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케팅 파헤치기, 라인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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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마케팅 파헤치기, 라인플러스

라인은 스스로를 ‘글로벌 스타트업’이라 부른다. 전 세계 5.6억 명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관장하는 업체가 스타트업이라니 당치 않은 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직접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 구성원 누구나 일당백을 해내는 소위 ‘스타트업 정신’이, 세계 6억 명 가까운 글로벌 고객을 보유한 라인에도 살아 숨쉬고 있었다.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스타트업, 라인을 만났다.글·사진. 김지훈 기자 kimji@websmedia.co.kr



 
잘 나가기 위해선 잘 나가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라인이 오늘의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한 번 진출하겠다고 마음먹은 시장은 속된 말로 ‘뽕을 뽑는다’.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파헤친다. 자잘한 이슈라도 현지에 직접 나가 일일이 대응하고, 새로운 뭔가를 시도하기 위한 실험을 쉬지 않는다. 수많은 현지 미디어를 살펴보는 것도 빠지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라인 해외지역 담당자들은담당 지역을 쉬지 않고 나간다. 횟수로만 따지면 한 달에 서너 번, 일주일에 한 번꼴로 해외 시장을 살펴보는 것이다. ‘메신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 허허벌판 같은 시장에 갈 때도 거침없다. 태블릿PC, 블루투스 키보드 하나 들고 어디든 뛰어간다.
이런 고단한 여정을 거치면서 라인이 얻으려 했던 것은 ‘실질적인 데이터’였다. 고객과 직접 마주 앉아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해도 실질적인 데이터를 얻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실제 라인이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조사 중에서 ‘어떤 앱을 가장 많이 쓰세요?’라는 질문에 ‘도서관 찾기 앱’이라 답한 사용자가 많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하는 의문이 들어 사용 스마트폰을 받아 재조사를 해보니 ‘메신저’ 앱이었다. 즉, 조사 상황, 목적, 심리에 따라 데이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더욱 발로 뛰며 사람들과 실제적인 소통을 위해 애썼다.
★FGI(Focus Group Interview)
포커스 그룹 인터뷰, 논의 주제에 관련 또는 관심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과 깊이 있는 인터뷰를 수반하는 평가 기법. (출처_HRD 용어사전)  
‘라인’하면 ‘캐릭터’지 말입니다
라인의 땀과 열정은 타깃 시장이었던 아시아권에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메신저의 재미 요소를 더하기 위해 개발한 캐릭터 스티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 아시아 시장에서 ‘라인’ 하면 캐릭터를 떠올릴 수 있을 정도다. 일부 아시아인은 라인을 디즈니와 같은 캐릭터 엔터테인먼트 사업체로 오해하기도 했다고. 이후 캐릭터 관련 상품들도 날개돋친 듯 팔려 나갔다. 인형, 스티커,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상품과 부가 콘텐츠가 생산됐고 현지 굴지의 기업들이 라인 캐릭터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사례도 늘었다.
특히, 캐릭터는 지역색이 없어 글로벌 문화에 스며들기 더욱 쉬웠다. 서비스에 있어 지역색은 선입견을 만들어 낼 수 있기에 글로벌 시장 진입에 때때로 방해 요소다. 하지만 라인은 방해 요소 없이 친숙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통해 자연스럽게 현지 문화 속에 녹아 들었다. 중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중추절 기간에 현지 베이커리 업체와 협업해 중국 전통 음식인 월병을 만든 사례가 그 예다. 라인의 대표 캐릭터인 ‘코니’와 ‘브라운’이 새겨진 월병 제품들은 중국과 비슷한 문화권을 가진 홍콩, 싱가포르까지 퍼져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캐릭터들이 ‘히잡’을 쓴 모습들을 공개했고, 이슬람권 국가에선 라마단을 활용한 새로운 캐릭터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라인의 ‘질과 양’이 다른 노력
그렇다면 라인의 글로벌 시장 성공 요인은 ‘캐릭터’라 봐도 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진 않다. 캐릭터가 상당한 공을 세운 건 사실이지만, 캐릭터가 통하지 않는 시장은 캐릭터 이외의 요소를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유럽 등 서구 문화에서는 캐릭터를 ‘어린 아이의 전유물’ 정도로 여기기 때문에, 캐주얼한 캐릭터가 매력인 라인의 코니와 브라운이 활동하기엔 제약이 있다. 이에 따라 서구권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는 캐릭터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라인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캐릭터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기능성과 접근성을 강조한다. 앱 하나로 메신저, 음성 채팅, 통화, 단체 채팅 등이 가능하다는 ‘올인원 앱’으로서의 기능성을 어필하고, 안드로이드, iOS, 윈도우폰, 블랙베리 등 모든 모바일 OS를 지원하는 높은 접근성을 알리려 노력했다. 이 외에도, 세세한 언어 번역에서도 굉장한 공을 들였다. 실제 해당 국가의 타깃 고객층이 쓰는 언어를 100% 서비스에 반영한다. 공지문 하나르 올리더라도 ‘킹왕짱’, ‘심쿵’과 같은 은어까지 살려내는 것이다.
라인은 세계 시장에서 펄펄 날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5.6억 명의 가입자, 1.7억 명의 월 활성 사용자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유력 언론사가 라인을 왓츠앱, 위챗과 함께 ‘세계 3대 메신저’로 꼽았다. 라인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세계 언론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트업’ 정신과 ‘글로벌’ 마인드를 모두 갖춘 세계도 주목하는 그들의 미래가 기대된다.







