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SYMPOSIUM. 왜 지금 MCN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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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SYMPOSIUM. 왜 지금 MCN인가

디지털 시대가 만든 스타, 1인 크리에이터. 그들은 자신들의 채널을 타고 디지털 세계를 누비고 있다.
바다를 건너 한국에 들어온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채널네트워크)’은 언젠가부터 그들과 함께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이 MCN에 관한 관심과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MCN에 관한 해석은 분분하지만, 많은 사람이 오해하듯 크리에이터를 대표하거나 총칭하는 말이 아니다.
MCN이란, 말 그대로 여러 1인 크리에이터의 채널을 묶어 이들을 연결, 관리함으로써
크리에이터에게 도움을 주는 사업이라는 것이 가장 유력한 해석이다.
힙(Hip)한 단어처럼 여기저기서 소환되고 있는 MCN은
늘 새로운 채널과 크리에이티브를 찾아 헤매는 마케터들의 눈을 반짝이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의심의 눈초리도 많은 게 사실.
MCN에 관한 혜안을 얻기 위해 그 속살을 늦지 않게 벗겨보자. 쇼 미 더 MCN![/font]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채널네트워크)’. 도대체 무엇이길래 수억 원의 돈과 무수한 말이 오갈까.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마케터라면 챙겨야 할 단어는 맞는 것 같은데, 도무지 이게 얼마나 마케팅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따지고 보면,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또, 두세 번 해봤다고 다 안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MCN에 관한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MCN에 관해 머리와 마음을 맞대고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각기 분야와 업무가 다른 브랜드 마케터, 에이전시 마케터, MCN 관계자를 한데 모아놓고 시작한 MCN 좌담회.
그들의 다양한 시각을 견문하면서 MCN 체감지수가 적어도 30%는 올라갈 것이다.

진행·글. 박태연 편집장 kite@websmedia.co.kr
사진. 포토그래퍼 박미애 snowpma@gmail.com
도움. 이윤정 기자 lyj@websmedia.co.kr






좌담회 참석자

서기환 애드쿠아 인터렉티브 M/C Lab팀 국장
이재상 록시땅 코리아 디지털 매니저
이필성 샌드박스 네트워크 대표
주성균 레드불 코리아 마케팅본부 커뮤니케이션팀 팀장
허균 비디오빌리지 PD



#1. MCN은 ‘디지털 비디오’의 일부다
IM 1인 크리에이터의 역사는 꽤 오래됐지만, 시대의 화두로 자리 잡은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렇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필성 MCN 대표니까 먼저 이야기하겠다(웃음). 작년 초쯤 1인 크리에이터들이 의미 있는 트래픽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많은 업계에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는 여러 가지가 준비됐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었다. 첫 번째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오래전부터 준비돼 있었다는 것. 양띵, 악어, 대도서관 같은 크리에이터들은 6~7년 가까이 아프리카TV를 기반으로 방송해왔던 사람들이다. 두 번째 준비된 것은 그들이 방송으로 소통하면서 쌓은 두터운 팬층, 그리고 마지막은 플랫폼을 통한 크리에이터의 수익 모델 확보다. 내 기억에는 유튜브가 크리에이터들이 수익화할 광고를 좀 더 적극적으로 도입한 게 재작년 말쯤이었고, 그 무렵 유튜브 트루뷰(True View) 광고가 좀 더 활발하게 보급됐다. 이렇게 세 가지가 맞물리면서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하던 크리에이터들이 체계적으로 채널을 만들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불이 붙었다. 또, 미국에서 재작년부터 어썸니스TV, 풀스크린, 메이커 스튜디오 같은 MCN들이 인수합병 혹은 거액의 투자를 받으면서 벤처캐피털, 스타트업에서도 MCN에 관해 인지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2013년 7월 한국에서는 CJ E&M이 크리에이터 그룹을 만들어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에도 업계 관계자들끼리는 MCN에 대해 감지하고 있었는데, 원래 소비자나 광고인이 느끼기에는 시간이 좀 걸리니까 지금에 비해 잠잠했던 거고. 그러다 올해 초 ‘트레져헌터’ 같은 대규모 MCN이 설립되고, 고액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화두에 오른 것이다. 이 외에 재작년 중순쯤 대도서관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월 소득에 관해 얘기하면서 크리에이터의 존재나 인플루언서로서의 영향력이 사람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IM 이에 다양한 산업에서 MCN을 주목하고 있다. 마케팅 업계도 예외는 아니고. 요즘 MCN에 관한 관심, 어떻게 체감하고 있나?

허균 내가 체감하는 변화는 MCN에서 사람, 즉 크리에이터가 가장 중요한데, 요즘 그 범위가 넓어졌다는 것이다. 작년 중순만 해도 대도서관, 양띵 같은 톱 크리에이터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근래 회사에 열 살짜리 여자아이가 전화를 걸어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이제 일반인들도 자신이 어렵지 않게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크리에이터의 수익 모델이 마련되고,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처럼 주류 미디어에서 계속해서 노출되는 등 MCN 시장이 점점 조성되면서 많은 사람에게 제작자로서의 꿈을 심어준 것 같다.

