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상세페이지

  • HOME > 월별 특집 & 기획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멜론이 카카오에 팔렸다. 멜론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점유율은 50%에 육박하는 수준. 2014년 기준 국내 음반 매출의 91%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발생했으니, 멜론이 국내 전체 음악 시장의 반절을 먹어치우고 있던 셈이다. 카카오가 큰 맘 먹고 거하게 힘을 쓴 것. 그래도 너무 비싸게 샀다 싶은 생각은 든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장에서 이 정도의 평가를 받는 이유는 뭘까? 스트리밍 서비스가 뭐길래.

글. 이창민 기자 whale@websmedia.co.kr


음악 스트리밍이란 비즈니스 모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굉장히 기형적인 비즈니스다. 전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IT 산업 아래 있으면서도 자유경제 질서를 따르지 않는 거의 유일한 곳이 바로 이 시장이다. 모든 상품의 가격이 같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모든 음원의 값이 일괄 동일하다. 지드래곤이 부른 노래와 철없을 시절에 잠깐 음악에 혼을 맡겼던 사촌 동생의 디지털 음원의 값이 똑같다. 그 값을 우리나라는 3.6원(1회 재생 당)으로 쳐준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또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서비스 모델과 비즈니스 모델이 상이하다. 전자는 음원 서비스, 후자는 플랫폼 비즈니스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에게 상품을 매우 저렴하게 판매하고는 다른 방법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란 것. 모름지기 사람이 모이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른다. 광고, 부가 콘텐츠 등 플랫폼 비즈니스는 뭐든 수익화할 수 있다. 멜론을 손에 쥔 카카오는 ‘MMA(Melon Music Award)’를 이용해 중계권 판매와 간접 광고를 통한 수익도 낼 수 있게 됐다.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탄생

그럼 이런 생각을 해볼 수도 있다. 일단 과금 없이 사람들을 모은 뒤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는 것은 어떨까? 어차피 사용자 한 명 당 판매 수익은 미미한 수준이니 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최대한 빠르게 사람을 모으는 것이다. 초기 투자금이 많을 순 있지만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이를 현실화한 서비스가 있다. 바로 스포티파이와 판도라와 같은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를 말한다. 국내에는 비트가 있다. 그렇다면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는 뭘까? 위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정의한 기준을 그대로 가져와 설명한다면, 서비스 모델(음원 큐레이션)과 비즈니스 모델(광고)의 구분이 훨씬 더 명확한, 그리고 사용자에게 음원의 값을 아예 받지 않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말한다.

비트로 예를 들자면, 모바일을 통해 사용자에게 무료로 음원을 공급하는 것이다. 단, 선곡은 할 수 없다. 취향과 스타일을 설정하면 비트가 미리 리스트업한 큐레이션 음원을 제공한다. 수익은 광고로 내는데, 곡과 곡 사이에 넣은 음성 광고와 카드뷰 형식의 화면 광고 등이다. 큐레이션은 비트만의 효과적인 차별화 전략. 소비자의 음악 선택의 주도권을 비트가 쥐고 있단 것은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로서 이로운 포지션이며, 사람들이 음악을 공짜로 인식하게끔 만든다는 네거티브 이미지를 희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비트는 실제로 빠른 속도로 사용자를 확보했다. 전체 사용자가 600만 명에 이른다. 2016년에는 1,00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 이미 시장에서 좋은 서비스 모델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이제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수익화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성공만을 앞둔 걸까?


[그림 01]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비트(BEAT)


비트를 가로막던 음원 사용료 정책

국내 저작권 사용료 징수 정책은 비트 성장의 발목을 잡는 주원인이었다. 지금껏 국내 음원 사용료 징수 규정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첫째는 종량제 서비스로 음원을 들은 횟수만큼 과금하는 것, 둘째는 정액제 서비스로 사용료를 내면 무제한으로 음원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국내 규정은 전자는 1회 재생 당 7.2원, 후자는 3.6원의 저작권료를 징수했다. 예를 들어 멜론은 정액제 회원이 한 곡 재생할 때마다 3.6원씩의 저작권료를 저작권협회에 냈던 것. 문제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관련 법안은 없었단 것이다. 그래서 비트는 한 곡 재생 당 7.2원의 저작권료를 꼬박꼬박 내왔다.

무료 서비스가 유료 서비스보다 저작권료를 더 내야 한다니? 비트 입장에선 속 터질 일이다. 2015년에 서비스한 저작권 사용료만 118억 원이 들었다. 지출 비용이 너무 많은 탓에 6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도 3년간 흑자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 VC로부터의 투자만으로 적자를 메꾸며 버티는 중이었던 것.

이에 비트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관련 조항 신설을 꾸준히 요구해왔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를 받아들여 2016년 1월 25일 관련 조항을 신설했다. 정액제 스트리밍 서비스는 한 곡당 저작권 사용료 4.2원으로 기존보다 0.6원 올랐으며,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는 4.56원으로 2.64원 내렸다. 그럼 정책이 개선됐으니 비트는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해나갈 수 있을까?


