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만 머무르는 레트로? 오늘도 진화 중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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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만 머무르는 레트로? 오늘도 진화 중입니다만!


주로 불황기 또는 추운 연말에 등장한다는 복고 열풍.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패션, 게임, 장난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기와 상관없이 레트로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즐거웠던 그 시절을 회상하고, 과거 제품의 디자인을 접목한 신제품에서 유니크함을 느끼는가 하면, 누군가에게는 그저 확고한 자신만의 취향으로서 향유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단순히 복고 열풍이라 하고 넘기기에는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레트로 흐름이 포착되고 있는데, 이를 보며 ‘이 제품이 다시 출시된다고?’하는 반가움과, ‘젊은 세대가 이런 취향을 좋아한다고?’하는 놀라움을 느낀다.

글. 전찬우 기자 jcw@ditoday.com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레트로
‘과거를 회상하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Retrospective의 줄임말 레트로(Retro). 흔히 ‘복고(復古)’ 내지는 ‘빈티지’라는 단어와 동일하게 사용되는 레트로는 비단 요 몇 년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문화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2002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며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켰던 춤 이름 조차 ‘복고댄스’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는 그저 기자의 기억 속 복고 열풍의 시작일 뿐, 패션 업계에서는 1971년 S/S 컬렉션에서 1940년대 패션을 재현시킨 입생로랑을 계기로 레트로룩이 하나의 장르로 등장했다. 물론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는 레트로는 시대 정신도, 대다수가 즐기는 주류도 아니지만 ‘유행은 돌고 돈다.’라는 표현처럼 일시적인 현상을 뛰어 넘어 잊을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는 현상이다. 또 오늘날 시장에서는 복고 마케팅, 추억 마케팅, 그리움 마케팅 등등 수많은 명칭으로 설명되며 그 시절의 즐겁고 따뜻했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다.


▲레트로를 콘셉트로 한 프로젝트그룹 ‘셀럽파이브’(좌), ‘11번가 휴대폰샵 광고’(우)


▲다음달 열리는 제17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주제 ‘YOUNG RETRO 미래로 후진하는 디자인’

레트로는 기성 세대들만의 전유물?
하지만 주목할만한 최근 레트로의 특징은, 이를 향유하는 세대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복고라 해서 나이 많은 기성 세대들만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1020세대 젊은 층에서도 하나의 유행 내지는 현상으로 받아들이며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 여기에 덧붙여, 연령에 따라 인지하는 시대와 품목이 달라질 법도 한데(레트로라는 단어를 보면 누군가는 7080세대를, 또 누군가는 밀레니엄이라는 단어를, 심지어 누군가는 싸이월드를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를 즐기고 향유하는 시대 및 품목의 경계가 옅어지고 있다. 70년대 스타일의 인테리어 샵을 찾아 다니고 필름카메라와 LP판 사용을 취미로 삼으며, 동묘 구제 시장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으며 심지어 을지로, 익선동 등 서울 일부 지역에선 복고열풍을 테마로 하는 상권까지 조성되고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동묘 구제시장 브이로그


▲SNS 상에서 확산되고 있는 레트로 감성

유행은 돌고 돈다, 다만 다른 모습으로
그렇다면 이렇듯 레트로를 즐기는 젊은 세대가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학적으로 유행주기를 분석할 때 보통 30년, 한 세대를 언급한다. 즉,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30년 뒤 다음 세대에게 새롭게 인지되고 이것이 다시 유행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새롭게’라는 점이다. 레트로 제품(디자인)이라 불리는 것들을 자세히 뜯어보면 과거의 모습 또는 기능을 100% 그대로 적용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기성세대에게는 이전의 기억을 상기시키고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그 자체만으로 의미있을 수 있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자칫 촌스럽거나 사용하기에 불편하다 느껴지는 순간, 제품이나 서비스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공감을 얻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레트로 풍의 제품이나 디자인을 보면 과거의 오리지널과 비슷한 듯 보이면서도 오늘의 감성과 트렌드를 반영함으로써 더 세련돼 보인다. 유행은 돌고 돌지만, 한결같이 똑같은 모습으로는 아니다. 새로움이 접목된다.


▲최근 출시되는 레트로풍 제품에는 현재의 트렌드와 가치가 반영된다. 출처. LG전자공식블로그

레트로, 진화해 뉴트로가 되다
이러한 젊은 세대의 트렌드에 맞춰 등장한 용어가 바로 뉴트로(New-tro)이다. 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레트로(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현상을 의미한다. 지난달 말, 국내 최고의 트렌드서로 꼽히는 ‘트렌드 코리아 2019’가 발간됐다. 한 해의 주요 트렌드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트렌드 코리아’의 열 한 번째 버전인 이번 신간은 2019년 대한민국을 이끌 10개의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뉴트로(Going to New-tro)를 꼽았다. 책에서는 레트로가 단순 과거의 재현이라면 뉴트로는 ‘과거의 새로운 해석’, 즉 새로운 과거라 평하며 갈수록 브랜드 헤리티지와 아카이빙(Archiving)이 소비시장에서 점점 더 중요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옛 것에서 또 다른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어떤 제품과 서비스가 세상에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트렌드 코리아 2019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물론 레트로를 가져다 붙인다 해서 과거의 모든 것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유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사랑 받을 수 있는 기호나 취향 요소가 있을 때 레트로, 또는 뉴트로라는 이름으로 소환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과거에 부족했던 점을 얼마나 수정하고 보완해 새로운 세대의 마음도 동하게 할 것인가 이다. 특히 기성세대에 비해 어려서부터 혹은 태어나자마자 디지털과 접점이 맞닿아있던 밀레니얼 후반 및 Z세대들에게 부족한 아날로그 정서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단순 복사·붙여넣기 수준을 뛰어넘어 오리지널에 오늘만의 기호와 트렌드를 잘 녹여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다음 글에서 이러한 뉴트로의 사례들을 만나보자.

tags 레트로 , 뉴트로 , 복고 , 빈티지 , 디자인 , 트렌드코리아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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