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버린 감정에 뜨거운 꽃 한 송이 건네는, 김소현 Candly Sophi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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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버린 감정에 뜨거운 꽃 한 송이 건네는, 김소현 Candly Sophie 대표

20대의 나이에 자신의 손글씨와 글귀를 명품 브랜드 디올(Dior)에 넣은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행복을 찾기 위해 전도유망한 광고 에이전시를 뛰쳐나올 용자는 또 얼마나 될까. 끝없이 달리기만 하는 붉은 여왕 신드롬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에 작은 쉼표를 던지고 싶다는
캔들리 소피(Candly Sophie)의 김소현 대표. 첫 만남을 기념하며 그녀가 전해준 카드엔 작은 생화와 함께 “당신은 꽃이에요”가 적혀 있었다.
 글. 유종범 기자 jayu@websmedia.co.kr   사진. 포토그래퍼 이재은 jaeunlee@me.com






디아이 매거진 독자들에게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캔들리 소피의 김소현입니다. 캔디처럼 달콤한 일상을 전한다는 모토로 꽃장식(Floristry)과 캘리그라피 강의를 하고 있어요. 온라인 채널에서는 제가 만든 작품을 판매하면서 기업 출강이나 브랜드 콜라보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아이 매거진과 인터뷰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정말 반가워요.  
저희 잡지를 평소에 자주 보셨나요? 그럼요!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했거든요. 디자인 중에서도 상업 디자인 분야를 공부하다 보니, 광고, 웹 디자인이 주 관심사였어요. 그래서 월간 웹과 아이엠 모두 학교 도서관에서 열심히 읽었죠.  
학창시절부터 우리 잡지의 독자였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원래 책을 좋아하시나 봐요? 네! 제가 좀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데요, 도서관이 제 놀이터였죠. 세상의 모든 분야의 지식이 다 들어있으니깐요. 그렇다고 도서관에만 있던 것은 아니에요. 한 번 관심이 생긴 분야는 지독하게 깊이 파는 성격이라, 도서관에서 흥미로운 걸 발견하면, 직접 필드의 사람을 만나거나 경험해봤어요. 사진이 대표적이죠. 대학 생활의 절반은 사진에 미쳐 전국 방방곡곡 안 다닌 곳이 없거든요. 그 호기심이 그래도 대략의 방향성은 있었어요. 문화·예술 분야에 주로 시선을 두고 있었는데, 이것들이 우리가 행복하게 삶을 살아가는 데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문화·예술이 단어로만 보면 조금 우리의 일상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에요. 일상과 가장 가까이 있는, 있어야만 하는 것이 문화·예술이에요. 길을 걸어가도 우린 그냥 걸어가지 않잖아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고, 전시회나 갤러리를 찾아가죠.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겐 문화·예술이 그나마 현실의 ‘여유’가 돼 주니까. 제가 하는 일도 마찬가지예요. 사람들에게 일상의 행복을 전해주는 일을요. 그 매개체가 저는 꽃과 글씨에요.  
그럼 처음부터 진로를 꽃장식과 캘리그라피로 잡은 건가요? 그건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취업 준비를 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래도 가장 하고 싶었고, 잘할 수 있는 광고 에이전시에 들어갔습니다. 사진 다음으로 미쳤던 게 광고였거든요.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을 붙잡아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이 제 전공과도 맞았고 매력적이었어요. 그런데 회사생활이 제 성향과 잘 맞진 않았던 것 같아요. 신입 사원에게 처음 주어지는 업무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멋진 디자인으로 표현하거나 짜임새 있는 스토리보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제가 상상했던 업무가 아니다 보니, 마음고생 좀 했죠.(웃음) 특히, 끝없이 무언가 배우고 새로운 걸 경험해야 살 수 있는 제게 어제와 오늘이 비슷한 조직 생활은 생각보다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세미나, 독서 모임, 전시회 등을 많이 다니면서 취미를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재미있게 했던 취미가 꽃장식과 캘리그라피였어요. 여기에 대학 시절 갈고 닦은 사진 실력으로 제가 만든 꽃다발이나 캘리그라피 문구를 이쁘게 찍어 소셜 미디어에 공유했어요. 그게 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아무 생각 없이 올렸던 건데, 누군가 제가 올린 걸 사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그 말은 제 작품이 일정 금액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는 말이고, 구매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일 수 있다는 거니까 온갖 생각이 들더군요.  
그럼 바로 사업을 시작하신 건가요? 아뇨! 시장도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거기에 뛰어드는건 위험하니까. 우선, 꽃장식 업계에 대해서 알아야 했어요. 플로리스트 분들도 많이 만나보고, 양재 꽃 시장 사장님들과도 친해지려고 자주 찾아갔어요. 그러던 중, 플로리스트를 모집하는 회사가 있어서 지원했고 합격했습니다. 고정 수입이 생겼고, 직접 플로리스트로 업계를 경험할 길이 열려서 정든 회사를 나가기로 결심했어요. 그 후로 본격적으로 캔들리 소피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사실 마케팅적인 면에서는 이미 준비가 된 상태였어요. 회사에서 소셜 미디어 부서에 있었고 제법 굵직한 기업들의 소셜 채널을 직접 관리했었는데, 그때 배운 것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소셜 마케팅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은 ‘그 채널, 플랫폼에 사람이 얼마나 많이 모여 있느냐’ 에요. 그래서 브랜드를 시작하기 전부터 개인 페이스북 페이지, 인스타그램 등 소셜 채널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죠. 또, 어떤 멘트를 쓰고 언제 이벤트를 열어야 사람이 모이는지도 알고 있었어요. 그 중에서도 진짜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차별성이에요. 다른 경쟁자보다 특별해야 합니다. 남들이 소이 캔들을 이쁘게 찍어 인스타에 포스팅할 때, 저는 생화를 같이 찍어서 올렸어요. 꽃도 마찬가지예요. 보통 꽃을 주문하면 주문자의 메시지를 인쇄해서 배송하는 게 보통인데, 저는 캘리그라피로 쓴 카드를 드렸어요. 그런 식으로 제가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특별함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디올과는 어떻게 작업하게 됐나요? 2015년에 디올이 에스프리 디올(Esprit Dior) 전시회를 진행했는데, 명품 브랜드다 보니, 초대장이나 행사에 들어가는 문구들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싶어 했어요. 캘리그라피는 보통 붓펜으로 많이 하는데, 붓이다 보니 동양적이고 디올이 추구하는 이미지와는 잘 안 맞아요. 그런데 드물게도 저는 영미권에서 쓰는 딥펜을 주로 쓰는 작가였어요.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필체였죠. 그래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됐고, 그 외에도 에스까다(Escada)나 G마켓과도 진행 했어요.  
대표님 이미지와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꽃과 캘리그라피로 일상의 작은 쉼표, 행복을 전하고 있지만, 좀 더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더 많은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며, ‘세상 참 살만하다’는 생각을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꽃 피우는 것이 제 궁극적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제가 더 많이 공부하고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에 문화·예술 경영 대학원에도 진학했어요. 2년 후엔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야죠. 그땐 제가 먼저 연락 드리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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