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의 현재 - 전성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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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의 현재 - 전성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인터뷰

HCI KOREA 2016
HCI KOREA 2016의 키워드는 '인터미션(Intermission)'이다. 콘서트, 뮤지컬 등에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전 잠시 갖는 휴식을 뜻하는 말. 지금의 IT 트렌드는 소셜 미디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까지 넥스트 패러다임이 무엇일지 가늠할 수 있는 때, 이제 잠시 멈춰 새롭게 도래할 세상을 기다릴 시간이다. 다음 장이 오고 있음을 아는 채로의 멈춤은 그저 멈춤이 아니니까. 콘퍼런스 스케치부터 주요 프로그램 정리, 그리고 HCI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의 우수 논문까지 직접 선정해 알려드린다.

①인간과 컴퓨터의 미래에서 즐기는 축제 - HCI Korea 2016
②UX  디자인에 대한 대담한 질문들
③113남매를 키우는 공룡의 속사정, 네이버 / 화면 밖을 벗어나려는 시도, 카카오
④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의 현재
⑤미래의 모든 인터페이스는 디스플레이로 모인다, 파인 플랫폼
⑥HCI 학문을 연구하는 석·박사 대학원생의 우수 연구 논문


④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의 현재

뇌는 생수 세 병 정도의 크기로 작지만 여기에 담긴 신경세포의 수는 1,000억 개에 이르며, 각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는 100조 개 이상이다. 신경세포를 다른 말로 뉴런이라 부른다. 무수히 많은 뉴런과 그 연결은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그럼 뇌로 몸 대신 기계를 움직일 순 없을까? 손발로 조작하지 않고 오로지 생각만으로 말이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바로 이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글. 이창민 기자 whale@websmedia.co.kr







텔레파시는 가능한가 텔레파시는 우리 모두의 꿈이다. 말하지 않고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든가, 염력으로 물건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초능력 말이다. 영화 X맨처럼 불의의 사고로 돌연변이가 된다거나, 만화 원피스처럼 악마의 열매를 먹지 않고는 불가능할 줄 알았던 일이 가까운 미래엔 실제로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를 연구하는 학문은 이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순수하게 오로지 뇌만으로 다른 사물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우리의 컴퓨터 조작은 입력(Input)과 출력(Output) 단계로 구성된다. 특정 동작을 실행하기 위해 버튼을 누르면(Input) 컴퓨터가 입력 신호를 받고 해당 동작을 실행해준다(Output). PC나 스마트폰, 오락실 게임기도 똑같다.
우리가 컴퓨터를 조작하는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모든 과정은 사실 입력으로 시작해 출력으로 끝나는 무척 단순한 프로세스로 이뤄진다. 그리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우리가 몸을 움직여 버튼을 누르거나 마우스를 움직이는 등의 행동 없이 ‘의도’만으로 입력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우리가 행동하기 전 머리로 생각할 때 뇌에서 발생하는 ‘생체 신호’를 입력 신호로 쓰는 것이다.
의도만으로 사물을 움직일 수 있다니, 과학 기술의 끝단은 초능력과 다를 바 없다. 그럼 뇌 안에서 발생한 생체 신호를 어떻게 컴퓨터에 입력하는 걸까? 뇌파를 컴퓨터로 전달할 수 있는 기계를 머리에 뒤집어쓰면 된다. 이를 뇌파 검사기라고 부르는데 주로 간질, 신경질환, 의식장애 등의 질병을 진단해 치료를 돕기 위해 사용한다.
이 기계의 특징은 무척 큰 헬멧을 뒤집어쓴 것 같다거나 해파리의 촉수가 머리통에 다닥다닥 붙은 듯한 형상이라는 점이다.
최첨단 시대의 뇌파 검사기가 이렇게나 무식하게 크고 징그러운 이유는 뭘까. 뇌에서 일어나는 생체 신호는 일종의 전기 자극인데, 뇌를 감싼 두개골이 거의 절연체에 가까울 정도라서 생체 신호가 머리 밖으로 나오질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뇌의 생체 신호는 두개골을 거쳐 나오면서 심각할 수준의 노이즈가 발생한다. 그래서 감지기가 그렇게 큰 것이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전성찬 광주과학기술원 정보통신공학부 교수(이하 전 교수)는 두피에 마이크로 칩을 심어서 뇌파를 측정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한다. 이 경우 생체 신호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지만, 시술이 필요하고 외과적으로 부작용의 여지가 있다.
가장 큰 장애 요소는 윤리적인 문제다. 인간 사회는 뇌파만으로 기계를 움직이기 위해 사람 머리에 구멍을 뚫고 칩을 심는 걸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래서 세상이 여전히 아름다운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간에 기술적으로는 지금 당장도 가능하다. 학계는 주로 동물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데, 듀크대학교 연구팀은 원숭이의 뇌에 마이크로 칩을 넣고 검출된 신경 신호를 이용해 기계 팔을 움직이는 것에 성공했다.
그 외에 쥐나 다른 동물도 가능하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지금 그러니까, 뇌파로 기계를 조작하는 것은 지금의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민감한 윤리적 문제가 걸려있다.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전 교수는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두개골이 외부로의 생체 신호를 매우 약하게 만들면서 잡음까지 끼게 만드는 골치 아픈 녀석이라면, 매우 약하고 지저분해진 생체 신호를 좀 더 깨끗하게 정제하고 증폭시키면 될 일이니까.
뇌파 유도 방식은 바로 이 원리를 활용한 방법이다. 대신 사람이 좀 더 수고스러워지는 방법이다. 우리가 수만 가지 행동을 할 수 있는 만큼이나 생체 신호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렇기에 신호 별 차이는 미미하다. 신호가 작고 노이즈가 많을수록 이 차이를 구분하기 힘들고, 그것이 외부에 부착하는 뇌파 검사기의 한계다.
예를 들어 내가 키보드의 ‘H’를 누르겠다는 의도와 그 옆의 ‘J’를 누르겠다는 의도는 서로 분명 다르지만, 생체 신호로서 이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구별하기 어려운 생체 신호 대신 좀 더 명확한 생체 신호를 입력 값으로 대체하는, 그러니까 다른 뇌파를 유도하는 방식이 생겼다. 이름도 ‘뇌파 유도 방식’이다.
이를테면, ‘왼팔을 움직이겠다’와 ‘오른팔을 움직이겠다’의 생체 신호는 ‘H’와 ‘J’ 키를 치겠다는 것보다 훨씬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신호로 다른 동작을 실행할 수 있다. 일종의 트리거(Trigger)인 셈이다. FPS 게임에서 캐릭터를 움직이기 위해 키보드의 화살표 버튼을 누르듯이, H를 누르기 위해 ‘왼팔을 움직이겠다’고 생각하고 J를 누르기 위해 ‘오른팔을 움직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 교수는 이를 ‘명령 패러다임’이라 말하는데, 쉽게 생각하면 그냥 뇌파 조작법이다.

