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상륙한 왕홍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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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상륙한 왕홍 마케팅

대륙을 흔드는 왕홍 마케팅 바람은 한국에까지 불어왔다. 국내에도 왕홍 바람이 불면서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기업을 넘어 지자체까지 왕홍 마케팅에 뛰어들어 중국 관광객을 사로 잡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관광객을 확보하는 걸 넘어 중국 시장까지 도전해볼 만한 좋은 마케팅 채널이 돼 줄 수 있기 때문. 그렇다면, 국내에 상륙한 왕홍 마케팅의 변천사와 현재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살펴보자.

글. 김신혜 기자 ksh@websmedia.co.kr



중국 관광객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력


먼저, 사례를 살펴보기 전 국내에서 왕홍 마케팅이 붐을 일으키는 이유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관광에 미치는 영향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6년 1월~9월에 방한한 외국인 1,300만 명 중 중국 관광객이 633만을 넘으며 전체의 과반수인 48.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방한하는 중국 관광객을 유커(Youke, 游客)라 부른다. 다르게는 단체 관광객을 뜻하기도 한다. 국내는 유커를 잡기 위한 마케팅이 한창이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증가할 것만 같았던 유커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 관광의 주체가 단체로 몰려다니던 중장년층에서 2030세대로 바뀌고 있다는 것과 둘째, 저가 관광의 폐해에 대한 불만이 주된 이유다. 이에 따라, 방한 중국인의 주요 방문객으로 ‘싼커’가 새롭게 떠올랐다.

싼커가 뜨는 이유, 왕홍 마케팅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관광객 중 개별관광객 비중은 59.1%로 단체(40.9%) 관광객을 앞질렀다. 이처럼 개별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이들을 칭하는 단어인 ‘싼커(散客, 중국개별관광객)’. 개별적으로 관광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건 단체 관광객을 벗어나 스스로 관광하겠다는 니즈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왜 그런 걸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국내 여행의 주요 소비층 바링허우(八零後, 1980년대 출생)와 주링허우(九零後, 1990년대 출생) 세대를 살펴봐야 한다. 싼커는 지한파(知韓派)라 불리기도 한다. 한국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한국의 최신 정보를 온라인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수시로 접하는 소비층이 주요하다. 이들은 가성비를 따지는 실속 쇼핑족으로 왕홍은 이들이 물품을 따져보는 데 중요한 매개체기도 하다. 뷰티 노하우를 전달하는 왕홍이 사용하는 물품은 엄청난 판매량을 차지하는 만큼 왕홍과 함께 국내 마케팅을 연계한다면 국내 쇼핑에 관심이 많은 싼커의 니즈를 더욱 키울 수 있을 것. 이에 국내에 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중국 관광객을 사로잡는 새로운 전략으로 왕홍 마케팅을 선택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띄는 왕홍 마케팅의 주요한 패턴을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2016년 1월~9월 1,300만명 방한 외국인 현황 
출처. 한국관광공사 | 단위. 명


중국 여행객 쇼핑 품목 비중(2014년 기준)
출처. 한국관광공사,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국내 브랜드의 왕홍 마케팅


선택이 아닌 필수, 왕홍 모시기


방한 중국인 관광객 중 주로 2030세대의 지출이 단연 앞서는 것을 2015 외래관광객실태조사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다. 앞서 살펴봤듯, 이들의 주요 쇼핑품목이 패션과 뷰티에 몰려있으며 주요 소비 장소는 패션·뷰티 매장과 시내면세점이 앞섰다. 이에 따라, 국내 뷰티업계나 백화점, 면세점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왕홍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젠 왕홍 모시기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왕홍 마케팅에 자주 등장하는 콘텐츠 형식은 주로, 투어와 제품 소개다. LG 생활건강은 지난 9월, 왕홍 9명을 초청해 ‘무빙 뷰티쇼999’를 진행했다. 왕홍이 뷰티 쇼 행사 전체를 SNS에 생중계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중국 유명 SNS뿐만 아니라 주요 쇼핑몰 티몰(Tmall, 天猫)과 타오바오(Taobao, 农村淘宝)에도 생중계 돼 이목을 끌었다. 더 나아가 VR 콘텐츠로 생중계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엿보였다.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샤오피(小P老师’)가 메이크업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애경그룹 역시 왕홍과 함께 실시간 라이브 방송 ‘애경뷰티데이’를 진행했다. 자사의 뷰티 브랜드 ‘에이지 투웨니스(Age 20’s)’와 ‘루나(LUNA)’의 제품을 이용해 국내 인기 드라마와 연예인의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이렇듯, 국내에서 왕홍과 함께 진행하는 콘텐츠는 초청 행사, 메이크업 시연, 혹은 투어 형식을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대부분의 기업이 왕홍 마케팅을 펼치다 보니 일부 이색적인 마케팅이 중국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이색적인 왕홍 마케팅, 골든찬스 투어가이드