이필성 올해 초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같은 지상파 주류 미디어의 온라인 컨버전스가 발생하면서 주류 미디어 생태계에 있던 방송사, 연예기획사, 프로덕션 등의 회사들까지 ‘이제는 MCN이다’라든가, ‘MCN은 뉴미디어에서 무조건 할만한 비즈니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남용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MCN의 제대로 된 뜻은 여러 명의 개인 크리에이터 혹은 소규모 창작 집단을 모아서 네트워크를 만든 다음 이것으로 비즈니스를 한다는 의미인데, 지금은 뉴미디어에서 1인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는 것들과 혼재돼 사용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 시장은 ‘디지털 비디오’라고 보면 된다. 유튜브 같은 플랫폼과 콘텐츠가 준비되는 과정에서 여러 사건이 생겼고, 그러면서 디지털 비디오 관련 시장이 끓어오르고 있다는 것이 분명한 거고, MCN은 그 안에 있는 사업의 한 형태로 여러 사업 중 가장 먼저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거다. 난 이게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디지털 비디오 관련해 다양한 회사가 나올 것이다. 에이전시 업무만 하는 곳, 크리에이터의 재능만 관리하는 곳, 종합 형태로 MCN을 운영하는 곳 등. 나는 작금의 상황을 어느 정도 오프라인 주류 미디어에서 디지털 미디어로 산업 자체가 조금씩 주목받게 된, 그러니까 많은 이해관계자가 디지털 미디어 산업에 주목하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상황이라 보고 있다.

서기환 디지털 비디오 시장 자체가 큰 것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MCN이 활발하게 클 수 있었던 건 앞서 말한 대로 유튜브 트루뷰의 공이 가장 크다. 기본적으로 수익 구조가 나오기 때문에 MCN으로 확장하고, 거기에 트래픽이 더 모이는 형태 아닐까 싶다. 에이전시 관점에서 보면 디지털 비디오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이 붐이었던 시점은 MCN이 본격적으로 이야기되기 조금 전부터였다. 유튜브 트루뷰 매출이 상승했던 것도 비디오 콘텐츠를 통한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하면서였고. 최근 관심이 많아진 배경에는 디지털 비디오에 관심이 있던 광고주들이 자체적으로 아이데이션하고 제작한 브랜디드 콘텐츠 외에 ‘또 다른 무언가 없을까’ 혹은 실질적으로 브랜디드 콘텐츠를 광고 매체를 실어서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에서 소비되는 질을 봤을 때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또 다른 무언가가 없을까’를 고민하다 보니, 개인 창작에 눈을 돌린 면도 있다. 1인 크리에이터들의 영상 콘텐츠가 단순히 재밌고 짧아서 의미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반 브랜드의 콘텐츠들은 송출에 의해 발견되는 콘텐츠인데,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들은 구독 개념으로 소비되기에 확실히 인게이지먼트나 퀄리티가 높으리라고 판단해 MCN이 마케팅적으로 유용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IM 광고주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브랜드 쪽에서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궁금하다.

이재상 아직은 오랜 시간 성숙한 시장이나 환경이 아니다 보니 정의를 내리기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디지털 비디오’라고 통칭하니 편해졌다. 나는 MCN이 실시간 스트리밍 콘텐츠냐, 미리 제작된 콘텐츠냐에 따라 굉장히 의미가 다르다고 본다. 한 시각에서는 MCN이 기존에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푸시하는, 어떻게 보면 콘텐츠를 강요하는 형태에서 소통하는 형태로 바꿔나갈 수 있는 틀을 만든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페이스북에서도 아직 멘션에서만 지원하지만, 얼마 전 마샤 스튜어트가 생방송을 진행하지 않았나. 결국 그런 식으로 생동감 있는 소통의 장을 내세운 게 MCN 아닌가. 아니면 요즘 TV 앞에 앉아서 본방송을 보는 사람이 점점 줄고 사람들이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 매체에 익숙해지고 있으니, 그런 사람들에게 TV를 대체하는 채널이 MCN인가. 브랜드에서는 이 부분에 혼돈이 있다. 즉, 사람들이 크리에이터의 콘텐츠에서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소통’인지, 아니면 크리에이터의 ‘자질’에 관한 것인지에 따라 브랜드는 MCN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IM 다섯 명 모두 MCN이 떠오르는 화두라는 데 동의하는 거로 봐도 될까.