뇌파 유도 방식은 매우 단순한 조작만 가능하지만, 지금은 수많은 연구로 ‘뇌파 인식 방식’까지 기술이 발전했다. 둘의 차이는 전자가 모스 부호를 사용하는 ‘전신’이라면, 후자는 실제로 대화하는 ‘전화’에 가깝다고 보면 좋다. 더 정교해진 덕에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 대신 영화 앤트맨의 주인공이 개미 군단을 거느리기 위해 들였던 만큼의 훈련이 필요하다. 주로 의료계에서 많이 쓰이는데, 사고로 팔다리를 잃은 환자에 의수를 부착하고 생체 신호를 통해 의수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BCI의 미래는 하이브리드 방식 전 교수는 BCI의 미래를 하이브리드 방식일 것으로 전망한다. 뇌의 생체 신호뿐만 아니라 촉각, 시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지금의 BCI의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을 보완하는 것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뇌는 우리의 생각보다 예민해서, 우리가 원하는 자극이 일어났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생체 신호가 다르게 나타난다. 대게 의도하지 않았던 자극에 대한 생체 신호의 폭이 작게 나타나는데, 그렇다면 생체 신호의 폭 측정만으로 원하는 조작이 무엇인지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올바른 동작 실행 여부는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 교수의 연구팀은 HCI KOREA 2016에서 이를 활용한 타이프라이터 ‘P300 스펠러(P300 Speller)’를 시연하기도 했다. 모니터 화면에 알파벳을 나열하고 무엇을 입력할 것인지를 뇌파 감지기로 측정해 원하는 단어를 쓸 수 있도록 만든 기기다.
P300 스펠러는 아주 기본적인 BCI 디바이스로 인간의 감각 중 시각 자극만을 활용했을 뿐이다. 그럼 촉각, 후각 등 다채로운 자극을 활용할 수 있다면 컴퓨터와 더욱 다양한 인터랙션이 가능하지 않을까? 전 교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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