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UI, 국내 전자책 시장 성공 키워드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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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UI, 국내 전자책 시장 성공 키워드가 될 수 있을까?

지난 호에는 출판사를 중심에 두고 ‘전자책 시장에 대한 오해와 그 실체’를 알아봤다. 읽지 못한 독자를 위한 핵심 세 줄 요약은 다음과 같다.

① 도서정가제는 전자책 시장에 반사이득을 준다.
② 출판사는 전자책 시장에 별 관심이 없다.
③ 전자책 제작 솔루션 표준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국내 전자책 시장에서 취해야 할 전략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주요 키워드는 ‘UI·UX’에 있으니 밑줄 쫙.

글. 이창민 기자 whale@websmedia.co.kr





전자책을 만들 이유
작가의 정성과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담은 수백 장의 원고를, 편집자는 꼼꼼히 고치고 또 다듬는다. 수개월에 걸친 작업 끝에 출판한 도서는 저자에게는 아득한 산고 끝에 만난 태아와도 같다. 편집자가 느끼는 바 역시 다를 것 없다. 물론 벌써부터 다음 프로젝트 걱정에 기쁨을 맘껏 누리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없이 긴장이 풀리는 폭풍전야가 더욱 달콤한 법이다. 뿌듯한 마음에 다시금 교정지를 펼치는 이유다.
골칫덩이는 있다. 누군가에게는 거룩한 생명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폭풍전야였던 초판 도서는, 곧 손익 계산에 바삐 들어가고 2쇄를 낼지, 절판할지를 결정할 기로에 놓인다. 지금처럼 넉넉지 못한 출판시장은 후자를 선택할 일이 더욱 많아졌다. 절판은 저자 입장에서 핏덩이 같은 아이의 사형선고. 그럴 땐 편집자도 그간 흘린 땀에 푹 젖은 교정지만큼이나 책에 애착이 생긴 탓인지 무척 아쉽다.

이때 전자책은 희망차게 출간한 단행본 도서의 결말이 슬픈 동화로 수렴하지 않게끔 돕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e)’가 될 수 있다. 한 번 내놓으면 재인쇄 없이 그 자리에 늘 있으니까. 도서 판매 촉진을 위한 노출면 확보에도 좋다. 구글 플레이 ‘도서’ 카테고리에 표지와 함께 도서명이 걸리는 건 일종의 광고 효과다. 또한, 교보문고와 예스24 같은 국내 대형 도서 플랫폼은 전자책과 종이책의 판매량을 합산해 베스트 순위를 매긴다.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것 역시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 전자책을 만들 이유는 많다.



전자책만의 독서 경험
반면, 전자책을 ‘잘’ 만들 방법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같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제 막 전환을 시작한 초기 시장에서 표준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때 인접 콘텐츠 시장은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종이책 만화는 웹툰으로의 전환을 거치며 한 장씩 넘겨보던 프로세스가 위에서 아래로 스크롤 하며 내려보도록, UX 본질을 앞단부터 완전히 바꿨다. 몇 시간이고 진득이 감상하던 종이책 소설은 웹 소설로 전환하며 초와 분 단위의 짧고 간결한 호흡으로 플롯을 전면 개편했다. 플랫폼 변화와 함께 일어난 콘텐츠 혁신. 지금의 웹툰과 웹 소설이 디지털 트렌드와 맥을 함께 하는 이유다.

반면, 전자책은 100% 디지털인 플랫폼 안에 아날로그 경험을 욱여넣은 식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그리고 별도의 이북리더(E-Book Reader)에서, 우리는 차갑고 딱딱한 터치스크린에 손가락을 대고 우에서 좌로 스와이프 하는 인터페이스로 책장을 넘긴다. 심지어 몇몇은 종이책 넘기는 효과음도 내줄 정도. 그만큼 전자책은 종이책 시절의 UI·UX가 고스란히 남았다. 종이책 특유의 먼지 냄새와 손가락에 침 바를 필요만 없을 뿐이다. 모 출판사 전자책 담당자는 “전자책은 여전히 종이책의 물성 경험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초창기보다 많이 좋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전자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디지털 친화 쪽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는 셈. 한 예로 애플은 iOS8 이후 전자책 플랫폼 ‘아이북스(iBooks)’에 모바일 친화적인 상하 스크롤 기능을 추가했다. 반면, 구글 플레이는 여전히 책장을 넘겨 보는 종이책 경험을 고수한다.

출판사의 전자책 제작 전략도 디지털 환경에 맞춰 조금씩 변화한다. 두꺼운 종이책에 늘 따라붙는 소책자를 빼겠다는 기획은 여기서 나왔다. 소책자는 큰 판형의 본서가 잃는 만큼의 휴대성을 보완할 목적으로 제작한 UX 산물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최근에는 기존 소책자를 긴 분량의 본서 복습을 위한 요약본 개념으로 전환해 별도의 콘텐츠로 제공하는 시도도 보인다. 어학서의 경우, 음성 파일을 기본 탑재하고 특별히 동영상을 부록으로 넣기도 한다. 문제는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 자체에서 ePub3 포맷을 지원해야 한다는 점인데, 아이북스와 구글 플레이 말고 국내 전자책 서비스 중에는 이 포맷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없다. 그러니 전자책만의 UI·UX를 찾는 일은 국내 출판사와 플랫폼이 함께 풀어갈 숙제다.