일동 (동의의 침묵)



IM 일각에서는 ‘MCN이 거품은 아닐까’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필성 ‘디지털 비디오’가 거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디지털 비디오 산업은 한 2년 전부터 우리(샌드박스 네트워크)가 준비해오던 거고, 지금도 크고 있다. 회사 내부 통계를 봐도 오디언스(Audience, 수용자) 증가 폭 같은 지표가 미친 듯이 성장하면 했지, 절대 줄지 않는 등 여러 가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MCN은 이러한 디지털 비디오 산업 안에 있는 비즈니스의 한 형태다. 결국, 디지털 비디오가 크고 있다는 것은 산업 자체가 확장한다는 거고. 이 산업 안에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있을 것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플랫폼 사업자, 1인 크리에이터, 디지털 콘텐츠 에이전시 등. 그들에게 지금 상황에서 가장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MCN인 거다. 플랫폼도 있었고, 크리에이터도 있었고, 프로덕션, 에이전시도 다 있었는데, MCN이라는 비즈니스만 처음 한국에 등장한 거니까. MCN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새롭게 등장하고 수익이 발생할 것 같으면 당연히 사람들은 관심을 갖는다. 그렇다 보니 조금 부풀어진 관심을 받는 측면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MCN 회사들이 디지털 비디오 생태계 내에서 제 몫을 하리라는 것과 중요한 가치를 만드는 비즈니스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지금 MCN 시장에 쏟아지는 자본이나 관심이 모두 거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서기환 현재 MCN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는 콘텐츠 형태를 그대로 마케팅에 접목했을 때 성공할 확률은 별로 없다고 본다. 매칭이 기가 막히게 잘된 곳들은 소스를 갖고 적용했을 때 기대했던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MCN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려면 브랜드, 크리에이터, 콘텐츠, 타깃 등의 매칭을 잘하고, 어떤 식으로 재가공해서 마케팅 툴로 활용할 것인가를 가미해야 마케팅 효과도 보고, 그래야 MCN 자체도 성장할 수 있다. 현재는 트래픽이 모이고 새로운 것들이 있으니까, 에이전시에서는 브랜드들에 ‘MCN이 요즘 뜬다’, ‘MCN을 합시다’라는 제안을 많이 하지만, 실제로 성사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이제 도입되는 시장이고, 관심 있게 보고 있지만, 이것이 우리 마케팅에 어떤 도움이 될지에 대한 해답을 아직 못 찾고 있어서 마케팅 시에는 해답을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기환 애드쿠아 인터렉티브 M/C Lab팀 국장





#2. MCN을 ‘인플루언서 디지털 마케팅’으로 보자


IM MCN이 디지털 비디오 산업 내 하나의 사업인 만큼 마케팅 툴로서의 효용이 크리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크리에이터의 먹방을 보고 시청자가 대리만족을 느끼는 걸 보면, 마케팅 효과가 남다를 것 같다. 대리만족은 마케팅에서 영향력 있는 기제지 않나.

이재상 대리만족을 공감이라고 표현하겠다. 결과가 어찌 됐건 브랜드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때는 긍정이든, 부정이든 ‘공감’을 유도하려고 하는 거다. 그런데 우리가 기존에 해왔던 4대 전통매체, 그리고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소비자들은 많이 지쳐있다. 작년 통계를 봤을 때 한국인의 광고 피로 지수가 거의 30%라고 하더라. 서너 명 중 한 명은 광고 자체를 차단하고 거부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브랜드가 말하려는 메시지를 소비자가 듣게 하기 힘든 상황에서 작년부터 MCN, 네이티브 광고 등 소비자에게 여러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만약, MCN 크리에이터와 PPL을 통해 그 사람이 만드는 콘텐츠에 브랜드가 하려는 이야기를 넣으면 해당 크리에이터 혹은 방송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기존 광고보다 덜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이건 모든 브랜드의 바람이기도 하다(웃음). 이런 차원에서 보면 피키캐스트도 MCN과 비슷한 형태라고 본다. 크리에이터 역할을 하는 에디터들이 있으니까.

이필성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웃음). 사실 굳이 MCN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도 된다. 처음에 시장을 정의할 때 ‘디지털 비디오’라는 말을 했는데, 마케팅 기법으로는 ‘인플루언서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표현을 쓰더라. 즉, MCN은 인플루언서들을 모아놓은 사업 모델인 거다. ‘인플루언서 디지털 마케팅’ 영역은 원래 있었다. 파워블로거라는 이름으로. 그게 비디오로 오고, 비디오 시장이 더 커지면서 파워블로그 때보다 영향력이나 예산이 커진 것이다. ‘인플루언서 디지털 마케팅’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혁신적인 포맷을 해볼 수 있다는 것. 트루뷰가 등장하고 나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수 있었던 이유가 길이가 다양해져서였다. 이번에는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로 길이도, 포맷도 제한이 없는 아예 새로운 영역이 열렸다. ‘이거 보세요’ 권하는 게 아니라 정말 보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들어온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거니까. 두 번째는 인플루언서가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난 이렇게 표현한다. 이제 크리에이터들이 무엇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걸어가다 넘어지기만 해도 팬들이 좋아하니까. 그런 인플루언서들이 예전에는 귀했다면, 지금은 아니다. 과거에는 장동건 한 명만 인플루언서고 나머지는 힘이 없는 체계였다면, 지금은 인플루언서가 백 명, 천 명씩 되니 틈새를 파고들어 협업하면 영향력이 있다. 그런데 이것이 마케팅의 미래고 정답이라고 말하면 사기꾼이고, 기존 4대 매체, 푸시형 광고, 검색 광고, DA 광고 등과 함께 인플루언서 디지털 마케팅이 한 영역을 차지할 거로 생각한다.



