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시의 기업 문화

상세페이지

  • HOME > 디지털 광고 & 마케팅

에이전시의 기업 문화

글.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khhan60@gmail.com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한때 광고회사는 대학생들에게 선망의 직장이었다. 최고의 인재들이 몰려들었고 직장,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최고의 인재들이 지원하지 않고 기피하는 직장이 돼 버렸다. 그 전환점은 IMF 시기였다. 당시 많은 사람이 타의로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고 광고회사는 더 이상 개인의 미래가 보장되는 회사가 아니었다. 안정된 회사라는 이미지는 퇴색하고 단지 야근이 많아 힘들고 갑이 아닌 을로서의 감정 노동이 고되고, 기업의 문화가 강퍅해 사람의 진을 빼는 3D 직장으로 변해 버렸다. 곧이어서 인터넷 세상이 펼쳐지면서 에이전시의 영역은 크게 확대됐지만 바람직한 기업문화 하고는 거리가 먼 분위기의 업계로 계속 진행됐다. 종합광고회사, PR회사, 웹 에이전시, 온라인 광고 대행사, 검색 광고회사, SNS 마케팅 대행사, 바이럴 마케팅 회사 등 다양한 종류의 에이전시들이 있지만 다수의 기업 문화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에이전시에서 일하다가 클라이언트(브랜드)로 이직을 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풍토이다.
필자가 20년 가까이 일했던 글로벌 광고회사인 DDB의 경우, 사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었다. ‘People’에 최우선을 두면 이들이 뛰어난 ‘Product’를 만들어 낸다. 그러면 자연히 ‘Profit’이 뒤따른다는 3P 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임직원 교육이 많았다. 물론 내•외부로부터 비판도 있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결국은 이익 목표에 목을 매는 것은 피할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회사 경영자의 탐욕을 통제하고 이익을 합리적으로 분배하며 인재를 육성하려는 노력은 결코 가볍게 볼 것이 아니었다.
기업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철학과 의지이다. 리더가 절제하고,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직원들 편에서 판단한다면 클라이언트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할 수 있을 것이다. 무리한 일정, 터무니없는 금액, 비상식적인 결정 과정 등 불합리한 요소들을 다 감수하며 회사의 이익을 위해 직원들을 혹사한다면 장기적으로 그 회사엔 내일이 없을 것이다. 물론 클라이언트에게 ‘No’라고 말하는 것은 리더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주위를 잘 둘러보면 그렇게 하는 리더들이 있다. 그런 케이스 중의 하나로 우리나라의 대표적 헬스 커뮤니케이션 전문 에이전시인 ‘엔자임 헬스’를 들 수 있다. 엔자임 헬스(대표 김동석)는 임직원들이 3년을 근무하면 한 달간의 안식월 휴가를 준다. 지난해 연말까지 40번째 안식월 휴가를 진행했다. 그리고 안식월 휴가를 다녀온 임직원들의 이야기를 묶어서 『직장인들의 한달 휴가』라는 책을 출판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생산성. 고객 서비스. 업무의 연속성. 남아있는 동료들의 업무 부담.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는다면 숨이 찰 정도로 많다. 중요한 것은 장애물을 세는 노력이 아닌 구성원들의 의지와 협력이다. ‘엔자임 헬스’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안식월은 자연스러운 제도로 자리 잡았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가 서로의 노고를 인정하는 순간 안식월은 누려도 되는 당연한 제도로 거듭났다.”
에이전시 비즈니스의 매력은 개인의 창의력이 맘껏 발휘될 수 있는 분위기와 자기가 스스로 창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자기 사업으로 할 때 몰입도가 높아진다. 회사의 중요한 인재들을 파트너로 만들고 이익을 공유하는 문화도 에이전시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화이다. 아니면 인재들이 나가서 에이전시를 만들고 경쟁자가 된다.
마지막으로 직원은 그들 스스로 발전하고 인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직원은 교육을 통해서 인재가 된다. 에이전시는 끊임없이 직원을 교육시키는 조직이 돼야 한다. 많은 에이전시가 열악한 이익구조 때문에 제대로 된 직원 교육을 못하고 있다. 교육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 내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교육은 중요하다. 현실의 많은 문제를 극복할 힘은 교육에서 나온다.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교육을 통해서이다. 임직원의 삶의 균형을 찾아주고, 활발한 교육을 통해서 인재를 육성하고, 이 인재들을 파트너로 만들 때 에이전시의 미래가 더욱 밝아질 것이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100년 이상 가는 에이전시를 만들 수 있다. 에이전시의 기업 문화를 다시 생각해 보자.

tags 디아이투데이 , ditoday , 디아이 매거진 , DI 매거진 , 신건우 기자 , 한기훈 , 에이전시 , 기업문화 , 엔자임 헬스 , 직장인들의 한달 휴가 , DDB

저작권자 © 웹스미디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URL 복사 출력하기 목록보기 스크랩하기

관련기사

최신뉴스
디지털 광고 & 마케팅
디지털 시대에 YOLO하라!
프로젝트 & 프로모션
성화 봉송 주자가 되는 짜릿함 ‘CokePLAY’
디지털 광고 & 마케팅
에이전시의 기업 문화
인물 인터뷰
PR 회사의 엄지손가락 리더십 박재수 브라이먼 커뮤니케이션스 대표
디지털 광고 & 마케팅
이어폰을 꽂고 들어주세요, ASMR

정기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