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디자인에 대한 대담한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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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디자인에 대한 대담한 질문들

HCI KOREA 2016
HCI KOREA 2016의 키워드는 '인터미션(Intermission)'이다. 콘서트, 뮤지컬 등에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전 잠시 갖는 휴식을 뜻하는 말. 지금의 IT 트렌드는 소셜 미디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까지 넥스트 패러다임이 무엇일지 가늠할 수 있는 때, 이제 잠시 멈춰 새롭게 도래할 세상을 기다릴 시간이다. 다음 장이 오고 있음을 아는 채로의 멈춤은 그저 멈춤이 아니니까. 콘퍼런스 스케치부터 주요 프로그램 정리, 그리고 HCI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의 우수 논문까지 직접 선정해 알려드린다.

①인간과 컴퓨터의 미래에서 즐기는 축제 - HCI Korea 2016
②UX  디자인에 대한 대담한 질문들
③113남매를 키우는 공룡의 속사정, 네이버 / 화면 밖을 벗어나려는 시도, 카카오
④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의 현재
⑤미래의 모든 인터페이스는 디스플레이로 모인다, 파인 플랫폼
⑥HCI 학문을 연구하는 석·박사 대학원생의 우수 연구 논문





②UX  디자인에 대한 대담한 질문들

사용자 경험을 일컫는 UX(User Experience)가 마치 유행어처럼 여기저기서 거론되고, UX 디자이너라는 직함이 명함에서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대중들 사이를 오르내리며 일상용어가 된 UX는 언제부터, 어디서부터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며 UX 디자이너는 실무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걸까.
UX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각기 다르고 관점도 다르니 한 명의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박남춘 서울여대 교수는 UX 디자인에 관심 있는 청중들을 상대로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패널들(이태일 고려대 교수, 민영삼 더디엔에이 대표, 반영환 국민대 교수)을 초대해 UX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을 던졌다.
글. 이윤정 기자 lyj@websmedia.co.kr


Q.1 UX 또는 UX 디자인이라는 용어, 제대로 쓰고 있나?

이태일  UX 용어는 휴먼 인터페이스와 유저빌리티가 너무 좁다는 생각에서 만들어낸 것이 시초다.
시스템과 인간 사이의 모든 경험, 즉 산업디자인, 그래픽디자인, 인터페이스, 물리적 인터랙션, 매뉴얼 디자인을 망라하는 모든 것을 커버하기 위해 생겼다. 하지만 점점 UX라는 용어가 퍼지기 시작해 지금은 원래 뜻을 잃어버렸다. 하나의 전문분야로서 성숙해지고 있으므로 UX라는 용어는 앞으로도 계속 쓰일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더욱 UX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
적어도 실무자라면. 반영환  UX가 무엇인지 논하기 전에, 시장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실제로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의 디자인 레벨만 놓고 봐도 UX 디자인 팀이 19개로 구성됐는데, 세분화한 영역을 명확히 구분해야 혼동이 없다.
조직 레벨에서는 다양한 것을 하지만, 개인으로 따지면 이걸 다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구분이 모호해질 수 있기 때문에.
회사 규모에 따라 요구하는 역량에는 차이가 있는데, 대기업의 UX 디자이너는 기본적으로 전문성을 중요시한다. 한 곳에 집중하길 원하는 것이다. 박남춘  하지만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모든 것을 잘하길 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 아닌가. 요구하는 역량이 다르고 갖춰야 할 태도도 다르니 UX 자체의 용어나 이슈를 논하기 전에 ‘가치 창출’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새로운 분야를 도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UX 분야는 이제 더 전문성을 기르고 해외로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Q.2 현재 UX 디자인 산업은 어떤가?

