까? 저작권법에 걸리는지의 문제는 먼저 짤이 저작물인지 알아내야 풀릴 터. 전문가에게 인터넷의 모든 이미지에 저작권이 있는지 물었다. 서희암 세븐데이즈 대표는 “저작권법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인터넷에 올라온 모든 콘텐츠에 저작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서희암 대표는 ‘카피랭커(CopyRanker)’라는 서비스로 인터넷 공간의 주인 잃은 콘텐츠의 저작권을 찾아주는 일을 하는 인터넷 저작권 전문가다.

그럼 언제 콘텐츠가 저작물로 인정받게 되는 걸까? 한국 저작권법 제 1장 2조는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며 얼버무리고, 한국저작권진흥원은 “(저작물은) 수준이 높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는 정도로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있어야 한다”고 에둘러 말한다. 가만 보니 딱히 칼 같은 규정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아직 모호하지만 그래도 인터넷 공간 모든 이미지에 저작권이 있는 건 아니라는 실낱같은 희망은 건졌다.

“너 왜 반말이니?”라는 말로 수많은 언니들의 분개를 낳으며 화제가 됐던 모 유출 영상을 떠올려보자. 누리꾼 사이에서 영상과 영상 캡처 이미지, 영상 속 특정 문구만 따다가 짤을 만들어 공유하는 밈(Meme) 현상이 일어났다. 급기야 몇몇 기업은 “언니, 저 맘에 안 들죠?” “너 왜 반말이니?”라는 문구를 광고 카피로 이용해 마케팅의 도구로 삼았고, 그 과감하고 신박한 아이디어에 누리꾼들은 다시 열광하며 그걸 짤로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영상 속 문구를 따다가 상업적으로 이용하면 저작권법에 걸리지 않을까?

서희암 대표는 “저작권 침해라고 볼 수 없다. 특정 문구가 영상 속 인물의 입에서 나왔고 그게 유명해진 건 맞지만, 이 문구를 광고 카피처럼 저작권법으로 보호하기에는 저작물의 조건인 창작성이나 심미성을 찾기 힘들다. 창작 의도가 없는 일상적 대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화 문구에 저작권을 부여하면 앞으로 인터넷에서 일상적인 대화도 힘들어질 것. 저작권법이 인터넷상의 모든 콘텐츠를 보호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저작권법 톺아보기

이참에 저작권법을 좀 더 알아보자. 자문을 위해 찾은 오병일 정보공유연대(정보공유연대는 대안적인 지적재산권 제도 모색, 카피레프트 운동 등을 연구하는 시민단체다) 대표는 “온라인 공간의 일상적인 소통이 된 짤을 써도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저작권법을 파헤쳐봐야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나. 이전에는 사람들이 저작권법에 대해 알 필요가 없었다. 법이란 게 원래 그렇다. 저작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상위 소수 창작자였고 침해한 이들은 이를 몰래 쓴 불법 영리 사업자였다. 인터넷 시대로의 도래로 모든 사람이 저작권법의 관계망에 놓였다”라고 말했다. 법적 기준에 따르면 대부분 사람이 저작권법 위반일 것. 그럼 모두를 범죄자로 만드는 법이 과연 옳은 법률일지 생각해봄 직하다.
반면 서희암 대표는 “저작권법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지만, 관련 조항을 살펴보면 오히려 그 취지와 방향성은 굉장히 명확하다. ‘인간의 창작 활동은 권장돼야 한다’는 것. 모든 창작물의 권리는 보호와 유통 두 측면이 공존하다. 저작물을 보호하는 이유는 창작자가 지속해서 창작할 동기를 부여해 사회에 발전적인 공헌을 하기 위함이다. 복제와 유통 측면에 보수적인 이유는 ‘저작물’에 이미 복제와 유통이 쉽게 이뤄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 그러니 법은 유통보다 보호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며 법 자체에 보수적인 성질이 있음을 강조했다.

