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느끼는 종이 감성, 리디북스 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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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 느끼는 종이 감성, 리디북스 페이퍼

글·사진.  유종범 기자 jayu@websmedia.co.kr  오랜 세월의 향기가 가득 배어 있던 책들은 직장 생활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이들의 가방 속에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책을 넣고 다니기엔 우리의 어깨는 너무 무거워졌고, 책을 들고 읽기엔 오늘도 빈틈없이 흔들리는 지하철은 손에 여유를 주지 않는다. 과거엔 독서가 취미고 즐거움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스마트폰으로 웃긴 영상, 짧은 뉴스만 본다. 책이 다시 그리워져 서점에 들른 순간, 리디북스 페이퍼가 눈에 들어왔다.








책의 온기를 그대로, E-ink 페이퍼를 처음 받았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나 디스플레이였다. 차갑고 뜨겁던 스마트 디바이스의 액정과 달리, E-ink 디스플레이를 쓴 페이퍼는 ‘책의 온기’를 지녔다. E-ink도 디스플레이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종이와 같은 질감을 기대할 수 없는 건 당연하지만, 페이퍼를 움켜쥐었을 때의 온기는 분명 책의 그것과 같았다. 마치 종이 위에 쓴 글씨처럼 보이는 ‘POWERED OFF’도, 전원을 켰을 때의 모든 화면이 일반 LCD 디스플레이와는 다른 아날로그적 느낌을 전달한다. E-ink 디스플레이가 대부분 전자책 리더기에 적용되는 이유다. E-ink가 LCD나 OLED 디스플레이와 다른 이유는 입자의 차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보통 접하는 모니터, 스마트폰 등의 화면은 ‘색 있고 빛나는’ 입자들이 구성 요소라면, E-ink는 ‘흑백에 발광하지 않는’ 입자들로 구성된다. 이 흑백 입자들은 작은 캡슐 안에 들어있는데, 전기 자극을 받을 때마다 ‘흑이 위로’, 또는 ‘백이 위로’ 모습을 드러내 우리 눈에 보이는 문자,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에 따라 E-ink는 여러 장점을 가지는데, 우선 가볍고 얇으며, 대기 상태에서 전력을 거의 먹지 않는다. 전기를 가해서 ‘달 모양과 SLEEPING 글자를 만들어 줘!’라고 했을 때, 입자가 움직이는 순간만 전기를 먹지, 대기하고 있을 땐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다. 마치 ‘샌드 아트’와 같다고 생각하면 쉽겠다. 반면에 단점도 꽤 있다. 흑백 이외의 색상은 표현하기 힘든 점, 느린 반응 속도, 화면에 남는 잔상 등이 대표적이다. 페이퍼도 이런 장단점을 고스란히 가질 수밖에 없는데, 처음 페이퍼를 접한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경험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리라. 그럴 땐 스마트폰과 페이퍼의 사용 목적이 분명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자.