IM 오래전부터 레드불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해왔다. 레드불이 협업해온 인물들을 보면 스타와 MCN 크리에이터 사이에 있는 인플루언서라고 생각하는데, 평소에 MCN에 관심이 많을 것 같다.

주성균 레드불이 하는 마케팅은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과 조금 다르다. 우리는 캔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보통 마케팅하면 마케팅 대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수치적인 부분을 계산하는데, 레드불은 그런 걸 다 배제한다. 우리의 목적은 판매 증진이 아니라 서브컬처를 지면으로 올려주고 싶은 거니까. 서브컬처는 보통 대중을 타깃으로 이해하게 하기도, 관심을 끌기도 어려워서 어떻게든 재밌게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레드불 글로벌 콘텐츠를 번역해서 내면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그래서 우리가 쓰는 방법의 하나가 파워블로거를 활용하는 것이다. 파워블로거들이 한국 디지털 생태계와 사용자 입맛에 가장 맞는 글을 쓴다고 보니까. 1인 크리에이터도 예전부터 계속 관심 있게 봐왔다. 내년 기획에도 팟캐스트나 1인 미디어를 서포트하려 노력하고 있고. 이유인즉슨 하나의 소통 채널이니까. 어떻게 하면 이들의 입을 통해 상업성을 배제하고 재밌게, 진정성 있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는데, 역시나 문제는 파워블로거들과도 2~3년 일했을 때 겨우 지금의 콘텐츠를 뽑아낸 거라서…. 우리가 1인 크리에이터를 만나지 않았던 건 아니다. 그런데 게임, 뷰티 등 몇몇 분야에 지식 있는 크리에이터는 많지만, 아직 익스트림 분야에 지식이 있는 크리에이터는 찾지 못했다. 어떻게든 찾으려고 지금 노력하고 있다.

이필성 궁금한 점이 있다. 레드불 채널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유튜브 채널 중 하나다. 그 정도로 레드불은 콘텐츠에 강하고, 나도 일부러 레드불 콘텐츠를 구독해서 많이 보고 있다. 하지만 말한 것처럼 외국에서는 익스트림 스포츠가 서브컬처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고, 한국 사람들은 외국보다 스포츠를 즐기지 않으니 성장이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한국에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 같은 서브컬처를 발굴해 키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 아닐까.
 

주성균 우리가 가장 노력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자랑할만한 이벤트를 두 개 만들었다. 하나는 ‘익스트림 태권도’를 주제로 발차기 최고수를 찾는 ‘레드불 킥잇’이라는 대회고, 또 하나는 랩과 판소리가 대결하는 ‘레드불 랩판소리’라는 행사다. 글로벌 콘텐츠를 올렸을 때와는 달리 이러한 로컬 콘텐츠들은 굉장한 조회 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미디어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필성 샌드박스 네트워크 대표





IM 샌드박스 네트워크나 비디오빌리지와 함께하면 재밌는 마케팅이 하나 나올 것 같다.

주성균 우리 회사가 굉장히 협업하기 좋은 회사다(방긋). ‘레드불’ 하면 약간 거리 두고 보는데, 캔 세일즈로 가지 않고 무조건 재밌으면 되니까 얼마나 협업하기 좋은가.



IM 요즘 마케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타깃팅’이다. 지금 대화를 들어보면, 레드불은 타깃팅의 한 전략으로 볼 수 있는 ‘현지화’를 한 거고. MCN 크리에이터들은 인물 자체로 타깃팅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 각자 주력 분야가 있고, 어느 정도 시청자의 연령대, 성별, 취향을 가늠할 수 있으니까. 그 점이 타깃 마케팅을 할 때는 장점이지만, 역으로 대중에게 다가설 때는 한계기도 하다.

서기환 그렇다. MCN은 마케팅 전체 혹은 어떤 브랜드에나 통용되는 트렌드는 아니라고 본다. 사실 관련 있는 사람들한테 관련 있는 정보를 줬을 때 효과가 있어서 타깃팅을 선호하는 건데, 실질적으로 페이드 미디어에서 타깃팅할 수 있는 범위는 한정적이고, 타깃팅의 정확도가 낮다. 여기서 아쉬운 점을 MCN, 즉 1인 크리에이터 채널은 채워준다. 비교적 정확하게 타깃팅할 수 있는 넓은 팬층이 있으니까. 이는 에이전시가 마케팅할 수 있는 소스 중 하나다. 물론, 이 소스를 갖고 어떠한 커뮤니케이션 툴과 서비스를 만들까가 MCN을 활용해 마케팅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IM 뷰티 전문 MCN이 있을 정도로 뷰티 업계는 MCN을 주목하고 있다. 뷰티 브랜드인 록시땅의 이재상 매니저는 MCN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이재상 브랜드의 제품 특징에 따라서 MCN은 굉장히 유용할 수도,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보통 뷰티 크리에이터들은 색조 계열 제품을 많이 활용한다. 그중에서도 립글로스나 립스틱 같은 품목은 영상에서 시각적으로 드러나고, 소비자가 부담 없이 여러 개를 살 수 있는 아이템이다. 이런 경우, 효과가 있다고 본다. 반면에 제품 중에서도 화려하게 보이는 게 아니라 장기간 써봐야지 효과를 안다거나 가격대가 높은 제품은 크게 효과가 없다. 종합해보면, MCN은 20~30대 시청자를 많이 보유했으니까 그들이 메인 타깃이고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로드숍 브랜드가 MCN을 통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브랜드는 판매 증진을 위해서, 광고보다는 크리에이터를 통해 공감을 더 많이 불러올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 MCN을 활용한다. 분명 MCN을 잘 이용하는 브랜드도 있을 테지만, 아무런 혜택도 못 받고 휘발할 수 있기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것이 옳은 걸까’, ‘할 수 있는 걸까’를 고민해봤으면 한다.