IM 해외 시장에서 라인의 위력이 대단하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한 부분은 무엇인가?
박규령 문화가 다른 타깃 시장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가장 초점을 둔 것 같다. 개인적으로 홍콩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홍콩 현지 화장실에서 사람들이 수다 떠는 걸 듣고 무슨 내용인지 가서 물어본 적이 있을 정도다. 택시를 탔을 때는 기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그런 것에서 엄청난 인사이트를 얻는다. 예를 들어 홍콩의 택시는 트렁크에 짐을 실으면 추가 요금을 받고, 카페에서 커피를 시키지 않고 앉아 있으면 자릿세를 낸다는 얘길 사람들 수다 속에서 들었다. 이 쏠쏠한 정보는 실제 서비스나 마케팅 플랜에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


IM 실제 도입한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
박규령 홍콩 택시 기사들이 운전 시 무전기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라인에 원클릭 음성 메시지 전송 기능을 넣었다. 채팅창에서 전송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텍스트 메시지, 무료통화, 음성 메시지로 전환할 수 있게 해, 해당 기능을 선택하면 정말 무전기처럼 음성 메시지만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다. 택시 기사들이 이 기능을 계속 쓴다면 엄청난 진성 유저가 될 것으로 본다(웃음).


IM 라인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더라. 단순히 현지 시장을 읽는 것 말고도 다른 노하우가 있을 것 같다.
박규령 노하우라기보단 직원들이 다들 엄청난 열의가 있다. ‘글로벌 스타트업’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현지 직원 및 실무진에게 굉장히 많은 재량권이 있고, 팀별로 하고 싶은 일을 알아서 진행한다. 그러다 보니 ‘일을 위한 일’이 없고 정말 라인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모인 동아리 같은 느낌이 든다. 워낙 서비스 성장이 빠르다 보니 동기 부여도 되고.


IM 해외 시장에서 성공한 마케팅 케이스 중 하나를 꼽아달라.
박규령 홍콩 현지 문화를 잘 파악해 큰 성공을 거둔 ‘하이산 플레이스’ 라인프렌즈 전시. 홍콩에서 쇼핑몰의 의미는 우리나라와 다르다. 홍콩의 가정은 평균적으로 18평짜리 방 세 개 딸린 집에 4~5인 가구가 산다. 부부 방 하나, 자녀 방 하나, 보모 방 하나, 이렇게 좁은 방 안에 옹기종기 모여 산다. 그래서 주말이 되면 집에 있지 않고 바깥으로 나온다. 좁은 집에서 나와 넓고 탁 트인 공간을 찾는데, 날씨가 더운 나라다 보니 에어컨 바람도 쐴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 이것이 홍콩의 쇼핑몰이다. 그래서 쇼핑몰이 굉장히 발달했다. 그런 홍콩 문화를 고려해 그냥 앉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행사를 많이 한다. 그중 하나가 전시회. 전시회가 365일 열린다. 그래서 홍콩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쇼핑몰 ‘하이산 플레이스’에서 라인 캐릭터를 이용해 전시회를 열어보자고 생각하게 됐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쇼핑몰 개장 이래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고 행사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를 홍콩 언론이 크게 보도했고, 당시 함께 진행한 온라인 이벤트도 SNS로 퍼져 나가 ‘대박’을 쳤다. 이날 하루만큼은 홍콩 전역이 라인으로 들썩였다. 이 케이스 이후로 홍콩 사람 누구나 라인이 무슨 서비스인지 알게 됐다.


IM 앞으로 라인의 마케팅은 어떻게 진행될까?
박규령 계속 지금처럼 할 것이다. ‘글로벌 스타트업’으로서 계속 스타트업 정신과 글로벌 마인드를 쭉 이어가겠다. 지켜봐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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