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반항아, 스냅챗(Snapc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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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반항아, 스냅챗(Snapchat)

신선함만으로 흥미를 끄는 데 그치는 앱이 아니겠느냐는 예상을 뒤집으며, ‘스냅챗’은 현재 10대, 20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스냅챗은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에 목말라 있는 테크놀로지 기업과 마케터들이 모처럼 주목하는 기업이자 서비스가 됐다. 2013년 말 페이스북의 30억 달러 인수 제안을 단번에 거절했던 20대 CEO 에반 스피겔은 이로써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테크놀로지 기업인임을 입증하게 된 셈이다. 저자가 원문에 쓴 소셜네트워킹사이트는 본 컬럼에서 ‘SNS’로 통일했습니다.

김유승  ykim53@depaul.edu
미국 드폴 대학(DePaul University)의 Public Relations and Advertising 전공 조교수,
주요 연구분야는 감성 소구 광고, 개인화된 커뮤니케이션, 온라인 쇼핑 행태 등이 있다.



SNS(Social Networking Sites or Service)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상호적 관계망이나 상호적 관계를 구축해주고 보여주는 온라인 서비스 또는 플랫폼.  - 위키피디아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
1980년대초에서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다. 닐 하우와 윌리엄 스트라우스가 지은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 SNS 등 정보기술에 능통하며 대학진학률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
소비자가 온라인 활동을 하면서 남긴 속성, 구매 패턴, 지불 방법, 구매 이력, SNS, e메일, 웹사이트 방문 기록, 웹서핑 기록 등의 다양한 디지털 기록을 말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





스냅챗 웹사이트는 서비스만큼 단순하지만, 명확한 서비스 콘셉트를 보여준다.

2011년 9월, 발신 메시지를 자동삭제하는 사진 및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스냅챗’이 등장할 때만 해도 필자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링크드인, 핀터레스트 등 기존 SNS는 사용 목적이 분명했고, 마케팅 도구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반면, 스냅챗은 사용법부터가 이해하기 어려운 애플리케이션이었고 광고 채널로 어떤 매력이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지인에게 직접 전송할 경우 1초에서 10초 사이, ‘내 스토리’에 추가할 경우에는 24시간 후에 자동으로 삭제되는 이 서비스를 과연 무슨 재미로 사용하는지, 스냅챗 콘셉트에 환호하고 페이스북보다 훨씬 좋다고 하는 대학생들을 보며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을 통해 스냅챗 사용법을 익히고 체험한 결과 스냅챗의 매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첫째, 부모님을 포함한 기성세대의 참여가 많지 않은 10대와 20대만의 공간이라는 점, 둘째, 공유한 사진이나 비디오를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누군가가 저장하고 재공유하는 것을 방지해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곁에 있지 않지만, 함께 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되 꼭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이번 호에는 이렇게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스냅챗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10·20세대만의 놀이터
스냅챗은 10·20세대가 온라인상에서 그들만의 놀이터라고 부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SNS 중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친구뿐 아니라 부모님과도 공유하는 공간이 되면서 젊은층에는 다소 불편한 자리가 됐다. 실제로 SNS 사용자 연령층 분포를 살펴보면 페이스북은 10대부터 60대 이상의 연령층이 고르게 분포하지만, 스냅챗은 사용자의 45%가 18세에서 24세다. 30대 이후 사용자의 비중은 현저히 낮다.
스냅챗은 기성세대에게는 자연스럽게 와 닿는 콘셉트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이유가 특정한 순간을 포착하고 기록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의 틀에서 보면 곧 사라질 사진과 영상을 찍는 것이 모순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인터페이스이고, 구구절절 설명도 없다. 또 하나의 특징은 여타 SNS와 달리 가입하고 친구를 찾는 절차도 페이스북을 통한 것이 아니라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를 이용한다. 이처럼 페이스북과는 별개로 철저하게 스냅챗만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한 것도 내가 하는 일을 어른들이 간섭하지 않았으면 혹은 몰랐으면 하는 10대들의 반항심리를 충분히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그들이 열광하는 것이다.