IM 샌드박스 네크워크는 게임 전문 MCN인데, 게임 쪽은 어떠한가.

이필성 게임 회사의 목표도 다르지 않다. 다운로드를 유도하거나 ARPU(사용자 한 명 당 평균 결제금액)가 높은 사용자들을 데려오는 등 매출과 관련된 이유로 마케팅을 하는 거지, 그렇지 않은 광고주는 없다. 사례를 이야기하자면, 최근 우리가 인디게임 ‘도망가 친구들’과 함께했는데, 말도 안 되는 퍼포먼스를 거뒀다. 조회 수가 25만 회였는데, 다운로드 수가 24만 회 나온 것이다. 마케팅 예산 0원으로 만든 성과였다. 우리가 레퍼런스를 만들려고 제안해서 한 건데, 광고일을 오 년 넘게 해왔지만 이런 퍼포먼스는 처음 봤다.



IM MCN, 즉 1인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이 확실히 효과는 있는 거 같다. 물론, 많은 조건이 잘 맞아떨어졌을 때겠지만.

이재상 나는 서드파티라는 개념으로 MCN을 생각했다. 예를 들어, 유튜브, 페이스북, 아프리카TV 같은 커다란 플랫폼이 있고 사용자들이 만들어가는 사람들 간의 플랫폼이 있을 때, 크리에이터(MCN)라는 서드파티 개념의, 스마트폰으로 따지면 앱과 같은 존재가 있는 것이다. 이 앱이 두 가지 플랫폼의 네트워크를 단단하게 하고 사용자들을 많이 데려다줘서 정보 전달력이 좋다는 차원에서 MCN을 보려 한다. 왜냐면 소비자에게 아무리 브랜드가 정보를 푸시하려고 해도 안 받아들이는 시대니까. 결국 자발적으로 소비자들이 정보를 찾을 수밖에 없고, 그를 위한 트리거(Trigger)라고 생각하는 거다. 소비자와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면서. 미국에서 비슷하다고 느낀 사례가, ‘칸 아카데미’다. 사실 한국 MCN하고는 조금 다르지만, ‘칸 아카데미’는 인터넷으로 강의해주다가 하나의 교육 플랫폼으로 성장한 경우다. 멀리 내다보면 결국에는 MCN이 장기적으로 이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필성 이 안에서 광고 매체 효율 측면을 가장 고민하는 사람이 나일 것이다(웃음). 나 스스로 믿지 않으면 못 파니까. 얼마 전 미국에서 열린 온라인 비디오 컨벤션 ‘비드콘(Vid-Con)’에 다녀왔다. 미국에서는 MCN, 1인 크리에이터가 밀레니얼 세대*에 도달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임은 맞다고 어느 정도 인정하더라. 많이 본 통계겠지만, 미국에서 10대 상대로 조사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열 명 중 여섯 명이 유튜브 스타였고, 올해 또 조사하니 유튜브 스타가 여덟 명으로 늘었다고 비드콘에서 발표했다. 이를 통해 지금 콘텐츠를 소비하고 트래픽을 장악하는 청소년들이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를 정말 많이 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양띵, 악어 등 톱 크리에이터의 오디언스가 초등학생, 중학생 정도까지다. 그래서 당장 머니타이징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근데 반대로 말하면, 어린 오디언스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산업이 지금 우리와 궁합이 잘 맞고, 미래에는 좀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개인 크리에이터들에게 열광하는 10대의 트렌드가 20대가 됐다고 갑자기 달라질 것 같진 않다. 지금은 광고 매체로서 조금 한계가 있는 건 맞지만, 10년 뒤에 디지털 미디어가 오프라인 미디어 못지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소비량이 많아지고, 크리에이터들이 좀 더 넓은 연령층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 큰 영향력을 발휘하리라 생각한다. 그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니치한 오디언스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주들에게 의미가 더 있을 거 같고.

