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블록 브라우저가 웹 생태계를 살린다? 브레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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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블록 브라우저가 웹 생태계를 살린다? 브레이브

"애드블록(Ad Block)은 합법이다" 2015년 4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언론사와 애드블록 플러스(Ad Block Plus) 간 소송에서 법원은 언론사의 손을 들어 올리지 않았다. 광고로 먹고사는 언론사에겐 치명적인 판결이었고, 그건 웹 생태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월간 웹이 2015년 12월호(goo.gl/6w7sPM)에서 말한 것처럼, 웹의 종말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일까.

글. 유종범 기자 jayu@websmedia.co.kr




웹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웹 중심에서 모바일 온리 시대로 옮겨왔고, 모바일 환경은 웹의 개방성을 파괴하고 있다. 웹사이트에 접속해 다양한 서비스를 유랑하며 즐겼던 것이 과거의 모습이라면, 지금은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특정 앱을 누른다.사용자가 콘텐츠, 서비스에 닿는 단계가 원 터치로 줄어들면서 새로운 행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0%가 된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알게 모르게 웹 생태계를 먹여 살렸던 광고를 싹 다 차단하는 애드블록이 등장했다. 그나마 입에 풀칠할 정도는 벌었던 콘텐츠 제작자들의 광고 수익은 점점 바닥을 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즐겼던 인터넷 콘텐츠의 씨가 마를 수도 있다. 물론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사용자들이 애드블록을 쓰게 만든 건 사용자의 브라우징 경험을 초토화 시킨 무작위 광고 배너 때문이지만, 더 이상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행동이다. 어벤져스라도 등장해서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때마침 죽어가는 웹 생태계를 살리겠다는 히어로가 등장했다. 자바스크립트의 창시자이자 모질라의 전 CEO 브랜든 아이히(Brendan Eich)와 그의 동료들이 브레이브(Brave)라는 애드블록 브라우저를 들고 나온 것. 애드블록을 태생적으로 장착한 브레이브가 도대체 어떻게 웹 생태계를 다시 살린다는 걸까. 브레이브의 공동창업자인 브라이언 본디(Brian Bondy)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DI 매거진 독자들에게 소개 부탁할게요.  안녕하세요, DI 매거진 독자 여러분. 브레이브의 공동창업자 겸 개발부 수장을 맡은 브라이언 본디라고 합니다. 사실, 이번 인터뷰는 브랜든이 해야 했는데, 제가 대신하게 됐네요. 브랜드와 모질라(Mozilla, Mozilla.org)에서 같이 일한 인연이 창업까지 이어졌습니다. 그전엔 칸 아카데미(Khan Academy), 에버노트(Evernote)에서 개발자로 커리어를 쌓았어요.

브레이브는 애드블록을 기본으로 탑재한 최초의 브라우저입니다. 그러다 보니 IT 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디지털 광고 업계 분들도 집중하고 있어요. 정식 버전 출시는 아직이고 현재는 오픈소스로 개발자용 버전인 0.7만 공개한 상태입니다.


왜 브레이브인가요? 

앞으로 우리가 웹 생태계에 가져올 혁신과 변화는 어떻게 보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기존의 관습과 체계를 재구성하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용기라는 뜻의 브레이브로 이름을 정했습니다. 또, 사람들의 귀에도 듣기 좋고 말하기도 좋잖아요. 


iOS 환경에서 브레이브와 사파리의 속도를 비교한 영상을 유튜브(goo.gl/JDI0ZJ)에서 봤어요. 사파리보다 300%나 빠르다고 했는데, 애드블록만으로 이게 가능한 건가요?

사실입니다. 애드블록만으로도 브라우징 속도가 빨라진 것을 체감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애드블록 확장 프로그램을 다른 브라우저에 설치한다고 브레이브와 같은 속도를 내기는 힘듭니다.
우선, 브레이브는 확장 프로그램 개념으로 애드블록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C++ 네이티브 코드로 브라우저 코어에 기능을 심어뒀기 때문에 더 빠릅니다. 그에 맞춰 잘 정리한 기술 스택도 갖춰놔서 다른 브라우저들처럼 똑같은 내용의 코드가 여러 벌로 중복돼 무거워지는 코드 비대화 현상도 없어요.






아 그럼 브레이브는 한마디로 태어날 때부터 날렵하고 군살 없게 태어난 거네요? 다른 브라우저들은 애드블록을 달아도 기존의 몸체에 확장 프로그램으로 붙는 거니까, 어쩔 수 없이 군더더기들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겠네요.

