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가치를 깨우다, Spatial Illumination: 9 Light In 9 Ro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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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가치를 깨우다, Spatial Illumination: 9 Light In 9 Ro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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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가치를 깨우다, Spatial Illumination: 9 Light In 9 Rooms

모두가 반짝이는 것에 열광한다. 보잘것없는 물체도 빛에 반사돼 반짝이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디뮤지엄 개관 특별전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빛을 매개로 다양한 영감을 전한다.

글. 이윤정 기자 lyj@websmedia.co.kr 사진. 대림미술관 제공


기간 : 0000-00-00 부터 0000-00-00 까지





우리는 빛을 실용적인 존재로 여겨왔다. 빛은 언제나 일상 속에서 어둠을 밝히고 사물을 더 부각하기 위한 도구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빛이 일반적인 역할을 벗어나 광선의 물리적 기능을 살려 예술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게 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것을 빛을 소재로 한 예술, ‘라이트 아트(Light Art)’라 부른다. 라이트 아트는 1960년대부터 키네틱 아트라는 큰 범주에 속한 예술이 되면서 어두울수록 더욱 존재감을 발한다는 본연의 속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디뮤지엄의 개관 특별전 ‘Spatial Illumination - 9 Lights in 9 Rooms’에서는 이러한 라이트 아트 작품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다. 라이트 아트가 그저 빛을 매개로 한 작품으로 남는 것에 그치지 않고 빛이 얼마나 여러 형태로 변신해 색다른 유희를 제공하는지 보여준다. 한마디로 ‘빛의 축제’다. 디뮤지엄은 설치, 조각, 영상, 사운드, 디자인 등과 같은 분야의 작품들로 구성한 아홉개의 전시 구간에서 빛에 의한 착시, 빛을 통한 그림자의 시각적 이미지, 빛과 색의 조합에서 오는 새로운 공간의 탄생을 고루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눈을 속이는 유희 제일 처음 만난 작품은 ‘세리스 윈 에반스(Cerith Wyn Evans)’의 작품이다. 얽히고 설킨 빛이 공중부양하듯 떠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얼핏 보면 자전거를 닮았고, 또 여러 도형을 연결한 고리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어떤 ‘형태’를 발견하려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곡선과 직선이 어우러져 추상적인 형태를 완성한 이 작품에서 역동성을 느끼면 그만인 것이다. 작가는 관객들이 역동성에 주목하면서 가장 순수한 빛을 발견하게 했다. 두 번째 구간으로 이동하니 놀라운 착시 앞에서 입이 떡 벌어진 관객들의 반응이 먼저 보였다. 2010년 필립스 ‘올해의 젊은 조명 디자이너’로 선정된 ‘플린 탈봇(Flynn Talbot)’의 작품이 거대한 착시를 부르고 있었다.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시각적 이미지를 제공하는 기다란 삼각뿔 모양의 오브제는 정면에서 보면 그저 평평한 삼각형일 뿐이지만, 각도를 조금만 틀고 옆에서 보면 삼각뿔의 높이를 가늠할 수 있는 입체적 형태로 변신한다. 이 커다란 오브제는 시차를 두고 빛의 삼원색인 빨강, 초록, 파란색으로 번갈아가며 변한다. 이때, 색에 따라 다른 감상이 전해지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착시효과에 매료돼 관람 포인트가 빛이란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빛이 지배하는 공간 체험하기 빛이 잘게 부서진다는 표현을 들어봤을 거다. ‘스튜디오 로소(Studio Roso)’의 ‘Mirror Branch Daelim’은 나뭇가지 같은 구조물에 매달린 수많은 디스크에 의해 빛이 산산이 조각나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사실 빛에 의한 그림자가 현란한 자태로 흰 벽을 장식했을 뿐인데, 마치 나뭇잎 사이로 빛이 새어나가는 효과를 준 것이다.  