웹 서핑과 동영상 감상 등 온갖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폰이면, 페이퍼는 오로지 독서만을 위한 기기다.    페이퍼는 독서 도구다 리디북스의 회원이고 전자책을 구매하거나 대여한 경험이 있다면, 페이퍼의 UI·UX가 익숙할 것이다. 리디북스의 앱과 특별히 다른 UI·UX는 없기 때문. 와이파이에 페이퍼를 연결해 리디북스 아이디로 로그인하면 이전에 구매한 콘텐츠를 바로 내려받을 수 있고, 첫 사용자라면 페이퍼 내의 상점에서 원하는 전자책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문자 그대로 ‘할 수 있을 뿐’이지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구매가 원활하게 진행되진 않는다. 우선 결제 방법이 사전 적립된 리디포인트나 선불 충전한 리디캐시밖에 없고,
E-ink 특유의 느린 반응 속도와 화면 반전 때문에 답답하고 또 답답할 것이다. 전자책은 리디북스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한 후, 페이퍼에서 읽자. 앞서 말했듯, 페이퍼는 오로지 독서를 위한 도구니까. 전자책을 구매했다면 페이퍼에서 동기화한 후 바로 읽을 수 있다. 이제부터가 진짜 페이퍼의 경험이 시작된다.    화면 반전은 OK, 물리 버튼의 내구도는 문제 햇볕이 아무리 내리쫴도, 혹은 어둠이 깊게 내린 나만의 공간에서도 페이퍼는 독서를 위한 최적의 밝기를 제공한다. 이는 LCD 디스플레이가 따라오기 힘든 ‘편안한’ 밝기다. 야외에서는 종이책을 보듯 읽을 수 있고, 어두운 곳에선 프론트 라이트를 상하 스와이프로 조절해 내 눈에 맞는 밝기로 볼 수 있다. 눈의 피로도 덜하고, 어깨도 가볍다. 300페이지짜리 책 반의반도 안 되는 190g의 무게는 이동 시간이 많은 현대인의 직장인에게 적합한 ‘책’이다. 그런데, 매번 반전되는 화면은 여전히 어색하다. 화면 반전이 되는 이유는 E-ink의 특성 때문인데, 앞서 말했듯 ‘샌드 아트’로 이해하면 쉽다. 모래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샌드 아트는 이동하는 경로에 잔여 모래가 조금씩 잔상처럼 남아있다. E-ink도 같은 원리다. 페이지를 넘길 때 E-ink가 흑백 전환을 하며 다음 페이지의 글자를 표현하는데, 이때의 흑백 전환을 아직 정밀하게 제어가 힘들어 약간씩 잔상이 남는다. 모래가 이동 경로에 조금씩 남아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페이지 리프레시(반전)를 해야 잔상이 사라지는데, 페이퍼는 5페이지일 때 화면을 반전한다. 물론 이 주기는 설정에서 바꿀 수 있다. 기자의 경우, 오히려 잦은 반전이 독서의 집중을 깨지게 해 반전 주기를 20페이지로 설정했다. 또 은은히 남은 E-ink의 잔상은 더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줘 느린 반전 주기를 더 선호한다. 페이퍼로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하면, 기기 양쪽에 달린 물리 버튼이 상당히 편리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요즘 같은 터치 세대에 무슨 물리 버튼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화면 가득한 글자를 손으로 눌러가면 넘긴다는 것은 생각보다 꽤 성가신 부분이다. 이젠 독서에 대한 어떤 방해 없이 물리 버튼만으로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그런데 이 물리 버튼의 내구성이 살짝 의심스럽다. 분명 한 번만 눌렀는데, 0.1%의 오류라 생각하기엔 두 장씩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 왼손을 주로 써서 물리 버튼의 넘김 설정을 ‘다음/이전’으로 한 후, 왼쪽 버튼만 눌러 책을 넘겼는데, 한 번에 두 장이 넘어가니까 양손으로 페이퍼를 잡아야 했다. 페이퍼 내부 UI는 독서에 맞는 다양한 옵션을 지원한다. 터치 UI는 화면을 3열로 나눠 1열 부분을 터치하면 이전 페이지로, 2열은 메뉴, 3열은 다음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스크롤 방식에 익숙한 사용자를 위한 상/하 터치 옵션도 제공하며, 폰트 선택과 폰트 크기 조정, 여백, 줄 간격 등 독서를 위한 옵션을 제공해, 사용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사실 책이 아니어도 하루 대부분은 인터넷에 떠다니는 여러 정보를 ‘읽는다’. 수십 통의 메일, 뉴스, 논문 등 매일이 읽는 것 투성이다. 그래도 마음 한쪽엔 여전히 책을 읽고 싶다는 갈망이 남아있다. 어느덧 밝은 빛을 내뿜는 LCD 화면으로 읽는 글이 익숙해진 탓인지, 두툼한 두께에 세월의 향취가 있는 책 한 권 집기가 쉽지 않다. 리디북스의 미션인 “e-mail이 그냥 mail이 된 것처럼, e-book도 그냥 book이 되는 세상”을 위해 내놓은 전자책 리더기, 페이퍼를 쓰면서 느낀 것은 ‘곧 그날이 오겠구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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