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적 형태 표현을 통한 감성 타이포그래피(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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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적 형태 표현을 통한 감성 타이포그래피(3/3)

지난 호에서는 의미적 형태 표현을 통한 감성 타이포그래피라는  내용으로 조금은 추상적일 수 있는 사람의 심리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호에서는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행동들을 시각화함으로써  전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타이포그래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01. 디지털 환경에서의 감성 타이포그래피에 대하여
02. 의미적 형태 표현을 통한 감성 타이포그래피
03. 행동적 형태 표현을 통한 감성 타이포그래피



안병국
비쥬얼스토리 대표 ahn@visualstory.co.kr

‘디지털 환경에서의 감성 타이포그래피’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 회가 됐다. 디지털에서의 타이포그래피를 말할 때는 아무래도 작품적 성격의 타이포그래피보다는 상업성을 목적으로 한 타이포그래피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감성을 주제로 한 이번 연재가 얼마나 여러분에게 도움이 됐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단순히 편집적인 측면에서의 타이포그래피만을 다루게 되다 보면 타이포그래피의 깊이감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심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없기에 디자인이 가지는 커뮤니케이션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 연재를 통해 여러분께 보여드렸던 사례들이나 설명들이 웹이나 모바일 환경에서 쓰이는 사례들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적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기반으로 보다 창의적인 타이포그래피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할 수 있는 타이포그래피 작업의 밑바탕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외향적인 세련됨보다는 깊이 있는 작업을 통해 디지털 분야의 타이포그래피가 더 다양해지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용량에 따른 속도 문제나 가독성을 중시하는 최근의 웹디자인 트렌드 때문에 메인 페이지에 등장하는 헤드 타이틀 역시 이미지 형태가 아닌 폰트 사용으로 많이 변화되고 있다. 무작정 트렌드에 반응하기보다는 사이트의 목적에 따라 기술적인 부분의 적용이 선택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가령, 타이틀을 그래픽으로 처리해 이미지화시킨다 하더라도 용량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속도나 트렌드가 우선인지, 아니면 고객과의 감성 커뮤니케이션이 우선인지를 고려해 타이포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글에서 다룰 ‘행동적 형태 표현을 통한 감성 타이포그래피’는 소비자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타이틀을 다 읽지 않더라도 시각적으로 소비자가 반응할 수 있게끔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프로모션 형태의 사이트나 이벤트 디자인의 타이틀 작업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출판 프로젝트를 위한 전시 포스터에 나타난 ‘book’ 글자는 책을 보는 사람의 눈을 형상화함으로써 ‘보다’라는 행동의 직접적 표현을 전달하고 있다. 또한, 이와 동시에 왼쪽 ‘o’는 감은 눈을, 오른쪽 ‘o’는 뜬 눈을 표현해 줌으로써 익살스러운 모습도 담아내고 있다. 즉, 소비자의 시각적 움직임을 책에 집중시키는 효과를 지니는 동시에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보는 즐거움을 함께 느끼게 해 주고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글자와 이미지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행동적 형태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는 어떠한 행동을 표현하는 데 있어, 굳이 글자의 형태에만 집중하기보다 이미지와 글자가 적절히 조화됐을 때 더욱 자연스러운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소규모 출판 전시 프로젝트  ‘상상마당’