이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작품이 지배한 ‘공간’에 있다. 빛줄기로 원기둥을 만들어 공간을 구축한 ‘어윈 레들(Erwin Redl)’의 ‘Line Fade’는 광선으로 테두리 안과 밖을 나눔으로써 감상자와 작품을 분리했다. 이어 빛과 음악의 조화로 공간 자체를 바닷속으로 만들어 버린 ‘툰드라(Tundra)’의 ‘My Whale’도 인상적이다. 수백 개의 육각형 타일로 이뤄진 아치형 천장, 빛의 패턴, 현란한 사운드가 어우러진 이 구간을 거닐다 보면 이곳이 전시 공간이란 사실을 망각할 것이다. 일종의 착각이다. 작품들은 관객을 착각하게 함으로써 빛의 한정적인 역할을 벗어나려 시도한 걸지도 모른다.  전시장 한 부스를 RGB 컬러로 물들인 ‘카를로스 크루즈-디에즈(Carlos Cruz-Diez)’의 ‘Chromosaturation’ 또한 공간 자체를 색으로 물들인 독특한 작품이다. 이 부스는 바닥, 벽, 천장 모두가 흰색이다. 혹시라도 발자국이 남으면 감상에 방해되기 때문인지 안내원들이 부스에 입장하기 전 신발 위에 커버를 씌우도록 제안했다. 사방이 온통 빨강, 초록, 파란색 빛으로 채워진 이 방에서는 어떤 색의 빛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안색도 달라지니 상대의 얼굴에 놀라지 말자.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빛을 맘껏 가지고 놀 수 있는 ‘데니스 패런(Dennis Parren)’의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금속 조형물에 LED 조명을 설치해 그림자에 색을 입혀 하나의 놀이 공간을 만들었다. 검은색 그림자만 접해왔던 관객들은 이 공간에서 형형색색의 그림자를 신기해하며 다양한 몸짓을 통해 흰 벽에 빛의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빛은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 바람에 종이가 흩날리듯, 고층 건물에서 종이 여러 장을 흩뿌리는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작품도 있다. 바로 ‘폴 콕세지(Paul Cocksedge)’의 ‘Bourrasque’다. 직접 바람을 맞지 않아도 검은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을 발하며 공중에 떠 있는 여러 종잇장을 보면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시각적인 효과로 바람까지 느낄 수 있다니, 빛으로는 표현하지 못할 것이 없다. 긴 호흡을 안고 라이트 아트 작가의 여덟 개 작품들을 유유히 감상했다면, 마지막까지 그 호흡을 이어가길 추천한다. 이 전시의 마지막 구간이 하이라이트기 때문이다. ‘올리비에 랏시(OliVier Ratsi)’의 ‘Onion Skin’는 마치 빛이 만들 수 있는 모든 착시를 모아 관객과 끝을 보겠단 결의를 다지듯, 거대한 스크린 영상 작업으로 멋지게 마지막을 장식한다. 가느다란 선과 기하학적인 형태들이 음악에 맞춰 반복적으로 나타나 보는 이로 하여금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앞서 다뤘던 리듬, 소리, 착시를 총동원해 영상에 담아낸 것이다. 영상 속 기하학적 도형들은 해체됐다가 다시 모이며 꼬리에 꼬리를 물 듯 다층의 시각적 조합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다른 차원으로까지 이동하는 것만 같은 착각은 라이트 아트 매력의 종지부가 아닐까. 예술과 기술이 융합한 지금 시대에, 빛의 활용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보는 것은 흥미롭다. 빛을 단순히 장식적인 것으로만 해석하지 않고 표현과 형식의 한계를 확대했다는 점이 라이트 아트가 던지는 메시지일 것이다. 대중의 소통, 관객의 참여에 유독 초점을 맞춰왔던 대림미술관은 이번 ‘Spatial Illumination - 9 Light In 9 Rooms’를 통해 한 번 더 아트 친화적인 한 장소를 열었다. 현란하고 반짝이는 것에 한 번쯤 반한 적이 있다면, 이 전시에서 라이트 아트의 색다른 매력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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