골든찬스 투어가이드는 한·중·일 관광객이 ‘63빌딩’과 ‘갤러리아 면세점’의 투어 가이드 직원이 돼 매장 및 제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갤러리아 면세점에서 주최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 9월 3일~9일 일주일간 진행했으며 이 기간에 일한 참가자는 주급 2만 달러를 받는다. 이에 3,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지원했으며 최종 선발된 3명 중 두 명이 중국에서 몇십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왕홍이었다. 이들은 갤러리아 면세점에서 제품설명 및 한국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모습 전 과정을 SNS에 생중계해 팔로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했다. 초기 모집 바이럴부터 최종 선발자들의 SNS 바이럴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홍보 효과는 엄청났다. 시작 전후로 중국 포털 사이트에서 갤러리아 면세점 검색량이 일 평균 829% 증가했으며 갤러리아 면세점 공식 웨이보 계정 팔로워 수는 11만 명이 증가했다. 결과도 주목할 만하지만 전체적인 콘텐츠가 받쳐줬기에 가능했다. 투어 가이드 모집부터 선발자의 활동으로 올려진 콘텐츠까지 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바이럴, 왕홍이 보유한 팔로워들로 인한 바이럴, 이들이 올리는 콘텐츠가 한·중 SNS에서 일으키는 바이럴을 종합해봤을 때 투어 가이드 3명이 게시한 콘텐츠 누적 조회 수가 1,300만 건이라는 점이 의외의 결과는 아닐 것이다.


2015외래관광객실태조사보고서
출처. 한국관광공사 갤러리아면세점에서 진행한 골든찬스 투어가이드

한국의
왕홍 마케팅
콘텐츠



앞서 언급했듯, 왕홍 마케팅의 국내 콘텐츠 형태는 제품소개나 투어 형식이 대부분이다. 왕홍을 직접 섭외하는 것이 아닌 갤러리아 면세점처럼 모집 과정을 거쳐 자사 직원으로 일하며 한국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담은 조금 다른 형태의 콘텐츠는 그래서 더욱 눈에 띈다. 이렇듯, 왕홍 마케팅 역시 마케팅인 만큼 콘텐츠로 앞을 내다봐야 할 때지만 자신만의 콘텐츠 특성을 가진 왕홍을 섭외하기 쉽진 않은 상황. 국내 MCN 기업의 왕홍 육성 프로젝트는 왕홍 마케팅 역시 콘텐츠에 집중할 때임을 잘 드러낸다.
왕홍 육성 프로젝트, 워더메이좡꾸에이미



