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먹히는 세상 CKL 라이브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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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먹히는 세상 CKL 라이브 토크

지난 12월 8, 9일 성수동 레이어57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CKL 라이브 토크’가 열렸다. 진경환 72초 감독, 배윤식 도빗 대표,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 임상훈 셀레브 대표 등이 연사로 참가한 이번 행사에서는,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철학과 경영자로서의 고민 등 폭넓은 주제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8일 연단에 선 네 사람의 강연과 이어진 대담을 정리했다. 콘텐츠 제작자 혹은 사업자를 꿈꾸는 청자에, 행사의 부제처럼 ‘콘텐츠가 먹히는 세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연사들이 전하는,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퍼지고 결국 ‘먹히는가’에 대한 경험과 분석, 고민을 들어보자.

글. 권현정 기자 khj@websmedia.co.kr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재미있는 콘텐츠 ‘일상은 본래 재밌다’ - 진경환 72초 감독>

▲ 진경환 72초 감독

‘일상이 재밌다’는 명제를 증명하기 위한 도전인 72초의 콘텐츠는 연달아 일상의 재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데서 시작됐다. 반복되는 일상 속 비일상적으로 느껴지는 순간, 그 순간을 어떻게 하면 지속시킬 수 있을까, 의도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일상 스스로 특별해지는 것은 가능할까, 라는 질문이 그것이었다.

72초가 내린 답은 일상은 ‘이미’ 특별한 것들로 가득 차 있고, 특별한 일상은 그것을 경험하는, 경험하려는 사람이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72초는 일상을 평범한 것으로 보려는 습관에서 벗어나 일상 ‘본래’의 특별함을 느끼게끔 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가령, ‘72초 데스크’ 시리즈에서 72초는 일상적인 소재를 뉴스라는 틀 안에 넣어 일상과 뉴스를 원래의 맥락에서 떨어뜨려 놓는 시도를 했다. 어떤 것은 어때야 한다는 기존의 생각을 부순 것이다. 여기에서 72초의 재미가 나왔다.

사명 ‘72초’도 비슷한 이유로 정해졌다. 평범한 숫자 72를 ‘사명’의 자리에 올려 사람들로 하여금 ‘왜 72냐’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72는 특별한 숫자가 됐고, 72초 식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72가 본래 특별했기 때문이다.

<관계로 만드는 콘텐츠 ‘노하우를 전하는 노하우’ - 배윤식 도빗 대표>

▲ 배윤식 도빗 대표

도빗의 콘텐츠 공유 플랫폼 쉐어하우스의 콘텐츠는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꿀팁’이라는 정보성 소재가 가진 신뢰성이 첫 번째 이유이고 사진, 카드뉴스, 기사, 동영상 등의 다양한 포맷으로 콘텐츠를 제작한 것이 두 번째 이유다. 그러나 플랫폼을 아우르는 콘텐츠 확산의 가장 바탕에 있는 조건은 ‘관계’다.

신뢰성 있는 콘텐츠가 있다 해도 이를 필요로 하는 이들 즉, 개인 크리에이터, 기업, 소비자와의 관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콘텐츠는 성장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쉐어하우스는 플랫폼을 가진 사람이나 콘텐츠를 원하는 기업과 활발히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노하우를 가진 사람, 필요로 하는 사람, 소비 및 확산하는 사람이 채널을 통해 서로 관계를 맺도록 하는 데 역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쉐어하우스는 만드는 이들 간의 관계를 끈끈히 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쉐어하우스에는 양질의 영상을 제작하는 PD들과 광고홍보회사 출신의 매니저들이 일하고 있는데, 쉐어하우스의 모든 업무가 그들의 ‘협업’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쉐어하우스는 파트너, 시청자, 내부인 등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공고히 쌓아가고 있다. 이러한 관계성이 앞으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로 읽는 콘텐츠 ‘실시간 듣기’ - 임상훈 셀레브 대표>

▲ 임상훈 셀레브 대표

영상 콘텐츠 제작사 셀레브의 사내에서는 국내 고순위 음악이 나온다. 국내 트렌드를 알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연예 가십 웹사이트 베스티즈를 보는 것도 권장한다. 해외 레퍼런스 수집을 위해 버즈피드 등도 추천한다. RSS 구독 앱인 피들리(Feedly)로 매일의 주요 소식 꼭지를 알아두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셀레브 영상 콘텐츠의 가장 큰 특징은 플랫폼마다 콘텐츠를 변형한다는 것이다. 일테면, 카카오에 게시하는 영상에는 카카오의 심볼을 사용하고, 댓글 달기와 공유가 활발한 페이스북에서는 영상의 마지막에 질문을 던진다. 유튜브에서는 구독자 모집을 위해 구성을 달리한다. 이는 셀레브가 플랫폼마다 성향이 다르다는 점을 그간의 데이터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초반 2.5초의 이탈률이 높고 유튜브는 끝까지 시청하는 층이 두텁다.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는 문법을 달리해야 한다. 같은 콘텐츠라도 플랫폼마다 반응이 다르므로 여러 플랫폼으로 옮겨가며 게시하길 바란다는 것을 덧붙인다.

