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AC2015 ‘A New World Be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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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AC2015 ‘A New World Begin

예전 ‘갈라파고스’라는 오명을 짊어졌던 한국 웹은 2013~2014년 정부와 업체들의 노력으로 인해 점차 전 세계 표준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해 TPAC 행사 종료 시점에, 전 세계 웹 표준 지정 단체인 W3C는 대망의 ‘HTML5’를 표준으로 지정 및 제안했다. 올해 W3C와 TPAC은 지난해의 영광스러운 나날들을 뒤로하고,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HTML6를 향해.

글·사진. 이종철 편집장 jude@websmedia.co.kr





W3C는 ‘모두를 위한 표준 단체’

W3C(World Wide Web Consortium)는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의 창시자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가 웹 표준화를 위해 설립한 협의체다. W3C는 주로 온라인 회의를 통해 표준을 정리하는데, 결제, 접근성, 웹 퍼포먼스, 웹 플랫폼 등 당시의 현안에 맞춰 분과를 나눠 그룹 회의를 진행한다. 주로 이 그룹들은 그룹끼리 온라인 회의 혹은 컨퍼런스 콜, 화상회의 등으로 안건들을 정리해 W3C 웹사이트에 회의 결과를 위키 형태로 업로드한다. 그룹이 충분히 논의할 거리가 많다면 그룹 내 자체적으로 미트 업 행사나 컨퍼런스를 열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WWW 컨퍼런스가 개최된 바 있다.

국제 표준 단체는 W3C만 있는 건 아니다. 국가가 주도하는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등도 있다. 제품을 사면 ‘ISO20020’ 인증 등의 마크가 붙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제품이 국제 표준에 맞춘 제품이라는 뜻이다. 테크 계열뿐 아니라 환경, 건강, 접근성 등 다양한 것을 고려한다. ITU는 전자통신 계열의 표준 단체로 주로 망에 관련한 표준을 지정한다. 국내에서는 TTA(Telecommunications Technology Association,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가 주로 표준을 지정하는데, 예전 피처폰 시절 모든 TTA 인증 충전기 규격이 동일했던 것을 기억하면 될 것이다. TTA는 이러한 하드웨어 표준부터 소프트웨어나 웹 표준도 지정하고 발표한다.

W3C가 가지는 다른 단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이 국가가 아닌 ‘업체’라는 점이다. 빠르게 웹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에게 냉혹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업체가 참석하기 때문에 W3C의 표준안은 채택률이 높고 실제 웹 개발에 적용하기가 적합하다. 예를 들어 국가들이 LTE 망을 표준으로 지정했다면, 업체들은 그 속도에 맞는 수준의 웹을 표준화하고, 이에 맞춰 웹 개발에 나서는 식이다.



엔지니어의 웅변대회이자 약속의 땅, TPAC2015   

W3C의 연례행사인 TPAC(Technical Plenary/Advisory Committee Meetings)은 모든 그룹이 한자리에 모여 웹 기술 표준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TPAC의 존재 이유는 웹 표준 지정 시 각 그룹이 서로 충돌하는 지점을 상쇄하고, 함께 표준안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다. 일개 그룹에서의 표준도 만들어낼 수 있지만, W3C는 웹의 사조인 ‘개방’, ‘공유’에 맞춰 HTML5와 같은 거대한 표준 지정 시 하나의 그룹도 소외 없이 대부분의 요소를 고려해 지정한다. 웹은 특정인이 아닌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년 모든 그룹이 만날 장소가 필요하고, 따라서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TPAC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3년에는 중국 심천(선전), 2014년에는 미국 새너재이(산 호세), 2015년은 누구나 알고 있는 그 이름, 일본의 삿뽀로다. 2016년 TPAC은 유럽으로 돌아가 포르투갈에서 열린다고 한다.

TPAC에서는 사무국 회원을 제외하면 기업이 W3C 멤버로 가입해 있는 경우 발언권이나 문제제기 등을 할 수 있는데, 멤버 가입 전 W3C 가입 여부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멤버가 아니라도 옵저버로 등록에 TPAC에 참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경우 공식적인 발언권은 없으나 옵저버의 의견에도 상당히 귀기울인다는 특성이 있다.

전 세계 인터넷의 ‘갈라파고스’로 불리는 한국의 경우엔 어떨까? 한국 기업 중 글로벌 대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SK플래닛 등은 이미 수 년전부터 W3C에 멤버로 참여해 글로벌 웹 표준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반 웹 업체들의 경우엔 그렇지는 못했다. 사실 국제 웹 표준을 맞출 필요도 없었다. 브로드밴드 커버리지 혹은 속도, 휴대폰 보급률, 공인인증서, 엑티브엑스 등의 존재로 인해 웹 체감 환경이 해외와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인터넷 기업은 국내만 신경 쓰면 되는 상황이었다.













웹 표준을 왜 지켜야 하는가?

웹 표준의 의미는 단순히 국내 사용자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웹사이트(Website)’의 이름을 풀어보면 그 해답이 나온다. 네트워크(Web) 상에 존재하는 가상의 구역(Sites)이 웹사이트다. 가상이라고 해서 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정부기관, 기업 건물, 옆집 등을 매일 찾아다니는 건 멍청한 행동이다. 이 정보들을 보기좋게 잘 배열해 원하는 사람에게 정보를 알리는 ‘집’ 혹은 ‘게시판’, ‘광장’ 등의 역할을 하는 것이 웹사이트다. ‘홈페이지(Homepage)’ 단어에서도 유사한 의미가 드러난다.

