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주는 생각이 마케팅을 바꾼다. 8 죽여주는 생각이 역사의 인식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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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주는 생각이 마케팅을 바꾼다. 8 죽여주는 생각이 역사의 인식을 바꾸다



  ‘진수’와 ‘나관중’이 썼지만 결국 독자에 의해 재탄생해 영원한 이야기로 남은 <삼국지>. 이를 보며 위대한 작품은 결국 독자와 함께 완성해가는 것임을 배운다. 왜 우리나라에선 <삼국지>와 같은 세계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 촉한정통론: 유비가 세운 ‘촉한’이 한나라의 정통성을 계승했다는 주장. 이에 따라 촉한정통론을 토대로 쓰인 ‘삼국지’는 대부분 위·촉·오나라 중 촉나라 영웅들의 활약상을 미화하고 있으며, 조조를 비롯한 위나라 인물들은 깎아내린다.
    죽여주는 생각이 역사의 인식을 바꾸다


500년간 믿어 온 역사보다 역사 같은 소설
죽여주는 생각은 역사의 인식도 바꾼다. 600년 전 중국의 소금장사꾼 출신 작가 나관중이 그랬다. 그가 매일같이 찻집에 들어앉아 허송세월 하던 중에 즐겨 들었던 삼국희곡(三國喜曲)을 외워서 집필한 것이 <삼국지연의>가 됐다. 한국에서도 읽지 않은 사람 찾기가 더 어렵다는 <삼국지>는 그렇게 탄생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읽은 삼국지는 역사가 아니라 소설이다. 역사를 있는 그대로 저술한 ‘논픽션(Non-fiction)’이 아니라 작가가 가공한 일종의 ‘픽션(Fiction)’이라는 말이다. 정확하게는 ‘팩션(Faction)’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원래 <삼국지>는 1,700여 년 전, 진나라 관리였던 ‘진수’가 집필한 중국 삼국시대의 정사(正史)였다. 진수는 촉나라의 관리였지만 당시 천하를 통일한 ‘사마염’이 세운 진나라의 관리가 됐다. 당시 사마염은 위나라를 진나라로 바꾸며 황제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진수는 <삼국지>를 기술할 때 사마염의 위나라 입장을 많이 반영했다. 즉, 본래 <삼국지> 역사의 주인공은 유비, 관우, 장비, 조조, 제갈량 등이 아니라 진나라의 사마염이었다.
그로부터 1100년 이후, 나관중이라는 백수 작가가 나타나 역사의 인식을 바꿔 버릴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유비, 관우, 장비를 주인공으로 세워 ‘도원결의’라는 드라마를 결합해 역사의 프레임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사실 진수의 <삼국지>는 훗날 습착지와 주희 등이 주장한 ‘촉한정통론★’에 의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나관중은 이 논쟁에 구전 야사를 결합하는 기발한 생각을 실천했다.



삼국지는 왜 위대한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삼국지>는 어떻게 600년 넘게 사람들의 생각을 지배할 수 있는 위대한 이야기가 됐을까. 이유는 복합적이다. <삼국지>는 서기 184년 황건적의 난부터 280년 삼국 통일까지를 다룬 이야기다. 100년 가까운 장대한 역사를 드라마로 각색하고, 딱딱한 역사적 사실을 부드러운 이야기로 바꿨다. 또한, 실제의 영웅 사마염이 아니라, 가난한 멍석장수이지만 황손 출신인 비운의 유비를 주인공으로 세웠다.
뭐니뭐니해도 삼국지가 ‘죽여주는’ 가장 큰 이유는 1천 명이 넘는 등장인물이 모두 살아 숨 쉰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사람들 사이에선 삼국지 캐릭터 중 어떤 인물을 가장 좋아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을 예상해 보는 게임이 있었을 정도다. 관우를 선택하면 ‘의리맨’, 조자룡을 선택하면 ‘용맹한 사람’ 등 모든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상황별 태도가 분명했다. 한 마디로 <삼국지>는 살아 숨 쉬는 캐릭터의 향연이었던 것이다.
<삼국지>의 위대한 면은 하나 더 있다. 이 장대한 이야기는 진수가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나관중이 각색해 완성했지만, 시간이 흘러 독자들이 이야기를 재창조한 결과물이다. 600년 넘게 수 억 명의 독자들을 거치며 <삼국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진화했다. 독자들은 부족한 인물 정보를 그들의 상상력으로 채워 넣고, 평범한 사건에는 내러티브를 입혔다. 한 마디로 <삼국지>는 600년간 수많은 인간의 생각과 상상력을 더해 탄생한 위대한 이야기다.