서희암 대표는 이어 “저작권과 특허권을 비교하면 저작권만의 독특한 특성을 알 수 있다. 특허권은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 핵심적인 방법과 원리 같은 기술단에 부여한다. 해당 특허권을 이용해 뭔가 만들어도 기술은 저작물 안에 숨길 수 있다. 그러니 유통 시 특허권이 상실되지 않는다”며 “반면 저작권은 창작한 콘텐츠 자체에 부여된다. 콘텐츠를 유통하는 순간 저작권 보호가 취약해진다. 누구나 그 저작물을 가져다 쓸 수 있다. 저작물은 그만큼 유통이 쉽고 빠르다. 저작권법이 보호에 방점을 찍는 이유는 소수의 상위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 요즘 애들은 ‘낮잠 자는 게 좋다’는 말 대신 이런 이미지로 감정을 표현한다
“눈을 왜 그렇게 떠?”란 문구는 소셜 커머스의 제품 광고로, 치킨 업체의 패러디 영상으로 퍼졌다






‘짤’ 만들어도 될까, 써도 될까

법 얘기를 자꾸 들으니 더 복잡해졌다. 하지만 알아야 한다. 인터넷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지금, 우리에게 저작권 이슈는 마음속 한 켠에 자리 잡은 무거운 걱정덩어리다. 작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프로필에 노란리본 이미지를 다는 캠페인이 있었다. 수많은 누리꾼이 이에 동참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노란빛으로 물들였다. 이 역시 일종의 밈. 이때 어디선가 ‘노란리본을 달면 저작권법에 저촉돼 벌금 500만 원을 내야 한다’는 유언비어가 돌았고 누리꾼들은 혼란을 겪었다. 노란리본 이미지를 직접 제작한 에이엘티(ALT)란 대학교 동아리가 직접 ‘마음껏 쓰세요’라 말한 뒤 혼란은 진정됐다. 저작권 관계망에 있으면서 정작 저작권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발생하는 문제다.

이에 두 대표에게 단순한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짤 만들어서 써도 되나? 오병일 대표는 “저작권법도 ‘이용’이 아닌 ‘인용’은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쓸 수 있도록 문을 열어뒀다. 다만 대부분의 짤은 ‘인용’이라고 보기에는 1차 창작물의 비중이 새롭게 가미한 것에 비해 크다. 인용으로 볼 수 없으니 엄격한 법 잣대로 보자면 저작권 침해가 맞다. 물론 이러한 짤은 온라인상 원활한 소통을 위해 비영리 목적으로 쓰는 게 대부분이고, 1차 창작물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둘러서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요는 ‘비영리 목적으로 소통을 위해 쓰는 건 괜찮다’는 것.

오 대표와 달리 현 저작권법에 좀 더 긍정적이었던 서희암 대표도 이에 대해서는 “난 저작권법을 떠나서 인터넷 공유 문화는 적극적으로 권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짤은 더욱 그렇다. 올 설날에 복주머니를 슬쩍 놓고 벽 뒤에 숨는 짤이 밈 현상을 일으켜 여기에 살을 덧대서 벽 뒤에 숨은 소녀가 카카오톡 캐릭터로 변하고 더 발전되고 그걸 또 공유하면서 많은 사람이 즐거움을 얻었다. 이건 공공의 이득이다. 복주머니 짤 하나로 2014년 설날과 2015년 설날은 서로 다른 의미가 생겼다. 이러한 순기능은 인터넷의 부가가치를 높여주며 이것이 동력이 돼 인터넷이 더욱 발전한다. 이러한 복제와 공유는 저작권법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으니 규제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 노란리본을 달면 저작권법에 저촉된다는 악성루머는 누가 왜 퍼트렸는지 며느리도 모른다
끊임없이 재탄생하는 카톡 복주머니 짤