네, 정확합니다! 그런 군살들이 코드에 묻어있는 거죠.


그 외의 기능들은 뭐가 있나요?

브레이브는 오픈소스로 다 함께 만드는 브라우저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과 편의성도 무한합니다. 크롬이나 사파리를 쓰면서 추가하고 싶었던 기능들을 직접 개발해 브레이브에 적용할 수 있어요. 0.7 버전인데도 벌써 재미있는 기능들이 생기고 있죠. 먼저 탭 셋(Tab Sets) 기능이 있습니다. 브레이브에서는 탭을 정리해서 그룹 지정을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탭을 많이 열어두고 브라우저를 쓰는 사용자에겐 엄청 도움이 되겠네요. 탭을 많이 켜놓으면 이 탭이 무슨 탭인지 웹사이트 명을 볼 수 없어서 불편할 수 있는데, 그걸 그룹화 해서 쓸 수 있으면 생산성도 더 좋아질 것 같아요.

맞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용자가 좋은 반응을 해줄 거라 생각해요. 검색을 많이 하는 분들은 특히나 좋아하겠죠. 또 다른 기능인 세션 탭(Session Tabs) 기능은 더 반응이 좋을 겁니다. 이건 마케터나 한 서비스에서 여러 계정을 동시에 쓰는 분들에게 굉장히 편리한 기능이에요.
쉽게 설명하면 페이스북 계정을 동시에 여러 개 접속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많은 웹 서비스가 두 개 이상의 계정을 로그인할 수 없게 했을 거예요. 소셜 마케터는 한 번에 여러 계정을 관리할 수 있으니,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겠죠? 이 기능은 앞으로도 계속 업데이트해 브레이브의 킬러 기능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한국 마케터들에겐 정말 희소식이네요. 브레이브를 정식으로 출시하면 더 이상 로그인·아웃을 반복할 필요가 없으니 업무 효율이 많이 올라가겠어요.

그렇죠. 한국에서 좋은 반응이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이외에도 다른 브라우저의 확장 프로그램 중 인기 있는 것들을 추려 브레이브에 기본 기능으로 추가할 생각입니다. 1.0 버전이 완성되면 말이죠. 그러면 다른 웹 브라우저 사용자들의 전환비용이 낮아질 테고 브레이브로 많이 넘어올 거로 생각해요.


브레이브는 애드블록 기능이 있으면서 광고를 직접 브라우저에 공급하잖아요. 사용자로선 기존의 브라우저에 애드블록을 쓰는 것과 똑같다고 느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럴 수도 있지만, 브레이브와 애드블록 확장 프로그램은 본질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애드블록이 어떻게 웹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지를 알면 느끼실 거에요. 사실 우리가 웹 상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콘텐츠는 공짜가 아니죠. 공짜의 대가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광고입니다. 물론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 사용자의 동의 없이 진행되는 거라 불공정한 거래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애드블록 프로그램처럼 광고를 전부 차단하는 것에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보여줘도 되는 광고도 있다는 말인가요?

맞아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몰래 빼돌려 광고에 이용하고 불쾌한 광고를 보여주는 등의 나쁜 광고만 없어져야 하죠. 광고는 열린 웹을 위한 필수적인 수익 구조니까요. 그게 애드블록과 브레이브의 차이점입니다.


그럼 어떻게 웹 생태계를 복구하려는 거죠? 나쁜 광고를 걸러내는 것 이상의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나쁜 광고를 걸러내는 것은 우리 계획의 일부분입니다.
브레이브가 만드려는 웹 생태계는 이렇습니다. ‘먼저 사용자에게 모든 권한을 주고 쾌적한 브라우징 환경과 좋은 광고를 제공하자’,그리고 ‘콘텐츠 제공자에게 광고 수익을 공유하자’. 이를 위해 브레이브는 애드블록 기능이 있어야 했고, 직접 광고를 공급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광고 수익을 콘텐츠 공급자와 공유하는 거죠. 광고 수익의 55%는 콘텐츠 공급자에게 돌아가고, 15%는 광고 대행사에 돌아갑니다. 우린 15%의 수익만 가져가요. 남은 15%는 브레이브 사용자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돌려줄 계획입니다.



선순환 구조를 잘 만든 것 같네요. 보안 부분은 어떤가요?