만일 외국인이 한국의 관광 정보나 한국 기업의 주식 정보에 대해 궁금하다면 어떤 행동을 취할까? 자신의 PC나 스마트폰에서 영어로 검색을 시작할 것이다. 그 외국인은 영어로 된 웹사이트를 찾아서 정보를 열람할 것이다. 그런데 액티브엑스를 깔지 못하거나 비표준 기술들이 동작해 그 정보를 검색해낼 수 없다면 어떨까? 외국인은 한국과 비슷한 관광 인프라를 갖춘 중국이나 일본을 검색하기 시작할 것이며, 한국 기업이 아닌 다른 기업에 투자하기 시작할 것이다. 웹사이트의 표준화 부재는 이렇게 국가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만약 글로벌 사이트를 따로 제작할 여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웹디자인은 특정 지역의 문화나 사조에 영향을 분명히 받기도 한다. 문제는 웹사이트 하나를 만들어내는 비용이 적지 않다는 것. 가능하다면 국제 표준에 맞춰 웹사이트를 제작하고 언어 대응만 마치면 ‘전 세계 웹’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TPAC2015: Korean Rising

TPAC은 각 그룹의 토론 외에도 디벨로퍼 미트 업, 기술평가 회의(Technical Plenary), AC(Advisory Committee) 미팅, 브레이크 세션 등으로 구성된다. 디벨로퍼 미트 업은 신청자에 한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일종의 파티다.
국내 웹 환경은 글로벌 표준에 준하는 웹 브라우저를 갖춘 스마트폰들이 등장하며 강제로 떠밀린 경향이 강하며, 크롬, 파이어폭스, 오페라 등 IE를 제외한 모던 브라우저들이 성장하며 부딪힌 문제기도 하다. 원인이야 어쨌든 결론 자체는 만족할 만 한 수준이다. 특히 2013~2014년은 정부에서도 표준화 및 접근성 준수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어 2013년 초부터 2015년 말까지 제작된 대부분의 기업 페이지가 표준 및 접근성을 준수하고 있다. 이에 미래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국내 웹 글로벌 표준화를 목표로 2013년 TPAC부터 9~10개 업체를 선정해 참가비 및 숙박비, 항공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본 기자도 2013년부터 꾸준히 TPAC 행사에 동행하고 있다. 참가 업체는 웹 에이전시, 보안전문 기업, 결제 솔루션, 웹 접근성 컨설팅 및 인증 대행 기업, HTML5 전문 업체, IoT 솔루션 전문 업체 등 한국 웹 산업을 두루 아우르는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2013년과 현재의 한국 원정대를 비교해보자면, 점차 W3C에 스며들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2013년 초행길이었던 TPAC에서 업체들은 표준을 이해하고 따라잡는 데 노력을 많이 했다면, 지난해와 올해의 업체들은 멤버로 이미 참여했거나, 멤버 참여를 전제로 TPAC에 다녀왔다는 것이 다르다. 업체 중 일부는 소속 그룹에서 상당한 발언권으로 토론을 주도하기도 했고, 옵저버지만 한국의 웹 상황을 차분히 설명하고 해결책을 구하는 질문들도 많았다. 2~3년 후에는 지원 업체들이 그룹을 이끌어가는 모습도 상상해봄직하다.
최근 화두인 웹 페이먼트 관심 그룹은 회의도 가장 빠른 시각에 시작해 가장 늦게 끝난다. 동시에 다양한 영역을 다루므로 관심 그룹 내에서 꼭 표준화해야 하는 것들, 웹 크레덴셜(Credential, 중립적인 인증 기관)이나 하드웨어 시큐리티(지문인식 등의 보안 관련 하드웨어) 등의 워킹 그룹을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다. 이 그룹에는 페이게이트의 이동산 이사가 참여해 2015년 현재 주축 멤버로 성장했다.
이동산 이사에게 2~3년간 TPAC에서 한국인 위상 변화를 물었다. 예전에 몇 개 기업이 독식하던 결제 쪽은 점점 구체화 및 세계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카드사나 인증기관 참여가 드물었으나 현재는 베리사인(Verisign), PCI(Payment Card Industry) 위원회 등이 참여하기도 한다. 즉, 꾸준히 했던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의외의 분위기라면, 영어가 공식 언어인 TPAC에서 중국어 사용자가 상당히 늘어났다는 점을 꼽고 싶다. 중국 업체의 급부상으로 인해 영어권 W3C의 멤버들은 중국어 구사를 시작했으며, 중국어로도 어느 정도 회의가 진행된다. 한국 업체들도 뒤쳐지지 말고 과감하게 뛰어들어, 빠르고 준수한 디자인을 앞세워 W3C의 그룹들을 리드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TPAC이 열린 마지막 날, 엔지니어들은 뜨거운 숨을 거두고 토론에서 비판했던 이들과 포옹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이 악수와 포옹 등의 스킨십이 전 세계의 웹을 움직이고, 인터넷 사용자들을 편리하게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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