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향유했던 감성들, 시대별 SNS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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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향유했던 감성들, 시대별 SNS 다시보기


누군가에게는 그 시절의 추억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소중한 공간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영영 지워버리고 싶은 흑역사로 기억되는 싸이월드. 도토리 하나로 그야말로 국내를 평정했던 싸이월드가 서비스 종료 선언 이후 3년 만에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한 부활을 알려 왔다. 도토리의 후손이라 할 수 있는 자체 암호화폐 ‘CLINK’를 공개하며 블록체인 기반의 보상형 플랫폼 ‘싸이월드 3.0’의 개발을 선포한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 등 디지털 흐름에서 중요한 매 변곡점이 있을 때 마다 함께 변해왔던 SNS. 블록체인 시대를 앞두고, 다시 한번 플랫폼으로서의 환골탈태를 준비하는 싸이월드를 바라 보며 새로운 시대를 앞두고 있음을 느낀다.

글. 전찬우 기자 jcw@ditoday.com


special issue_ 디지털, 변하거나 사라지거나
01. 그 시절 우리가 향유했던 감성들, 시대별 SNS 다시보기

태초에 PC 통신이 있었다


▲  영화 ‘접속’의 한 장면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에 등장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이 특유의 ‘삐, 삐빅, 삐이-’ 부팅음과 함께 열리는 푸른색의 새로운 세상, 바로 PC 통신이다. 1990년대에 접어들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PC 통신 시절, 지금의 ‘구글’, ‘네이버’, ‘다음’은 없었지만 사람들에게 더 큰 행복과 기쁨을 가져다 준 3대장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가 있었다. 모뎀과 전화선을 연결해 사용하던 그 시절, 수많은 젊은이들은 전화요금 폭탄의 위험을 감수하고도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취향을 공유했고 문화를 향유했다. 초창기 PC 통신 시절에는 크게 게시판, 자료실, 동아리, 채팅 등 4대 서비스가 주로 사용됐는데 이를 뜯어보면 게시판과 자료실이 정보 중심의 서비스였고 동아리와 채팅은 키보드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최초의 SNS 서비스였다고 할 수 있겠다. PC 통신으로 채팅을 하며 밤 새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던 그 시절부터 오늘날의 SNS 중독 현상은 이미 예견됐을지도. 그러고 보면 PC 통신을 소재로 한 전도연, 한석규 주연의 영화 ‘접속’은 어쩌면 국내 최초로 SNS를 소재로 한 영화라 할 수도 있겠다. 다만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올라가는, 어쩌면 전무후무하게 비싼 SNS 말이다.

오글거려도 괜찮아, 싸이월드


▲ 2000년대 등장한 최초의 SNS 싸이월드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초고속 인터넷(지금은 초고속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경하다)의 등장 및 보급으로 무료 인터넷 포털이 세를 확장하며 PC 통신은 점차 사양길로 접어든다. 그 자리를 프리챌,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와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등 친구(동창)찾기 서비스가 빠르게 메꾸었다. 하지만 2000년대를 풍미한 대표 공간은 뭐니뭐니해도 싸이월드이다. SNS의 변천사를 구분하는 대부분의 이들이 싸이월드를 1세대 SNS라 정의한다.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자신만의 계정(공간)을 기반으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했던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를 기억하는 키워드를 꼽아보라 한다면 일촌, 도토리, 파도타기가 뽑힐지도 모른다. 전성기에는 3000만 명이 훌쩍 넘는 회원 수를 자랑할 만큼 그야말로 ‘국민 SNS’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보면 이불킥 날릴 감성 터지는 다이어리, 아닌 척 하면서 계속해서 신경 쓰던 방문자 수, 일촌 신청 할 때면 며칠씩 고민하곤 했던 일촌명 등 싸이월드에서의 추억이 아무리 적어도 하나쯤 누구에게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싸이월드의 서비스 종료 소식이 굉장히 안타까웠다. 각박한 세상에서 가끔은 나를 돌아보며, 대놓고 오글거려도 괜찮은 유일한 공간이었는데 말이다.

짧게 더 짧게, 그리고 빠르게 더 빠르게


▲ 페이스북 가입 화면

이렇게 영원불멸할 것만 같던 싸이월드 역시 어느 순간 하락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상업화와 모발일 환경으로의 늦은 대응이라 분석을 내놓기도 했는데, 이유가 뭐가 됐든 국내에서 싸이월드가 수 년간 군림하던 자리는 미국에서 건너온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치고 들어왔다. 아니, 어쩌면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등장함으로써 싸이월드의 쇠락이 시작됐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 선후 관계가 무엇이든지 간에, 이 시기에 더 주목해야 할 근본적인 사실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 세상에 등장했다는 것. 휴대전화에 웹 기능이 들어오며 그야말로 ‘스마트’해진 이 디바이스는 언제 어디서든 나와 전세계를 연결해주며 디지털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이는 SNS 소비 행태에서도 드러났는데, 대표적으로는 싸이월드에 남기던 다이어리나 방명록 글과 다르게 단문 형태의 텍스트들이 주를 이루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던지는 메시지의 길이가 갈수록 짧아지면서 콘텐츠 생성 및 확산 역시 급속도로 빨라졌다.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전세계의 사람들과 짧은 정보나 의견을 주고 받는 일이 익숙해졌으며, 급박한 사건이나 주요 이슈가 발생했을 때 TV나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찾는 것보다 SNS에 접속하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러워졌다.

읽지 마세요, 그냥 보세요


▲ 인스타그램 구동 화면
 
현재 시점에서 가장 주목 받는 SNS를 꼽으라며, 이미지와 영상 중심의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을 들 수 있겠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등장 이후 최근 몇 년 사이, SNS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공간으로 발전했다. 가끔은 과한 ‘있어빌리티(남들에게 능력이 있어 보이려 하는 행위)’를 남발하는 사람을 향해 질타가 있을 때도 있지만, SNS로 개인의 일상이나 취향이 드러나면서 트렌드가 실시간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은 변함 없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단순히 온라인 상에서 개인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정보를 그 정보의 유통자로서 활동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면서 더 부각된 것이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긴 글을 읽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스압(스크롤 압박)을 타파하겠다며 세상에 나온 카드뉴스가 성과를 보였고, 글씨를 읽는 것 자체가 귀찮아져 사진과 동영상 기반의 플랫폼들이 더욱 인기를 얻게 됐다. 물건 하나를 구매하더라도 실제 사용해본 사람들의 후기를 사진으로, 혹은 더 생생한 영상으로 확인하려 한다.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을 원하는 것이 아닌 이상 갈수록 텍스트 보다 이미지를, 이미지 보다 영상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 질 것이다. 

tags SNS , PC통신 , 싸이월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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