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과 세일즈를 말하다, 남우현 DAN 코리아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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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과 세일즈를 말하다, 남우현 DAN 코리아 CEO


“궁극적인 우리의 가치는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는
파트너십(Partnership)으로서 존재한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클라이언트들이 요구하는 것은 ‘브랜딩’과 ‘세일즈’ 두 가지다.”

글. 전찬우 기자 jcw@websmedia.co.kr
진행.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khhan60@gmail.com
사진. 박용균 사진작가



▲ 남우현 덴츠 이지스 네트워크 코리아 CEO


DI: 만나서 반갑다. 우선 디아이매거진 독자들에게 덴츠 이지스 네트워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덴츠 이지스 네트워크(Dentsu Aegis Network, 이하 DAN)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광고대행사 ‘덴츠’가 유럽 최대 미디어사 ‘이지스’를 흡수합병해 탄생한 글로벌 Top3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다. 지난 4월 9일 통합 5주년을 맞이했으며, 현재 6만여 명의 직원들이 145개국을 커버하고 있다. 출범 과정에서 알 수 있듯, 광고 그룹 중 유일하게 동(東)에서 서(西)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점이 타 그룹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그룹 내에는 10개의 브랜드가 있으며, 그중 7개 브랜드가 DAN 코리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미디어 플랫폼을 책임지는 캐러트(Carat)·비지움(Vizeum)·덴츠 X(Dentsu X), 크리에이티브를 담당하는 덴츠(Dentsu)와 아이소바(iSobar), 퍼포먼스 분야의 아이프로스펙트(iProspect), 미디어와의 코워크를 위한 앰플리파이(Amplifi) 등이다.
 
DI: 이어서 본인 소개도 부탁한다.
1997년 McCANN에서 시작하여 광고계에서 일한지 20년이 지났다. 2006년 덴츠 그룹으로 와서 2009년부터는 캐러트 코리아의 대표를 지냈다. 그룹 합병 이후에는 DAN 코리아의 CSO(Chief Strategy Officer)로 근무하다 지난해 6월, DAN 코리아의 CEO로 정식 임명돼 현재 20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건, 현재 광고계에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동창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고, 시간이 흘러 이제 각자 자기의 위치에서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게 된 만큼, 함께 모여 전체 광고시장 흐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DI: 2018년 DAN 코리아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준다면?
크게 세 가지로 ‘클라이언트 리더십’, ‘디지털’, ‘데이터 문화’를 꼽을 수 있는데, 데이터 문화(Data Culture)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데이터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데이터를 연구하는 사람들도 존재하고 있지만, 그들과 함께 함께하는 이들 사이에 문화가 형성되지 못한 실정이다. 서로간의 융화가 되지 않고 있다 보니 업계에서 데이터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에 참석했던 한 글로벌 콘퍼런스에서도 이와 같은 논의가 있었는데, 요는 데이터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전반적인 데이터 계획(Initiative)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 DAN 코리아는 이 세 가지 방향성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실행에 옮기려 노력할 것이다.

DI: 일본에서 덴츠의 위상은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 덴츠와 교류도 많은 편인가?
한국은 특히 좀 더 많은 편인 것 같다. 또 최근에는 본사에서 배우고자 하는 것이 있는데, ‘에교(Eigyo)’라는 콘셉트다. 보통  클라이언트 서비스 및 담당자를 AE(Account Executive)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이것을 에교라고 칭한다. 외국계 기업의 클라이언트 서비스는 본인 담당 업무 영역 내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에교를 담당한 사람은 특정 업무만 맡는 것이 아니라, 덴츠 광고에서부터 스포츠 마케팅 까지, 광고주가 원하는 모든 영역을 총괄 관리 한다. 즉,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에서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것으로,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방향성 중에 ‘클라이언트 리더십’이 여기에 해당한다.


 
DI: 캐러트 코리아, 비지움 코리아, 덴츠 X 등 미디어 에이전시의 비즈니스 활동이 눈에 띈다.
국내에서 기회를 모색한 부분은 크게 두 가지 변화를 축으로 하는데, 전통적인 미디어 플랫폼의 변화, 그리고 디지털 미디어의 성장이 그것이다. 세 브랜드가 특히 두각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클라이언트의 세일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의 리포지셔닝(Repositioning)과 타깃에 대한 리세팅(Resetting)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매스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이전 시대에는 사실 이것들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현재의 타깃과 미래의 타깃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DAN에서는 이러한 콘셉트를 위해 M1 시스템을 구축했다. 소비자(Consumer)들에 대해 좀 더 과학적이고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를 만들어갈 수 있다.