전자책 활용 교실 (출처. 위키백과)



교육 환경에 알맞은 전자책 활용법 필요
전자책의 성장 견인에 국내의 유독 높은 교육열을 이용할 방법은 없을까. 공교육 시스템에 전자책 이용 교육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그야말로 ‘최첨단 스마트 교실’의 실현일 텐데. 관계자는 “대구과학 기술원과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시도한다고는 들었지만, 당장 큰 전환은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IPTV 등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기존 문화 콘텐츠가 디지털로 재빨리 전환한 ‘IT 강국’. 관계자의 회의적인 전망은 어디에 뿌리내리고 있는 걸까.

그는 “교육 도서, 특히 교과서라면 전자책 제작 기획뿐 아니라 ‘학습을 위한 방법’ 기획이 선행돼야 한다”며, “교육 목적 전자책을 활용한 수업 환경을 깊게 고민하는 곳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교육현장에 맞는 전자책만의 UI·UX가 없다는 말씀. 그저 종이 교과서의 텍스트를 전자책으로 전환하는 것에 정부가 수백 억 원을 투자할 순 없다. 관계자는 이러닝(E-Learning) 분야가 오히려 교육 시장에서 IT를 이용한 학습 툴로 이용하기 더욱 편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가 학습을 목표로 여러 미디어와의 결합을 통해 교육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은, 전자책보다 이러닝이 더욱 알맞다는 것. 무엇보다 지금의 교육용 전자책은 교사와 학생에 대한 고민이 없다.



저변 확대를 위한 플랫폼 개선 병행
순전히 출판사에만 저성장의 책임을 묻기란 야속하다. 저변 확대를 위해 플랫폼 개선 병행도 필요하다. 지금의 국내 전자책 플랫폼은 국제 표준에 아직 모자라다. 리디북스는 CSS 지원과 다양한 태그기능을 잘 구현했으며 단일 콘텐츠 허용량 500MB로 국내 플랫폼 중 가장 높다. 이에 복잡한 레이아웃과 다량의 이미지로 구성된 도서에 특히 좋다. 국내 전자책 앱 중 성능은 가장 뛰어나지만 문제는 국제 표준 포맷 ePub3 지원을 않는다는 것. 물론, 교보문고가 회원제로 운영하는 전자책 서비스 ‘샘(Sam)’처럼 ePub3 지원 불가는 물론 전자책 확보량이 크게 떨어지는 것에 비하면 양반이다.

반면, 구글 플레이는 전자책 포맷 표준은 물론 PDF도 지원해 콘텐츠 제작에 큰 어려움이 없다. ePub3를 지원하니 음성(mp3), 영상(mp4) 등 멀티미디어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단일 도서 허용량도 2GB로 여타 플랫폼 중 가장 높다. 국내 업체가 본받을 점이다. 단, 아직은 자바스크립트 부재로 인터랙티브 기능 구현은 불가능하다.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스토어 상에서 알고리즘을 이용한 독자 맞춤형 상품 노출만 된다는 점이다. 영어책을 산 사람에게는 계속 영어 학습 도서만 추천하는 외골수란 말씀. 프로모션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건 안 배워도 된다.

프로모션 전략 및 인터페이스 개선에도 글로벌 우수 사례는 좋은 교보제가 된다. 글로벌 전자책 플랫폼 점유율 1위 ‘아마존(Amazon)’은 월 일정 요금을 내면 70만 권 이상의 전자책을 볼 수 있는 ‘킨들 언리미티드(Kindle Unlimited)’ 서비스로 공격적은 프로모션을 이어간다. 캐나다의 전자책 단말기 제작업체 ‘코보(Kobo)’는 같은 책을 읽는 독자를 연결하거나 리뷰를 즉시 읽을 수 있는 일종의 ‘소셜 리딩(Social Reading)’ 기능을 통해 사용자에게 전자책 읽기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아직도 ‘아직’인 국내 전자책 시장 개선 문제, UI·UX 관점으로 풀어야 하지 않을까.





킨들 언리미티드 프로모션 이미지



코보 전자책 단말기



 

구글 플레이의 아날로그 경험 재현과 아이북스의 모바일 친화 경험 제공 비교. 둘 중 무엇이 사용자의 선택을 받을 지 아직은 알 수 없다  

tags 이창민 기자 , 전자책 , 이북 , 출판사 , E-Book , 교보문고 , 예스24 , 구글 플레이 북 , 아이북스 , iBooks , 킨들 , 코보 ,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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