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웹툰 생태계를 그리다, 김용순 진진코믹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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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웹툰 생태계를 그리다, 김용순 진진코믹스 대표


진행.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khhan60@gmail.com
글.사진 전찬우 기자 jcw@ditoday.com

기사입력 2019-01-14 16:27



▲ 김용순 진진코믹스 대표

Di: 만나서 반갑습니다. 독자들에게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진진코믹스의 대표 김용순입니다. 지면으로나마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Di: 그동안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하신 분야는 무엇인가요?

대학 시절 방송을 전공하며 방송 작가를 꿈꾸던 도중, 방송작가협회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작가아카데미 1기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국내 스포츠 만화의 1인자로 불리는 만화가 김철호 선생님 화실에서 일 하게 됐죠. 스크립터로서 선생님이 작품 구상을 하시면 관련 도서를 보며 시놉시스와 인물구성도를 쓰는 등 3년 동안 스토리 작가로서의 훈련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당시 ‘어깨동무’, ‘보물섬’, ‘아이큐점프’ 등 만화잡지들이 등장하며 출판만화가 전성기를 맞이했고, 비슷한 무렵 저 역시 잡지사의 연예부 기자로 옮겨 일을 했었는데요, 방송국에서 일하던 대학 동기가 섭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연예부 기자로서 네트워크가 있었던 제게 섭외 요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절묘하게 제가 섭외를 하면 불가능한 섭외도 성사가 되고, 일이 긴박한 방송 현장에서 핵심역할을 인정받으면서 방송쪽으로 다시 한번 전향을 하게 됩니다. 그 전에는 프리랜서 형태로 방송제작 전반에 관련해 ‘섭외’분야를 작가적 관점에서 분업화한 것이 성과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방송제작 외주의 독립된 시스템으로 비지니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Di: 방송 분야에서는 어떤 일을 주로 하셨을지 궁금합니다.  

작가로서의 기본 소양이 있었던 덕분인지 프로그램별로 나름 섭외를 잘 했었나 봅니다. 업무가 정착되며 방송국 프로그램 기획회의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고 파일럿 프로그램도 제작을 하게 됐는데요, 이것이 정규 방송으로 편성되면 파생되는 섭외나 제반 업무를 맡게됐죠. 그러던 가운데 방송, 미디어가 급변하는 시대를 맞이합니다. 1991년도에 첫 창업을 했는데 1994년도에 케이블 시대가 열렸고 동시에 연출자로서의 문이 개방되며 방송법상으로도 일정 비율 이상의 외주제작이 의무화됐죠. 이러한 흐름에서 1994년도에 프로덕션을 만들었습니다. 이전에 하던 부수적인 제반 업무라기 보다 하나의 완전한 제작사로서 일을 하게 된 것이죠. 물론 초창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많았습니다. 방송국 울타리에서 벗어나니 제작 기회 자체가 부족했고, 한번은 해외에서 촬영을 하다가 필름 전부를 잃어버리고 돌아온 적도 있었죠. 그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공모전에서 저희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대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점차 인정받게 됐습니다.  

Di: 그런가하면 방송 분야에 그치지 않고 마케팅 영역에도 진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프로덕션이 운영되는 동안에 저는 마케팅 업무도 했습니다.  방송일을 하면서 기업과 콘텐츠가 어떻게 매칭되어야 하는지잘 알고 있었는데요, 프로덕션에 이어 광고 에이전시까지 신설 했었죠. 그러면서 당시 삼성, 현대, 포스코 등 기업 브랜딩 업무를 했습니다. 역시나 작가로서 일한 경험을 살려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라는 장르를 특화시켜 여러 일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집을 나서 돌아오는 순간까지의 소비자 동선을 스토리로 풀어 어떻게 해야 소비자가 유입되고, 또 어떤 마케팅을 통합적으로 해야하는지 등을 제안했었죠. 그러다 브랜드 아파트 열풍이 불며 건설시장이 붐업된 적이 있었는데요, 현대건설의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만드는 데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Di: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일 하면서도 계속 승승장구 해오신 것 같습니다. 힘들었던 시기는 없으셨나요?
 
아니요, 저 역시 도중에 큰 슬럼프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 창업할 때 부터 20년 넘게 함께 했던 직원에게 배신을 당하며 회사가 위기에 처하게 됐고, 개인적으로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집안에 어려운 일이 생겼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취미생활만 하면서 살자 마음먹기도 했었습니다.