서기환 실제로 우리 회사(애드쿠아 인터렉티브) 내부에서 동일한 소재의 비디오를 두고 유튜브 트루뷰, 페이스북 등 페이드 미디어와 오가닉 미디어인 1인 크리에이터 채널에서의 시청 시간을 비교해봤을 때 오가닉 미디어에서 50% 이상 본 비율이 페이드 미디어보다 최소 4배에서 최대 10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콘텐츠 시청의 질이나 인게이지먼트 측면에서 오가닉 미디어의 ‘구독’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페이드 미디어의 ‘우연한 발견’에 의한 콘텐츠 소비보다 월등히 우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 같은 콘텐츠 소비 패턴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MCN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한계는 주요 시청자 연령층이 10~20대고, 뷰티, 게임 등 몇몇으로 카테고리가 한정돼 있다는 것이지만, 연령대와 영역이 넓어지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면 최근 벤처캐피털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서 비디오 유통 서비스가 늘고 있으니까.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유통 플랫폼들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좋은 콘텐츠들을 공급하려 할 거고, 콘텐츠 창작 시장이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최근 페이스북 채널들을 계속 모니터링하다 보면 규모는 작아도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채널이 많이 생기는 걸 확인할 수 있다. MCN도 카테고리나 팬 연령층이 올해 말이나 내년에는 현재보다 확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
1980년대 초(1980~1982년)부터 2000년대 초(2000~ 2004년)까지 출생한 세대를 일컬음. 대학 진학률이 높고 청소년기부터 인터넷을 접해 모바일 및 SNS 이용에 능숙하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작한 사회생활로 다른 세대보다 물질적으로 궁핍해 결혼과 내 집 마련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특징이 있다. 닐 하우와 윌리엄 스트라우스가 1991년 펴낸 책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에서 처음 언급했다. (한경 경제용어사전)





주성균 레드불 코리아 마케팅본부 커뮤니케이션팀 팀장





#3. 더불어 고민하고 성장하는 MCN

이재상 우리나라 시장의 장점이자 단점이 빨리 과열되는 거다. 그런 면에서 상업적인 이용이 늘어 지나치게 많은 PPL이나 기업과의 활동으로 오디언스가 이탈하거나 변질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블로거만 해도 몇 년 전까지는 신뢰할 수 있는 매체였다가 상업적인 형태가 많아지니까 지금은 일반적인 인식이 부정적으로 많이 바뀌지 않았나. MCN을 운영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궁금하다. 나뿐 아니라 모든 브랜드 관계자가 궁금할 것 같다.

허균 그 부분을 많이 고민한다. 크리에이터의 이미지가 소모되지 않고 신선하도록 관리하는 부분과 크리에이터로서 활동하도록 수익화를 위해 실질적으로 매출을 내는 광고나 바이럴 영상을 제작해야 하는 부분, 이 두 가지가 계속 충돌했다. 그런데 올해 초만 해도 브랜디드 영상을 제작·배포했을 때 부정적인 댓글이 많았는데, 요새는 팬들이 그것마저도 긍정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했다. 워낙 많은 사람이 하니까 팬들도 이제 1인 크리에이터를 단순히 동영상으로 유명해진 사람이 아니라 정말로 진지하게 동영상을 제작하고, 재미를 주려고 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특히 팬들은 ‘구독’ 기능을 통해 능동적으로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소비한다. 이 행위의 바탕에 깔린 크리에이터에 대한 공감과 호감이 브랜드하고도 연관되다 보니 거부감이 크게 줄지 않나 싶다. 너무 심하게 브랜디드 영상의 개수가 많아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이번에는 많이 했으니 쉬어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크리에이터에게 제시하긴 한다.

이재상 갑자기 궁금한 게, 1인 크리에이터들은 보통 자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있었다. 아프리카TV는 별 풍선, 유튜브는 광고. 사실상 잘나가는 크리에이터들은 자체적인 수익 모델을 갖고 있었던 건데, MCN을 통해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게 된 경위는 무엇인가. 더 큰 수익 창출을 위해서일까.

허균 샌드박스 네트워크와는 좀 다를 수 있는데, 비디오빌리지에는 아프리카TV에서 활약했던 BJ들이 거의 없다. 우리 크리에이터들은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활동했고, 지금까지는 페이스북에 수익 모델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았다. 그들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할 때 우리가 도와주겠다 한 거다. 우리가 회사로서 그들을 대표해 브랜드하고도 협업하고, 다른 수익 모델이 없는지 찾아보고.

이필성 아무리 1인 크리에이터라 해도 ‘사람’이기 때문에 굉장히 외롭고 힘든 존재다. 그러니까 혼자 시작해도 팀이 만들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이다. 래퍼들도 처음에 혼자 랩을 하다가 일리네어 같은 레이블, 크루 만들어 뭉치고, 이렇게 조직이 생기면 회사를 세워 같이 해볼까 생각하지 않나. 이런 것처럼 크리에이터들이 크루 단위로 움직이는 이유에는 자연 발생적인 측면이 있다. 우리 회사는 ‘도티’라는 크리에이터와 그 크루들이 모여서 생겼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현재 디지털 광고 시장 자체가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알고 보면 콘텐츠 프로덕션이 기울이는 노력 대비 수입이 크진 않다. 예를 들어 양띵이 몇천만 원 번다고 하면 개인으로서는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 사람이 주류 미디어에서 100만 명의 팬을 모으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더 많이 벌겠는가. 크리에이터들이 디지털에서 등장했고 갑자기 나타난 것 같으니까, 이 정도면 많이 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들이 지닌 미디어 파워에 비해서는 많이 못 버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보다 디지털 광고 시장이 성숙한 미국에서도 디지털 광고 시장의 파이가 너무 작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금 걱정하는 모습들은 자연스럽게 디지털 광고 시장이 커지면 해결될 거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단가가 올라가고, 이에 따라 크리에이터들이 여유가 생기면 콘텐츠 질이 높아질 것이다. PPL의 맹점이 PPL이 들어갈수록 콘텐츠가 안 좋아진다는 것 아닌가. 이에 대해 크리에이터들도 잘 알고 있다.