지난 9월 막을 내린 중국 뷰티 크리에이터 100명 육성 프로젝트 ‘워더메이좡꾸에이미(我的 美妆闺蜜)’. 중국 인터넷 서비스 기업 ‘텐센트(Tencent, 腾讯)의 비디오 ‘V.QQ.COM’에서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회당 12만 명이 동시접속 하면서 총 5회 동안 1,000만 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을 총괄한 업체는 국내 MCN 기업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이하, 레페리)’. 후원하는 브랜드는 ‘이니스프리’. 국내 인플루언서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톡톡 튀는 콘텐츠가 다양하다. 뷰티, 패션을 다루더라도 전달하는 형태부터도 천차만별. 이렇듯, 뷰티 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국내 MCN 기업들은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레페리는 국내 뷰티 크리에이터들을 육성하던 노하우를 왕홍 육성에 적용했다. 프로그램 참가자 88명은 총 10일 동안 국내에서 실시하던 커리큘럼으로 합숙훈련을 거쳤다. 왕홍이 담아내는 콘텐츠가 주로 시각적인 부분이 중요한 패션이나 뷰티인 만큼 이들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획·편집·가공 더 나아가 커뮤니케이션 방식까지 담아냈다. 레페리처럼 국내 기업이 직접 왕홍을 육성하는 작업을 통해 잠재력이 있는 참가자는 자사가 보유한 왕홍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왕홍 모시기를 어려워 하는 국내 기업에게는 수월한 연결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를 후원하는 기업이 이니스프리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기업이 단순히 왕홍을 모시기보다는 중국과 협력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냈을 때의 영향력 역시 엄청나다는 표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왕홍 모시기를 어려워하는 기업들을 위해 국내에 왕홍과 연결해주는 대행사가 생겨나고 있지만 단순 인기 왕홍이라는 걸 믿고 함께 하기엔 기업이 감당해야 할 위험요소가 많다. 이에 대해, 다음 장에서 이어서 살펴보자.
중국 뷰티 크리에이터 100명 육성 프로젝트
‘워더메이좡꾸에이미(我的 美妆闺蜜)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가 진행한 국내 뷰티 크리에이터 아카데미
한국판
왕홍 마케팅 국내에 왕홍을 연결해 줄 대행사나 플랫폼이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왕홍의 전문성을 국내 기업 입장에서 단순 인기도로 판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해외 진출 기회가 될 수 있을 만큼 자사의 얼굴이 되는 모델과 같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소구하고자 하는 이미지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 국내 기업은 좀 더 믿을 만한 왕홍을 찾기 위해 중국 현지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시도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검증된 왕홍과 연결할 수 있도록 해외 중국 기업과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더 나아가서는 한국판 왕홍을 양성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늘어나는 중국 기업과의 협업
국내 글로벌 미디어 ‘코웨이브엠’은 꾸준히 중국 시장과 협력해 왔다. 2015년에는 중국 패션 뷰티 매체 ‘레일리(Rayli)’가 10년 간 진행해온 패션뷰티모델 오디션 ‘레일리스타 2015’를 함께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레일리, 티몰, 메이파이(MeiPai, 美拍) 등 중국 유명 SNS를 통해 중계된 만큼 중국인뿐만 아니라 국내 출연자 역시 중국에서 인지도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 깊다.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중국 유명 SNS 플랫폼 ‘시나 웨이보(Weibo, 新浪微博)’와 손잡고 공식 트렌드 계정(@微博时尚)과 왕홍 계정을 통해 생방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들의 행보는 첫째, 중국 내에서 유명 SNS인 웨이보이기에 국내 기업의 검증된 왕홍에 대한 니즈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점, 둘째는 최근 라이브 방송 서비스 ‘이즈보(Yizhibo, 一直播)’를 웨이보 계정에서 직접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두 번째 경우 블로그에서 라이브 방송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할 수 있다.
국내에서 왕홍 마케팅이 활성화되려면

레페리는 중국 왕홍을 국내로 유입하는 채널을 넘어 한국 뷰티 크리에이터를 중국 시장으로 진출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사 소속 뷰티 크리에이터 ‘유나(U:na)’와 함께 중국 상거래 서비스 ‘타오바오’에 ‘유나 뷰티몰’을 입점한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유나 뷰티몰은 유나가 유튜브, 메이파이 등의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구독자에게 반응이 좋았던 제품을 모아 소통 및 판매, 유통까지 진행하는 커머스 형태다. 또한, 레페리는 중국 왕홍 육성 프로젝트 이전부터 국내에서 다양한 뷰티 크리에이터 아카데미를 진행했었다. 뷰티 브랜드 아크웰(acwell)과 지베르니(GIVERNY)의 후원 및 유튜브 코리아의 교육 지원 하에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최종 선발 인원을 중국 및 동남아시아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스타로 육성할 계획이다. 사실 왕홍 마케팅을 가장 잘 활용해야 하는 건 대기업을 넘어 별다른 마케팅 수단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이다. 브랜드가 탄탄한 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왕홍을 마케팅 채널로 삼는다면 브랜딩과 더불어 해외 고객 확보의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 위의 사례들처럼 중국에서 이미 유명한 왕홍보단 국내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육성한 왕홍과 함께 협력한다면 국내 기업이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더 명확하게 구축하는 왕홍 마케팅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위. 한국 방문을 위해 이즈보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는 니키(Nikki, 妮儿)

아래. ‘타오바오’에 입점한 ‘유나 뷰티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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