‘창렬스럽다’는 독

그렇다고 복제와 공유에 조심스러웠던 마음을 모두 내려놓아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서희암 대표는 “인터넷을 풍요롭게 만드는 밈은 동시에 역기능이기도 하다. 자신이 공유하려는 무언가가 사회에 어떤 영향력과 파급력을 미칠지 그 안에 있을 때는 잘 인지하지 못한다. 한 식품업체가 만든 부실한 제품에 사람들이 분개했는데 마침 그 제품 모델이 연예인 김창렬이었다. 이에 사람들은 포장보다 부실한 물건, 부실한 상태를 ‘창렬스럽다’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발전해 김창렬의 얼굴이 나온 사진 자체에 그런 의미를 담아 사용했다. 이 역시 짤을 매개로 이뤄진 밈 현상이지만 ‘카톡 복주머니’ 때와 달리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됐다. 결국, 김창렬은 광고주를 대상으로 명예훼손죄로 1억 원의 소송을 걸었다”며 복제와 공유가 쉬운 만큼 조심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주인 없는 짤을 주워다 마치 자신의 콘텐츠인양 이용하는 몇몇 온라인 기반 매체에 대해 “콘텐츠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이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장기적으로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면 저작권법이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다. 더욱 큰 우려는 복제와 공유가 쉬워질수록 창작물에 대한 존중 결여, 도덕적 해이가 올 수 있다. 특히나 수용자는 처음에는 불펌 자료가 떴다고 하면 저작권자 편에서 함께 분노하다가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이를 즐기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반면 오병일 대표는 “몇몇 큐레이션 기반 온라인 매체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좋으나 표절과 저작권법 위반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현행 저작권법을 100% 옳은지에 대한 사회적 논쟁도 끊이지 않은 시점에 저작권법 차원에서 해당 매체를 비판한다면 중요한 뭔가를 놓치는 꼴일 수 있다. 인터넷 공간에 복제와 큐레이션은 없는 경우를 찾는 게 더 힘들다. 그럼 저작권법을 기준으로 인터넷상 다른 저작물 쓰는 걸 모두 막는 게 맞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물론 원작자를 밝히지 않으면 그건 표절이 분명하다. 하지만 표절은 자신의 창작물이 아닌 걸 자기 것이라고 속이는 행위로 윤리적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바른 짤줍 운동

무거운 부담을 저 멀리 던져버렸고 작지만 묵직한 조심스러움을 마음에 담았다. 어쨌든 우리는 어제와 같이 짤을 쓸 것이다. 그 영향력과 파급력을 통감했으니 앞으로 짤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럼 이 짤, 저작권법 걱정 없이 깨끗하게 사용할 방법은 없을까? 이 질문에 매번 생각하는 바가 조금씩 달랐던 서희암 대표와 오병일 대표의 의견이 하나로 모였다.
앞에서 한 번 언급했던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라이선스(Creative Commons Lisence)’가 두 대표의 의견을 하나로 모은 대통합의 열쇠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코리아(www.cckorea.org, 이하 CC Korea)는 “창작자에게 자동으로 부여되는 저작자의 권리를 최소화해, 자신의 창작물을 인류의 공동자산화하는 개념으로 자발적 공유의 표시방식을 ‘CCL’이라고 한다”라고 정의한다. 그렇다고 모든 저작물에 조건 없는 공개와 공유를 주장하지도 않는다. ‘저작권표시’ ‘영리 사용 금지’ ‘변경 금지’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총 네 마크를 조합해 자신 저작물의 공유 범위를 지정해주는 것. 공유 허용 범위가 콘텐츠 자체에 드러나니 수용자 입장에서도 편하다. 국내에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블로터닷넷과 벤쳐스퀘어 등이 본 캠페인을 함께 한다.