Di: 힘든 시간을 극복하고 웹툰 업계로 돌아오시기까지의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다시 힘을 내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마음을 비우고 평온을 찾을 무렵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왔던 몇몇 작가분들이 수시로 저를 찾아왔었고, 변화된 웹툰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그동안의 사업역량을 집중해 보면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니 웹콘텐츠 비즈니스가 거시경제 흐름 속에서 미래가치를 극대화하는 잠재 시장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됐고, 아직도 제가 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 분야라는 사실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웹툰 업계에는 작품 활동을 하고 싶어도 플랫폼의 벽에 막혀 있는 작가들이 많은데요, 그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웹툰이 원소스(one source)로써 굉장히 부가가치 있는 장르라는 것도 체감했고요. 이걸 무슨 운명이라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20년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산업을 경험하고서 스무살 때의 첫 무대로 다시 돌아오게 된거죠. 제 스스로는 물론이고, 동료 작가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라는 미션으로 생각하면서 나름대로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Di: 그렇게 탄생하게 된 진진코믹스는 어떠한 회사인지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초창기 웹툰은 하나의 킬러 콘텐츠로써 트래픽을 유발해 이것이 광고 비즈니스로 연결되도록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각 포털에서 상업적 모델로 키우면서 플랫폼으로 옮겨 왔는데, 웹툰의 부가가치가 오르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플랫폼 내의 자체적인 독립 회사가 생겨났습니다. 이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생계가 막막한 작가들이 많았고, 혹은 플랫폼 운영 측면에서 작가와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사업을 해본 입장에서 플랫폼 운영자와 작가 모두의 의견을 이해할 수 있는 창작자이자 사업가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작가분께서 제가 웹툰 시장에 들어오길 바라셨는지도 모르죠.
그러나 웹툰 플랫폼은 이미 레드오션 시장으로, 기술과 자본을 갖춘 회사들이 이미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진진코믹스는 기성작가는 창작활동에만 몰입 할 수있도록 창작환경을 개선해 주고, 데뷔 진입장벽이 높은 신인작가들에겐 작품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일정 고료를 선투자하여 육성 데뷔시키는 창작 엑셀러레이터 기관의 BM을 정리한 후, 투자기관과 창작자를 매칭 1인컴퍼니로 독립시키는 스타트업 개념의 스튜디오를 런칭했습니다.



Di: 그동안 진진코믹스는 어떤 활동을 해왔나요?

작년 7월 17일에 처음 진진코믹스의 문을 열었으니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네요. 초창기에는 중국 최대의 도시 개발 기업 화샤싱푸(華夏幸福)가 참여하는 벤처 지원기관 ‘테크코드’의 1호 기업으로 뽑혀 엑셀러레이팅을 받았습니다. 테크코드에 속해있는 업체들은 99%가 it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진진코믹스는 유일하게 웹툰, 웹소설, 영상 등의 문화콘텐츠를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 계속 새로운 기술과의 융합을 이루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중국에 IR(investor relations)을 하러 가며 ‘vr웹툰’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해외 투자유치를 위한 피칭 로드쇼도 굉장히 많이 다녀 왔는데요, vc 등 많은 곳에서 진진코믹스의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Di: 진진코믹스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 풍부한 작가 인프라에서 나오는 콘텐츠입니다. 국내 1세대 만화가라 할 수 있는 전설적인 작가분들에서부터 최근의 신진 작가들, 또 전국의 대학 기관 등에서 응원을 보내며 후원해 주고 계십니다. 실질적으로는 본인들의 콘텐츠 ip(지적재산권)를 진진코믹스에 맡겨주셨죠. 업계에서의 경력이나 네트워크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vc에서도 굉장히 높게 평가받고 있는 부분입니다. 웹툰 시장에서 후발주자이기는 앞으로 vr웹툰, ai웹툰, 애니툰 등 기술을 융합한 문화 콘텐츠를 양산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Di: 최근에는 웹툰 원작의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이전에도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장르로 표현되고 여러 매체로 동시에 확산되는 사례는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현세 선생님의 작품 ‘공포의 외인구단’이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의 시조라 할 수 있겠죠. 앞으로 콘텐츠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기법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적용될 것입니다. 저희도 최근 sns를 통해 먼저 론칭한 사례가 있는데요,  다만 독자와 소비자들과 친숙해질 수 있는 일정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 성장을 해야 열매를 얻을 수 있듯, 2~3년 정도는 성장 과정을 봐야할 텐데요,  의외로 반응이 좋으면 더욱 빠르게 다양한 콘텐츠로 확산 될 것이라고 봅니다. 

Di: 한편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의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들었습니다. 이 역시 계기가 궁급합니다.