더불어, 제작자와 시청자의 견해 차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공개하는 시기를 짧게 잡는 것이 좋다. 2, 3일 콘텐츠를 만들고 공개한 다음, 인사이트를 얻어서 고쳐 나가는 편이 현명하다.

<생태계 만들기 ‘스페이스오디티의 무사 귀환을 위해’ -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

▲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

음악과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만드는 스페이스오디티는 음악 크리에이터의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두고 있다. 현재 가수 외의 음악 크리에이터에게는 선배도, 소속사도 없다. 생태계가 없는 것이다. 스페이스오디티는 2017~2018년을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에 좋은 해로 보고 있다. 처음으로 방송국의 영향이 줄어드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부당계약 등의 이슈로 힘이 줄어든 매니지먼트와 매니지먼트에서 선택받지 못하면 자신의 작업을 공개할 기회가 없는 아티스트 간에 의심이 횡행했다. 이들은 다시, 방송국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작업물을 일반에 소개할 수 없었다. 현재는 인스타 등을 자기 채널, 방송국으로 삼은 크리에이터들이 많다.

사명 스페이스오디티(Space Oddity)는 데이빗 보위의 동명의 노래에서 따온 이름이다. 우주 비행사는 외로운 우주 공간에 홀로 나섰다가 무사 귀환하면 영웅이 되는 이들이다. 스페이스오디티는 음악 크리에이터들의 상황이 이와 같다고 판단했다. 스페이스오디티는 데이터를 연구하는 팀을 따로 두어,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을 찾고 매주 한 시간씩 이에 대해 회의한다. 이와 같은 부단한 분석을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안전히 궤도에 진입하고 귀환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지금 스페이스오디티의 목표다.


▲ 강연이 끝나고 대담이 이어졌다. 왼쪽부터 강연을 진행한 임상훈 셀레브 대표, 진경환 72초 감독,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 배윤식 도빗 대표와 사회를 맡은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연사 4인의 강연이 끝나고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의 사회로 대담이 이어졌다. 대담은 강연 시간이나 흐름상 강연에서 덜어낸 설명에 대한 부가질문과 연사들의 답변으로 진행됐다. 연사들은 결은 다르지만 모두 콘텐츠, 특히 ‘영상 콘텐츠’를 다룬다는 데서 서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동영상 게시를 지원하는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공통으로 이용하는 이들은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와 넓게 퍼질 수 있는 콘텐츠 사이에서 고민한 각자의 경험을 풀었고, 제가끔 낸 결론을 공유했다. 이들의,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목소리를 담았다. (진경환 감독은 ‘진’, 배윤식 대표는 ‘배’, 임상윤 대표는 ‘임’, 김홍기 대표는 ‘김’으로 표기.)

Q. 일상이 주목받는 시기가 있었다. 어떤 조건에서 일상이 주목받게 됐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진 한 장면의 다방면을 볼 수 있는 시대여서가 아닐까 한다. 예전에 공공장소의 복판에서 다투는 연인을 봤는데,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모여든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더 흥미롭더라. 볼 수 있는 환경이 더 많이 주어져서, 일테면 그 표정들까지 비춰주는 환경이 마련돼서 일상이 주목받게 된 것 아닐까 한다.

Q. 일상에 비일상을 어느 정도 비율로 덧붙였을 때, 가장 유효했는지 궁금하다.

진 어느 정도 비율로 섞어야 하는지 아직 고민 중이다. 중요한 건, 대상을 두고 ‘그들을 위해 만들자’라고 생각하는 순간 가장 좋은 것을 만들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에 집중해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하고 그렇게 만들고 있다.

Q. 진 감독의 주장에 대해 윤 대표나 김 대표가 본인들 생각을 붙여주면 좋겠다. 두 분은 ‘데이터’를 본다고 했다.
 
김 (진 감독과) 마찬가지의 고민을 이슬라이브 때 했다.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이긴 하지만)이게 될까 싶었다. 나의 경험치와 크리에이티브를 점검하는(데이터를 쌓아가는) 과정에서는 그런(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임 (72초의 콘텐츠와 같은)웹드라마 쪽의 데이터는 잘 모른다. (셀레브에서 진행한 분석을 들고) 다른 곳으로 가면, ‘이렇게도 읽나’ 하더라. (콘텐츠의 종류마다) 데이터가 다르지 않을까 한다.
 