DI: 코바코나 미디어크리에이트 등 중간 존재에 대한 남대표의 생각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다른 나라에도 중간 존재는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선택적 참여 여부다. 운영 차원에서 우리나라는 반드시 중간 존재를 거쳐야 한다. 이 부분은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날의 크리에이티브는 ‘플랫폼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느냐’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중간 존재에 의해 통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단절되는 부분이 있다. 플랫폼과 크리에이티브와 불가분의 관계에 섰기 때문에 이런 단절된 영역이 없어야만 크리에이티브를 제작하는 사람도 전체 콘셉트를 갖고 캠페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자율권이 주어져 궁극적으로 유효한 크리에이티브와 플랫폼을 기획하는데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DI: 해외에 비해 국내는 아직도 종합광고대행사를 활용하는 비율이 훨씬 높은 것 같다. 국내 기업들의 전문 대행사 활용은 증가하고 있는가?
크게 증가하는 부분은 없는 것 같고, 다만 실질적인 영역은 세분화되고 있다. 이전에는 크리에이티브와 미디어로만 나뉘었다면, 이제 퍼포먼스 등의 더 많은 영역으로 나뉘며 역할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디어 영역에서 DAN는 차별적인 포지션에 있다. 다른 그룹의 경우 하나의 법인 안에 브랜드가 있는 반면, DAN의브랜드들은 각각의 독립 회사로 꾸려졌다. 가이드가 없기 때문에 훨씬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고, 특정 영역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 동기부여(Motivation)가 중요한 광고 영역에서는 큰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또 최근 추세는 다수의 미디어 에이전시를 활용하는 광고주가 늘고 있다. 예를 들면 캐러트와 시작해 SEO비즈니스는 아이프로스펙트와, 소셜 매니지먼트는 아이소바와 하는 경우다.
 
DI: 미디어 플래너로 출발해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까지 총괄하는 입장이 됐다. DAN코리아 CEO로서의 경험은 어떤지 궁금하다.
많이 배우고 있다. 같은 광고 영역이라 하더라도 미디어와 크리에이티브는 결이 다르다. 그래서 사실 취임 전에 많은 분을 만나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크리에이티브 영역은 전적으로 일임하되, 앞단에서 플랫폼에 대한 부분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플랫폼을 고려한 아이디어, 타깃 세그멘테이션 관점에서 나온 아이디어만 있다면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웃음). 그래야 미디어 백그라운드를 가진 대표로서 존재 의미도 있지 않겠나. 아무튼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어려운 위치라는 걸 알면서도 이 자리를 맡은 이유는 크리에이티브가 항상 해보고 싶었던 영역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DI: 지난 10여년간 미디어 시장의 변화는 엄청났다. 많은 것을 느꼈을 것 같은데, 흐름을 간단히 정리해 달라.
궁극적인 우리의 가치는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는 파트너십(Partnership)으로서 존재한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클라이언트들이 요구하는 것은 ‘브랜딩’과 ‘세일즈’ 두 가지. 브랜딩이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는 것이라면 세일즈는 현재의 고객, 혹은 잠재 고객을 조금 더 우리 쪽으로 당기는 것으로, 이 두 가지는 변하지 않았다. 다만 미디어는 클라이언트 니즈에 따라 계속 변해 왔다. 브랜딩 관점으로 보면, 무슨 조사를 해봐도 영상만큼 브랜드 파워를 갖게 하는 것은 없다. 그래서 오프라인 영역과 디지털 영역 모두에서 영상 미디어로 진화해 왔다. 인쇄에서 영상으로, 배너에서 영상으로 말이다. 또 신문, 옥외, 셸터(Shelter), 오프라인 매장 등 다양한 미디어가 디지털로 진화를 거듭해 옴에 따라 세일즈 영역에서는 ‘우리의 타깃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데이터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에 대한 구분을 점점 더 세분화 할 수 있도록 진화해 왔다.

DI: 미디어 변화와 브랜딩 및 세일즈를 결합한 접근 방식이 흥미롭다. 그렇다면 이러한 흐름에서 최근 주목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전에는 대부분의 브랜딩 역할을 TV가 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나 TV 시청이 적은 10대들에게는 더더욱 쉽지 않다. 이제 디지털 내에서 브랜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느냐로 포커스가 바뀌고 있고, 이전에 TV를 통해 브랜딩을 이끌었던 그 힘을 어떻게 하면 똑같이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테고, 그 밖의 다양한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편에서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세일즈 영역과 관련해, 정부정책에 맞춰 지적재산권이나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법률을 공부하고 있다. 브랜드 세이프티 등이 워낙 이슈이지 않은가.