개인 정보 유출이 브라우징 환경이나 보안 등 모든 면에서 치명적인 것은 알고 있을 겁니다. 일반 사용자가 직접 느낄 순 없지만, 기존 브라우저로 웹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정말 수많은 서드 파티가 사용자에게 달라붙습니다. 정보를 빼내기 위해서죠. 더 심각한 것은 이것들이 사용자가 다른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도 그 뒤를 계속 따라다닙니다. 그렇게 우리의 개인 정보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흘러가죠. 이 정보들을 이용해 광고업체들은 사용자 프로파일을 만들어 타깃 광고를 집행합니다. 개인 정보도 뺏기고 광고의 타깃이 되는 거죠. 사용자에겐 그걸 거절할 어떤 권한도 없습니다.

그래서 사용자에게 모든 권한을 준다는 말이었군요. 광고를 사용자의 의지로 보고, 원치 않는 정보 유출도 막고요. 그런데, 일반 애드블록 서비스도 막을 수 있지 않나요? 

물론 애드블록이 있습니다만 애드블록이 개인정보 유출까지 막아주진 않습니다. 광고 노출만 막아주는거죠. 브레이브에선 서드파티가 절대로 사용자를 추적할 수 없습니다. 웹 브라우징 이외의 것들은 전부 차단하니깐요. 깨끗하게 만드는 거죠. 그 후에 광고를 사용자에게 제안해요. 광고를 볼지, 안 볼지는 사용자가 결정합니다. 우리에겐 아무 권한이 없어요.


그럼 브레이브에서는 어떤 개인 정보도 저장할 수 없는 건가요? 

사용자가 원하면 저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린 브레이브 볼트(Brave Vault)라 부르는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해요. 브레이브 사용자들은 여러 디바이스에서 사용하던 북마크나 비밀번호를 브레이브 볼트에 동기화할 수 있어요. 물론 사용자가 승인해야만 가능합니다. 우린 클라우드를 제공할 뿐이지, 거기에 접근할 어떤 권한도 없어요. 오직 사용자만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다룰 수 있어요.




브라우저가 개인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게 신선합니다. 그럼 브레이브에 회원가입을 해야 쓸 수 있는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사용자가 브레이브를 처음 디바이스에 설치할 때, 범용 고유 식별자(UUID)를 사용자마다 발급해 드려요. 이 UUID로 사용자가 쓰는 여러 디바이스에 별도의 로그인 없이 페어링이나 정보 공유를 할 수 있어요. 볼트에 넣은 어떤 정보든 말이죠. 그리고 모든 정보는 암호화해 저장됩니다. 볼트는 다른 역할도 합니다. 브레이브가 개인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탓에 타깃 광고를 할 수 없는데요, 만약 사용자가 볼트에 저장한 개인 정보에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면? 타깃 광고도 할 수 있겠죠. 물론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부분이긴 합니다.(웃음)

위에서 말씀하신 대로 사용자에게 모든 권한을 넘긴 거네요. 브랜든과 제가 브레이브를 창업할 때, 그 부분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애드블록, 개인 정보 유출이 웹 생태계를 어지럽히고 있지만, 진짜 본질적인 문제는 사용자와 웹 브라우저 사이의 정보 불균형이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웹 브라우저에 비해 사용자가 가진 권한, 선택권이 너무 없다는 거죠. 이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웹 생태계가 다시 활발해 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걱정도 듭니다. 사용자들이 전부 광고 보기를 거절한다면 결국 웹 생태계를 다시 살린다는 계획은 무너지는 것 아닌가요? 

모든 것은 사용자 손에 달려 있는 게 맞아요. 웹의 탄생 때부터 그랬고, 앞으로도 그래야 합니다.
사용자들이 광고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우린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됩니다. 만에 하나라도 모든 100%의 웹 사용자들이 온라인 광고가 싫다면, 그 길은 틀린 거라 생각합니다. 그 땐 광고 업계나 IT 업계 모두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의견 감사합니다. 다음 질문 입니다. 브레이브의 PC버전 엔진을 파이어폭스가 아닌 크로미움(Chromium)을 선택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우리도 파이어폭스 엔진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존 웹사이트와의 호환성을 생각해 크롬 엔진인 크로미움으로 결정했어요.
브레이브는 iOS, 안드로이드, PC 모두 렌더링 엔진이 다른데, iOS 버전은 파이어폭스의 오픈소스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었어요. 그렇다고 지원하는 기능이 브라우저마다 다른 것은 아닙니다. 애드블록과 라이브러리 추적 차단 등 대부분의 기능이 똑같이 들어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브레이브가 만들어갈 웹 생태계를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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