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창의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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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창의성을!

글. 정상수 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facebook.com/sangsoo.chong


 


“기업 세계에서는 창의성을 발휘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어리석은 거죠.” 
- 록밴드 U2 리드 싱어 보노(Bono)

우리는 모두 창의적이다

그 어느 때보다 기업에 창의성이 필요한 시대다. 경쟁사가 그리고 소비자가 점점 똑똑해지기 때문이다. 서울의 소비자도, 파푸아 뉴기니의 소비자도 이제 아무 때나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큰 돈 모을 자신이 없다 보니 탁구도 자동차를 사지 않고, 타쿠야도 집을 사지 않는다. 출산이 줄어 학교도 문을 닫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와 같은 방법으로는 계속해서철수에게 우유를 팔기도, 찰스에게 맥주를 계속 팔기도 쉽지 않다.
특히 한국 기업에는 창의성이 꼭 필요하다. 물론 지금까지 하도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해 왔던 키워드인만큼 누군가는 ‘창의성(Creativity)’이란 단어만 들어도 ‘허걱, 또 그 얘기야?’라는 마음이, 반감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창의성’이 별건가?
창의성이란 비단 전문가만의 고유 영역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창의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살기에 바쁘다보니 내가 창의적이란 사실을 잠시 잊었을 뿐이다. 단지 '특별히 예술이나 문학 전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창의적이지 않아'라고 혼자 생각했을 뿐이다. ‘내는 아이디어마다 잘리는 걸 보니 나는 그닥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이는 어떤 이유로 당시의 기 싸움에서 잠깐 밀렸을 뿐이다. 세상에 나쁜 아이디어는 없다고 했다. 그저 목적에 맞지 않는 아이디어가 있을 뿐이다. 거절된 아이디어는 나중에 살리면 된다. 다른 데에, 다른 시간에 팔면 된다. 오히려 재활용 아이디어를 더 잘 팔 수도 있다.

What do you think?

여러 기업이 ‘창조경영’, ‘가치창조경영’이라는 구호를 내세운다. 그런 구호를 내부에서 지어내기도 하고 혹은 외부에서 지어주기도 한다. 멋있어 보이고, 뭔가 다른 회사와 다르게 보이지만, 그것을 지어낸 프로젝트가 끝나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모두 잊어버린다. 구호가 구호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창의성이란 것이 추상적인 개념이라 경영이나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아서 그렇다. 반면에, 많은 기업가들이 자신은 어느 정도 창의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창업주는 더욱더 그렇게 생각한다. ‘해봤어? 나는 해봤어. 소비자는 내가 더 잘 알아. 소비자는 바보야. 내가 하라는 대로 해. 내가 어떻게 해서 지금까지 이루어 놓았는데, 너희는 이룬 게 없잖아. 너희 생각대로 해봤자, 보지 않아도 결과가 뻔해. 그거 내가 이전에 다 해봤고.’라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말도 한다.
과거의 영광에 기대지 말라고 했지만, 기댄다. 그래서 잘 듣지 않는다. 하지만 치킨을 팔건, 호텔 방을 팔건 점점 똑똑해지는 세계의 소비자들과 만나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마음을 열고, 잘 된 집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아르마니(giorgio armani)는 “최종적으로 무언가를 결정하는 사람은 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함께 토론하는 걸 즐긴다.”고 말했다.
또 매리엇트 호텔의 회장 빌 매리엇은 이렇게 말했다.  “사업을 할 때에 가장 중요한 네 가지 단어가 있다. 당신은 이걸 어떻게 생각해요?(What do you think?)"라고 말이다. 