DI: 그간 Agency of the year 등 여러 유수 어워드에서 수상한 것으로 안다. 상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하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알릴 수 있는 자리가 되는 것 같다. 특히 캐러트 같은 경우는 5년 연속으로 Agency of the year에서 금상을 수상했는데, 의미가 남다르다. 지금까지는 하나의 미디어 에이전시가 독립 회사로서 오롯이 인정받는 경우가 적었다. 한편으로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와  일하는 존재 정도로 여겨진 측면도 있었는데, 다섯 번의 연속 수상을 통해 ‘이제 미디어 에이전시도 독립적으로 모든 심사 항목을 충족 시킬 수 있구나’라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가져온 것 같다. 이를 통해서 캐러트라는 단독 브랜드는 물론, 미디어 에이전시의 위상을 높이는 성과를 이루었다.
 
DI: 미디어 플래너가 된 배경이나 계기가 있다면?
생각해보면 시작은 우연이었던 것 같다. 카피가 하고 싶었던 대학생 시절, 어느 선배를 만나러 오리콤에 간 적이 있다. 거기서 처음으로 실제 카피하시는 분들을 뵀는데, 그 첫인상에 압도됐던 기억이 있다. ‘카피를 하려면 수염을 길러야 하는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웃음). 후에 인턴 생활을 하며 코카콜라를 담당했었는데, 당시에 UM의 미디어 플래너가 한국 코카콜라 담당자에게 프레젠테이션 하는 것을 보게됐다. 그 당시에는 ‘저 사람은 본인을 왜 AE나 크리에이터라 하지 않고, 미디어 플래너라고 소개하는 거지?’라고 생각했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이미 그 쪽에서는 하고 있었던 것이다. ‘카피가 아니라 아쉽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미디어 플래너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 꼭 카피가 아니라도, 광고라는 영역이 하고 싶었던 거니까. 물론 초창기에는 힘든 일도 많았지만, 잘 버텨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DI: 광고계에 진출하려는 대학생을 위해 DAN 코리아 차원에서는 물론, 개인적인 활동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소개해달라. 
DAN 코리아는 현재 숙명여대, 한양대, 홍익대 등 세 대학과 산학 협동 프로그램을 계약해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다. 또 개인적으로는 4년 째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데, 1년에 한 번씩 학교에 방문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간혹 미디어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이 있는데, 카피를 잘쓰고 기획을 잘 하면 된다고 이야기해준다. 성과를 내고 평가받는 데 이해도가 높다면 도전해 볼만하다.

DI: 후배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나 영화가 있다면?
올 초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인상깊게 본 뒤 주변 사람들에게 꼭 보라고 추천하고 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감상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모든 것은 타이밍이다. 기다린다.’라는 대사였다. 매일 매일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성과가 나오지 않아 지치고 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 사회 초년생들이 많다. 그런데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에 휩쓸려 나에게 오는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왜 일을 하는지, 이 일의 목표가 무엇인지 인지하고 때를 기다리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이 영화는 혼자서 보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면 좋았던 부분에 대해 상대방과 꼭 대화를 나누어보길 바란다. 같은 영화를 보고 놀랍도록 감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DI: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든 생각 중 하나는, 지금 함께 하고 있는 분들께 보람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것이다. 매년 올해의 비즈니스 계획을 이야기하며 항상 언급하는게 셀레브레이션(Celebration)이다. 1년 동안의 긴 여정을 잘 마무리하고, 겨울이 되면 다 같이 따뜻한 곳에서 셀레브레이션을 하려 한다. ‘지나가리’라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따뜻한 봄을 기다릴 수 있도록 보람을 주고싶다.

DI: 마지막으로, 어떤 CEO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캐러트 대표 시절 부터 임원분들과 공유하고 있는게  ‘프로야구’ 콘셉트다.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프로야구 선수처럼 모두가 프로의식을 갖고 일하고, 노력한 만큼 개인의 몸값은 물론 회사 가치도 높이는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 한편 국내 프로야구가 개막한지도 이제 30주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지난 30년을 통틀어 가장 강했던 팀을 꼽으라고하면 공통적으로 회자되는 팀이 있다. 89~92년도의 기아 타이거즈다. 많은 사람이 그 시절의 감독부터 투수, 4번 타자 등라인업까지 기억하고 있다. 나 역시 이렇게 기억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내가 죽을때까지 DAN과 함께 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DAN은 영원할 것이다. 그렇다면 마치 기아타이거즈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의 임직원들과 정말 강력했던 팀으로서 기억되고 싶다. 훗날 ‘맞아, 2017년 이후 남우현 CEO 시절이 정말 멋졌었지’라고 말이다. 앞으로 있을 100년 동안의 DAN 역사에 가장 강한 팀으로 회자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tags 남우현 , 덴츠 이지스 네트워크 코리아 , 캐러트 코리아 , 비지움 코리아 , 덴츠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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