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다른 차원의 패러다임, 아이패드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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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다른 차원의 패러다임, 아이패드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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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다른 차원의 패러다임, 아이패드 프로

2-in-1 paradigm
2016년 컨슈머 트렌드는 2-in-1 랩톱이다. 노트북으로 쓰다가 언제든 태블릿PC로 전환할 수 있는 디바이스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디바이스 패러다임의 전환이 우리의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것. 형태의 전환은 디자인의 전환을 뜻하며, 디자인이란 사용자와 디바이스 간의 접점이니까.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 2-in-1 랩톱을 앞으로 어떻게 대하고 활용해야 할까? 2-in-1 랩톱의 표준 서피스 프로4부터 새로운 차원을 열어준 아이패드 프로까지. 각 직군 맞춤형 리뷰로 당신에 알맞은 디바이스를 알려드린다.

① ‘2-in-1’ 평정 남은 적은 윈도우뿐, 서피스 프로4
② 가성비의 왕과 함께한 화끈했던 1주일, 코넥티아 M Stylus
③ 떼지 않고 접어서 만든 완전체 랩톱, 요가 900
④ IT 기기 소비의 마지막이 되길, 트랜스포머 북 TP200SA
⑤ 이건 다은 차원의 패러다임, 아이패드 프로






⑤ 이건 다은 차원의 패러다임, 아이패드 프로

아이패드 프로 역시 키보드를 달고 나오며 2-in-1 랩톱으로 취급받고 있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결정할 문제가 있다. 아이패드 프로는 PC인가 혹은 그냥 큰 아이패드인가. 리뷰 결과 이건 PC도 아니고 아이패드급 휴대용 기기도 아니다. 문서 작성이나 디자인 툴로서 아이패드 프로는 아예 다른 차원에 접어들었다.

글. 이종철 편집장 jude@websmedia.co.kr






 
키보드와 애플 펜슬

아이패드 프로를 PC로 착각하게 만드는 주범이 바로 두 제품이다. 우선 많이들 궁금해할 애플 펜슬은 마우스나 다른 스타일러스의 대체재는 아니다. 펜 촉에 압력 센서와 중력 센서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다른 애플 기기와 같은 3D 터치 효과와, 펜을 기울이면 연필이나 붓을 기울였을 때의 효과를 동시에 가져온다. 아이폰6s에 탑재된 3D 터치를 탑재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화면 전체에 적용하면 단가가 뛴다. 거기다 3D 터치 효과를 누리려면 다른 펜이 아닌 애플 펜슬까지 구매해야 하니 참으로 거상이라고 할 수 밖에. 비교적 단가가 낮은 블루투스를 정밀하게 탑재한 점도 현명하다.





이 펜은 정말 연필처럼 움직이지는 않는다. 갤럭시 노트만큼은 아니지만 미끄럽다. 대신 아이패드를 톡톡 건드릴 때 느끼던 탄성 있는 터치감은 여전하다. 종이에 그리듯 뻑뻑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광 필름을 사용하면 되는데, 이 경우 촉이 빠르게 마모된다(놀랍게도 마모된다. 그럼 또 새로 사야 한다. 진짜 거상). 다만 이러한 부분의 경우 어느 정도 세대가 지나면서 서드 파티에 의해 개선될 것이다. 충전 방법은 아이패드 프로에 꽂는 것이고, 배터리가 낮을 때 빠르게, 꽤 충전된 상황에서는 천천히 충전되도록 했다. 다른 정전식 터치 펜에 비하면 이 제품의 사용성은 100배 정도 뛰어나다. 손가락 대신 쓰는 펜은 거의 지옥에서 온 수준 아니었나.

압도적인 가격으로 팬보이 여러분을 절망하게 한 키보드는 생각보다 걸작이다. 키는 신형 맥북에 쓰인 돔 방식(키 전체가 눌림)을 적용했는데, 맥북은 플라스틱을, 아이패드 프로는 직물을 사용해 타격감이 다르다. 특이한 점은 이 천의 표면장력만으로 탄성을 구축했다는 것. 키보드 각인은 레이저로 처리했으며, 빠른 출시를 위해 영어판만 출시했다. 특히 아이패드와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천을 다시 고안했다. 키감에 대한 불만은 타자법을 마음속에서부터 바꾸면 된다. 원래 ‘끝까지 누르는’ 것이 키보드라면, 스마트 키보드는 ‘터치스크린처럼’ 쳐야 한다. 끝까지 누르자는 마음을 비우고 톡톡 누르면(tab) 잘 눌리며 손의 피로도 확연히 줄어든다.

예전부터 나는 가벼운 랩톱보다 아이패드+키보드를 더 선호해왔다. 무게와 배터리 때문이다. 이 경우 가끔 페어링이 끊길 때 신경질이 나고, 한/영 전환이 귀찮고, 랩톱 단축키를 모두 지원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었다. 그런데 스마트 키보드는 기존 블루투스 키보드보다는 단축키가 대거 늘어났다. 문서작업 시 평안이 찾아온다.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매력. 그리고 얇은 키보드는 잘 안눌리는 키가 있기 마련인데, 이 제품은 그중에서는 가장 잘 눌린다.