민영삼  사실 UX 디자인은 폭이 넓어지면서 전문성이 낮아졌다. 2007년 1월에 아이폰이 등장해 안드로이드와 iOS, 이 거대한 두 표준이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으면서 더욱.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UX 가이드라인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정말 많은 것을 배워도 써먹을 수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를 파괴하는 ‘한방’이 올 것이다. 마치 스티브 잡스가 그 많은 휴대폰에 적용된 쿼티 키보드를 날려버리고 터치스크린으로 핸드폰 디자인을 통일해버린 것처럼. 단조로움을 깨뜨리는 패러다임이 오길 기다려야 한다.
디자이너들은, 특히 사용자 경험인 UX 분야에 몸담은 실무자는 이 지루한 평행선을 한 방에 깨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이태일  현재 고용인원을 초과한 전문 분야 중 10위권 안에 디자인이 들어있다. 주변에서도 UX 디자이너를 명함에 박고 다니는 사람들 많지 않나(웃음). 과연 이 사람들이 다 필요할까? 이런 흐름을 보면 아무래도 UX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은겐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힘들 거다.
그래서 말해주고 싶다. 빨간불이 켜진 분야라고. 좀 독한 말이지만. 민영삼  무조건 그렇지는 않다. 요즘은 졸업하면 취업하던 시대와 달리 전공과 무관하게 다양한 방향으로 진출한다.
UX 디자인은 특히 다른 학문과 유기적으로 연결돼있기 때문에 디자인을 전공한 학생들이 그만큼 많은 방면으로 진출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반영환  여러 방면으로 길이 열려있다는 말에 동의한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UX는 계속해서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대기업이 있고 많은 에이전시가 있는데, 전통적인 형태의 UX 조직들은 다 찼고, 정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컨설팅 회사나 금융기업은 새 조직을 만들지만 조직 규모가 너무 작다. 그런 상황이다. 민영삼  처음 디자이너가 된 후에는 조직 안에서 ‘기술언어’ 일을 많이 한다. 즉, 작은 단위의 일이 주 업무인 거다.
그 단계에서 조금 더 진화하면 ‘지식언어’ 역할에 손을 대기 시작하고, 점점 자기 분야에 익숙해지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그다음 최종적으로 ‘감성언어’의 능력이 요구된다. 이렇게 총체적으로 균형감각을 가지고 감성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디렉팅 역할이 주어지는 것이다. 박남춘  삼성전자, 네이버와 같이 UX 조직을 크게 키워왔던 회사의 조직들도 있지만 전혀 UX와 관련 없을 것 같은 기업(금융권 등)에서도 뽑으니까 시야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취업이나 진로 측면에서 본다면 IT 제품을 설계하고, 리서치를 만들고 화면 구성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도 된다.   Q.3 UX를 준비할 때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 반영환  UX 디자인의 역할을 규정하기엔 모호한 면이 있지만 변화에 유연한 분야인 것만은 확실하다. 어떤 전공도 미래를 단언할 수 없는 지금인데 왜 굳이 UX만 빨간 불이라 하는지 모르겠다. UX를 제대로 배운 사람이면 어떤 업무를 맡아도 기획을 잘할 수 있을거다. ‘적응력’을 강점으로 여기고 트렌드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고 기획하는 능력을 키우면 UX 시장에 적신호가 와도 문제 될 것이 없다. 민영삼  맞는 말이다. 대학교 모든 학과에는 ‘기획학과’가 없지만 기업의 부서에는 ‘기획’이 있지 않나. 마찬가지로 디자인을 전공한 친구들은 자기 전공을 살리고 싶어하는데, 시야를 넓히면 어떤 방식으로도 살릴 수 있다. 박남춘  UX 디자인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플레이어’가 되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제품이 나오면 UX를 평가하기 바쁘고, 그런 새로운 정보습득에만 몰두하는 학생이 매우 많다. 그렇게 준비하면 좋은 디자이너가 될 거라 착각하는지 모르겠다. 출시한 제품을 놓고 UX가 좋네 안 좋네 떠드는 건 대중이지 플레이어가 아니다.   Q4. UX 디자이너는 어떤 자질과 역량이 필요한가? 반영환  가장 많이 요구하는 능력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여기에는 태도, 네트워크, 지식 등이 포함된다. 코딩 또한 필요하다면 배우는 게 맞다. 스펙트럼이 넓어져 역량과 자질에 대한 고민과 선택지가 늘어난 것 같다.
긴 호흡을 했으면 좋겠다. 서른 살에 세상에 나와 50년을 일 해야 하는 시대니까. UX 디자인은 계속 변신을 시도하는 분야라서 50년을 해도 지루하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이태일  실리콘 밸리에서 원하는 디자이너 역량 중 하나가 코딩이다. 제대로 된 사용자 경험을 만들고 싶다면 배워라. 단지 하기 어려워서 회피하려는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다. 이 분야에서 얼마나 디테일하게 파고 들것이냐의 문제를 고민할 시점에, 그 화두를 벗어나 어떤 스킬을 요구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민영삼  UX 디자이너들은 사람들은 종합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밸런스를 맞추는 것. 무엇이 중요한지, 상품에, 혹은 사용자 경험에 방점을 둬야 하는 걸 명확히 짚어야 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어떤 경험과 감성을 집어넣을지 계획을 세우고 임해야 하는데, 예민함을 키우는 연습이 필요하다. ‘응답하라 1998’에서 택이가 아무것도 못 하고 바둑만 잘하는, 그런 경지에 올라야 한다. 정말 ‘잘’할 때까지. 박남춘  때로는 학생들이 UX 디자이너 준비생으로서의 역량을 물어볼 때면 마치 막연한 취업준비를 앞두고 스펙 채우기마냥 ‘영어 꼭 해야 해요?’라며 묻는 것 같다. 그래서 씁쓸하다. 필요에 따라 하는 것이 맞다.

감각에만 의존하고, 추상적인 개념에만 목매는 디자인은 필드에서 뛰는 실무자라고 할 수 없다. 똑같은 조건의 플레이어라면 룰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잘 뛸 수 있으니까. 감성언어, 지식언어, 기술언어 기반으로 자리잡은 UX 라는 단어 앞에 막연함이 앞선다면, 이 발칙한 질문들을 자신에게도 던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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