진 페이스북에서는 소리가 처음에 안 나니, 초반 5초 동안 암전하는 영상을 게시했을 때 아예 안 보더라. 그래도 다른 매체에서 보는 사람들을 위해 빼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보지 않더라도 그걸 좋아하는 팬을 만들면, 이들을 통해 콘텐츠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다들 데이터는 본다는 얘기다. 데이터에 따라 수정하거나 않거나 하는 차이일 뿐, 어떤 콘텐츠는 데이터를 보고 어떤 것은 안 봐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화제를 바꿔서, 배 대표, 바이럴 마케팅이 생태계를 망친다는 발언을 좀 더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배 ‘바이럴’이라는 개념 자체는 좋다. 그러나 현장에 있으면, 조회 ‘수’를 만들어 낸다든지 하는 (콘텐츠의 질 외의) 목표가 있다. 좋은 인력들을 그 일에 다 뺏기고 소비자는 속는,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도 만족할 수 없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자, 보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뿐이다.

Q.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바이럴을 많이 할 거라는 얘기는 너무 이상적인 것 같다. 마케팅을 안 해도 된다는 이야기인가.
 
배 공감되는 스토리들이 담겨 있는 셰어러블한 콘텐츠는 당연히 바이럴 된다.

Q. 김 대표에 묻고 싶다. 스페이스오디티의 음악 콘텐츠는 CM 송과 무엇이 다른가.
 
김 CM 송은 설거지하다가 귀에 꽂히게 만들기 위해 자극적으로 만들었다. 발매해도 팔리지 않았다. (영상이나 사진 등과 달리) 음악 분야에서는 브랜드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은근히 녹여낸 콘텐츠가 없었다. 스페이스오디티는 그런 작업을 한다. 일례로, 멜론 브랜드 필름을 들 수 있다. 멜론의 기능을 서비스 화면으로 보여주지 않고 음악과 극으로 은근히 풀어냈다.

Q. 콘셉트는 있는데 플랫폼은 안 보인다. 스페이스오디티에서 작사하고 싶다면 어디에 물어야 하나.
 
김 이제 시작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지만 인정받지 못한 이들을 시작으로 할 것이다. 플랫폼은 각자 다 있다.

Q. (영향력 있는 자기 플랫폼을 가진) 그런 사람들은 워낙 유명하니 안 불러와도 되지 않나. 취지에 따르면 묻혀 있는 사람들 발굴하겠다는 것인데.
 
김 이것(새로운 형태의 음악 콘텐츠 작업)을 보고서 (선배를 가지게 된)수많은 지망생들을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게 다음 모델이다. 지금은, 이미 현업에 있는 이들과 협업해 토양 만들기 중이다. 어떤 걸 할 수 있을지(실험 중이다).

Q. 임 대표에 묻고 싶다. (임 대표는 ‘부탁드립니다’, ‘해주세요’, ‘제발’을 사원들에 말하는 것이 업무인 ‘애자일 코치’를 사내에 두고 있다고 강연에서 밝혔다) 애자일 코치는 국내 벤처에는 생소한 개념이다. 보완하게 된 맥락이 궁금하다. 
 
임 회사에 사람이 늘어나니 리소스 관리가 정말 어렵더라. 제작비도 새어나가고. 회사 시작부터 (리소스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프로세스 구성에 주의를 기울였다. 요즘에는 리소스를 관리해서 콘텐츠 외주 시가를 공개하는 일을 계획 중이다. 아예 공시할까 생각하고 있다.

Q. 대표의 일을 하는 거다. 1인 미디어는 제작을 각자 하다 보니 경영까지 생각을 못한다. 그러나 기업이 크면 어느 순간에는 해야 하는 일이다. 콘텐츠 얘기로 돌아와서, 진 감독에 묻고 싶은데, 72초 안에서 진감독의 브랜드가 만들어진 것 같은가.
 
진 나만의 무엇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는 웹 예능을 해보려 한다. 그쯤 되면 내가 만든 콘텐츠를 봐주는, 따라주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

Q. 각자 2018년 계획을 말해달라.
 
임 책상, 의자, 모니터 등 셀레브와 콜라보한 제품들이 나올 예정이다. 콘텐츠 제작사로서는 생소한 도전인데, 응원 부탁한다.
 
진 올겨울에서 내년 봄쯤 일기예보 콘텐츠를 방영하고 2018년에 예능 ‘탁구로 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의류브랜드 론칭 계획도 있다.
 
김 ‘콘텐츠가 먹히는 세상’이지만 공급과잉이라 돈 벌기는 힘들다. 직원 여러분에게 월급 계속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스페이스오디티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
 
배 더 싱싱하고 맛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

tags 디아이 매거진 , 월간 DI , CKL 라이브 토크 , CKL live talk , 72초 , 셀레브 , 스페이스오디티 , 셰어하우스 , 콘텐츠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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