허균 덧붙이면, MCN 시장이 얼마 안 된 것처럼 크리에이터도 나이가 매우 어리다. 우리 회사 막내 크리에이터가 14살이다. 그러니까 비즈니스 개념이 전혀 없고, 광고주를 상대하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크리에이터의 채널에 비해서 단가를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가 회사로서 커뮤니케이션을 대신하면서 크리에이터가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게 하려는 거다.
이재상 MCN이 생김으로써 너무 단가가 높아지는 경우도 봤다. 광고 제작비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 

이필성 그 부분은 이제 업계에서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 어느 정도 양보하면서 조정해나가야 할 것 같다. 반대로 크리에이터가 그동안 너무 소모적으로 쓰여왔던 것도 사실이니까. 회사들은 이윤 극대화가 목적이고, 마케터들은 효율 극대화가 목적이니까, 쉽게 말하면 그 줄다리기인 거다. 어쨌든 효용은 가격에 따라 결정되니 광고주가 가격이 부담스러우면 그에 대해 어필하고 당연히 가격 조정이 들어가야 하는 거고, MCN이나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도 광고주가 느끼기에 효용 대비 너무 가격이 올라가 있다 싶으면 조정하는 식으로 조정 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 가장 논란인 이유가 성과에 대한 의견 일치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게임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통해 진짜 다운로드가 얼마나 나올지, 뷰티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통해 제품이 얼마나 팔리는지 모르지 않나. 그러니까 인플루언서 디지털 마케팅, 네이티브 애드가 세일즈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대해 아직 제대로 측정이 안 돼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전문가들이 해결할 수 있다면, 광고주도, MCN이나 크리에이터도 원활하게 가격을 조율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이 정도면 괜찮지’, ‘이 정도면 내겠지’ 식으로 하는 거지, 어디에도 이 정도는 꼭 받아야 한다는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서기환 MCN의 등장에 디지털 에이전시 영역에서는 굉장한 긴장감, 저항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나는 MCN의 사업 영역 중 광고·마케팅 부분이 하나임은 분명한데, 콘텐츠를 얼마나 잘 유통하느냐가 그 부분보다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광고·마케팅으로 좁혔을 때는 에이전시와 MCN이 경쟁 관계라기보다는 상호보완 관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비디오빌리지,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와 MOU를 체결한 상태고, 다른 MCN과도 추진 중이다. 실질적으로 MCN, 1인 크리에이터와의 마케팅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실증해내야 브랜드 마케터들도 MCN을 하나의 트렌드가 아닌 마케팅 툴로 인정하리라 생각한다. 그러한 작업들이 지금부터는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IM 그 일환으로 스폰서십 혹은 네이티브 광고 형태 외에 인플루언서 디지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앞서 레드불에서 3년간 블로거와의 시간을 통해 콘텐츠를 완성해나간 것처럼 브랜드와 MCN은 지속적인 관계로 마케팅을 해나가야 효과가 있을 듯한데.

서기환 그렇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거나 입맛에 딱 맞는 콘텐츠가 나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광고주들은 효율을 내고 싶어 하고 MCN은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이러한 각자의 니즈에서 가격이 가장 첨예한 부분인데, 나는 운영단이 얼마나 잘 되느냐가 양쪽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MCN과 협업하는 경험들을 통해 운영단을 잘 구축해놓고, 브랜드와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서 양쪽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했을 때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가장 힘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현재 우리 회사에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분명한 가치를 보고 있기에 ‘버즈넷’이라는 인플루언스 마케팅 솔루션을 구축해 인큐베이팅하는 중으로, 이를 내가 속한 M/C Lab.에서 담당하고 있다. 예전에 블로그 마케팅 시작했을 때 대행사에서 원고를 써서 주면 실어주는 방식으로 진행하다가 떠오르던 시장이 가라앉았던 것처럼, 이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대행사, 광고주, MCN이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게 이상적인 바람이다.

