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같은 가짜, 증강현실기기(AR) 상용화는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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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같은 가짜, 증강현실기기(AR) 상용화는 어디까지 왔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했던 장면들이 실제 생활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홀로그램을 착용한 사람들이 허공에 온갖 제스처를 취하며 메시지를 주고 받고, 가시광선 같은 줄기를 만지고 조작하는 모습은
이제 공상과학 영화의 소재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빌드 2016에서 볼 수 있었다.  글. 이윤정 기자 lyj@websmedia.co.kr







마이크로소프트가 ‘빌드 2016’에서 선보인 디바이스 중 하나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홀로렌즈’다. 홀로렌즈는 머리에 착용하는 반투명 유리가 달린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HMD)로 증강현실 장치다. MS는 이번 행사를 통해 홀로렌즈의 개발자 버전 배송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수 차례 실험적인 단계를 거친 결과물이 곧 상용화될 것을 알렸다. 현실과 가상 환경의 조합으로 현실 환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과 특정한 환경을 가상으로 만들어 사용자가 실제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착각을 일으키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은 이미 해외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는 ‘신’ 기술들이다. 하지만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이를 기반으로 한 장치의 외관은 별 차이가 없어 비슷한 기술의 제품이라고 혼동할 수 있겠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른 기술이다. 가상현실은 기기가 시야를 차단함으로써 사용자를 가상 공간 안에 가두는 반면, 홀로렌즈는 시야를 다 가리지 않은 상태에서 디스플레이를 통한 영상을 현실 세계에 구현하는 것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구분, 짚고 넘어가기   사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시장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2016년 전 세계 비즈니스 규모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영국 투자은행 ‘디지캐피탈(Digi-capital)’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가상현실이 증강현실보다 앞서고있으며, 2020년을 내다봤을 때 증강현실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거라 전망한다. 2020년 증강현실 시장 예상 규모는 1,200억 달러(약 143조 원)로 가상현실 시장(300억 달러)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가상현실은 말 그대로 컴퓨터 기술이 만든, 현실을 ‘모방’한 가상의 현실이다. 즉, 아무리 진짜 세계를 구현했다 한 들 인공적인 세계에 갇혀 실제 환경의 느낌을 주기엔 한계가 있다. 실제로 가상현실 체험을 5분 이상 하면 어지럽다. 시각과 소리로 공간을 왜곡하는 원리에서 뇌가 받아들이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기자도 가상현실을 통해 고흐가 살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고흐의 집을 한 바퀴 돌고 나니 현실 세계에 남은 건 멀미뿐이었다. 물론 가상현실 안에서는 360도 회전을 통해 사물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진짜’라는 착각을 주기는 한다. 하지만 가상 공간이 아닌 실제 공간에 3D 형태를 덧입히는 증강현실과 비교하면 활용 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다.  박중석 마이크로소프트 에반젤리스트(Evangelist, 기술 전도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사의 증강현실 기기를 소개하며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가 홀로그램 화면을 띄워놓고 작업을 하던 모습이 곧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이 실생활에 적용돼 기계와 상호작용할 일이 머지않았다는 예고다. 하지만 우리에게 홀로렌즈는 그저 실제로 사용해보지 않는 한, 어떻게 활용될지 와 닿지 않는다. 게다가 홀로그램이 잠시 반짝이고 사라지는 신기술에 불과할지, 스마트폰처럼 패러다임을 일으킬 기술인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왜 증강현실, 홀로렌즈에 주목해야 하는가   홀로그램은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될까? 혹시 얼리어답터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내 빛을 잃은 구글 글래스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닐까. 먼저, 홀로렌즈의 다양한 활용 범위를 가늠해보자. 단순히 유희를 위한 ‘게임용’ 홀로그램만 생각하기엔 활용 분야가 굉장히 넓기 때문이다. MS가 공개한 영상(URL. youtu.be/GgutlKV42SY)만 봐도 그 활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➊ 생동감 있는 영상 통화. 스카이프  홀로렌즈 버전 스카이프를 사용하면 영상을 공중에 띄운 채 통화할 수 있다. MS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사용자가 다양한 제스처를 취하며 대화하고 싶은 상태를 고르고, 채팅창 크기 역시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멀리 떨어진 사람과 한정된 크기의 디스플레이에서 통화하는 지금의 스카이프를 생각해보라. 커봐야 17인치였던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벗어나 공간 제약 없이 상대방과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창안한 것이 홀로렌즈다. 소비자용 홀로렌즈가 출시된다면 아마 일반인들에게 가장 사용도가 높은 분야라 예상된다.    ➋ 소통의 한계를 넘은 가상세계. 게임  가상현실이든, 증강현실이든 이 용어를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 게임일 거다. 3D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증강현실에서는 마치 게임 캐릭터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부른다. 입체적인 캐릭터가 빔을 쏘고, 공격하고, 심지어 이야기도 한다. 홀로렌즈를 착용한 사용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홀로렌즈는 3D 결과물을 완성하는 홀로 스튜디오 앱을 내려받으면 사용자의 움직임과 음성, 시선을 인식함은 물론, 3D 캐릭터를 실제 공간에 구현할 수 있다.    ➌ 업무 생산성의 상승. 3D 프린터  홀로스튜디오라는 개발자 툴을 사용하면 홀로그램으로 만든 사물을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다. 홀로렌즈로 작업한 3D 그래픽을 바로 출력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것이다. 이 기술은 산업 디자인이나 3D 프린트 업계 종사하는 사람의 업무 생산성을 높여 줄 것이다.


 


증강현실이 현실에 자리 잡는 날   MS는 지난 한 달간 세계 개발자로부터 개당 3,000달러(약 343만원)에 홀로렌즈를 미리 주문 받았다. 활용범위가 넓어 유용하게 쓰일 홀로렌즈이지만, 소비자에게 닿기까지는 멀어 보인다. 아직 개발자들을 위한 제품으로만 출시했기 때문이다. MS는 이날 홀로렌즈용 스카이프 버전, 게임 소프트웨어를 공개하며, 개발자는 이 제품을 구입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신기술 도입에서의 실험적인 단계의 첫 번째 절차로 보인다. 어느 신기술의 등장이 그렇듯, 충분한 콘텐츠를 확보할 때까지는 소비자용은 출시하지 않을 거다. 일각에서는 MS가 이번에 출시한 홀로렌즈가 홀로렌즈 전용 앱 출시를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그래서 우선 소프트웨어 업체에만 판매하는 개발자 버전으로 출시한 거고, 소비자용은 언제 출시될지 미지수인 것. MS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개발자들은 윈도우 10에서 지원하는 API를 통해 현실에서 홀로그래픽 경험을 구현할 수 있다”며, “홀로그램은 윈도우 10의 유니버설 앱의 일부로 지원된다. 홀로렌즈는 사용자 주변에 3차원 홀로그램을 입혀 상호작용이 가능한 가상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더 개인화되고 인간 중심적인 사용자 경험을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신기술이라고 무조건 수용할 필요는 없지만, 앞으로 우리의 생활에 어떤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게 될지 주목할 필요는 있다. 반짝 사라지는 산업이 아니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더불어 끊임없는 실험과 연구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증강현실을 통해 상상과 현실의 벽이 허물어질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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