이 문화가 국내에 자리를 잘 잡는다면 확실히 지금보다는 저작권법 신경 안 쓰고 인터넷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허용 범위 내에서 마음껏 짤을 만들고 또 마음껏 복제할 수 있으니까.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CCL은 캠페인일 뿐 법적 효력은 없어 이를 어긴다고 곧장 경찰이 출동하는 게 아니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쯤 ‘자유로운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에서 마음껏 짤을 만들고 쓸 수 있을까? 문득 인터뷰 때 오병일 대표가 한 마지막 말이 떠오른다. “이미 저작권법은 새롭게 개정하기에 충분히 복잡하고 어렵다. 시대가 발전할수록 인터넷 문화와 저작권법 간의 괴리는 점차 심해질 것이다. 하나의 사안을 두고도 전문가 별 의견이 다른 이 법률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가?” 







■■■ CC Korea 웹사이트. CC Korea는 2005년 3월 한국정보법학회의 프로젝트로 시작해 2009년 1월 독립 사단법인으로 등록됐다




Q&A 기사를 다 읽은 다음에도 속이 개운치 않고 뒤가 찜찜한 독자를 위해 문답코너를 만들었다.
본 코너를 다 읽어도 속이 불편하다면 화장실에 다녀오자.



누군가 내 1차 창작물을 변형해 짤을 만들어 무단으로 씁니다. 어떻게 하죠?
창작 당시 한국 저작권위원회에 등록했다면 ‘해당 콘텐츠 원작자가 자신임을 증빙하는 과정’은 생략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먼저 창작물의 저작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창작 당시 작업 노트가 있다면 수월하겠죠. 그리고 변호사를 선임해 고소하면 승소할 수 있어요.


그럼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야 있지만 법적 절차를 위해 들이는 시간과 비용보다 실익이 딱히 없을 지도요. 손해배상청구를 하면 상대방이 내 저작물을 함부로 이용해 입은 피해를 배상받는데, 자신의 손해액이 얼마나 되는지 입증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보통은 상대방이 내 저작물을 이용해 얻은 이득액을 손해액으로 추산하죠. 그런데 상대방이 그걸로 엄청난 이득을 얻었나요? 그게 아니라면 절차 이전에 양방 합의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누가 내 얼굴이 나온 사진을 짤로 만들어 쓰면 저작권법으로 고소할 수 있나요?
연예인이나 공인이 아니라 방송에 잠깐 나온 일반인의 모습을 고의로 캡처해 우스꽝스러운 짤을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죠. 이 경우, 물론 처벌할 수 있지만 저작권법이 아닌 개인정보보호나 명예훼손 관련 법률을 따릅니다. 상대적으로 저작권법보다 처벌 기준이 명확하니 추후도 어길 생각 마세요.


특정 매체에서 1차 창작자 허락 없이 짤을 만들어 씁니다. 제가 대신 신고할 수 있나요?
국내 저작권법은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기소 가능한 ‘친고죄’에 해당합니다. 안타깝지만 직접 피해를 본 게 아니라면 신고할 수 없어요. 이럴 경우, 피해를 본 1차 창작자에게 직접 무단 도용 사실을 전해주세요. 방대한 인터넷 공간에서 자신의 1차 저작물이 도용당했는지 여부를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거든요.


그럼 원 저작자가 직접 고소하면 되겠네요?
개인이 저작권 주장 및 손해액 추산 등 법적 절차를 밟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상적 소통을 더욱 풍성하게 즐기기 위해 만든 콘텐츠를 ‘저작물’로 인정해줄 지도 미지수죠. 저작권법의 1차 목표는 창작자 보호가 아닌 지식 및 정보 전파를 통한 사회 공헌에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매체를 대상으로 집단적 소송을 하면 승소할 수는 있습니다만 역시나 실익이 있을지 의문이네요. 큐레이션 기반 대형 모바일 매체 ‘피키캐스트’의 15년도 1분기 매출이 3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tags 이창민 기자 , , 인터넷 , 온라인 , 저작권 , 저작물 , 저작권자 , 저작권법 , CCL , 프로슈머 , 서희암 세븐데이즈 대표 , 오병일 정보공유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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