 

스냅챗 친구 페이지 화면





스냅챗 로고 이미지




저장 및 재공유 방지를 통해 프라이버시 유지
10·20세대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꺼리는 이유로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가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스냅챗은 사진이나 영상을 ‘내 스토리’를 통해 공유할 수도 있고, 몇 명에게만 메시지 형태로 전송할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 스냅챗 친구들이 모두 ‘내 스토리’를 볼 수 있으나 사진과 영상을 올린 시점을 기준으로 24시간 이내에 확인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후자의 경우를 ‘스냅한다’고 일컫는데, 이 경우 딱 한 번 발신자가 지정해 놓은 시간 동안(사진의 경우 1초에서 10초 사이)에만 볼 수 있다. -다시보기 기능이 있긴 하지만 하루에 한 번만 그 찬스를 쓸 수 있다. 따라서 한 번 짧게 보여줄 만한, 하지만 두 번 이상은 보여주고 싶지 않은 우스꽝스러운 영상 혹은 엽기사진을 공유하기에 적절한 채널이다.
스냅 수신자가 한 번 볼 수 있지만, 스냅을 타인과 공유할 수 없으니 파급효과도 없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스크린 캡쳐도 가능하다. 하지만 수신인이 스크린을 캡처할 경우, 수신자가 스냅을 캡처했다는 걸 발신자에게 알려주기 때문에 아예 다른 폰이나 카메라를 이용해 그 이미지를 찍지 않는 이상 몰래 캡처할 방법도 없다.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채팅 기능도 있지만, 이 역시 한 번 본 후에는 즉시 삭제된다. ‘내 스토리’에 추가하는 사진이나 동영상은 몇 명의 친구들이 봤고, 누가 봤는지도 알 수 있고, 스냅의 경우에도 수신자가 언제 확인했는지 알려준다. 10대, 20대가 필터링 없이 이목에 신경 쓰지 않고 마음놓고 친구들과 스냅챗을 이용할 수 있는 이유는 이처럼 본인이 공유한 걸 누가 봤는지 확인이 가능하고, 스냅을 통해 사진과 동영상을 내가 원하는 사람들에게만 딱 한 번 보여줄 뿐, 재공유를 통해 확산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점 때문이다.



이 순간을 나누고 싶지만 기록으로 남기고 싶지 않은
다른 SNS와 스냅챗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정보의 공유 기한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일상을 기록하고 저장하고 추억하는 것이 목적인 여타 SNS와는 달리 스냅챗은 특정 순간을 친구들과 제한된 시간 내에서 공유하고 그걸로 끝이다. 따라서 예쁘고 멋있게 꾸민 사진보다는 일상적인 모습, 재미로 한 번만 보여주고 두 번은 보이기 꺼려지는 사진과 영상들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이 스냅챗의 목적이다. 굳이 보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흔들리거나 구도가 잘못 잡혔어도 이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스냅한다.

스냅챗을 사용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두 가지 욕구가 혼재된 것 같다. 한편으로는 지금 이 순간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마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순간을 영원히 기록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소수의 사람과 한 번쯤은 나누고 싶은 순간이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들춰보고 싶지는 않거나 많은 사람이 목격해도 좋지만, 오늘 하루만 보여주고 내일이면 잊어도 무관한 순간들을 떠올리면 밀레니얼들의 호응을 이해할 수 있다. 순간 즐거워서 스냅했지만 다음 날 혹은 몇 달 뒤면 지우고 싶은 것들을 후에 시간을 들여 지워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셈이다. 따라서 스냅챗은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목적이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오롯이 느낌 그대로 공유하기 위한 앱이고, 그 순간을 쿨하게 흘려보낼 수 있는 지금의 10대와 20대를 반영한 앱이라고 할 수 있다.