PC를 대체할 수 있을까?

엑셀 등의 작업은 여전히 부족하다. 키노트는 원래 아이패드가 더 쉬웠다. 다만 MS 오피스 제품은 신제품으로 거듭날수록 터치 친화적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글 쓰는 용도로는 큰 문제가 느껴지지 않는다. 즉, 대체 가능하다. 물론 회사에서 쓰는 형식을 맞추려면 후가공을 해야 하겠지만. 만일 이 작업들이 가벼운 편이라면 윈도우나 맥을 스트리밍해서 쓰는 패러렐즈 액세스(구독 형식, 아이패드/아이폰 모두 지원)를 활용하면 어느 정도는 커버 가능하다.




디자이너에게는 얼마나 유용할까

아이패드가 프로로 진화하며 느낀 가장 큰 혁신은 디자이너가 누리게 될 전망이다.
우선 일러스트레이터에게는 새 시장이 열린다. 휴대용 역사상 가장 훌륭한 앱 ‘Procreate’의 존재 때문이다. 이는 원래 아이패드 에어 2용 앱이었다. 손가락으로도 그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애플 펜슬의 존재로 인해 활용성이 수직 상승했다. 팜 리젝션(화면 위 손을 무시하고 펜만 인식하는 기능)의 추가도 반갑지만, 프로의 성능으로 인해 끊김은 사라졌고, 레이어는 128개까지 지원하며, 4K 해상도로까지 작업 가능하다. 이 외에도 아이패드 시절부터 유명한 픽셀메이터, 페이퍼(fiftythree) 등도 대부분 애플 펜슬과 팜 리젝션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디자인 툴의 경우 지난해 어도비가 터치를 지원하는 앱을 대거 출시한 것이 도움이 된다. 이 제품들은 대부분 펜슬과 PSD를 지원하며 포토샵 CC와 연동된다. 포토샵은 MIX와 FIX 등 여러 버전으로 제공되는데, 이 두 가지를 잘 활용하면 포토샵 대부분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PC의 포토샵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

PDF의 경우 Acrobat 대신 PDF Expert 5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모바일 전용 PDF 편집 툴로, 애크로뱃보다 훨씬 쉽고 기능이 적다. ‘작성된 면만을 고친다’면 문제는 없다. 비슷한 기능을 아이패드용 MS 오피스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아이패드 프로를 활용하며 가장 놀란 앱은 3D 스케칭 앱 유메이크(uMake)다. 이 제품으로 xyz축 대칭을 지정해 쉽게 스케치할 수 있다. CAD 수준은 아니나 활용성은 다른 앱과 비할 바 없이 단순하다. 숙달하기까지는 고통을 수반하지만 비전공자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처음 일러스트레이터 배울 때 정도.

이외 MS, 오토데스크 앱 역시 꾸준히 아이패드 프로 용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 앱들의 특징은 쉽고 단순해 진입장벽을 낮춘 것. 결과물이 그럴싸한 것. 그러나 PC 툴을 잘 다루는 이들에 비해 구조나 정교함이 부족한 것 등이다. 아이폰과 맥이 그랬듯이 말이다.


듀얼모니터로서의 가능성

맥과 아이패드를 동시에 쓰는 사람은 듀엣 디스플레이의 존재를 들어봤을 것이다. 단순하다. 아이패드를 맥이나 윈도우 PC의 보조모니터로 쓰는 것이다. 듀얼 모바일 스크린을 구성하는 훌륭한 앱이며 끊김도 없다. 앱만 유료이며(PC 클라이언트 무료) 보통 18달러, 할인 시 11달러 정도다.

그런데 애플 펜슬을 고려하면 다른 앱도 있다. 애스트로패드(Astropad, 40달러, 할인 시 20달러)다. 이 앱 역시 듀얼 스크린 앱인데, 다른 장점은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픽셀메이터 등의 그래픽 툴을 기본 지원한다는 것. 동시에 펜슬 지원을 업데이트해 외장모니터이자 태블릿인 와콤 신티크의 대안으로 쓸 수 있다. 즉, 맥에서 포토샵을 해야 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듀엣이 아닌 애스트로패드를 구입하면 된다. 가격으로 따지면 터치 가능한 13인치 신티크는 아이패드 프로 풀세트(32GB+키보드+펜슬)와 비슷하고, 터치 불가능한 신티크는 아이패드 프로 본체(32GB) 값과 비슷하다. 특히 이 제품은 3D 터치가 가능한 아이폰6s에서는 일반 터치펜으로도 감압식 펜처럼 작업할 수 있고, 애플 워치까지 지원(브러시 선택 툴)한다. 이 제품은 현재 맥만 지원한다.

아이패드 프로는 2-in-1 PC나 태블릿PC가 아니다. 맥북도 아이패드도 아니다. 이 제품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차원에 접어들었다. 특히 생산성 면에서 PC로도 버거운 3D, 영상 편집 등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1세대가 부족해 보인다면 2세대를 기다려도 좋다. 그러나 이건 기억하자. 이건 다른 시대의 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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