그들이 말하는 창의성

우리도 성공한 세계적인 기업가들에게 창의성에 대한 조언을 들어보자.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회장,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이런 말을 했다. “항상 재빨리 움직여라. 또 이미 있던 것들을 깨어버려라. 그런데 이미 있던 것들을 깨어버리지 못한다면, 그건 재빨리 움직이는 게 아니다. 어떤 이들은 실수하는 건 괜찮다고들 한다. 하지만 무언가를 새로 만들어 내려는 게 목적이라면 무언가를 새로 만들어야지, 실수하는 게 그 목적은 아니다.”
기업가들에게 창의성이란, ‘항상 재빨리 움직이는 것. 또 이미 있던 것들을 깨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규칙을 깨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우리는 애초에 있지도 않았던 규칙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다. 아무도 어떻게 하라고 하지 않았는데 무심코 그냥 따라가는 버릇을 가진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게 안전하고 편하니까, 그렇게 하면 못 해도 중간은 가니까 그렇다. 잘못돼도 변명하기 좋아서 그렇다.
한국에서는 모두들 유행하는 옷을 빨리 구해 입으니까, 거꾸로 아무거나 입으면 창의적으로 된다. 최근 필자가 서울영상광고제 시상식에서 심사위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3초 만에 뉴욕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친구가 비꼬는 댓글을 달았다. “장례식 갔었니?” 사진 속의 한국 심사위원과 외국 심사위원 모두 하나같이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다. 이런 몰개성! 
또 독특한 퍼포먼스로 유명한 팝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는 창의성을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창의성을 당신이 존중해야 한다. 창의성을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창의적인 이미지가 당신에게 뭔가를 말해주는데 그걸 피하면 안 된다. 어젯밤에 잠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의상에 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서 바로 일어나 재빨리 스케치해 놓고 다시 잤다. ‘아, 너무나 피곤해서 자야겠어!’라고 말할 때가 창의력이 멈추는 순간이다. 신이 전화 걸 때 바로 받아라.”라고 했다. 내가 창의적이라고 믿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난 좀 창의적이지 못하다고 나 혼자 나를 판단해서 두려워할 필요 없다.
유명한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이 바로 그런 말을 했다. “뭔가 혁신을 하려 할 때 당신은 ‘두려움’을 어디에 두는가? 먼저 두려움을 어디에 둘지 결정해야 한다.” 배짱을 가져야 혁신을 한다. 새로운 생각은 누구나 한다. 그러나 항상 반대의견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결국 실행을 하는 사람이 영광을 얻는 것이다.
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클레이턴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교수도 비슷한 조언을 했다. “혁신은 처음부터 성공하지 못한다. 일단 어떤 시도를 해본다. 당연히 잘 되지 않는다. 그러면 ‘아, 우린 아직 실패를 하지는 않았구나.’ 하는 신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래야 결국 상업적인 성공을 할 수 있게 된다.” 새로 벌인 어떤 일이 처음부터 잘 될 리가 없으니까 그걸 그대로 인정하면 자신이 생긴다는 말이다.
구글의 부사장을 지낸 야후의 CEO, 마리사 메이어도(marissa ann mayer)그랬다. “구글에서는 신제품을 선보일 때 구글 랩에서 미리 실험을 한다. 반복해 돌려보고 시장에서 원하는 게 뭔지 알아낸다. 그리고 완벽하게 만들어낸다. 그런 식으로 진행해보면 시장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결국, 시장이 당신을 끌어당기는 것이다.”
또 창의성은 의심이라고 한 사람도 있다. ‘네스트’라는 온도조절기 회사의 창업자, 토니 파델(tony fadell)은 “난 늘 의심한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의심하는 일이다. 차별화를 하려면 바로 이 정신을 가져야 한다. ‘이거 맞아?’ 하고 의심하지 않는다면 끝까지 하지 않은 것과 같다. 아니면 디테일을 충분히 가까이서 보지 않은 것이다. 매일 의심해야 한다.” 토니 파델은 아이팟을 만든 사람이다. 창의성은 의심하는 것이라는 정신으로 아이팟을 개발했나 보다.
헤지펀드 매니저 피터 티엘(peter thiel)의 조언도 맥락이 비슷하다. 요즘 뜨는 비즈니스나 창업 아이템이 무엇인지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묻지 말고 반대로 생각하라고 했다. “당신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라. 어떤 회사가 버블인지 아닌지를 토론하지 말고, 어떤 회사가 가치가 있는지를 물어라. 가치 있다면 왜 그런가? 어떻게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미국 보그 잡지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anna wintour)는 창의성은 타이밍이라고 했다. “창의성은 타이밍이다. 너무 빠르면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너무 늦으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2000년대 닷컴 버블시대를 돌이켜보면 공감이 간다. “아, 이 아이디어는 좋긴 하지만, 시대보다 너무 앞서갔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가끔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 기술에만 집중하다 보면 그런 일이 생긴다.
뉴욕 타임즈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david brooks)는 이런 말을 했다. “위대한 혁신의 뿌리는 절대로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우리가 만나는 심각한 문제들은 우리가 그게 문제란 걸 알아냈을 때의 생각 수준으로는 절대로 풀 수 없다.”고 했다.
또 스티브 잡스는(steve jobs) 사람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혁신은 연구개발 비용을 얼마나 썼는가와 전혀 관계없다. 애플에서 처음 맥을 출시했을 때 아이비엠(IBM)은 적어도 100배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쓰고 있었다. 혁신은 돈과는 관계가 없다. 보유한 사람과 관계 있다. 당신이 사람들을 어떻게 이끌었는지, 사람들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와 관계 있는 것이다.”라는 조언을 했다.
모든 논의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과연 얼마나 창의적인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결국 기업 활동에서는 고객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지갑을 열어 기업주와 투자자를 기쁘게 한다. 그래서 투자 전문가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고객을 그저 만족시키려 하지 마라. 진심으로 기뻐하게 만들어라. 고객을 행복하게 할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마지막으로 창의성을 발휘하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원래 있던 콘셉트를 다시 꺼내라. 거기에 살짝 스핀을 주어 돌리면, 성공이 마치 그림자처럼 당신을 따라올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 회장인 카지노계의 대부 셸던 아델슨의 조언이다. 잠깐! 그의 이야기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그가 제임스 웹 영(James Webb Young)의 <아이디어 내는 방법(A Technique for Producing Ideas)>을 읽었나 보다.
‘아이디어란 여러 요소의 새로운 조합(A new combination of elements)”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유명한 정의가 그 책에 나온다. 문고판 크기로 62쪽 분량이니 짬 내어 읽어보기를 권한다.
지금까지와 같은 방법으로는 철수에게 우유를 계속 팔기도, 찰스에게 맥주를 계속 팔기도 쉽지 않다. 창의성을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원래 하던 일에 스핀을 주자.  

tags 정상수 교수 , 창의성 , 창조경영 , 레이디가가 , 세스 고딘 ,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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