이필성 아마 모 아니면 도인 측면이 있을 거 같다. MCN은 제작과 유통을 동시에 맡기는 새로운 모델이기에 그만큼 위험도도 있으니까. 앞으로 MCN 회사들이 갖출 수 있는 핵심 가치는 얼마나 퀄리티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느냐다. 물론 브랜드를 만족시키는 것도 포함이다. 유통 측면에서는 좀 더 효과적으로 유통하는 노하우는 있지만, 어차피 매체력으로 결정되는 거라 비슷할 테고. 예전에 나는 구글에서 퍼포먼스 마케팅, 검색 광고 하던 사람이니까 크리에이티브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별로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니까, 크리에이티브의 질에 따라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겠더라. 그래서 이제 창작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존경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웃음). 1인 크리에이터 중에도 정말로 사명감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브랜드를 모델로 콘텐츠를 만들 때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자신의 팬들이 재미없어하고 싫어할 수도 있다는 걸 알기에 절대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 그러니까 크리에이터들에게 사명감을 주고, 이런 걸 잘해내는 회사가 좋은 MCN이 될 것이다. 우리도 퀄리티 컨트롤이 안 된다고 판단할 때는 브랜디드 콘텐츠를 잘 안 한다. 굉장히 조심스럽게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내가 오히려 너무 광고주 마인드여서 문제다(웃음).

일동 (하하하)





이재상 록시땅 코리아 디지털 매니저





허균 비디오빌리지 PD





#4. 블로그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IM 대형 포털이 주도하던 블로그 시장은 무분별한 상업화와 부정적인 사건으로 그 가치를 잃어갔다. MCN은 주도하는 대기업이 아직까지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시작은 대기업이 했지만. 그래서 건강한 생태계가 빨리 조성될 것 같은데.

이필성 블로그를 재현하고 싶지 않다고 모두가 생각할 것이다. 그건 어떤 MCN에도 최악의 악몽이니까.



IM 다들 동의하는 표정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 MCN의 미래에 한마디씩 해준다면.

서기환 어떻게 보면 에이전시의 위치가 그런 악영향을 많이 주는 것 같은데…. (일동 웃음) 사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파이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데 절실하게 공감하고 있다. 한 몇 년간 무언가가 없어서 되게 답답했는데, MCN이 좋은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또다시 블로그 때처럼 MCN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게끔, 이 시장 자체가 건강하게 자라나서 브랜드도 가치 있게 활용하는 하나의 마케팅 툴이 되고, MCN들도 자체적으로 문화적인 현상에서 산업으로 발전할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될 수 있게 내 위치에서 최대한 노력해볼 생각이다.

이재상 브랜드 입장에서 MCN, 1인 크리에이터가 매력적임은 분명하다. 계속 의문을 갖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기 때문인 거고. 우리는 장기간 4대 매체에 잠식당해왔고, 인터넷을 통해 조금 나아질까 했더니 대규모 포털의 장악으로 인터넷이라는 공공매체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었다. 여기에 빗대어 보면 MCN은 굉장히 자유로운 매체다. 지금은 자유로운 매체에서 좀 더 건강한 매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크다. 사실 오늘 이야기를 나눠보기 전까지만 해도 안 좋은 사례들, 뷰티 쪽에 있다 보면 안 좋은 경우를 많이 보니까 ‘블로거들이랑 했던 거 반복이네’라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는데, MCN이 좋은 매체로 성장하고 기업이 조금 더 MCN의 특성을 잘 활용하면 소비자와 긴밀하게 소통할 매개체가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자들도 기존에 거부감을 강하게 가졌던 광고를 위한 광고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에 메시지가 들어가 있다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면, 모두에게 좋은, 건전한 광고 시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

주성균 나는 원래 1인 미디어를 좋아했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1인 미디어가 여기까지 온 데에는 분명 크리에이터들이 잘하는 것도 있지만, 그들의 무언가를 좋아해 주는 팬들 덕분도 있다고 본다. 요즈음 상업적으로 옮겨 가면서 팬들이 수익의 대상이 되는 모습이 조금씩 보이는데, 물론 그럴 수 있지만 그 중심에 있던 재미성, 순수성은 어떻게든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별로 제재가 없는 것이 온라인의 장점이긴 하지만, 순수성과 재미를 지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제재는 만들어 기존 팬들이 떠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 블로그도 지금 여러 제재를 취하지 않나. 이렇게 어느 정도 정해진 틀 안에서 브랜드들과 거침없이 재밌게 해봤으면 좋겠다. 또 한국 특성상 뭐 하나 유행하면 확 불이 붙었다가 쉽게 꺼지는데, MCN은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필성 (끄덕이며) 팬을 우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주성균 하나의 이벤트를 기획할 때 타 기업은 보통 미디어를 우선하는데, 레드불은 선수를 1순위로 본다. 선수 관리에 가장 많이 힘을 쏟는 거다. 이를 통해 이들이 자신들의 퍼포먼스를 100% 보여줬을 때, 그 모습을 본 관객들은 어마어마하게 환호한다.
그 환호하는 모습을 미디어가 담으면 그게 ‘진짜’다. MCN 안에서도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 진정성 덕분에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이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 말이다. 브랜드 마케터 관점이 아니라 1인 미디어를 사랑하는 ‘덕후’의 심정으로 말하는 거다(웃음).  

tags 월간 IM , 박태연 편집장 , MCN , 좌담회 , 애드쿠아 인터렉티브 , 록시땅 , 샌드박스 네트워크 , 레드불 코리아 , 비디오빌리지 , 크리에이터 , 마케팅 , 대도서관 , 양띵 , 디지털 비디오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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