저는 항상 미래가 될만한 곳에 가 있엇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것을 향해 끊임없이 쫓아다녔다는 뜻이겠죠. 새로운 기술의 혁명속에서 블록체인에 대해 개념적으로 혼동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콘텐츠 등 지적재산권이 인정 받아야하는 영역은 블록체인의 기술 구현 속에서 재탄생 되고, 분배 역시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수만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것을 즐기고 누리는 사람 모두가 나눠가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중앙통제가 아닌 자율적인 통제 속에서 서로가 나누며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과정에서의 부대낌은 있을 수 있지만 궁극으로는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콘텐츠 부분은 진진코믹스가 선두에 서려 합니다. 더군다나 성장해보지 못하고 사라지기 쉬운 스타트업으로서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유통 구조가 등장한 것은 매우 고무할만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Di: 론칭 예정인 진진코믹스 플랫폼에 대해 조금 더 설명부탁 드립니다.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웹툰을 기본으로 웹소설, 영상 등을 다룰 것입니다. 이 플랫폼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프로바이더와 콘텐츠를 제작하는 작가들과 함께 하게 될 것이고요. 만화에서 출발해 웹툰이라는 용어가 탄생했다면, 이제 블록툰이라는 말이 생겨나지 않을까요? 아라비안 나이트는 블록툰이라는 장르에 맞춰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과 분배방식으로 독자를 만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기존의 유명 작가 외에도 신인 작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고 있는 만큼 많은 기대를 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세계 최고의 웹콘텐츠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Di: 20년 넘게 비지니스 우먼으로 바쁘게 지내오셨는데, 후배 여성들에게 도움의 말을 해준다면? 

제 나이 또래에 아직까지 필드에서 활동하는 분은 정말 뵙기 어렵습니다. 얼마전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찍은 사진을 보니 저 혼자 여자더군요. 특히나 가정을 병행하면서 이 자리까지 오는 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한창 신경 써줘야 할 나이인데 제대로 못하는 것 아니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남편 입김에 좌지우지 되는 것은 아니냐 묻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제가 그랬다면 과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할 수 있었을까요. 딸로서, 아내로서, 또 엄마로서 그 역할을 포기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효율적인 경영을 가정에서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질문을 받았듯, 사회에 나와있는 많은 여성들도 분명 비슷한 말을 듣게 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우선 그때 나의 정체성 즉, 내가 왜 일을 하고 있는지 정확한자기 답을 가지고 있어야겠습니다. 나와 가족을 버려야 프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프로는 인간의 삶이 무엇인지, 가정이 무엇인지 의미를 찾는 사람입니다. 또, 무언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서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자기 균형을 유지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본인만의 페이스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스스로를 다루는 방법을 깨달았지만, 여러분은 자신만의 호흡으로 자기확신과 평정심을 갖고 계속해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Di: 어느새 마지막 질문입니다. 최근들어 가장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요즘에는 마치 ‘모든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기 위해 태어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두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도 있는데, 마치 언덕을 오르는데 뒤에서는 밀어주고 앞에서는 끌어주는 것처럼 모두가 저를 도와주려고 존재하는 것만 같아 기쁩니다.
또 그 중에서는 특별히 제가 이 업계에서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동기가 되어준 사람이 있는데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캐릭터입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 ‘가슴에 새긴 별’이라는 200페이지 분량의 첫 소설을 썼었는데 남녀 주인공 이름이 각각 동호, 화림이었습니다.  보통 첫 소설의 주인공은 작가의 내면에서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극중 모델로 나타나기 마련인데요, 몇 해 전에 정말 우연하게 화림과 동호를 만났습니다. 무슨 판타지 같은 이야기인가 싶으시죠?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델의 어떤 분을 만났는 데 실제 이름이 동호였던 겁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분의 고향이 충남 금산의 화림리라는 지역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얼마든지 영화나 드라마에 나올법한 식상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일상에서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적 감성이나 흥취가 없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상황에 완전히 몰입했습니다. 1984년도에 제가 만든 주인공을 30년의 세월이 흘러 눈 앞에서 만난거니까요.
제가 쓴 소설대로 주인공이 재현되어 있는 것을 보며 마치 제가 다시 이 분야로 돌아와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은 듯 했습니다. 또 ‘그래, 앞으로의 삶은 내가 쓰는대로 될거야.’라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 덕분에 저는 오늘도 아라비안 나이트를 세계 최고의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다는 꿈을 쓰고 있습니다.

tags 김용순 , 진진코믹스 , 웹툰 , 만화 , 블록체인 , 아라비안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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