100년 넘게 기억에 남는 이야기의 원동력
<삼국지>와 같이 오랫동안 작가와 독자에 의해 재창조 과정을 거친 이야기는 생각보다 많다. 중국의 <서유기>, 프랑스의 <삼총사>, 아일랜드의 <드라큘라>, 영국의 <햄릿> 등 모두 백 년 넘게 수많은 작가와 독자들이 재창조하고 재소비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이렇게 오랜 역사를 가진 이야기들은 나름의 공통점이 있다. 이는 바로 ‘넘치는 상상력’이다. 원숭이가 하늘을 날고, 무사들의 의리가 역사를 바꾸고, 피를 마시는 저주받은 귀족과 귀신이 된 아버지의 복수를 하는 왕자 등 흥미진진한 스토리 라인은 모두 작가와 독자의 화려한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또한, 오래 기억되는 이야기는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 구조 속에 보편적인 욕구를 반영한 소재를 다룬다. 이는 독자들이 자신의 현실과 비교하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구름을 타고 날아 왕을 지키는 기사가 된 나, 영생을 사는 나, 복수를 하는 나 등 현실에 대입해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처럼 보편적 욕구는 독자의 오랜 공감을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그래서 좋은 이야기는 낯설지만 공감이 간다. 새로움과 익숙함이 교차하는 바로 그 지점에 백 년 동안 이야기를 기억하게 하는 힘이 숨어 있다.
그럼 우리나라에는 이런 요소를 갖춘 이야기가 없을까? 있다. 분명히 존재한다. 서자 출신으로 나라를 건국한 <홍길동전>, 판타지가 가득한 다섯가지의 이야기 <금오신화>, 꿈속에서 8선녀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구운몽> 등. 이뿐만 아니라, <삼국지>처럼 실제 역사 속에도 이야기가 될만한 좋은 소재는 많다. 알에서 태어나 나라를 세운 ‘박혁거세’의 이야기, 전설이 된 대무신왕 ‘무휼’의 사랑 이야기 등 훌륭한 소재들이 넘침에도 우리는 이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보이지 않는 것에도 가격을 매겨라
어느 날, 자동차의 왕이라 불리는 헨리 포드(Henry Ford)의 공장 발전기가 고장이 났다. 공장은 가동을 중지했지만, 수리공들은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헨리 포드는 발전기를 설계한 당시 전기 분야 최고의 기술자 찰리 스타인메츠(Charles P. Steinmetz)를 초빙했다. 스타인메츠가 몇 시간 동안 모터를 이곳저곳 두드리고 스위치를 올리자 발전기는 정상적으로 가동했다. 며칠 후, 스타인메츠가 보낸 청구서에는 무려 1만 달러가 적혀 있었다. 놀란 헨리 포드는 편지를 보냈다. “이 청구서 금액은 모터를 두들기며 몇 시간 일한 것에 비해 너무 비싼 것 아닌가요”. 다시 며칠 후, 스타인메츠에게서 서신이 돌아왔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모터를 두들기며 일한 공임 10달러, 어디를 두드려야 할지 알아내는 데 들어간 경험 9,990달러, 합계 10,000달러”. 결국, 헨리 포드는 머리를 끄덕이며 1만 달러를 냈다.
한국 사람들은 집, 옷, 음식, 자동차와 같은 ‘보이는 것’에는 당연하게 돈을 낸다. 하지만 생각과 경험에 돈을 내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포드와 스타인메츠의 일화처럼 생각과 경험에도 큰 가치가 녹아 있고, 이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 일은 사실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위대한 가치를 가진 것 중 <삼국지>와 같이 ‘보이지 않는 것도 많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제부터라도 그에 관해 적절한 가격을 매겨보는 건 어떨까. <삼국지>만큼 위대한 작품이 한국에서도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 영화 ‘서유쌍기’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 영화 ‘삼총사’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 영화 ‘드라큘라:전설의 시작’ 포스터(출처- 네이버 영화)


▲ 영화 ‘햄릿’ 포스터

▲ 헨리 포드
 
스토리 스튜디오 <스토리원> 대표 김우정
스토리원은 생각에 ‘PAY’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습니다. 오직 ‘죽여주는 생각’으로 광고와 이야기를 만듭니다. 광고는 이야기고, 이야기는 영원히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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