비트가 가진 또 다른 문제점

첫째,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트도 완전 무료가 아니다. 모바일 디바이스 환경에서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도 소비자에게 ‘완전 무료’란 없다. 음원이 공짜더라도 스트리밍 할 때마다 데이터는 과금되기 때문이다. 비트가 강조하는 ‘사용자가 무료로 이용하면서도 음원 시장 성장에 기여한다’는 게, 사용자 입장에서는 비문이다. 이들은 비트를 이용할 때 한 곡당 사용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 심지어 광고 콘텐츠가 자동으로 노출될 때도 데이터 비용이 과금된다. 광고도 돈 내고 보는 것. 정액제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미 모바일 환경에서 소비자 단의 이중 과금 문제를 직시했으며, 통신사 제휴를 통해 해소했다. 통신사와 제휴를 맺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데이터 과금을 하지 않는 것. SKT는 멜론, KT는 지니, LG U+는 엠넷과 각각 제휴(비트는 연간 정액제 상품을 SKT와 제휴해 데이터 프리 제공)한다. 그럼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데이터 프리로 유료 음원 서비스와 데이터 과금 무료 음원 서비스 둘 중 무엇이 소비자에게 더 합리적인 선택일까?

둘째, 비트는 수익 효율이 매우 나쁘다. 이전 음원 사용료 정책에서 비트는 음원 1,000시간 재생 당 저작권료 14만 원을 지출하면서 광고 매출로 5만 원의 수익을 냈다. 1,000시간당 9만 원의 적자를 내왔던 것. BM만으로 영업이익이 손실인데, 법안 개선으로 음원 사용료가 4.56원으로 내렸음에도 1,000시간당 약 3만 원씩 적자다. 정책 개선으로도 흑자 전환은 불가능. 그럼 광고 상품의 효율을 높이는 수밖에 없는데 사람들이 모바일 광고에 느끼는 피로도는 이미 최대치에 이르렀다.

셋째, 비트와 정액제 스트리밍 서비스의 타깃층에 큰 차이가 없다. 박수만 비트패킹컴퍼니 대표는 ‘정액제 서비스와 비트의 사용자는 음악에 대한 관여도가 서로 다르다’고 말했는데, 그럼 화면 광고보다 음성 광고의 효율이 더 높아야 할 것이다. 음악 취사선택 관여도가 서로 다르다면, 취향과 스타일만 설정해두고는 어떤 노래가 나오든(설령 그게 광고든) 큰 신경을 쓰지 않아야 하니까. 하지만 반대다. 화면 광고의 효율이 더 높다. 무슨 연유인지 비트 사용자들은 계속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조작을 가한다는 것이다. 음악 관여도가 낮다고 생각했던 소비자도 원하는 노래를 찾거나, 가사를 보거나, 지금 나오는 곡을 확인한다. 이는 정액제 사용자와 층위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비자가 같다면 시장도 같다. 이미 과포화인 국내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비트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을까?

넷째, 세 번째 문제점으로 인해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모델의 강화 실패란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사용자 확보를 못하면 끝이다. 그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할 텐데, 이미 미주와 유럽은 스포티파이, 판도라가 자리를 잡고 있다. 동남아권 시장은 어떨까? 멜론을 인수한 카카오가 타깃하는 시장도 동남아다. 카카오는 엄청난 시장 잠재력을 가진 인도네시아 3대 소셜 미디어 ‘패스(Path)’를 인수했다. 패스와 멜론의 시너지에 대항할 비트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을까?

다섯 번째,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지금껏 성공 모델이 없었다. 가장 암울하면서도 치명적인 문제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수천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스포티파이도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로 내는 매출은 전체의 10% 내외. 그 외 매출은 모두 정액제 서비스로 내고 있다.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만으로는 매출을 유지할 수 없다. 비트가 그리는 청사진은 대체 무엇일까? 2016년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물음표다.

tags 디아이투데이 , ditoday , 월간 DI , 디아이 , DI 매거진 , 디아이 매거진 , 이창민 기자 , 비트 , 스트리밍 서비스 , 음원 시장 , 멜론 , 무료 스트리밍 , 음원 사용료 정책 , beat , melon , 음악 , 저작권료

저작권자 © 웹스미디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URL 복사 출력하기 목록보기 스크랩하기

관련기사

최신뉴스
월별 특집 & 기획
문화를 창조하라
월별 특집 & 기획
글로벌 IT 기업 최고 경영자들의 고향, 인도 전체 앱 순위
월별 특집 & 기획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월별 특집 & 기획
디지털의 미래를 만나는 시상식, 2015 & award
리뷰 & 하우투
[Quixel] Quixel Suite 2.0 이해 (1/5회차)

정기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