스냅챗의 미래
컴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스냅챗은 18세에서 34세 인터넷 사용자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앱이다. 하루에 한 번 이상 스냅챗을 사용하는 대학생이 하루에 한 번 이상 페이스북을 사용한다고 응답하는 대학생보다 많다고 알려진 만큼 미국 정치권에서도 젊은 유권자에게 접근하기 위해 스냅챗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많은 SNS가 안고 있는 문제와 마찬가지로 스냅챗 역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고 광고 매체로 발돋움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는 시점이다. 그러므로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스냅챗이 내년 대선에 어떻게 활용될지 주목해볼 만하다.

‘라이브 스토리’를 통해 광고주들이 스냅챗 사용자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 1년이 채 안됐을 만큼 광고주들이 스냅챗을 테스트하기 시작한 것도 최근의 일이다. ‘라이브 스토리’는 광고주는 물론 사용자들이 특정 주제를 갖고 함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인데, 지금 가장 핫한 뉴스와 관련한 스토리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콘서트나 이벤트를 할 경우, 사용자들이 찍은 영상을 모아 편집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위치에 따라 전송받는 라이브 스토리가 다를 수 있는데 가령 현재 살고있는 도시에서 특정 밴드의 콘서트가 진행 중이면 특별히 신청하는 과정 없이 자동으로 그 스토리를 수신한다. 라이브 스토리 이외에도 올해 초 시작한 ‘디스커버’라는 서비스를 통해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상과 사진을 적절히 사용해 텍스트보다는 비주얼에 더 호응하는 10대, 20대가 손쉽게 뉴스의 헤드라인을 훑어볼 수 있고, 관심이 있으면 자세한 기사를 볼 수도 있도록 해 신문 뉴스보다는 인터랙티브 디지털 잡지를 읽는 느낌이다. 이 두 서비스는 스냅챗이 콘텐츠 유통사로서의 가능성을 엿볼 기회다.



스냅챗의 진정한 매력
스냅챗을 단순히 사진과 영상 메시지를 송수신하는 앱이라고 칭하기에는 스냅챗의 매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없다. 10대와 20대 사이에서 불고 있는 스냅챗의 인기를 이해하려면 그들이 왜 자동삭제기능에 환호했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목적이 디지털 풋프린트를 활용해 사용자의 심리를 이해하고 미래 행동까지 예측하려는 것이라면 스냅챗은 이런 빅데이터 분석에 저항하는 앱이라고 할 수 있다.

밀레니얼의 경우 디지털 흔적이 자칫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동삭제가 유용한 기능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세대다. 또한, 대중매체보다는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 매체에 더 익숙한 세대라 아마도 개인을 타깃으로 한 광고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거나 어쩌면 이미 오래전에 둔감해져 있을지도 모른다. 이를 염두에 둔 듯, 스냅챗 창업자인 에반 스피겔(Evan Spiegel)은 사용자의 정보와 개인의 디지털 발자국을 이용해 맞춤화된 광고를 제공하는 타깃팅보다는 콘텐츠와 직접 연관성이 가장 높은 광고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최근 발표했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방향이나 그걸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는 의문이다.

스냅챗이 처음에는 낯설게만 느껴졌던 것처럼 생각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콘셉트의 광고를 선보이길 바라면서, 급성장 중인 모바일 광고 시장, 그중에서도 가장 전망이 밝은 모바일 비디오 시장에서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점유율을 앗아갈 수 있는 플랫폼으로 곧 성장하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스냅챗 라이브 스토리 페이지의 예.
각 주제와 관련해 사용자들이 찍은 영상을 볼 수 있다.
같은 장소에 있었을지라도 다른 각도와 관점으로 찍은 영상을 보는 재미가 있다.



 

스냅챗의 디스커버 페이지. 각 언론사 채널에 들어가 그 날 혹은 그 순간 각 채널이 편집해서 제공하는 뉴스 및 정보를 볼 수 있다.

tags 월간 IM , 김유승 , 드폴 대학 , 스냅챗 , Snapchat , 밀레니얼 세대 , SNS , 디지털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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