두 번째 사례로 볼 ‘그 많던 해파리 떼들은 모두 어디에’는 앞서 본 전시 포스터와 마찬가지로 글자의 움직임과 그 움직임을 보완해 주기 위한 물결 이미지의 결합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해파리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준다. 더욱 재미난 것은 각 글자의 형태를 다르게함으로써 글자들의 방향을 인위적인 모습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해파리의 움직임과 일치시키고 있다는 부분이다.
이 두 개의 사례는 웹처럼 이미지와 결합한 타이포그래피가 주를 이루는 작업에서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 즉, 이미지와 타이포를 별개로 생각하지 말고, 상호 보완 작용을 한 행동 형태적 디자인이 될 때 그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배경으로 사용되는 이미지에도 각각 방향과 구도가 존재하면, 공간적 일치감이나 행동적 일치감을 타이포그래피에 표현할 수 있다. 메시지와 이미지를 따로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시각 메시지를 전달하는 하나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 많던 해파리 떼들은  모두 어디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출판한 『고려시대를 가다』 표지에서는 직접적인 행동과 추상적인 의미가 같이 내포된 아주 재미있는 형태의 타이포그래피를 접할 수 있다. 먼저 ‘가다’라는 행동을 나타내기 위해 ‘고려시대를 가다’라는 타이틀을 표지 오른쪽에 위치시켰으며, 왼쪽으로는 ‘高麗(고려)’를 위치시켜 공간적 거리감을 적용했다.
즉, 아직 도착하지 않음을 표현하기 위해 두 문장 사이에 간격을 둠으로써 공간적, 시간적 의미를 같이 형상화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高麗에 도착하지 않았음을 암시하기 위해 高麗의 글자를 반만 보여줌으로써 아직 시야에 완전히 들어오지 않은 목표점의 이미지를 함께 보여 주고 있다. 이렇듯 타이포그래피의 배치 하나만으로도 의미 있고 재미있는 스토리가 가능함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예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고려시대를 가다』

같은 맥락에서 ‘훔쳐보다’와 <숨겨진 시선> 포스터를 보면 서로 본다는 행동은 같지만, 어떻게 보느냐를 타이포그래피적으로 잘 풀어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우선, ‘훔쳐보다’는 나쁜 의미에서의 훔쳐보다가 아닌 좋은 의미에서의 훔쳐보다를 표현하기 위해 글자가 벽에 반쯤 가려진 형태로 전개되고 있는데, 이는 조금은 떳떳한 훔쳐봄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숨겨진 시선의 글자를 보면 글자 중간에 블라인드를 연상시킬 수 있는 검은 선들이 처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어두운 곳에서 위험한 눈빛으로 보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즉, 이처럼 본다는 행동에 대해서도 그래픽적인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미의 보다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훔쳐보다


연극 <숨겨진 시선>

영화 포스터 <거북이 달린다>와 <과속스캔들>은 달리기를 시각화한 것으로 하나는 느리게, 하나는 빠르게 달리는 것을 표현한 대조적인 예로 볼 수 있겠다.
우선, <거북이 달린다>는 느리게 달리는 표현을 위해 <과속스캔들>에 비해 글자의 기울기가 적게 설정돼 있는 반면, <과속스캔들>은 글자에 휘어짐의 느낌을 가미시켜 급정차 할 때 나타나는 느낌을 시각화시켜 과속의 느낌을 극대화하고 있다. <거북이 달린다>는 느리게 달리기 때문에 휘어짐이나 급정차의 느낌이 전혀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영화 <거북이 달린다>


영화 <과속스캔들>

영화 <반가운 살인자> 포스터는 행동의 형태와 직접적인 연광성은 없지만, 익살스러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반가운’과 ‘살인자’는 서로 역설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뜻으로서 두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유머러스한 느낌이 만들어진다. 반갑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 ‘ㄴ’을 사람의 입꼬리 형태에서 가져와 웃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살인자는 찔러도 상해를 입히기 힘든 일명 ‘맥가이버 칼’이라 불리는 짧은 칼의 모양을 살인자의 모음 부분에 형상화했다. 이 두 가지 효과만으로도 어설픈 살인자의 모습을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충분히 전달해 주고 있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총 3회에 걸쳐 디지털 환경에서의 타이포그래피를 연재했는데 충분한 내용전달이 되기에는 많은 부족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향후 기회가 주어진다면, 보다 깊이 있는 내용으로 타이포그래피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부족한 글에 마침표를 찍는다.

영화 <반가운 살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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